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과 오리온 초코파이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서 대박을 쳤다. 기업은 제품 하나로 수십년째 연간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명랑핫도그는 쌀 핫도그 하나로 폭발적인 고객 반응을 불러 일으켜 단기간에 1000개가 넘는 가맹점을 열었고, 공차도 버블티와 밀크티로 카페시장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전통적 마케팅 믹스 구성요소는 제품, 가격, 프로모션, 유통 채널이다. 이들이 각각 적절하게 균형을 이뤄야 매출이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이 가져온 모바일 시대는 정보의 전파 속도가 너무도 빨라 전통적인 광고 및 홍보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점점 줄어든다.
유통 채널 역시 온라인 구매와 배달의 일상화로 다양해지고, 점점 더 고객 편의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이제 고객은 제품과 가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전통적 마케팅
요즘 사람들은 1000원짜리 물건 하나도 그냥 사지 않는다. 품질과 가격을 다 따져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른다. 단 500원도 그냥 지불하지 않는 소비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온라인이 가져온 정보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도 이 같은 변화를 따라가고 있다. 점점 더 맛과 품질, 가격이 중요해지고 있다. 맛과 품질, 가격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아무리 포장을 잘 해도 금방 탄로 나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는 식욕이다. 단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꼭 먹어야 하는 식품의 전체 매출은 줄지 않았다. 먹는 장소와 유통 채널의 변화가 있었을 뿐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 상품이 급감한 데 비해 생존에 직결된 식사에 필요한 제품은 영향받지 않았다.
오히려 외부 활동을 줄여야 하니 할 일이 줄어들고 대신 먹는 시간과 양이 증가했다는 말도 들린다.
그런 만큼 먹는 음식에 대한 소비자의 입맛도 점점 까다로워져 간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격과 맛의 미묘한 차이를 찾아내 각자의 처지에 맞는 최적의 소비를 하는 경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과거처럼 다양한 광고로 소비자를 눈속임할 수 없는, 완전히 투명하게 노출된 세상이 됐다. 오로지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 각자의 개성과 취향에 따른 선택만이 있을 뿐이다.
외식에 있어서 소비자의 가장 중요한 선택 요소는 맛과 가격이다. 맛과 가격만 좋으면 어떻게 알았는지 고객들의 안테나에 잡힌다. 간혹 장사 안 되는 식당 주인들이 홍보가 덜 돼서 그렇다고 하는데 그건 변명일 뿐이다. 하루 이틀 사이에 금방 입소문이 나고 고객들은 제 발로 찾아오는 게 요즘 세상이다.
무엇보다 우선은 맛 개발과 그에 적합한 가격 책정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것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마케팅 수단을 다양화해도 모래성일 뿐이다. 얼마 못 가 실체가 드러나고 실망한 고객들은 이내 돌아선다.
신메뉴 개발로 고객의 입맛을 새롭게 하는 점포만이 생존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외식업 경쟁이 치열하고, 극심한 불황에는 더더욱 그렇다.
1000원 물건 하나도 그냥 사지 않아
히트 메뉴 개발 여부가 성공 포인트
옛날통닭 프랜차이즈 ‘고려통닭’은 차별화된 누룽지통닭구이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처럼 닭 배 속에 찹쌀밥을 넣는 대신, 누룽지를 철판 위에 깔고 그 위에 30여가지 빨간 양념을 발라서 전기구이로 기름기를 뺀 겉바속촉의 양념구이 통닭을 얹어서 내놓는 점이 특징이다.
누룽지 토핑으로 레트로 감성과 함께 MZ세대의 뉴트로 트렌드에 부합하면서 히트 메뉴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통닭 본사 관계자는 “옛날통닭이 뜨고 있는 점에 착안해 새로운 콘셉트의 시그너처 메뉴 개발을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R&D팀이 1년간의 연구 끝에 누룽지가 중장년층뿐 아니라 MZ세대도 좋아한다는 점을 발견하고 누룽지통닭구이 메뉴를 개발하게 됐다”며 “가격대도 1만7000원서 2만원 선으로 합리적이고 양도 많아 홀 판매와 배달 주문이 고르게 오르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누룽지통닭구이 메뉴도 각자의 취향에 맞게 토핑을 다양하게 내놓는다. 양념누룽지통닭구이, 매운누룽지통닭구이, 콘치즈누룽지통닭구이, 통마늘누룽지통닭구이, 로제누룽지통닭구이 등 10여가지 메뉴가 고객만족도를 더 높이고 있다.
‘백억커피’는 캐러멜 팝콘, 버터구이 오징어, 칠리 치즈 핫도그, 나초&디핑소스 등 영화관이 연상되는 시네마 디저트가 히트를 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카라멜 팝콘’은 풍부한 캐러멜과 많은 양으로 고객들로부터 많은 주목받고 있다.
기존 디저트 카페가 케이크 등 서양식 위주였다면 백억커피는 케이크, 버터바, 크림빵, 다쿠아즈 등 달콤한 디저트와 타코야키, 바질 토마토 크림치즈 베이글 등과 함께 죽, 매콤떡볶이, 순대강정, 떡강정, 볶음밥 등 다양한 한식, 야식 메뉴와 한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메뉴도 갖추고 있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다.
‘원할머니보쌈족발’은 가마솥밥 보쌈반상, 가마솥밥 직화제육반상 등의 가마솥밥 개발 메뉴와 도시락 메뉴가 히트를 치고 있다. 고기와 김치에 경쟁력이 있는 데다 가성비 높은 신메뉴를 출시하자 점포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신메뉴 개발
이처럼 외식업의 혁신은 신메뉴 개발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서 그래도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메뉴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가성비가 높고, 자존심 강한 선진국 국민의 마음을 알아주는 가심비도 높은 메뉴를 내놓는 점포는 그래도 꿋꿋이 버티고 있다.
불황일수록 외식업은 신메뉴 개발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움츠러들지 말고 적극적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해야 그나마 생존할 수 있다.
고객은 먹지 않고 살 수 없다. 집 안에서만 먹는 시대는 다시 되돌아 갈 수도 없다. 그러한 고객을 잡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신메뉴로 차별화하는 것이다. 맛과 품질, 고객이 수용하는 가격에 초점을 잘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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