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수' 양당 사생결단, 왜?

2022.04.11 11:32:10 호수 1370호

대선급 빅매치 “이겨야 산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경기도지사 선거는 대선급 빅매치가 예고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무게감 가진 인물을 내세워 반드시 경기도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어느 한쪽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부 투쟁부터 가열되는 분위기다.



경기도지사는 대통령, 서울시장 다음으로 높은 위상을 가진다. 경기도지사직을 지낸 것만으로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된다. 연임에 성공한 인물이 1명에 불과할 정도며, 경기도지사직은 지방선거 때마다 여야 간 각축전을 벌여왔다. 

인구 20%

경기도는 대한민국 인구의 20%가 살고 있고 유권자 수 역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려 있다. 현안 문제도, 풀어야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대장동 이슈와 부동산 문제, 대기업이 몰린 지역이기도 하다.

이런 탓에 정치권에서는 연임 불가 지역으로도 꼽히는 지역이다. 

이 같은 영향은 이번 20대 대선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기를 쥐었으나, 경기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패배했다.


경기도에서만 46만표 차이가 났는데 이 고문의 경기도 영향력이 여전함을 보인 셈이다. 

그동안 ‘경기도에서 승리하면 대선에서 이긴다’는 공식도 깨지게 된 만큼 지방선거 전망도 더욱 안갯속 정국으로 빠져든 양상이다. 한 발도 양보할 수 없는 탓에 여야 모두 필승카드를 꺼내드는 모습이다.

경기도지사로 어떤 인물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민주당, 국민의힘 양측에게 영향이 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도지사로 누가 가장 유력하다고는 가늠하기 힘들다. 

현재까지 경기도지사직 출마 의사를 내비친 인물은 당내 무게감을 가진 인물이 다수다. 이들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기도지사의 존재감이 이전보다 커졌다.

특히 대선에서 경쟁을 벌였던 인물들까지 합류하면서 경기도가 지방선거 중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모양새다. 뼈아픈 패배를 기록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수성을 해야 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선 본격적인 경선 시작 전에 중량급 인물들이 경기도에 뛰어드는 이유로 벌써부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는 인물은 다음 대권주자로 자연스럽게 급부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차기 대선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고, 대선 이후의 상황을 주도하기 위해 반드시 여야 모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여야 모두 내세우려는 후보부터 힘을 들이는 이유다. 과거에는 민주당 돌풍을 일으키며 경기도 지역에서 보수가 참패를 기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효과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셈이다. 

당선되면 차기 대권주자로 우뚝
내부 경쟁 가열…계파 생존 필수

아직까지는 민주당이 지방 조직력을 굳건히 하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지방권력의 재창출, 교체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국민의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가 대선에서 패배한 지역이기 때문에 경기도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서 경기도지사가 탄생한다면 서울시장과 함께 수도권에서 큰 파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대선 경쟁자였던 이 고문의 텃밭을 차지해야만 민심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는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경기도에서 승리한 당이 2년 뒤 펼쳐질 총선과 이후 선거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용이하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으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서울은 고사하더라도 경기도지사마저 국민의힘에게 내준다면 수도권을 모두 내준 만큼 정치적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지사 직은 다음 대선 준비뿐만 아니라 당내 세력을 서로 견제하기 위한 속내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서는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 대거 등판하는 이유로 내부 투쟁도 한몫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은 벌써부터 서로를 견제하는 움직임이 상당하다.

민주당에서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인물은 5선의 안민석 의원,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 염태영 전 수원특례시장 등이다.  

이 고문과 단일화하면서 일찌감치 명심이 김 대표 쪽으로 기울었다는 의견이 나오는 만큼 안 의원 등이 김 대표를 향해 강한 타격을 가하는 중이다. 이런 탓에 민주당 내에서는 후보들 간 서로 날선 공방이 오간다.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함진규 전 의원, 현역인 김은혜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유 전 의원의 독주가 예상됐으나 당내 경선은 김 의원의 합류로 예측불가 양상을 띤다. 국민의힘에서도 당내 계파가 뚜렷하지 않은 유 전 의원을 향해 날선 비판이 가해진다. 최근 유 전 의원의 주소지 이전을 두고 위장전입이라며 집중타격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는 여소야대 형국에서 차기 정부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자신의 세력이 필요하다. 김 의원을 내세워 자신의 세력과 시너지를 발휘하려는 움직임으로 비친다.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직에 당선될 경우 자신만의 세력으로 꾸릴 가능성이 있다. 그 역시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잠룡으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모두 경기도가 반드시 사수해야 할 지역으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라며 “집안싸움이나 할 때가 아니라 어떻게 경기도민의 마음을 살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경기도민은 일 잘하는 인물을 원할 것”이며 “유능한 이미지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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