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이동학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1.16 10:43:52
  • 호수 10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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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치인 위한 공간이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한민국 정치는 50대 어른들의 잔치다. 평균 나이 55.5세. 청년들의 공간은 없다. 청년들의 외침은 뒷전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일요시사>는 더민주 이동학 전국청년위 부위원장을 만나 청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난해 8월2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방불케 했다. 청년 최고위원직을 놓고 ‘흙수저’ 이동학 후보는 ‘금수저’ 김병관 후보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현장 분위기는 이 후보를 향했다. 하지만 결과는 골리앗의 승리.

현장 대의원 투표는 김 후보와 3% 차에 불과했지만 ARS투표를 극복할 힘은 부족했다. 애당초 현역 의원과 일개 당원의 싸움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는 청년정치인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당원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다음은 이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전당대회 이후 최근 근황을 소개 부탁드린다.

▲ 글을 쓰고 있다. 1982년생인 내가 살아왔던 생과 어머니 세대가 살아온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또 우리나라의 인구가 최대치로 치닫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5100만명이 같이 잘 먹고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 청년정치인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기성 정치권의 문제점이 있다면...


▲ 청년정치인을 위한 공간 자체가 없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청년정치인이 없기 때문에 의회서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 이런 현실에선 청년들의 목소리는 사실상 소외될 수밖에 없다. 또한 대부분의 정책이 수혜 중심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이거 해줄게’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상황서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주도성을 갖기는 힘들다.

- 청년으로서 현 정국을 어떻게 보고 있나

▲ 공정성이 시대의 화두인 것 같다. 결국 가진자들, 권력자들에게는 공정성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고갈됐다. 사회적 자본 고갈은 사회적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서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믿을만한 장치를 여러 개 만들게 된다. 대화로 풀기 어려우면 법원을 가고, 경찰을 못 믿어 사설경호원을 쓴다.

국가는 잘 살고 있지만 ‘우리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터진 사건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고 본다. 결국 대통령도 신뢰할 수 없고, 정치권력도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대선 과정이든 개헌 논의가 있을 때 서로 신뢰를 어떻게 쌓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다준다정치연구소를 처음 만든 것으로 안다. 가장 보람된 일은.

▲ 5년 전에 만들었는데, 애정이 있는 조직이다. 청년정치인을 양성하고 민주시민의 시민의식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가장 보람된 일은 ‘청소년 연설대전’을 기획한 것이다. 청소년들이 왔을 때 어떻게 연설문을 작성하고, 사람들 앞에서 설득력 있게 말하는 방법을 재능기부를 통해 가르쳐 준다.
 

청소년들이 국회에서 연설을 직접 하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놀란다. 실제 청소년은 예비 성인으로서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가 빗겨 가면 안 된다.


- 좌우명이 있다면.

▲ 해불양수(海不讓水)다. 바다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 한다. 사회적 신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결국 사람이 많아지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갈등이 많아지는 이유는 기득권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치권서 소외 문제 지적
우울증센터·고용보험 강조
“만 18세 참정권 해결해야”

이를 중재하기 위해 정치인은 칼을 들이대기도 하고 양보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한쪽서 양보를 하지 않으면 갈등은 더욱 첨예해진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토론해 결과에 대해 승복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주로 누구와 소통하는가.

▲ 분야마다 다르다. 주로 청년들이 많다. 또래 집단과도 소통한다. 의도적으로 제가 관심 있는 분야에 사람들은 연령을 따지지 않고, 얘기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 지난 총선서 노원(병)에 출마했다. 구상했던 공약 중 실현됐으면 하는 것이 있는가.

▲ 공약을 직접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준비한 것이 있다. 첫 번째는 지금의 교육제도다. 현 교육제도에선 미래를 대비할 인재가 나오기 힘들다. 혁명 수준까지 갈아 엎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선 '지덕체'에서 ‘체덕지’ 중심으로 교육체제를 바꿔야 한다.

실내 교육보다 실외 활동이 늘어나야 한다. 아울러 초중고 스포츠리그를 활성화해야 한다. 또한 개인 간 경쟁도 중요하지만 팀 간 경쟁도 굉장히 중요하다. 팀 간 경쟁을 지금의 한국적 교육에선 바라보기 힘들다. 이는 스포츠 산업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 우울증 센터 개설을 강조했다.

▲ 우리나라 사람들이 병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조금씩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울증 센터를 전국 곳곳에 개설해야 한다. 이것은 소통산업의 일환으로 사람들에게 하소연할 공간을 주는 것이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나서 해결하지 못하면 정글사회가 지속될 것이다. 의료적 측면으로 접근해 소통전문가를 양성해 인원을 확충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나아가 사람들의 우울한 부분을 풀어나갈 수 있도록 이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 고용보험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 현재 고용보험은 근로자와 기업이 각각 0.65%씩 낸다. 점진적으로 3%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본다. 더불어 국가가 4% 정도를 부담해 고용보험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고용보험은 대부분 비정규직 직장인들이 받는다. 이 사람들도 많이 받아야 6개월에 불과하다. 이로는 생계도 불안하고 재교육도 불가능하다.

기간을 1년 정도로 늘려 인생을 살며 받은 스트레스, 직장인 매너리즘을 극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또 국가가 주는 이러한 방학을 통해 새로운 직업에 대한 고민, 상상력 발현을 통해 새로운 의지를 북돋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유연성이 강화됨과 동시에 비정규직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 향후 계획은?

▲ 일단은 ‘만 18세 참정권 문제’를 관철시키고자 한다. 아울러 우리당의 정권교체를 위해 앞장설 생각이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국민들이 우리당 후보에게 표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또한 불확실한 정국에서 우리당은 국민들에게 확고한 믿음을 주어야만 수권정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shs@ilyosisa.co.kr>

 


[이동학 부위원장은?]

▲경기대학교 법학 학사
▲다준다정치연구소 전 소장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회 위원
▲생활정치연구소 운영위원
▲더불어민주당 전 혁신위원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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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