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무면허 운전자 체포했는데…‘1시간 만에’ 석방한 괴산경찰

2022.11.25 16:39:26 호수 0호

괴산 불법 반려견 번식업자…버젓이 자택 귀가

[일요시사 취재2팀] 강운지 기자 = 최근 한 동물보호단체 회원이 충북 괴산서 불법 반려견 번식업자를 ‘무면허 운전’ 혐의로 현장 체포했으나, 경찰은 아무런 조치 없이 석방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유튜브 채널 ‘리트리버 견생역전’에는 ‘제가 직접 현행범으로 체포해서 경찰에 넘겼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는 전날(지난 24일) 오후 5시30분께 한국리트리버레스큐(이하 ‘레스큐’)가 불법 반려견 번식업자 A씨의 무면허 운전 현장을 급습하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체포 당시에도 강아지 켄넬을 손에 들고 있었다.

레스큐 요원은 “(무면허 운전으로)현장 체포하겠다.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려라”며 A씨의 팔을 잡자 그는 “당신이 누군데 이러느냐. 놔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요원의 팔을 물어뜯어 상해를 입히는 등 격렬히 반항하며 도주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랑이 끝에 출동한 경찰에 인계됐다.

A씨는 30대 후반 여성으로, 경기 용인에서 애견 카페를 운영하다가 폐업 후 충북 괴산으로 거주지를 옮겨 활동을 지속해왔다. 그는 상습 무면허 운전으로 지난해 6월까지 집행유예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A씨의 무면허 운전자 신병 처리 과정에서 괴산 경찰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당시 레스큐가 “무면허 운전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신고 전화를 하자 괴산 경찰이 “저희들에게 그러지 마시고, 무면허 운전은 그 자리에서 112 신고를 하는 게 좋다”고 답변하는 음성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레스큐는 “지난 19일 A씨의 무면허 운전을 보고 신고했을 때도, 괴산 경찰은 별다른 수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괴산 경찰은 현장 체포된 A씨에 대해 별다른 조사 없이 단 1시간 만에 석방했다.

레스큐는 “내가 CCTV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동안에는 담당 수사관이 휴가 중이었고, CCTV를 보유한 목격자에게도 아무런 증거수집을 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괴산 경찰이 A씨의 추적과 현장 체포, 그리고 이후 조치에 이르는 일련의 대응 과정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괴산 경찰은 25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A씨가 1시간 만에 석방된 것은 사실이고, 현재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면서도 “이외의 추가 사항은 말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레스큐는 “’A씨를 입건했고 자택으로 돌려보내졌다’는 소식 외에는 연락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적발 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한편 A씨의 반려견 불법 번식 및 판매 실태는 지난해 6월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애견업체의 수상한 영업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A씨는 100마리가 넘는 강아지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지내게 했을 뿐만 아니라, 교배 후 낳은 새끼를 인터넷으로 (불법)판매했으며, 폭행과 방치, 항생제 불법 투약 등의 동물 학대를 자행했다.

해당 업체서 근무했던 아르바이트생 B씨는 “다친 푸들을 치료해주지 않아 상처를 구더기가 파먹고 있는 광경을 봤다” “암컷 개를 데려와 임신하게 한 후 새끼를 낳으면 인터넷에 파는 걸 봤다. 새끼를 낳고 나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강아지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교배를 통해 혼종견을 만들어 수백만원에 달하는 고가에 분양해왔으며 ‘말티푸(말티즈와 푸들 혼종)’를 ‘골든두들(골든리트리버와 푸들 혼종)’으로 속여 22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또 애견 카페에서 9세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 여성을 학대하고 노동 착취한 정황도 포착됐다. 당시 경찰은 동물보호단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해당 여성을 가족에게 인계했다.

누리꾼들은 과거 불법 인터넷 판매 및 상습 무면허 운전 등 불법 행위를 일삼았던 A씨를 상처까지 입으며 어렵게 체포해 인계했지만 쉽게 석방하고 증거 수집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괴산 경찰의 사건 처리를 두고 “무능하기 짝이 없다” “시민이 다 떠먹여 줘야 한다니, 허수아비냐” “직무유기로 책임져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uj0412@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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