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폭로한 내부자들 정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01.07 10:37:21
  • 호수 12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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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 독불장군? ‘누구냐 넌?’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공무원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다수의 공무원들이 내부고발자를 자처했다. 상당한 논란이 있었지만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번 정부 내부고발자에는 어떤 인사들이 있었을까. 
 

공무원들의 잇단 폭로가 청와대를 뒤흔들고 있다. 이를 두고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상명하복’ 문화에 길들여진 공무원 사회서 ‘소신 있는 공무원’이 생겨나고 있다는 반응이다. 다른 시각에선 공무원들의 ‘조직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무원 사회에선 최순실 사건 때 연루된 늘공(늘 공무원)들이 줄줄이 구속된 상황을 교훈으로 소신 공무원으로 거듭나는 과정이라고도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 폭로에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신재민

신재민 전 사무관은 유튜브를 통해 ‘기획재정부가 청와대의 지시로 박근혜정부 때 선임된 KT&G 사장을 교체하려 했다’ ‘청와대가 4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를 추가 발행할 것을 지시했다’ 등을 주장해 파문을 일고 있다. 정부는 이런 신 전 사무관을 고발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 2일 “저 말고 다른 공무원이 절망하고 똑같은 상황에 처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기자회견서 “제가 고시를 4년 준비했고 4년 일하고 나오게 됐다”며 “KT&G 사건을 보고 났을 때의 막막함과 국채 사건을 보고 났을 때의 절망감을 (돌이켜보면)다시는 다른 공무원이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11월14일 국고채 1조원 조기상환(바이백) 취소와 관련해 “정부가 한다고 하고 안 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한 달 전에 한다고 해놓고 하루 전 취소하면 기업 등에서 누구 한 명은 고통받는다. 납득 못할 의사결정을 거쳐서 취소한 것만으로도 죄송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서 자신에 대해 당시 일을 잘 모른다고 반박하는 것에 대해 “국채 사건의 담당자가 바로 저였고,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 보고를 4번 들어갔다”고 재반박했다. 그는 “기재부서 현재 근무하는 직원 가운데 사건의 전말을 완벽히 아는 사람은 3명뿐”이라며 “제가 사실관계를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부총리 보고 현장서 청와대 관계자가 당시 국고국장, 국고과장과 통화하는 것을 지켜봤고 그 지시에 따라 국채 발행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신 전 사무관은 청와대 인사가 누군지 특정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차영환 당시 비서관”이라고 답했다. 

최순실 국정 농단 공무원 줄줄이 구속 
상명하복서 달라진 공무원 사회 반영?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G와 관련한 동향 보고 문건을 외부에 유출한 행위, 적자 국채 추가발행에 대한 정부 내 의사 결정 과정이나 청와대와의 협의 등 관련 정보를 외부에 공개한 행위를 수사해 처벌해달라는 취지다.

기재부 관계자는 ‘신 전 사무관의 행위가 공무상 취득한 자료를 외부에 무단으로 유출하거나 기재부와 청와대의 내부 의사결정과정에 관해 스스로 판단해 사실과 맞지 않는 내용을 여과 없이 유출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형법 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51조에 따르면 공무원 신분으로 취득한 공공기록물을 무단 유출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신 전 사무관은 앞서 지난달 29일 유튜브와 고려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 ‘고파스’에 올린 글을 통해 ▲공무원을 그만둔 이유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고 지시한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올해 34세로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2012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2014년부터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기재부서 외국인 채권 투자 관리, 국고금 관리 총괄, 국유재산관리 총관 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지난해 7월 퇴직 후 입시학원 메가스터디와 공무원 강의의 강사 계약을 맺었다. 

김태우

청와대 특별감찰반서 근무하다 비위 의혹으로 검찰에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이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2017년 9월 주러시아 대사로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우윤근 전 의원(현 주러 대사)이 채용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내용을 작성했다가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산하 고속도로 휴게소에 입점한 특정 카페 매장의 커피 추출 기계와 원두 등에 대한 공급권을 같은 당 재선 출신 인사에게 운영하는 업체에 몰아줬다고도 말했다. 

이 외에도 김 수사관은 자유한국당을 통해 청와대가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의 사퇴 등 관련 동향’ 이라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고 폭로했다. 반면 환경부는 이에 대해 김 수사관의 요청으로 제공됐다고 해명했다.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최근 불거진 김 수사관의 폭로와 관련해 조국 민정수석을 출석시켰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12년 만에 국회에 출석한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한 자유한국당의 ‘최후의 한 방’은 없었던 셈.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임시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한국당의 반대로 김용균법 처리에 난항을 겪자 조국 수석에게 운영위 전체회의 출석을 지시한 바 있다.

이날 조 수석은 시종일관 당당한 태도로 현안질의에 임했다. 현안보고서 그는 “이번 사태 핵심은 김태우 수사관의 비위 행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 사태 핵심은 김태우 행정요원이 징계처분이 확실시되자, 정당한 업무처리를 왜곡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자신의 비리 행위를 숨기고자 희대의 농단”이라고 주장했다.

조 수석은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날선 질문에도 조목조목 반박하며 응수했다. 청와대의 민간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정말 민간인 사찰을 했다면 즉시 저는 파면돼야 한다”며 강경한 어조로 답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께서 취임 후 처음으로 하신 일이 수백, 수천명의 국정원 요원을 철수시킨 것”이라며 “열 몇 명의 행정요원으로 민간인을 사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회위원장

김 수사관의 비위 의혹은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돼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가 해임을 요청하기로 했다. 

김 수사관은 총 5가지 징계사유를 받고 있다.

특감반원으로 일하던 당시 감찰한 내용을 언론에 제보해 공무상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혐의와 지인인 건설업자 최모씨의 뇌물공여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 등을 두고 검찰과 김 수사관 측이 법리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공무상비밀유지 의무위반 혐의는 청와대 고발이 이뤄져 수원지검서 수사 중이다. 또 최씨를 통해 청와대 특감반원 파견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의 비위 첩보를 생산한 뒤 이를 토대로 과기정통부 감사관실 사무관 채용에 부당지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스모킹건 없이 진실공방만?
공직사회 기강해이 지적도

최씨를 비롯한 사업가들과 정보 제공자들로부터 총 12회에 걸쳐 골프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징계위가 살펴볼 예정이다. 의혹이 모두 사실로 확인되면 대검 감찰본부가 요청한 대로 김 수사관에게 해임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국금지 상태인 김 수사관은 전날 직위해제 통보를 받고 업무서 전면 배제된 상태다. 김 수사관은 2002년 검찰 7급 공채로 검찰수사관으로 채용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범죄정보과서 근무했다. 검찰 근무 땐 삼성 특검 등 대형 사건서 계좌 추적 등을 주로 담당했다.

여명숙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2017년 10월31일 열린 국회 교문위 종합감사에 출석해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과 그의 친척·지인들이 속한 게임 언론사, 문체부 게임과와 그의 고향 후배를 자처하는 김모 교수 등이 게임판을 농단하는 4대 기둥”이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2011년부터 시행된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제와 유료 아이템 결제한도, 확률형 아이템 등의 문제가 이들과 연관돼있다고 지적했다.

자체등급분류제는 모바일게임 활성화를 위해 구글과 애플 등 오픈마켓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게임을 심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2017년부터는 자체 심의 대상이 청소년이용불가 게임과 아케이드게임을 제외한 모든 게임으로 확대됐다.

당시 여 위원장 발언 이후 당사자들이 즉각 반박하며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기본적인 사실관계부터 틀린 명백한 허위 주장이라는 것이다. 전 수석은 교문위원들에게 “여 위원장 발언은 모두 허위”라며 “사실무근인 음해와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국감을 혼란시킨 당사자에 대해 모든 민형사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여 전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개수작(개념수호작전) 티브이’를 개설했다. 지난달 14일 올린 개수작 티브이 1화서 “어쩌다 공직자 생활을 하게 되면서 세금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이 고의적으로 개념을 왜곡하고 잘못된 정책을 방치해서 보통 사람들의 기회와 삶을 박탈한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며 “앞으로 저의 경험을 토대로 재미는 별로 없지만 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불편한 진실을 하나씩 전하겠다”고 말했다.

여 전 위원장은 인지과학 및 가상현실 철학 분야 전문가로 게임물관리위원회 제2대 위원장이다. 이화여자대학교서 철학 박사 학위를 획득한 후 스탠포드 대학 언어정보연구소(CSLI)서 박사후과정(Post Doc)을 거쳤다. 이후 서울대학교 융합기술원과 KAIST 전산학과 등에서 인문기술융합 분야의 강의와 연구활동을 했다. 

또 2011년부터 포항공과대학교 창의IT융합공학과서 후학을 양성했다. 게임과 관련해 활발한 학술-연구 활동을 하였고 네델란드 위트레흐트대학과 공동 기획한 ‘게임잼코리아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등 기능성 게임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유했다.

여 전 위원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 당시 증인으로 출석해 직설적인 발언으로 '청문회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2016년 4월 미래부 문화창조융합본부장으로 취임했다가 5월 사임했다. 이 배경에 대해 여 전 위원장은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장관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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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