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렌트’ 불법 저작물 온상 지목…논란 거셀 듯


[일요시사=경제2팀] ‘토렌트’ 불법 저작물 온상 지목…논란 거셀 듯

정부가 최근 10여개의 토렌트 관련 사이트 운영자와 토렌트 파일을 올린 이용자들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입건한데 대해 시민단체인 사단법인 오픈넷이 정부가 피해규모를 과장하고, 수사에 있어 중립성과 적법절차를 어겼다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토렌트는 파일을 사람들과 공유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파일 조각들을 여러 사용자들로부터 다운받아 PC 내에서 완성된 파일로 만드는 구조다. 콘텐츠의 다운로드와 관련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메타파일(시드)을 다운로드 받고, 토렌트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실행시키면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동시에 파일 조각들을 다운받을 수 있어 속도가 빠르고, 파일 용량의 제한이 없다. 

국내에서는 메타 파일인 토렌트 시드를 업로드 하는 사이트들이 성행하고 있으며, 이들 사이트들에서는 국내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최신 영화, 각종 프로그램 등을 공유하고 있어 적잖은 논란을 야기해 왔다.

문화부는 토렌트를 불법 저작물 공유의 온상으로 지목하고 집중 단속을 실시했다. 문화부는 지난달 30일 10개의 토렌트 사이트 이용회원 4만여명이 238만여개의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게시해 전송권을 침해했다며 토렌트 사이트 운영자와 이 사이트에 토렌트 파일을 올린 이용자들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입건하는 한편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저작권 침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일단 문화부가 밝힌 저작권 피해액이다. 문화부는 당시 토렌트로 인한 저작권 피해액이 8,667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픈넷 측은 문화부가 책정한 피해액은 산정 기준 자체가 잘못됐다며, 최소 15배 가량 과장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픈넷 측은 “문화부는 적발된 토렌트 사이트가 없어지면 모든 이용자들이 합법 사이트로 전환한다는 가정하에 피해규모를 산정했다. 그러나 전환율 100%라는 가정은 상식에도 맞지 않다”며 “2012년 저작권보호 연차보고서의 전환율을 적용하더라도 피해규모는 3,274억원(38%) 수준에 그친다. 웹하드 제휴 콘텐츠의 경우 저작권자의 몫 70%를 적용하면 문화부 발표의 26%인 2,291억원으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오픈넷 측은 또 문화부가 피해액 산정 시 소비자 후생 효과를 고려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저작권보호 연차보고서의 전환율, 문화부가 추산한 적용단가를 고려하면 소비자 후생 효과는 2,700억원 수준이라는 설명.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피해액은 문화부 발표의 6.7% 수준인 577억원이라는 것이다. 

또 오픈넷은 문화부가 토렌트를 저작물인 것처럼 호도한다고도 비판했다. 토렌트 파일은 클라이언트가 파일을 다운로드 하기 위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메타파일에 불과해, 이를 공유한다 하더라도 저작권법 위반이 되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오픈넷은 문화부의 5개월 간의 토렌트 관련 수사가 중립성과 적법절차를 어긴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픈넷은 “저작권보호센터는 저작권자 단체들이 만든 민간단체에 불과하며 이번 수사와 관련해 첨예한 이해관계를 갖는 이해당사자”라며 “이들을 수사에 참여시킨 것은 이번 발표가 적법절차를 어긴 편파적인 수사 결과라고 의심할만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발표를 통해 토렌트 사이트 회원 378만명을 범죄자 취급했다. 성인 10%에 해당하는 이들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이번 발표는 올바른 저작권 정책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부분의 이용자를 범죄자로 호도하는 것은 이용자들의 소통과 공유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기자 <bluebloodmh@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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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