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3천억 시장 1조까지 성장 전망
“유통노하우 없인 대기업도 어려워”
천원숍이 불황 창업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충분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0년 전인 IMF때 인기를 끌다 2000년 전후로 경기회복과 함께 부진에 빠졌던 천원숍의 가장 큰 한계는 저품질 상품의 박리다매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품질과 가격경쟁력 모두를 갖추고 생활용품 백화점으로 거듭나는 추세다.
인터넷 쇼핑몰과 경쟁 ‘치열’
매장 규모도 330㎡(약 100평) 안팎으로 대형화되고 있고, 그중에는 복합문구점처럼 취급품목의 범위를 넓혀 저가 생활용품만이 아닌 식음료, 화장품, 문구까지 취급하는 곳도 있다.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천원숍을 찾기 시작하면서 종합유통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점포형 천원숍은 물론 G마켓 천냥하우스, 인터파크 천냥하우스, 옥션 천냥하우스, 천원샵 네이버쇼핑 등 인터넷 업체들이 운영하는 천원숍 코너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관련업계에서 제시하는 천원숍의 시장 규모는 연간 3000억원 규모. 일본 천원숍 소비시장 규모가 연간 10조엔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국내 소비시장이 1조원까지는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천원숍은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제외하면 개인창업으로 도전하기 쉽지 않은 분야다. 게다가 예비창업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가맹본사가 많지 않다. 대표브랜드로 460여 개 매장을 보유중인 다이소를 제외하면 대부분 규모가 작은 곳들이다.
또 초저가 상품군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본사와 가맹점이 마진을 얻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 쇼핑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저가상품 소비의 중심은 인터넷 소비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인터넷 쇼핑몰이 임대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에서 점포창업보다 부담이 적어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원숍이 인터넷 쇼핑몰과 경쟁하려면 점포창업에서 발생하는 고정비용을 감안하고서도 더 저렴하고 품질이 뛰어난 상품을 팔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가맹본사와 창업자 모두 충분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최근 가맹사업을 준비중인 한 업체 관계자는 “일본 다이소의 상품공급 업체에서 출발한 다이소, 대형 유통사를 운영하는 이랜드 그룹의 에코마트 등 유통경쟁력을 갖춘 곳들만 가맹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라며 “이들 업체는 상품을 도매시장에서 찾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에 따라 계절상품을 사전에 기획하고 발주하는 제조사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맹본사 선별이 창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타 업종보다 크다. 매일 새로운 상품을 기획ㆍ유통하지 않으면 상권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쉽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기업규모가 작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천원숍에 뛰어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 대기업이라도 유통 노하우 없이는 마진율을 유지할 수 없어 천원숍은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상품기획·공급 능력이 성패
무엇보다 이처럼 많은 상품군을 보유하려면 매장규모도 132㎡(약 40평) 이상이어야 하고 마진율 30%를 유지해야 초저가 상품판매에 따른 수익저하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입지 선정시 기존 330㎡(약 100평) 규모 대형 천원숍과 상권이 겹치지 않도록 피해야 하는 것도 주의점이다. 품질, 가격경쟁력에서 차별화가 쉽지 않아 자칫 소비자를 송두리째 빼앗길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서민대상의 업종이다 보니 진출할 수 있는 상권에도 제약이 많다.
다이소 안웅걸 이사는 “가맹점 창업시에는 지역 상권에서 최소 6000개에서 1만개의 상품을 유통해야 한다”며 “또 매달 400개 이상이 신상품이 출시되지 않으면 한정된 상권의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쉽다”고 조언했다.
가계경제가 어려움에 빠지면서 소비자들이 천원숍을 찾고 있지만 유통구조, 신상품 개발, 창업자금 등에서 창업조건이 까다롭다. 이에 따라 초저가상품만 유통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서민 소비자 대상의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ㆍ유통해 가맹점 창업자의 수익률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