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에 트랙터로 길막” 제천 숯공장 업주의 하소연

보배드림에 “25년 전에 지었는데…”
“악성 민원제기에 영업방해 중” 호소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김포공항 옆으로 이사 가서 ‘비행기 때문에 시끄럽다고 폐쇄해달라’고 하면 공항을 폐쇄하나요?”

지방서 숯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이 주민 민원으로 운영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하소연 글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자유게시판에는 ‘제발 공론화 좀 시켜주세요. 진짜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면서부터다.

자신을 ‘숯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보배 회원 A씨는 “25년 전, 공장을 지을 당시엔 마을도 없었고, 근처엔 딱 한 집이 있었다”며 “서명도 받고 (지자체)허가도 받고 해서 숯공장을 짓고 운영해왔다”고 운을 뗐다.

A씨 주장에 따르면 한 주민이 2~3년 전, 이사를 와서 ‘숯공장 연기 때문에 못 살겠다. 공장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주민은 관할 시청에 지난해부터 악성 민원으로 공장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트랙터로 진입로를 막아 영업을 방해해오고 있다.

A씨가 하소연 글과 함께 첨부한 사진에는 숯공장 입구로 보이는 진입로에 트랙터가 세워져 있다. 다른 사진에는 트랙터 2대가 더 정차돼있는 모습도 담겼다.

다른 사진에는 이날 오후 1시13분에 촬영된 ‘주민 건강 해치는 숯가마 완전 폐쇄’ ‘싸장님! 촌놈들이라 우습게 보이지요이?’ ‘주민 생명 위협하는 숯가마를 폐쇄하라!’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는 플래카드들이 다수 걸려 있다.


그는 “주민이라니요? 마을 자체가 아예 없었다. 여기 사진 보시면 촌놈이라 우습게 보이냐는데 오히려 저희가 먼저 이사왔다”며 “저희가 촌놈인데 (민원인은)이사온 지 몇 년 되지도 않았으면서…”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시청 환경과서 나와서 (환경)검사도 하고 법에 맞춰 진행했으며 이사 오라고 광고한 것도 아니고 뻔히 있는 숯공장 옆으로 이사 와서 못 살겠다고 한다”면서도 “제가 김포공항 옆으로 이사 가서 비행기 때문에 시끄럽다고 폐쇄해달라고 하면 공항을 폐쇄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거기 이사 간 제가 이상한 거 아니냐? 누가 봐도 그렇지 않느냐? 우리가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라에서 하라는 법은 다 지키면서 운영하고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는데 진짜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이들은 이사올 때 숯공장이 있는 걸 뻔히 알았던 데다 공장에 전화해 ‘연기 많이 나느냐’고 물었다가 이제와서 ‘못 살겠다’는 입장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A씨는 해당 위치에 25년 전에 숯공장을 지었으며 최근 숯 제조를 위해 나무를 받아 올해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장 진입로가 트랙터로 통행 자체가 막히면서 당장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는 “경찰에 고발했는데 민사건이 아닌 형사건이라면서 자체적으로 고소들어간다고 했지만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당장 운영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심지어 공장서 발생하는 연기가 옆마을까지 가지도 않는다”며 “폐암 걸려서 이사 와서 우리 연기 때문에 폐암에 걸렸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 거의 20년 연기를 맡아왔던 우리는 진작에 폐암에 걸려야 정상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해당 호소글에는 “어이없다. 이기시라고 추천드린다” “많이들 보시라고 추천” “기찻길 옆에 아파트 지어놓고 기차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고 시위하는 것도 봤다. 힘내시라” 등 A씨를 응원하는 댓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건 엄연한 영업방해 아닌가? 고소감이다” “그날 그날 영업방해로 손해본 것까지 자료 모아뒀다가 고발 후 처벌받으면 민사로 따로 조치하셔라” “숯연기 몸에 좋다고 홍보하셔라” “웬만하면 로그인 안하고 읽기만 하는데 세상이 참 무섭군요. 추천드린다” “사장님도 가셔서 그 집구석 앞을 막아버리셔라. 똑같이 해줘야 정신차린다. 말로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공장있던 게 우선이다. 법대로 하시고 손해보신 건 청구하셔라” 등의 조언 댓글도 달렸다.

이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숯공장 업주 최모씨는 “공장 지을 때 마을이 있으면 주민들이 반대하고 못 짓게 될까 봐 아예 마을도 없고 사람이 없는 곳에 지었던 것”이라며 “갑자기 여기저기서 이사 와서는 ‘연기 때문에 못 살겠다’고 악성 민원을 넣고 공장 입구까지 막아놔서 아예 운영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나무를 받기 시작해서 1년 동안 공장을 돌려야 하는데 아예 운영을 못하게 됐다”며 “공장 인근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마을이)아예 없고 딱 한 분만 사셨으며 그 분도 공장 짓는 데 동의하셨다.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취재 결과, 해당 업체는 충북 제천 소재의 OO참숯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공장 인근에 걸린 플래카드의 경우 일대 주민 및 부녀회서 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2021년 2월에 촬영된 해당 업체의 네이버 지도에 따르면 현재 인근에는 4곳의 펜션들이 위치해 있으며 직선거리로 최소 80m부터 200m 떨어져 있다.

제천시청 관계자는 이날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지난해 1, 2월, 12월에 해당 숯공장 인근 주민으로부터 민원 제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지 실사 결과 현행법을 위반하는 요소는 찾을 수 없었다. 민원이 제기됐으니 현장에 나가 환경 관련 법을 어겼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숯공장에는 연기를 내뿜는 숯가마가 설치되는데 100㎥ 이하의 경우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해당 업체는 방지시설 운영이 불필요하며 ▲대기환경보존법 ▲약취방지법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또 해당 지역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지도 않아 관리 대상이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장이 지어졌을 무렵에는 민가가 2채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공장 건립 후)펜션 등이 들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래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은 직선거리로 약 600여m 떨어져 있는데 그것도 중간중간에 있는 산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네이버 블로거 ‘BIG OOOO’은 “현재 해당 업체 앞에는 충북 제천시 OO1리와 OO2리의 주민 및 부녀회서 불법으로 부착한 현수막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업체 인근에는 3~4곳의 펜션과 준OOO라는 회사가 하나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이 가담하거나 동조했다면 상업활동을 하는 사람들로서 순수한 의도를 갖고 업체를 압박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만약 해당 업체가 25년가량 운영한 게 정확하다면 인근의 건축물 및 펜션 등은 2000년대 이후에 건축됐다고 생각될 정도로 대부분 오래된 시골집 느낌은 아니기에 억울한 사정에 처해 있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주민들은 신속히 불법 점거 및 권력행사의 중단 및 업체의 영업권을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기 바란다”며 “당신들이 아프지 않다는 게 아니다. 만약 매연으로 생명권 및 주거권의 침해를 받고 있다면 정정당당히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다만 당신들이 건축물을 짓기 훨씬 이전부터 해당 공간서 합법적으로 영업해온 게 사실이라면 생존권만큼이나 업체(숯공장)의 생업권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회원은 보배 가입일이 지난 2013년 9월4일로 ‘당일가입 논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만큼 회원들도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해당 글은 10만명이 넘는 회원들이 조회했으며 추천 수 2961명, 댓글도 450개를 넘기는 등 ‘실시간 인기글 1위’에 랭크돼있다(오후 2시40분 기준).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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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