<단독> SM그룹 우오현 회장, 총리 동생에…대통령 동생도 품었다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7.01 08:58:41
  • 호수 12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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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친동생 문재익씨가 SM그룹 해운 계열사인 KLCSM서 선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일요시사>는 SM그룹이 이낙연 총리의 동생 이계연씨를 삼환기업 대표이사로 영입한 사실을 단독 보도했다. 권력서열 1, 2위의 동생들을 영입한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정치권 인맥에 눈길이 쏠린다. 
 

재계 순위 35위에 올라선 SM그룹이 ‘재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인수합병(M&A)을 무기로 사세를 빠르게 확장한 결과다. 2017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편입된 SM그룹은 2년 만에 재계 순위가 46위서 35위로 뛰어올랐다. 

어느새 재계 35위
M&A로 사세 확장

자산 규모도 2017년 7조원에서 2018년 8조6000억원, 2019년 9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자산 9조8000억원을 기록한 SM그룹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준대기업(자산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또 최근 SM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이 나오면서 큰 이목을 끌었다. 

<일요시사>의 취재를 종합하면 SM그룹에는 대통령과 총리의 친동생들이 재직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동생 문재익씨가 지난해부터 SM그룹 계열사인 KLCSM(이하 케이엘씨SM)서 선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케이엘씨SM은 대한해운의 자회사로 SM그룹 해운 계열사들의 선박·선원 관리 운송 지원 서비스를 담당하는 선박 관리 전문업체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케이엘씨SM의 사내이사로 등재돼있기도 하다. 
 

▲ 우오현 SM 회장

문씨는 지난해 케이엘씨SM 선장 경력 공채에 모집해 입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씨는 케이엘씨SM에 소속돼있지만, 현재는 대한해운 선장으로 파견 근무하고 있다는 게 해운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대한해운 벌크선 선장으로 일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문씨가 대통령의 친동생이라는 걸 다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많은 해운 기업이 선원 인사나 운송지원을 전담하는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넷째 동생 문재익  
SM그룹 해운계열사 선장으로 근무

SM그룹 측은 ‘문씨가 SM그룹 해운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SM그룹 관계자는 “(문씨가)케이엘씨SM에 선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 직장서 정년퇴임한 이후 선장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한 채용 절차를 거쳤으며, 문씨가 대통령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은 채용 공고 과정에 누구도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문씨의 정확한 입사 시점은 파악되지 않지만, 해운업계와 SM 내부 인사는 문씨가 지난해 5∼6월부터 근무했다고 전했다. 문씨는 케이엘씨SM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SK해운에 근무한 바 있다. SK해운 관계자는 “문씨는 지난해 퇴사했다. 정확한 퇴사 날짜는 개인정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남4녀 중의 장남이고, 문재익씨는 넷째 동생이다. 문씨는 한국해양대 해사학부 78학번으로 평생 상선의 선장으로 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이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당시, 동생 문씨를 크게 혼낸 일화는 유명하다.

문씨 있는
KLCSM은?

2007년 3월 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되자, 문씨가 승선했던 STX는 그를 해상직에서 육상직 요직으로 발령을 냈다. 당시 이 소식을 들은 문 대통령은 문씨에게 전화를 걸어 “너를 그렇게 대우해도 너희(STX) 회사에 도움 줄 일은 없을 거다. 그러니 다시 배를 타러 나가라”고 불호령을 내렸다. 형의 호통에 문씨는 회사에 보직 변경을 신청했고, 다시 바다로 나갔다. 

SM그룹에는 총리의 친동생도 근무하고 있다. SM그룹은 지난해 6월26일 삼환기업을 인수했으며, 곧바로 이낙연 총리의 셋째 동생 이계연씨를 삼환기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일요시사> 1177호 ‘총리 동생의 이상한 취업 내막’ 기사 참조).
 

▲ 이계연 삼환 대표

총리 동생을 영입한 것은 우 회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6월 <일요시사> 취재 당시 삼환기업 관계자는 “(계연씨 대표이사 선임은) 회사가 필요하다고 회장님이 판단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의 살아있는 권력 1, 2위의 친동생이 한 기업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직 대통령·총리 동생이 같은 기업서 근무하고 있는 건 이례적”이라며 “자칫 정치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우 회장은 문재인정부서 활발한 경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코트라 경제외교활용포털 등에 따르면 우 회장은 2017년 방미 일정을 제외하고는 2017년 중국, 2018년 베트남·러시아·싱가포르·프랑스 등 문재인 대통령의 모든 해외순방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방문 경제사절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당한 채용
 누군지 몰라”

우 회장은 문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대면하기도 했다. 지난 1월22일 청와대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우 회장은 SM상선 회장으로 참석해 문 대통령에게 해운업 경기 회복과 자생력 강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우 회장은 “현재 국내 해운업은 산소 호흡기를 쓰고 있는 것과 같이 어렵다. …개선방안을 마련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건의했다. 이 자리서 즉각 문 대통령은 “추후 해양수산부장관을 통해 SM상선과 관련 현황을 듣도록 하겠다. 기업 입장서 속도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후 해양수산부서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합병을 추진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해수부는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지난 4월까지 해수부장관을 역임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를 살리기 위해 SM상선과 현대상선을 통합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삼환기업 역시 이계연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이후 공공사업 수주전서 두각을 나타났다. SM그룹에 따르면 삼환기업은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 약 3000억원의 공공사업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삼환기업 연간 매출(2660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업계에선 삼환기업의 약진에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직접 영입한 이계연 대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낙연 총리 동생은 건설계열 대표 
권력서열 1·2위 친동생 모두 영입

그동안 SM그룹의 급성장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했다. 10년 사이 급성장한 SM그룹은 재계서 알아주는 M&A 전문기업이 됐다. 특히 박근혜정부부터 문재인정부까지 SM그룹은 법정관리(회생절차) 기업들을 연달아 인수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3년 대한해운 ▲2014년 동양생명과학 ▲2015년 솔로몬신용정보 ▲2016년 성우·태길종합건설·동아건설산업 ▲2017년 경남기업 ▲2018년 삼환기업 등이 그들이다. 

우 회장은 박근혜정부 시절에도 경제사절단에 단골로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취임한 이후 같은 해 5월 미국을 시작으로 2016년 9월 라오스까지 총 21차례 경제사절단과 동행했다. 이 가운데 SM그룹이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횟수는 15차례나 된다.
 

우 회장이 참여한 경제사절단은 2013년 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유럽, 2014년 인도·스위스·독일·중앙아시아·캐나다, 2015년 중남미 4개국, 2016년 이란·몽골 등이다. 2014년 10월 이탈리아부터는 우 회장의 딸 우연아 부사장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당시 중견기업이었던 SM그룹이 대기업 자격으로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뒷말이 적지 않았다.

“그를 주목하라”
 정치인맥 눈길 


우 회장은 박 대통령과도 직접적인 인연이 있다. 2014년 7월 중견기업연합회 출범식서 우 회장은 헤드 테이블에 함께 앉은 박 대통령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했고,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즉석 수용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려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 때문에 우 회장의 행보가 정치권 인맥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우 회장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권과 스킨십을 늘려 SM그룹을 키워온 전략을 세운 것이 아니냐”고 분석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우오현 회장의 기막힌 타이밍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남선알미늄 지분 2.27%를 매도하면서 수백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남선알미늄은 이낙연 국무총리의 동생이 SM그룹 계열사 삼환기업 대표이사로 근무해 ‘이낙연 테마주’로 분류된다. 

지난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 회장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SM그룹 계열사인 남선알미늄 주식 250만644주를 장내 매도했다. 평균 처분단가는 주당 4219원으로 총 105억5000만원어치를 현금화시켰다. 매도 후 지분율은 4.42%서 2.15%로 낮아졌다. 

회사 측은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가격이 ‘꼭지’에 이른 시점에 주식을 매도한 것은 투자금 확보라기보다 차익 실현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남선알미늄은 정치 테마주로 부각되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했다. SM그룹 계열사인 삼환기업의 대표이사인 이계연씨가 이 총리의 동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설문조사서 이 총리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남선알미늄 주가는 지난 5월16일 상한가(28.39%)를 찍었다. 

우 회장이 지분을 팔기 전날인 지난 10일 주가는 431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올 들어 52%, 저점이었던 지난해 10월보다 344% 오른 가격이었다. 

우 회장이 지분을 매도하기 시작한 지난 11일부터 주가 하락이 시작됐다.

매도 기간(11∼17일) 동안 주가는 4310원에서 4080원으로 230원(5.3%) 하락했고, 지분 매도 공시가 나온 다음 날인 19일에는 전일 대비 75원(1.92%) 떨어진 3835원에 거래됐다. 장 초반에는 한때 7%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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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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