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통계> 고수들이 전하는 ‘캠핑 노하우’

옷가방 덜렁?…캠핑은 ‘짐’이다!

[일요시사=사회팀] 캠핑시즌이다. 캠핑을 즐기는 가족들이 늘어남에 따라 캠핑용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주말마다 전국 각지의 캠핑장은 꽉꽉 찬다.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남자의 로망’이라고도 불리는 캠핑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봤다.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 캠핑의 큰 장점이죠. 아이도 좋아하고요.”
주말마다 캠핑을 떠나는 가족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레저 상위권에 오른 캠핑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있다. 캠핑이 인기레저로 지목되면서 캠핑용품, 장소, 브랜드 또한 등산 브랜드만큼 다양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화장실이 불편해서 캠핑을 꺼려하는 여성들도 오토캠핑장을 방문하는 등 캠핑의 매력에 한껏 빠져들고 있다.

오토냐 야영이냐

캠핑은 인기 프로그램 MBC <아빠! 어디가?>에서 매력의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 1월 <아빠! 어디가?>의 출연진들은 텐트와 캠핑도구를 준비해 맛있는 음식도 해먹고 눈썰매도 즐기면서 겨울캠핑을 한껏 즐겼다. 실제로 이 방송이 방영된 뒤 가족캠핑의 수요는 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캠핑의 인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온라인 캠핑카페를 만들어 운영자 및 회원들이 주말에 가족단위로 정모를 하기도 하고 아웃도어 레저에 맞춘 맞춤형 레저용품 및 브랜드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행사기간에 캠핑장소와 캠핑카 등을 협찬해주는 리조트사와 자동차 업체도 적극 홍보에 나섰다.

따뜻해진 날씨도 캠핑족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전국의 오토캠핑장과 캠핑파크에는 따뜻해진 날씨 속에서 레저를 한껏 즐기고 싶어 하는 캠핑족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언제 왔다가 언제 가는지도 모르게 짧아 더 아쉬운 봄날, 그리고 초여름을 앞둔 지금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더욱 몰리는데, 가장 큰 이유에는 바로 ‘힐링’이다.

30대 주부 김모씨는 “가평으로 캠핑을 처음 가봤는데 텐트, 코펠, 버너, 테이블 등 아기자기한 캠핑장비와 텐트를 갖고 떠나는 가족캠핑은 힐링을 하는데 안성맞춤이다. 집안에만 콕 박혀 있다가 타지에 가서 운동도 하고 게임도 하면서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먹으니 이것만큼 좋은 레저가 없는 것 같다. 요즘은 개수시설과 화장실도 잘 마련돼 있어 팀으로 온 아가씨들도 많아진 것 같다. 무엇보다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좁은 공간에서 살 맞대고 자다보니 감회도 새롭다. 매주는 못 가도 2주에 한 번씩은 가기로 남편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산이나 강보다 안락한 시설 선택해야
편안한 의류 착용…도구는 맞춤형으로

직장인 강모씨도 “자주 갈수는 없지만 캠핑에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흔히 ‘남자의 로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하고픈 열망에서 비롯된 것 같다. 아이한테 뭔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은 것도 있고, 이런 추억들이 훗날 내 아이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남자들이 아이를 데리고 캠핑을 가는 것 같다. 특히 텐트 속 좁은 공간에서 가족과 오순도순 속이야기를 터놓는 것도 캠핑만의 매력”이라며 캠핑을 옹호했다.

캠핑이 붐을 이루면서 초보 캠핑족들이 확연하게 증가하고 있다. 고수 캠핑족들은 초보 캠핑족을 위해 주의사항과 팁을 전수하고 있다. 고수들은 캠핑을 처음 시작하거나 장비가 부족한 초보자에게 무작정 산이나 강을 찾기보다 안락한 시설이 갖춰진 곳을 선택하고, 식사 준비부터 가벼운 운동까지 활동이 많은 만큼 편안한 의류를 준비하는 게 한결 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야외에서는 시간에 따라 날씨가 어떻게 바뀔 지 알 수 없는 만큼 바람막이, 비옷, 모자, 양말 등 기능성 의류도 필수로 챙겨야 한다고 했다.

오토캠핑장보다는 야영캠핑장을 추천하기도 했는데, 주차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서였다. 오토캠핑장의 경우 텐트 바로 옆에 주차를 할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사이트가 소수로 한정돼있어 사람들이 몰릴 경우 차를 돌려야하는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반면 야영캠핑장은 공영주차장처럼 규모가 넒은 주차장이 따로 마련돼 있어 사람들이 몰려도 주차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해먹을 걸 수 있는 큰 나무 근처에서 캠핑을 즐기라는 팁도 추가됐다.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아이들의 쉼터 역할을 대신 해주는 그네 같은 해먹은 필수품라고 한다. 어린 아이가 있는 다른 가정과 동행하는 것도 중요한 팁 중 하나로 꼽혔다. 캠핑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 뒤치다꺼리 하느라 어른들은 캠핑을 제대로 즐길 틈이 없는데, 아이가 있는 다른 집과 동행하면 아이들끼리 어울려서 놀기도 하고, 어른들도 그 시간에 자유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이웃이나 친구 가족끼리 가면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서로 겹치는 짐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짐을 덜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이다.

야영캠핑장의 경우 계곡 근처에서 캠핑을 즐길 수 있어 물놀이 도구를 준비하라는 팁도 있었다. 따뜻해진 날씨 속 계곡에서의 물놀이는 아이들에겐 천국과도 같은 놀이문화로 꼽힌다. 물놀이를 위한 필수 준비물로 수영복과 여분의 옷가지, 그리고 안전을 위해 튜브와 타월이 있었다. 더워진 날씨에 모기 및 벌레가 몰릴 수 있어 모기장과 각종 벌레퇴치용품을 챙기는 센스도 필요하다.

벌레퇴치품 필수


바쁜 일상에 지쳤던 몸과 마음을 말끔히 치유할 수 있는 ‘힐링 레저’ 캠핑.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친화적 공간에서 캠핑을 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는 현대인들이 많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김하은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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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 서열 2위’ 국회의장 쟁탈전

‘의전 서열 2위’ 국회의장 쟁탈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대한민국 의전 서열 1위는 대통령이다. 그다음은 통상 국회의장으로 분류된다. 의전 서열 2위를 차지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거물급 잠룡들의 몸풀기가 시작됐다. ‘친명(친 이재명계 일색’ 민주당에 국회의장까지 ‘찐명’ 몫으로 돌아갈 상황이다. 차기 국회의장(이하 의장)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당초 4파전으로 예고됐던 선거가 지난 주말 사이 우원식·추미애 당선인의 양자구도로 정리되는 등 물밑 경쟁도 치열한 양상이다. 그동안 의장직은 다수당의 5선 이상인 중진급 의원이 맡는 게 관례였다. 원내 정당의 의견을 교섭하고 조율하는 역할인 만큼 계파색이 옅은 인사가 적임자로 여겨졌다. 이는 국회의장에게 주어지는 ‘직권상정’이라는 특권 때문이다. 의장은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법안을 상정시킬 수 있는 힘이 주어진다. 가운데서… 외로운 싸움 현재 국회를 이끄는 수장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출신인 김진표 국회의장이다. 김 의장의 임기는 오는 29일 종료되며 차기 의장은 오는 16일 선출된다. 김 의장은 국민의정부서 중용돼 부총리를 비롯한 장·차관 등을 역임했다. 2002년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에는 수원서 내리 5선에 성공하면서 당내 우직한 인사로 평가받아왔다. 선수가 높았던 탓에 21대 전반기 국회의 의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당시 6선이었던 박병석 의원과 단일화가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불출마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김 의장은 이로부터 2년 뒤인 2022년 21대 후반기에 의사봉을 쥔 후로 지금까지 국회를 이끌고 있다. 당선 당시 김 의장은 “제 몸에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며 “당적을 졸업할 때까지 선당후사의 자세로 민주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의장이 당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우려와 달리 김 의장이 무조건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는 일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오히려 임기 막바지엔 친정인 민주당으로부터 쓴소리를 듣기까지 했다. 법안 상정 시 여야 합의를 지나치게 중요시한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본회의에 (법안을)올릴 때 무조건 우리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민심이 어디를 향하는지는 봐야 할 것 아닌가”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21대 후반기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을 받을 만큼 험난함의 연속이었다.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온갖 특검법이 쏟아지면서 강대강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평소 온화하기로 소문난 김 의장조차 본회의 진행 중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지자 처음으로 “국민이 보고 있습니다!”라며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4·10 총선 이후 본격적인 수난 시대가 열렸다. 이번 총선을 통해 ‘윤석열정부 심판론’이 힘을 받자 정부·여당을 향한 민주당의 압박 수위가 단숨에 높아진 탓이다. 지난 2일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는 과정서 김 의장의 고초가 그대로 드러났다. 당시 김 의장은 멕시코·인도네시아·대한민국·튀르키예·호주 의회로 구성된 협의체인 ‘믹타(MIKTA)’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야당 내에서 “해당 법안을 상정하지 않을 경우 출장길을 막겠다”며 의장을 압박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어르고 달래도 소용없는 여야 21대 국회 끝도 진흙탕 싸움 본회의 직전까지도 야당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의장실서 나온 김 의장 옆으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끈질기게 쫓아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강 의원이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붙자 김 의장은 “알아들었다” “본회의장서 한다니까”라며 결국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채 상병 특검은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돼 통과하면서 김 의장을 향한 공세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전세 사기 특별법 등 예민한 현안이 산적한 만큼 21대 국회 폐원 전까지 김 의장의 책임은 여전히 막중하다. 국회의원 300명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김 의장은 언제나 여야 협치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21대 국회가 이견 조율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는 불만이 나오자 차기 의장을 노리는 후보들은 저마다 ‘탈중립’을 강조하면서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쏴 올린 인사는 경기 하남갑에 당선돼 6선 고지에 오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다. 추 당선인은 지난달 헌정사상 최초로 여성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과 관련해 “국민을 지키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혁신 의장에 대한 기대라면 얼마든지 자신감 있게 그 과제를 떠안을 수 있다”고 말해 출마를 암시했다. 추 당선인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의장은 좌파도 우파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립도 아니다”라는 파격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후 강성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그를 차기 의장으로 밀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다른 후보 역시 앞다퉈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5선인 민주당 우원식 당선인은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 의장이 되겠다”며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우 당선인은 자신을 이 대표의 ‘사회개혁 가치의 동반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윤정부에 맞서기를 주저한 적이 없다. 국회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말로만이 아닌 온몸을 던져 싸워왔다. 윤정부의 민주주의 후퇴, 삼권분립 훼손에 단호히 맞서 제대로 싸울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6선 민주당 조정식 당선인도 같은 날 출마를 선언했다. 조 당선인은 입장문을 통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과 예결위 간사, 당 정책위의장 및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며 실력을 검증 받았다”며 “특히 지난 1년 8개월 간 당 사무총장으로서 이 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지키고 총선 승리를 이끄는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확 바뀐 패러다임 조 당선인은 이번 총선의 민의를 ‘민생회복과 윤정부에 대한 심판과 견제를 제대로 하라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22대 국회는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실현해야 한다”며 “당원과 국민의 뜻을 받들고 개혁국회의 성과를 낼 국회의장이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당선인은 후보 마감일인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민의를 따르는 ‘개혁국회’를 만들어 민생을 되살리고 평화를 수호하며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첫 번째 민생 입법으로 이 대표가 제안한 신용사면 등 처분적 법률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5선의 민주당 정성호 당선인도 같은 날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빛나게 하는 ‘뒷바라지 국회의장’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정 당선인은 “이번 총선의 민의는 소극적 국회를 넘어서는 적극적이고 강한 국회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이를 받들어 국회의 권위를 회복하고 민생과 민주주의의 효능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던 5선 민주당 박지원 당선인은 “지금은 제가 나설 때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22대 국회가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우리 당의 좋은 국회의장 후보가 선출되기를 기대한다”며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나라를 살리고 민주당이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듯 4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었던 의장 선거는 주말 사이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지난 12일, 조 당선인과 정 당선인이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추 당선인과 우 당선인으로 후보군이 압축됐다. 조 의원은 이날 추 당선인과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뒤 “민주당이 대동단결해서 총선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해 제가 마중물이 되고자 의장 후보직을 사퇴한다”며 “추 후보가 연장자라는 점을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정 당선인도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의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당선인과 달리 추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진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친명계 핵심부가 의장 선거를 앞두고 추 당선인으로 교통정리에 나섰다고 해석했다. 추 당선인은 후보 중 가장 선수가 높고 연장자인 만큼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기 위해 관례에 따랐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추 당선인의 선명성을 높이 샀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선명성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데에는 김 의장의 과도한 중립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풀어지는 중립 기어 추 당선인은 “옳은 방향으로 갈 듯 폼은 다 재다가 갑자기 기어를 중립으로 넣어버리고 멈춰버려 죽도 밥도 아닌,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리는 우를 범한 전례가 있다”고 꼬집은 바 있다. 선명성 경쟁에 대해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김진표 학습 효과’라고 해석했다. 최 평론가는 “김 의장은 ‘일단 여야가 합의를 해오지 않으면 상정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데 대다수의 민주당 당원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22대 국회의장 선거에서는 기계적 중립이 필요 없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의장 선거를 약 일주일 앞두고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기류가 점차 굳어지는 분위기다. “의장이 아닌 정부·여당과 맞서 싸우기 위한 당 대표를 뽑는 것 같다”는 여권의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 3일 친명계 박찬대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선임된 가운데 의장까지 친명 체제로 꾸려진다면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22대 국회처럼 여소야대 국면서 야당이 강경 입법 드라이브를 예고한 상황이라면 더욱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현재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9개의 법안을 21대 국회서 마무리하겠단 방침이다. 폐원 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2대 국회로 넘어가게 된다. 그동안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은 양곡관리법을 비롯한 ▲간호법 ▲노란봉투법(노조법) ▲방송 3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등이다. 민주당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는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발의할 수 있다”면서도 “필요 시에는 이들 법안을 묶어 ‘패키지’ 형태로 재발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 등 중요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여당은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면 야당이 추진하는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킬 수 있게 된다. 대통령 재의요구권인 거부권 외에는 막을 방법이 없는 만큼 여당의 부담이 가중되는 셈이다. “한쪽으로 기운 의장은 꼭두각시” 우려에도 ‘찐명’ 내세운 이유? 그동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밀어붙일 때마다 ‘입법 폭주’라며 “타협과 절충으로 이뤄낸 협치의 싹이 또다시 거대 야당의 폭주로 꺾였다”고 비판해 왔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회의원 개인의 목소리를 억제하고 이 대표의 엄명을 따르라 강요하는 것은 국민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이자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 후보로 나선 민주당 후보들조차 이 대표의 눈에 들어보겠다며 위헌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 대표 연임 추대론까지 밀어붙이고 있는 민주당은 전체주의 집단으로 전락한 것인가”라고 견제에 나섰다. 민주당 단일 체제에 우려를 표하는 건 여권뿐만이 아니다. 김 의장도 “한쪽 당적을 계속 가지고 편파된 의장 역할을 하면 그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MBN과의 인터뷰서 중립의무를 비판한 후보를 겨냥한 듯 “조금 더 공부하고 우리 의회의 역사를 보면 그런 소리한 사람 스스로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장 선거를 앞두고 의장의 중립적인 태도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자 이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가적 현안을 여야 간에 협의하라고 국민이 위임한 기관 아니냐”며 “끝까지 협의해야 제대로 된 선진 민주정치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력이나 국민의 의식은 다 높은 수준에 가 있는데 정치인들만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전부 아니면 전무)’의 정치를 한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싹쓸이 한다면… 정치권에서는 의장 후보들이 선명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김 의장의 국회 운영 방식에 갈증을 느꼈다는 평이 대부분이지만 거대 야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실행력 있는 의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점차 무게가 쏠린다. 민주당 내에서는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과 ‘민심’은 다르다며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여당과 협치보다는 총선서 승리를 이끈 이 대표와 호흡이 잘 맞는 사람이 의장직에 어울리지 않겠냐”는 설이 나오면서 민주당이 22대 국회 고삐를 꽉 죄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민주당은 민심을 빠르게 좇지 못한 김 의장이 비판받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며 “(민주당이)국회를 쥐더라도 민심을 잘 파악한다면 지금과 같은 비판은 잦아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회부의장도 친명전 차기 국회부의장(이하 부의장)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도 막을 올렸다. 야당 몫의 부의장 후보로 4선의 남인순·민홍철·이학영 의원이 물망에 오르면서 해당 선거 역시 최소 3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후보들은 이번 총선 승리의 의미를 강조하며 국회의장(이하 의장)과 합을 맞춰 22대 국회를 ‘개혁 국회’로 이끄는 데 방점을 찍었다. 부의장은 의장과 달리 당적 보유가 가능하다. 이들 중 대다수가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만큼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