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지금…’ 뿔난 한국당 보좌진, 왜?
‘국회는 지금…’ 뿔난 한국당 보좌진, 왜?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9.04.29 14:33
  • 호수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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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쉬고 싶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국회는 의원 300명으로 구성된다. 의원은 국민들의 투표로 뽑힌다. 의원은 국민들을 대신해 국회에서 정치를 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국회서 일어나는 일들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일요시사>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국회는 지금’이라는 연속기획을 준비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마치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를 연상시킨다. 대여투쟁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의지는 한국당 창당 이래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한국당 의원들은 최근 문희상 국회의장,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하는 등 무력행사도 불사하고 있다. 

왜 주말에…

최근 국회에선 “무모하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국회 관계자는 지난 25일 “요 며칠 아사리판이 따로 없었다”며 “막말은 기본이고 욕설까지 나왔다”고 토로했다. 

한국당 의원들에 의해 감금됐던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이 자신의 의원실을 빠져나오는 과정서 취재진과 서로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졌고, 간간이 욕설도 터져나왔다.

한국당 내부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한국당 소속 의원을 모시는 보좌진에게서 더욱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당의 한 의원실 보좌진은 “이게(사보임) 이렇게까지 갈 일인가 싶다”며 “결국 여당도 야당도 밥그릇 때문인데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마음으로)받아들이기는 힘들다”고 털어놨다. 

한국당 지도부는 장외투쟁도 불사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도부가 27일 오후 12시30분부터 16시까지 세종문화회관 앞으로 한국당 관계자 전원이 집결해줄 것을 알리는 단체문자를 입수했다. 

2주 연속 주말 장외투쟁이다. 앞서 지난 20일 한국당은 같은 장소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를 펼쳤다. <일요시사>가 지난 19일 입수한 해당 집회 안내문에 따르면, 한국당 보좌진 전원이 참석대상에 포함돼있다. 복장도 상·하의·소품 중 1개 이상 빨강 계열 색상을 착용하도록 적시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이은 주말 소환에 한국당 보좌진들의 입에서는 비명이 새나왔다.

한 보좌진은 알림 문자를 받은 지난 23일 “한국당 보좌진은 주말·가족·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의미인 ‘Work-life balance’의 준말) 모두 강탈당하고 있다”며 “자기 식구도 못 챙기는 상황서 누구를 위한 대여투쟁인가”라고 성토했다.

보좌진들이 주말 소환에 불만을 가지는 이유는 비단 쉬지 못해서만은 아니다. 집회 현장서 보좌진이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자신이 모시는 의원을 신경 써야 하는데, 변동성이 높은 집회 현장서 의원이 어떤 지시를 내릴지 쉽사리 예상하기 힘들다. 비서관이나 비서라면 상급자인 보좌관도 신경 써야 한다. 사실상 업무의 연장선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집회에는 당원 및 지지자들도 참석하곤 하는데 이들을 챙기는 것도 보좌진의 몫이다. 집회에 참석했던 한 보좌진은 “지역서 사람들이 올라오면 그 사람들을 우리가 다 케어(관리)해야 한다. 수십명을 케어하고 나면 진이 다 빠진다. 사람이 많아서 통제도 안 된다. 그렇다고 목소리를 높일 수도 없다. 혹시 섭섭함이라도 느껴서 지역서 소문이라도 나면 우리 의원님에게 치명타”라고 하소연했다.

토요일마다 전원 소환에 한숨
의원·당원·지지자들 관리도

집회 현장서 보좌진이 당원 및 지지자들을 관리하는 일은 비단 한국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서 보좌진은 “이것을 한국당만의 문제로 치부할 일은 아니다. 대여투쟁할 때는 더불어민주당도 정의당도 다 그렇다. 국회의 악습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말 집회는 황교안 체제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홍준표 전 대표가 한국당을 이끌었을 때도 주말 집회는 종종 있어왔다. 차이라면 황교안 체제가 토요일 소환이고, 홍준표 체제가 일요일 소환이라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해 4월28일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과 그 보좌진에게 단체문자 메시지가 전송됐다. “댓글공작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강력히 맞서고자 합니다. 의원님 및 의원실 보좌진 전원 참여 바랍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문자가 전송된 다음 날인 29일 일요일 오후 3시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는 ‘민주당원 댓글공작 규탄 및 특검 촉구 대회’가 열렸다.
 

▲ 지난 25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안과 앞에서 문희상 의장이 패스스트랙 법안 접수를 위해 경호권을 발동한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 당직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 지난 25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의안과 앞에서 문희상 의장이 패스스트랙 법안 접수를 위해 경호권을 발동한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해 당직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21일 똑같은 내용의 소환 문자가 발송된 바 있다. 댓글공작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강력히 맞서고자 하니 22일(역시 일요일) 오후 3시까지 국회의원과 그 보좌관 전원이 해당 장소로 모여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날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다. 그러나 국회 본관 앞 계단은 소환된 의원과 보좌진으로 만원을 이뤘다. 참석자들은 우산과 우비로 비를 피했다. 이 자리서 참석자들은 드루킹 특검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당시에도 주말 소환을 당한 보좌진들의 원성은 자자했다. 한 보좌진은 “(한국당) 지지자들 인원 동원이 안 되니 보좌진을 모아서 난리”라며 “우리끼리 집회를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보좌진은 “보좌진 대부분이 가정이 있는 사람”이라며 “평소에도 야근으로 가족한테 소홀하다는 말을 듣는데, 요즘에는 일요일에도 나가야 해서 (가족들에게)너무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가족은?

불참에 따른 불이익은 없을까. 명시적인 불이익은 없다는 것이 보좌진의 공통된 전언이다. 다만 눈치가 보이고, 참석자들에게 미안해서 불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주말 소환에 불만이 있어도 이를 털어놓고 말하기는 힘들다. 자칫 낙인이라도 찍히면 앞으로의 보좌진 생활이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시는 의원이 해고 통보를 하면 당장 다음 날부터 실직자가 되는 처지에 직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심상정 막아선 한국당 보좌진 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가 설전을 주고받았다. 지난 25일, 국회 본관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날 회의실에서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 전 대표는 회의를 저지하려는 한국당 측 국회의원·보좌진을 뚫고 회의실에 입장하려고 시도했다. 그러자 한국당 보좌진들은 심 전 대표를 둘러싸고는 “독재 타도” “헌법 수호” “2중대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여기에 나 원내대표까지 합세해 항의하자 심 전 대표는 “보좌진들을 앞에 세우고 뒤에서 뭐래”라며 응수했다.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