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로 불똥 튄 성남FC 후원금 의혹

40억 지출, 최종 책임자 누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사법 리스크’와 연관된 사건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면서 실제 잘잘못을 가리는 재판이 한창이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사건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1인’을 찾아내 고발했다. 

2021년 8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대장동 사건은 대선 기간 내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목을 잡았다. 이후 이 대표가 성남시장·경기도지사로 재임할 당시 진행된 일이 우후죽순처럼 수면 위로 올라와 ‘사법 리스크’로 확대됐다. 

헌정사상
첫 소환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를 옭아매고 있는 사법 리스크의 시발점이나 다름없다. 대장동 사건보다 뒤늦게 관심을 받았지만 소환조사, 구속영장 청구 등 결정적 순간마다 검찰의 주요 카드로 사용됐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할 무렵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네이버, 두산건설 등 몇몇 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대가로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3월 검찰이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하면서 적시한 후원금 액수는 133억5000만원에 이른다. 

2018년 1월, 6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과 바른미래당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이 대표를 고발했다. 이후 3년 넘게 잠잠했던 사건은 2021~2022년 대선 이슈와 함께 재점화됐다. 20201년 6월 분당경찰서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를 서면으로 조사했고 3개월 뒤 ‘혐의 없음’으로 종결했다.


종결에 가까웠던 사건은 고발인의 이의제기로 불씨가 살아났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이 이슈의 중심에 선 건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해 2월이다. 성남지청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하는 과정서 당시 성남지청 차장검사였던 박하영 변호사가 돌연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당시 성남지청장인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재수사, 보완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수사 무마 의혹이 제기됐다.

이재명 잡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2018년 시작, 현재 재판 진행 중

대선 결과와 함께 성남FC 후원금 의혹 수사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경찰은 성남시청·두산건설 등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이 대표와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두산건설 대표 등을 검찰로 송치했다. 검찰은 그보다 더 나아가 네이버, 분당차병원 등을 압수수색하고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과 두산건설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검찰의 칼끝이 이 대표를 정조준한 시기는 올해 1월이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야당 대표가 검찰에 소환됐다. 2월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국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은 ‘가결 같은 부결’로 결론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에 치명상을 입혔다. 이후 이 대표는 재판에 넘겨졌다. 

최근 성남의 한 시민단체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 장작을 던져 넣었다. 시민단체 성남공정포럼은 지난달 31일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의 ‘우회 지원’을 지적하면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관련자를 고발했다. 피고발인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김진희 전 네이버 I&S 대표 등 3명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서 네이버는 독특한 방식으로 돈을 지원하면서 주목받았다. 먼저 네이버는 공익법인 희망살림에 법인회비 명목으로 40억원을 냈다. 희망살림은 이 중 39억원을 광고비 명목으로 성남FC에 전달했다. 네이버→성남FC로 직접 지원하는 방식 대신 네이버→희망살림→성남FC로 간접 지원한 것이다. 


우회 지원
여전한 의문

이를 위해 성남시와 희망살림, 네이버, 성남FC는 ‘4자 간 협약’을 맺었다. 네 주체가 맺은 4자 간 협약서는 이 대표가 SNS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네이버의 우회 지원을 비판하자 해명하는 차원서 SNS에 4자 간 협약서 원본을 공개한 것이다. 문제는 이 대표가 공개한 4자 간 협약서가 또 다른 의혹의 불씨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성남공정포럼은 4자 간 협약서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당장 서명을 한 주체부터 대표성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2015년 5월19일 성남시청서 진행된 4자 간 협약에는 이 대표(당시 성남시장), 제윤경 전 민주당 의원(당시 희망살림 상임이사), 곽선우 성남FC 대표, 김진희 전 네이버 I&S 대표가 참석했다. 

눈여겨볼 부분은 제 전 의원과 김진희 전 대표다. 희망살림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면 당시 대표권을 가진 대표가 분명히 존재했다. 그럼에도 제 전 의원이 4자 간 협약서에 서명했다. 그나마 제 전 의원은 4자 간 협약서에 자신의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네이버는 아예 다른 사람이 와서 서명한 경우다. 

4자 간 협약서에 네이버 부분을 보면 ‘네이버(주) 대표이사 김상헌’이라고 돼있다. 하지만 실제 서명을 하고 사진촬영을 한 사람은 김진희 전 네이버 I&S 대표다. 김진희 전 대표가 김상헌 전 대표 대신 4자 간 협약에 참석해 서명을 하는 과정서 위임장 제출 등의 절차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진희 전 대표의 대리 참석은 많은 의문을 낳았다. 일각에서는 판사 출신인 김상헌 전 대표가 4자 간 협약의 문제를 알고 자리를 피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네이버는 <일요시사>의 질의에 “김상헌 대표가 다른 행사에 참석하느라 김진희 대표가 대신 참석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주목도 
낮았다

결국 김상헌 전 대표와 김진희 전 대표는 지난 3월 나란히 불구속 기소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는 김상헌 전 대표와 김진희 전 대표가 2014~2016년 성남시에 ▲분당구 정자동 178-4번지 부지(네이버 2사옥) 내 건축 인허가에 관한 신속하고 원활한 협조 등의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희망살림을 경유해 성남FC에 후원금 40억원을 준 혐의를 적용했다.

또 두 사람이 한 부정한 청탁에는 ▲근린생활시설 10% 이상 지정 허가 ▲178-4번지 부지의 최대용적률 상향(870%→940%)과 해당 부지로부터 분당수서도시화고속화도로로 자동차가 직접 진·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한 설계 변경 등도 포함된다고 적시했다.

여기에 후원 사실을 숨기기 위해 희망살림을 경유해 기부된 것처럼 범죄수익 발생 원인을 가장한 혐의(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 함께 적용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네이버가 집중포화를 맞을 때도 검찰의 시야서 벗어나 있었다. 그러다 지난 1월 성남공정포럼이 이 창업자를 제3자 뇌물죄 혐의로 고발했다. 성남공정포럼은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지급한 40억원의 후원금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이며 후원금 지출의 최종 결정권자가 이 창업자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업무상 배임으로 3명 고발
김상헌·김진희 전 대표는 이미 기소


이 창업자는 현직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로 취임하기 전인 2013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 4자 간 협약은 2015년 5월에 이뤄졌고, 네이버는 2015년 6월과 10월, 2016년 7월과 9월 등 4차례에 걸쳐 10억원씩 40억원을 희망살림에 지급했다. 모두 이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있던 시기다.

김진철 성남공정포럼 사무국장은 지난 7월 이 창업자, 제 전 의원 등을 제3자 뇌물죄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여기에 성남공정포럼은 이 창업자, 김상헌 전 대표, 김진희 전 대표 등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성남공정포럼은 4자 간 협약서를 근거로 ▲대표권이 없는 사람이 협약서에 서명한 점 ▲40억원을 법인회비 명목으로 지출한 점 등이 명백한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김 사무국장은 “상장기업인 네이버가 40억원이라는 거액의 자금을 희망살림에 후원금으로 지출하기 위해서는 내부 결재, 이사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또 네이버는 희망살림이 40억원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공익법인인지 사전에 확인하고 4자 간 협약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희망살림은 2015년 2월12일 서울시에 8억7000만원의 기부금품 모집계획을 신청했기 때문에 40억원의 후원금을 수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0억원 이상의 기부금품을 모집하는 경우에는 행정안전부에 모집등록을 신청해야 하는데 희망살림서 이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성남공정포럼에 따르면 네이버는 ▲대표권이 없는 사람(제윤경 전 의원)이 서명하고 ▲10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을 수 없는 공익법인에 40억원을 낸 셈이다. 네이버 역시 대표권이 없는 사람(김진희 전 네이버 I&S 대표)이 서명했고 이사회나 내부 결재 등 돈을 지출하는 과정서 당연히 거쳐야 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가 고발
수사할까?

김 사무국장은 “성남공정포럼은 수사권이 없는 시민단체기 때문에 네이버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40억원의 돈을 지출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네이버는 수년 동안 해당 내용에 관해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네이버가 어떤 절차를 거쳐 희망살림에 40억원을 지급했고 이 과정서 이해진 창업자, 김상헌 전 대표, 김진희 전 대표 등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수사를 통해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