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불황 타파’비책

2009.04.21 10:49:54 호수 0호

경기침체도 못 말리는 ‘질주 본능’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환경이 불투명하다. 세계경기 침체 양상으로 번지면서 그 불확실성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장치산업인 자동차산업 침체는 그 어떤 변수보다 무서운 복병. 전세계 자동차업계는 인원 구조조정·공장폐쇄·감산 등 특단의 조치를 내리는 등 잔뜩 긴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의 분위기는 다르다. IMF 외환위기를 오히려 도약의 계기로 삼았던 현대모비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오히려 변화를 주도하고 묵직하게 경쟁력을 키워온 만큼 오늘의 위기상황에서 또 한 번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1999년 자동차부품 전문회사로 변신하고 모듈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온 현대모비스는 현재 세계적 수준의 모듈 경쟁력을 갖췄다. 각종 핵심부품 생산은 물론 핵심기술을 독자개발하면서 점점 지능화된 모듈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자신감은 ‘불량 제로’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1999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산업에 모듈을 도입한 현대모비스는 아산공장을 통해 섀시모듈·운전석모듈·프런트엔드모듈 등 자동차 3대 핵심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모듈이란 완성차 부품을 개별단위가 아닌 조립 영역·분야 또는 기능별로 결합해 완성차 생산라인에 직접 공급하는 부품의 단위다. ▲액슬, 서스펜션 등 자동차뼈대를 구성하는 섀시모듈은 2백30여 개 ▲계기판, 오디오 등 운전석 부근 운전석모듈은 70여 개 ▲앞범퍼, 램프 등으로 이뤄진 프런트앤드모듈은 30여 개 부품이 하나로 합쳐져 완성된다.
NF쏘나타와 TG그랜져 등에 장착되는 모듈을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연간 3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57초마다 1대 분량을 소화하는 셈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과정에서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랜저 운전석모듈만 사양이 3000종류가 넘지만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로 시간과 순서 사이의 작은 틈도 놓치지 않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모듈공정의 최고·최대 주안점은 첫째도 운전자의 안전, 둘째도 운전자의 안전”이라며 “이를 위해 최첨단 시스템에 따라 나사 하나 볼트·너트 하나까지도 정확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전개되는 요즘 현대모비스는 또다시 10년 뒤를 바라보며 신발 끈을 동여매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시선이 집중돼 있는 분야는 하이브리드카(HEV)의 핵심부품 사업이다. 하이브리드카 핵심부품은 물론 자동차 섀시전자 및 전장품 사업으로 미래 자동차산업을 견인한다는 복안이다.

세계적 모듈 경쟁력 자랑 “핵심부품·기술 국산화”
‘불량제로’자동화 시스템…하이브리드카 사업 집중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증권사·경제연구소 등이 어려운 경기전망을 한창 내놓던 지난 10월 현대모비스는 각 언론사에 향후 신규사업 진출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의 핵심부품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미래 핵심사업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핵심부품 사업을 그룹 내 자동차부품 전문 업체가 전담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목적으로 현대·기아차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결정한 사안이었다. 앞으로 주력 부품계열사를 통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핵심부품의 국산화와 기술 및 품질향상을 통해 현대·기아차그룹의 친환경 자동차 경쟁력도 더욱 힘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었다.
현대모비스의 하이브리드카용 핵심부품은 구동모터와 통합팩키지모듈(IPM). 하이브리드 자동차에서 구동모터는 기존 일반차량의 엔진 역할을 분담한다. IPM은 배터리와 전기모터 및 배터리 제어기능은 물론 배터리 전압을 저전압으로 변환하는 기능 등을 두루 갖춘 통합 기능을 수행한다.
이들 부품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용부품 중 기능 기여도 부분에서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적인 부품이다. 특히 하이브리드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기술개발 경쟁이 한창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연료전지차(FCEV) 등 미래 친환경 자동차에도 함께 적용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카 부품 개발에만 총 1000여 억원의 투자를 계획하는 한편 현재 60여명인 하이브리드카 부품 연구개발 등 관련 인원도 200여명 수준으로 확충해 나갈 방침”이라며 “앞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 핵심부품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쏘나타 하이브리드차가 양산되는 2010년 이전 대단위 하이브리드차 부품 전용 공장을 추가로 신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그룹이 추진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탄력이 붙게 됐다. 전문가들도 현대모비스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핵심부품 개발 및 통합제어모듈 개발 등 미래기술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 현대·기아차그룹의 미래 자동차기술을 종합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이런 와중에 연초 무산됐던 현대오토넷 합병을 다시 추진 중이다. 시스템기술과 전자부문을 통합, 인력과 투자를 효율화함으로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앞으로 현대모비스는 섀시전자 및 안전시스템은 물론 차체제어 전자장치와 텔레매틱스 등의 전장품, 하이브리드 핵심부품 기술 등 자동차 전장사업 및 미래기술을 아우르는 전문업체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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