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전문점은 최근 불경기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90년대 초반 일본에서 도입된 문화인 도시락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오다가 외환위기 직후인 98년도에 급증했다.
명예퇴직자가 늘면서 창업 수요가 늘었고 그중에서도 소자본 창업 아이템인 도시락이 인기였기 때문. 소비자 또한 지갑이 얇아지면서 저렴하게 끼니를 때우려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공급과 수요가 맞아떨어진 것.
불경기 직장인이 주 소비자
도시락은 국내 소비자의 니즈를 잘 반영했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제공받을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의 도시락 전문점은 고기류, 볶음밥, 생선류, 찌개류, 탕류, 덮밥 등 메인 메뉴를 기본으로 각종 소스와 반찬, 밥 등 사이드 메뉴까지 두루 갖췄다.
창업자는 가맹 본사로부터 반조리 상태의 식자재를 공급받아 사용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기 때문에 작은 평수에서도 창업이 가능하며, 인건비가 적게 든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불황의 늪이 깊어지면서, 직장인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알뜰한 직장인이 늘면서 4000원 미만으로 점심식사를 할 수 있는 도시락을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예비 창업자들 역시 A급 상권이 아니더라도 창업할 수 있는 도시락 전문점 창업을 선호하는 추세다. 이에 규모나 인테리어 등 거품보다는 다양한 메뉴, 맛 등 내실을 중요시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대표적인 도시락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한솥도시락을 비롯해, 토마토 도시락, 오니기리와 이규동, 소우조우 등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처럼 창업시장이 도시락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맞벌이 부부 비율은 그대로지만, 외식비용 절감으로 지출을 줄이는 ‘알뜰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밥을 주로 찾는다는 것. 저녁 퇴근길과 점심시간 모두 도시락이 인기인 셈이다.
도시락 전문점은 예비창업자 역시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 중 하나다. 최근 창업동향인 소자본ㆍ소규모 창업에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점포 임대료를 제외한 창업비용이 5000만원 안팎이다. 또한 부부창업이 가능하고, 특별한 조리기술이 필요치 않다는 부분이 메리트로 작용했다.
불경기 매출 부진으로 인해 업종전환을 원하는 많은 자영업자들이 도시락 전문점 창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기존 분식점과 일반 음식점에서 탈피한 블루오션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기존 분식점은 가격이 저렴한 반면, 식자재의 품질이나 한 끼 식사로 부족하고, 일반 음식점은 식사를 제공받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객단가가 높아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분식점은 이들의 단점을 보완해, 푸짐한 식사가 가능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짧게 함으로써 고객들의 만족을 이끌었다.
소자본 창업 가능 예비창업자 인기
하지만 도시락은 오래되면 고유의 맛을 잃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특수한 포장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음식이 식어 맛이 변하기 때문에 관련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들의 숙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박정제 한솥도시락 과장은 “최근 도시락 전문점이 창업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창업자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제공받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헤아리지 못하면 본사의 지원이 아무리 많이 이뤄진다고 할지라도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