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비롯 각종 상품에 거침 없이 활용 중
‘젊은 남녀라면 누구나 추구해야 할 가치’ 통용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섹시’란 말은 거의 금기어에 해당할 정도였다. 방송에서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이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은 ‘음란하고 불온한 사람’으로 몰릴 정도였다. 그런데 이제는 대중문화를 비롯해 각종 상품에도 이 섹시코드는 거침없이 활용되고 있다. 광고 CF는 물론이고 잡지 화보, 각종 언론매체에서도 이런 섹시코드는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는 패션에서도 여지없이 적용되고 있다.
남성의 성기 부분을 좀 더 불룩하게 만들어낸 청바지나 여성의 각선미가 충분히 드러나는 옷들이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방송에서도 이제는 섹시라는 말을 흔하게 들어볼 수 있다. 어떤 면에서 지금의 ‘섹시’는 불온의 상징이 아니라 칭찬의 의미가 됐고 젊은 남녀라면 누구나 추구해야 하는 가치가 되어버렸을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섹시’의 의미가 과거와는 좀 달라진 면에서 기인하는 것도 있다.
사실 섹시(Sexy)는 ‘섹스(Sex)’에서 만들어진 형용사다. 그런 만큼 ‘섹스하고 싶은’ ‘섹스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이란 게 직접적인 의미다. 그럼에도 요즘 사용되는 섹시의 의미는 그렇게까지 직접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는 않다. 본질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탈색된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이 같은 섹시 코드는 더욱 더 광범위해지면서 또한 정교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인간의 가장 큰 욕망의 하나인 섹스가 사회의 문화를 지배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