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릴레이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

“자동차 급발진, 왜 피해자 책임?”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냉랭한 여야의 대치 전선이 여전히 팽팽하다. 국정감사 중반에 돌입했지만 거듭된 파행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다. 질타보다는 서로 ‘네 탓’만 난무한다. 최근 열린 국토위 국정감사도 비슷한 실정이다. 케케묵은 이슈만 들고 나와 정쟁의 장이 됐고, 여야 의원들은 저마다 준비한 질문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다. <일요시사>는 여야의 국토위 소속 의원들을 만나 국정감사장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홍기원 의원은 약 30년간 외교관 생활을 해온 ‘외교통’이다. 국회에 입성한 홍 의원을 두고 많은 이들은 그가 ‘외교통일위원회’에 들어가 본인의 전문성을 펼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홍 의원의 선택은 ‘국토교통위원회’였다. <일요시사>가 홍 의원을 만나 국토위를 선택한 이유와 이번 국감에서 주목하고 있는 현안들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아래는 홍 의원과의 일문일답.

-외교관 생활을 오래 하셔서 당연히 외교통일위원회일 줄 알았는데, 국토위에 계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네, 제가 외교관 생활을 30년가량 했습니다. 외교 전문가라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상임위는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국토교통위원회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제 지역구와 관련 있는데요. 평택이 삼성전자도 들어오고 또 여러 가지 개발사업이 활발한 곳입니다. 도시가 굉장히 커지고 있어요. 1년에 인구가 2만명씩 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통 수요도 커요. GTX도 있고 또 고속도로 인터체인지도 있고요. 새로운 도로 개설에 대한 수요와 도시개발이 굉장히 활발합니다. 국토교통부에는 제 지역구와 관련한 현안들이 산재해있습니다. 이를 직접 관리하기 위해 전반기에 이어서 후반기에도 국토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야가 바뀐 뒤 첫 국정감사인데, 소감은?

▲기본적으로 국정감사는 정부가 하는 일을 감시·감독하는 겁니다. 여당이나 야당일 때의 국정감사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어요. 그러나 포커스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여당일 때는 그야말로 순수한 정책적인 현안을 많이 다뤘고요. 야당이 돼서는 비판적인 시각에서 접근하는 이슈들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제조자와 피해자가 분담해야” 
경험·노하우 제3의 기관 필요

-이번 국감에서 ‘자동차 급발진 문제’에 주목하셨습니다.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급발진에 대한 입증 책임이 전적으로 소비자에게 있다는 점입니다. ‘제조물 책임법’ 제3조 2항에 따르면 제조물의 결함에 따른 피해를 봤을 경우에는 피해자가 입증을 해야 해요. 급발진 사고가 났다고 가정하면, 운전자가 자동차의 결함을 입증해야 해요. 그런데 일반 소비자들이 기계 장치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사실상 불가능한 거죠.

-의원님은 현행 제도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많이 불합리하죠. 미국 같은 경우는 제조자도 입증에 대한 책임을 나눕니다. 제조자의 책임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하면 제조자에 배상 책임이 넘어가도록 판례가 형성돼있어요. 우리나라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책임을 반반으로 하자’는 게 의원님의 절충안인가요?

▲네. 제조자도 제조의 책임을 지고, 피해자도 피해 당시의 상황을 기록해 입증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것을 판단하는 ‘제3의 기관’의 필요성은 절실해 보입니다. 제3의 기관이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확한 판단을 내려주는 거죠. 아무래도 제조사는 최대한 책임을 숨기려고 할 거 아니에요? 운전자는 전문 지식이나 데이터가 부족하고... 결국 독립적이고 객관성을 가진 제3의 기관이 나서주면 좋을 것 같아요.

급증하는 전동 킥보드 사고, 렌탈 업계는 나몰라?
2년 전 발의 ‘전동킥보드법’ 재조명…통과 임박?

-‘전동 킥보드 안전 문제’ 또한 주목하셨습니다.

▲전동 킥보드가 상용화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안전 가이드 라인이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킥보드를 규율하는 법은 현재 도로교통법이 유일해요. 현행법상 ‘전동기 면허증’과 ‘헬멧’의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지키고 있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이를 지키지 않아도 처벌 못합니다.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죠.

-업계에서는 ‘면허증 인증’과 ‘헬멧 착용 권장’을 했으니 사고는 개인의 책임이라던데?

▲개인의 책임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면허증을 인증하는 문제, 특히 미성년자 학생들이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이용해서 인증하는 경우가 다수 있다던데 ‘우리는 인증하라고 했으니 책임없다’고 말하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한 태도죠. 인증을 좀 더 엄하게 할 수 있는 고민도, 헬멧 착용을 더 하게 할 수 있는 고민도 안 하겠다는 거잖아요?

-고민하신 해결책은 있나요?

▲여러 가지 있죠. 지금 생각나는 방법만 하더라도 몇 가지 있어요. 전동 킥보드를 대여할 때 헬멧도 함께 대여해주는 방법이나 본인 인증 절차를 은행에서 요구하는 것만큼 더 까다롭게 하는 방법 등이요. 이런 건 지금 당장 시도할 수 있지 않나요? 또, 교육으로 풀어가는 방법도 있어요. 학교에서 전동 킥보드에 대한 안전 교육을 의무화하는 거죠. 이런 고민들을 저희 정치인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같이했으면 좋겠어요.

-2년 전에 직접 발의하신 ‘전동킥보드법’엔 해당 내용들이 다 들어가 있나요?

▲네, 발의할 때 렌털 업자들, 안전 전문가들을 두루 만나 최대한 꼼꼼하게 준비했습니다. 법안에는 바퀴의 크기라든지 속도 제한이라든지 안전에 관련한 규제가 다양하게 담겨있어요. 법안이 통과된다면 안전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지금 부동산 현안 등에 가려져서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킥보드로 인한 인명사고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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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