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지금…’ 각양각색 의원님의 단골집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9.06.03 10:08:27
  • 호수 12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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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입맛 사로잡은 맛집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국회는 의원 300명으로 구성된다. 의원들은 국민들의 투표로 뽑힌다. 의원은 국민들을 대신해 국회서 정치를 한다. 그러나 국민들은 국회서 일어나는 일들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일요시사>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국회는 지금’이라는 제하의 연속기획을 준비했다.
 

▲ 국회 구내식당

국회엔 유난히 미식가가 많다. 하루의 고단한 일과와 스트레스를 ‘맛있는 음식’으로 풀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점심과 저녁을 가리지 않고 보다 맛있고 새로운 음식을 찾는 사람들로 국회 안팎의 식당은 항상 인산인해를 이룬다.

미식가들

국회 내부 식당은 본청과 회관, 헌정기념관, 도서관에 위치해 있다. 본청과 회관에는 각각 1∼3식당까지 있는 반면, 헌정기념관과 도서관에는 식당이 하나씩이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본청과 회관에 있는 3식당이 가장 비싼 축에 속한다. 그중 회관 3식당이 1만2000원으로 가장 비싸다. 그다음으로 비싼 곳은 본청 3식당으로 1만1000원이다. 

2식당이 뒤를 잇는다. 가격은 7200원으로 본청과 회관이 동일하다. 가장 저렴한 곳은 1식당이다. 직원은 3600원, 외부 방문객은 4800원이다. 헌정기념관과 도서관도 4800원에 식사를 제공한다.


메뉴는 매일 바뀐다. 기사를 작성한 지난달 29일 기준 본청 3식당의 중식A는 순대국밥, 크런치생선까스&양파타르타르소스, 온두부&참치김치볶음, 스틱채소, 섞박지였다. 중식B로는 참치회덮밥, 크런치생선까스&양파타르타르소스, 미니메밀소바, 스틱채소, 온두부&참치김치볶음, 섞박지가 나왔다.

메인 요리 하나에 반찬이 4∼5개가 나오는 식이다. 3식당은 비싼 만큼 직원이 직접 서빙도 해준다.

본청 3식당은 ‘의원식당’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국회 본청 3층 본회의장 옆에 위치해 있다. 이용자를 국회의원으로 제한한 것은 아니지만, 의원들이 자주 이용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의원들이 주로 손님들과 함께 식사할 때 이용한다.

맛은 어떨까. 입맛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가성비 측면에서는 점수가 좋지 않다. 한 의원실 보좌진은 “만원이 넘는 돈을 왜 내나 모르겠다”며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가지 말라”고 단칼에 말하는 보좌진도 더러 있었다. 

보좌진들이 국회 내에서 식사할 때는 주로 본청·회관의 1식당을 이용한다고 한다. 가격 대비 효율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여느 직장인과 바를 바 없이 국회 사람들도 식사 시간이면 국회를 벗어나고 싶어한다. 같은 가격이면 훨씬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맛 또한 훌륭하기 때문이다. 국회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식당들이 아직도 국회 앞에서 성업 중이다.

최근 날이 더워지면서 보양식을 찾는 국회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회 앞에는 다양한 보양식 전문점이 손님을 기다린다. 최근에는 수많은 보양식 중 복국을 찾는 사람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가격 1만원↑ 가성비 떨어져
더워진 날씨에 몸보신 열풍

국회 앞에는 OO복국이라는 음식점이 가장 유명하다. 그 집은 복지리탕이 인기 메뉴다. 숙주나물과 부추를 넣은 맑은 국물이 시원하다. 큼지막한 복어 고기가 3∼4개 들어가 있다. 전복 하나가 통으로 들어가 있는 점도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요소다. 

가격은 여의도서도 비싼 축에 속한다. 보통 복지리탕에 복어튀김, 강된장 비빕밥으로 된 세트를 많이 주문하는데 가격이 1인당 1만원 중후반대다. 그래서 국회 사람들도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OO삼계탕집도 인기다. OO복국서 한 블록 더 이동하면 나오는데 이곳은 한약재로 우려낸 진한 국물이 매력적이다. 서비스로 인삼주를 주는데, 추가로 더 주문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집은 초복이 있는 7월이면 예약 손님을 받지 않는다.

하루하루 대기 손님을 쳐내기도 힘들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삼계탕 1그릇당 가격은 1만원 중반대다. 

국회 앞 KBS신관 쪽에는 사철탕집이 밀집해 있는데 주로 개고기를 판다. 복날이 되면 사철탕을 찾는 국회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40∼50대 남성 보좌진들이 주 소비층이다. 최근 국회 앞에서는 개고기를 반대하는 측과 개고기 합법화를 요구하는 측이 극렬히 대치하고 있다. 
 

▲ 국회 앞 식당 ⓒ본 기사는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맞은편에 있는 금산빌딩 1층의 OO집도 항상 국회 사람들로 넘쳐나는 식당이다. 주메뉴는 양지곰탕이다. 점심 기준으로 오전 11시30분쯤까지 가지 않으면 대기해야 한다. 곰탕에 면을 먼저 넣어 먹은 후 밥을 말아먹는 식이다. 양지고기가 넉넉하게 들어가 있어 인기가 좋다. 국물을 오랜 시간 우려내 깊은 맛이 나고 간이 적당하다.

국회 앞에서는 상대적으로 서양식 음식점을 찾기 힘들다. 메뉴 결정권이 있는 사람들의 나이가 많기 때문인 듯하다. 한 30대 보좌진은 “매일 점심 때 매콤한 국물이 있는 탕 집을 가다보니 저녁에 퇴근하고 나서는 피자·햄버거를 찾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40대 보좌진은 “국회 후생관이 새로 지어지고 있는데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이 들어오면 장사가 정말 잘될 것”이라며 “여기 있는 젊은 사람들이 다 그쪽으로 몰리지 않겠나”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찻집도…

점심 식사가 끝나가는 12시30분쯤이면 국회 앞 거리는 한 손에 커피를 든 사람들로 넘쳐난다. 국회 앞에도 커피 전문점이 많은데 대부분 프랜차이즈다. 이 때문에 색다른 음료를 원하는 사람들은 전통 찻집을 찾는다. 대표적으로 금산빌딩 1층과 삼보호정빌딩 지하 1층 찻집에 사람들이 붐빈다. 특히 삼보호정빌딩 지하 1층 OO궁의 한라봉요거트스무디는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도 잘 맞아 찾는 사람이 많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약발 떨어진 ‘호프 회동’ 

국회 정상화의 갈 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지난달 20일 여야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만나 희망을 띄웠지만,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강효상 의원의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 유출과 양정철-서훈 비공개 만찬 논란으로 정국은 다시금 얼어붙었다. 


‘호프 회동’으로 어렵사리 마련된 국회 정상화의 불씨도 다시 사그라지는 모양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국회 인근의 한 호프집서 만나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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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