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탁? 실수?’ 전원주택 신축 허가 피해담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5.30 12:17:55
  • 호수 14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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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어긴 공무원 훈계로 끝?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2019년 시작된 소송은 2021년 11월9일, 원고 장양호씨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장씨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주택 간 경계에 위치한 토지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스스로 알지도 못할 것”이라며 “나는 이 문제가 공무원 결탁이 없고선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런데 관련 공무원은 솜방망이 처분만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을 꿈꾼다. 젊은 시절에는 도심의 아파트를 희망하지만, 중장년층의 67.6%는 은퇴 후에 전원주택 또는 단독주택 거주를 희망한다. ‘임팩트피플스’가 50~60대 188명을 대상으로 ‘중장년층 은퇴 후 희망 거주 형태’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대부분 아파트 거주 중이지만 ‘은퇴 후에 거주 형태를 변경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가 59%로 절반을 넘었다.

윗집의
신축공사

설문조사 결과는 현재 거주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비수도권 거주자의 경우 64.7%가 은퇴 후 거주 형태 변경 의사가 있는 반면, 수도권 거주자는 55.8%에 머물렀다. 은퇴 후 선호 거주 형태는 ▲전원주택(34.0%) ▲단독주택(23.4%)이 57.4%를 차지했으며, 아파트는 37.8%였다. 

전원주택은 땅을 사서 그 토지 위에 집을 지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실제로는 ‘토지 매입→개발행위허가, 전용 허가, 건축신고→착공신고→건축공사→준공→입주’ 순이다. 토지 매입에도 신경써야 한다. 농지나 산지가 아닌 대지로 전환된 토지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이런 토지를 샀다고 하더라도 마음대로 집을 지을 수 없다. 건축법에 따라 건축신고를 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만약 대지로 전환된 토지가 아닌 농지·산지 전용 토지를 구입했다면, 토지 허가를 받고 건축신고(허가), 착공신고까지 해놓고 집을 지어야 한다. 주택에 도로가 확보돼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도로가 없으면 개발행위 허가와 전용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농촌 지역 건축 신고는 200㎡ 미만 주택만 가능하며, 배치도,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내진설계 구조 도면도 첨부해야 한다.

이렇게 전원주택을 짓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강원도 고성서 전원주택을 지어 거주 중인 장양호씨가 이에 해당된다. 장씨는 2021년 11월9일, 윗집에 사는 A씨를 상대로 ‘약정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해 승소하면서 5364만2564원을 받게 됐다. 

주택 경계면 토지 둘러싼 공방전
‘내 땅’ 정보공개청구 1년간 거절

그간 두 사람 사이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장씨는 강원 고성군 간성읍에 소재의 토지 1309㎡, 111.9㎡ 단층 단독주택과 창고를 소유하고 있다. A씨는 장씨의 집 바로 위에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두 사람의 소유 토지는 맞닿아 있긴 하지만, 토지 간 높이가 있어 붙어 있진 않은 상태다.

A씨는 2018년경 본인 토지에 주택 신축공사를 추진했다. 이때 A씨 소유 토지의 경계선 쪽에 위치한 장씨 소유 토지 일부가 토지 평탄화 작업을 위해 신축공사 계획에 포함돼있었다.

해당 토지 평탄화 작업은 고성군이 지시한 부분으로 평탄화 없이 주택 공사 진행 시 재해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장씨에게 평탄화 작업을 위한 ‘토지사용승낙’을 요청했다.


2018년 9월 장씨와 A씨는 ‘약정이행각서’를 작성했다.

각서엔 ▲제1조 A씨 소유 토지 소나무 반출 작업과 절토 작업 도중 작업자의 실수로 소나무, 돌 등이 굴러 떨어져 장씨 소유 토지 건축물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되면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A씨가 피해를 배상한다 ▲제2조 소나무 반출 후 절토와 평토(흙을 쳐서 평지같이 평평하게 메움) 작업이 완료되면 장씨 소유 토지와 A씨 소유 토지의 경계선을 수직으로 절개해 땅바닥까지 절토 작업 후 옹벽 철거와 폐기물 처리비용 등 일체를 사업주(A씨)가 부담한다 ▲제3조 경계선서 양쪽이 1~1.5m 뒤로 물린다 등이 적시됐다.

장씨는 “약정이행각서 제2조에 따라 양 토지의 경계선에 맞춰 신규 옹벽을 설치해야 한다. 제3조는 경계선에 맞춘 직각 절개와 신규 옹벽 설치가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해둔 조항에 불과하다”고 해석했다. 

고의냐
실수냐

반면 A씨는 “약정이행각서 제3조에 따라 양 토지 경계선은 장씨 소유 토지 안쪽으로 1.5m 간격을 두고 절개 및 신규 옹벽 설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는 약정이행각서에서 정한 의무인 ▲기존 옹벽 철거공사 ▲양 토지 경계선에 맞춘 절개 및 평토 공사 ▲직각 신규 옹벽 설치공사를 거절했기에, 장씨는 A씨에게 공사대금에 상응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며 장씨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가 여기서 끝났으면 좋으련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바로 지자체 공무원의 해당 공사 인허가 문제였다. 장씨는 “강원도 고성군청 인허가 관련 공무원 2명이 2018년 9월경 개발행위 인허가 과정서 허가대상지 연접 토지 ‘1-5번지’를 허가서 제외시켜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개발허가에 포함돼야 할 민원인 소유의 1-5번지를 담당한 공무원은 수허가자와 짜고 ‘(1-5번지는) 기허가지로 허가에는 넣지 말고 계획서상에만 넣어 정리하자’며 고의적으로 제외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장씨는 강원도 감사실 관계자 C씨와의 전화 통화 녹취록을 <일요시사>에 제공했다. 해당 녹취록서 C씨는 공무원의 실수를 명확하게 지적한다.

C씨는 “선생님(장씨)이 내용을 더 잘 아시겠지만, 선생님 토지는 개발행위 허가에 있어서 기허가지였다. 이후 허가지역이 됐는데 개발행위를 한다는 것을, 해당 공무원이 판단을 제대로 못해서 ‘한 토지에 두 번씩 허가를 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담당 공무원이 계획서에만 넣어서 이 사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녹취록
들어보니…

이어 “그러니 땅을 절토하고 난 뒤에 다시 ‘1-5’를 ‘개발행위 허가’로 변경했다. 실제 계획서 개발행위 허가 계약서상에 문구만 바꾼 상황이다. 결국 이 부분은 실제 개발행위가 다 끝났고, 또 다시 개발허가 면적에 넣는 것은 부적정하니 계획서상에만 넣어서 정리하자고 협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업계획서 ‘사업장 위치 및 면적조서[변경없음]’에는 3개 필지만 기재돼있고 사업계획서 하단에는 “※재해가 우려되는 비탈면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업구역 외 토지 [1-5대] 사용 승락을 받아 절토해 주변의 피해를 주지 않게 부지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추가됐다.

장씨는 해당 공무원이 실수했다고 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장씨가 2018년 12월 ‘1-5번지 허가 여부’ 확인을 위해 고성군청에 열람 및 공개 신청과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나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장씨가 고성군청 관계자에게 “내 토지에 대한 개발허가 여부를 내가 확인하는데 왜 거절하느냐”고 묻자, 고성군청 관계자는 “사업자가 비공개 요청을 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이유로 장씨는 1년 가까이 자신의 땅 허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하지만 A씨는 장씨에게 1-5번지 개발허가를 요청한 적이 없었다. 또 장씨는 1-5에 관한 개발허가를 한 적이 없으며, 최초 개발행위허가서와 사업계획서에도 관련 내용은 없었다. 반면 녹취록서도 알 수 있듯 도면에는 1-5번지가 추가돼있었다.

개인 토지 사용 집주인 허락 없이 승낙 
담당 군청 직원 ‘업무 미숙’ 처분만

공무원 2명 피의자 진술과 공사 관계자의 경찰 심문조서에도 해당 내용은 잘 나와 있다.


“A씨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지 않고 1-5번지 대지 개발 행위를 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이들은 “결론적으론 그렇다. A씨는 처음 개발행위를 신청할 당시부터 사업계획서에는 1-5번지 대지를 절토해야 한다고 했다. 장씨로부터 토지사용 승낙을 받아 인감증명서와 함께 제출했으며 시설계획평면도에는 1-5번지 일부를 절토한다는 취지로 설계했다. 그런데 정작 개발행위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1-5번지 개발행위 사실은 누락했다. A씨도 이 부분은 실수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A씨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행위를 한 것”이라고도 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개발행위의 허가)에는 ‘▲건축물 건축 ▲토지 형질 변경 ▲토석 채취 ▲토지 분할에 해당하는 행위는 개발행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대통령령으로 정해져 있다. 

해당 공무원은 송방망이 처분을 받았다.

2019년 11월25일 강원도감사위원회는 장씨에게 “민원인이 우리 도에 제기한 민원을 조사한 결과, 민원 발생 원인이 단독주택 신축허가와 관련해 개발행위 및 도로점용 허가 과정 중 개발행위 허가면적 누락과 부적정한 법규를 적용으로 인한 것”이라며 “해당 개발행위와 관련해 세부적인 검토를 통해 개발행위 취소 여부 및 토사 유출 등 피해 방지에 대해 조치하고, 부적정하게 해당 업무를 처리한 관련 공무원에게는 ‘훈계 처분’한다”고 밝혔다.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징계

이 부분에 대해 장씨는 “사업계획서는 허가 외 구역으로 설정하고 허가 신청서를 내미니, 담당 공무원은 1-5번이 개발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왜 포함시키지 않았느냐고 보안 요구를 해야 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무원이 그 자리서 그냥 결제한 것”이라며 “결국 법을 어긴 것인데 관련 공무원은 훈계 처리만 받았다. 고성군청에 녹취록 등을 제공하면서 재감사 요청을 했는데 ‘재조사는 불가하다’고 말한다. 나처럼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고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일요시사>는 해당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강원도 감사위원회에 수 차례 전화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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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