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상신브레이크 속사정

2020.11.30 10:42:14 호수 1299호

견고하던 흑자탑 ‘금갈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브레이크 마찰재 1위 회사 상신브레이크는 적자를 내지 않는 회사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고객사들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계열사 실적마저 감소세를 보이며 상신브레이크는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내고 있다.

▲ 상신브레이크 본사 ⓒ상신브레이크

상신브레이크는 브레이크 마찰재 전문 회사다. 차량용 제동장치는 마찰력으로 속도를 조절하는 마찰식 브레이크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데, 상신브레이크는 여기에 주된 역할을 담당하는 마찰재를 다룬다.

국내 1위

창업주는 정도철 회장이다. 지난 1975년 회사를 설립한 그는 그야말로 ‘마찰재 외길’을 걸었다. 창업주의 집념 아래 성장한 상신브레이크는 매년 흑자를 기록하며 중견 상장사로 거듭났다.

현재 상신브레이크는 2세 경영 체제다. 후계자는 창업주의 장남 정성한 사장이다. 정 사장은 지난 2004년 상신브레이크 최대주주로 등극한 바 있지만 완전한 승계는 이후에 이뤄졌다.

정 사장은 2016년 3월 사장으로 승진했고, 2018년 12월 창업주가 주식 대부분을 자손들에게 증여하면서 비로소 승계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상신브레이크는 국내 마찰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3년간(2017~2019) 점유율은 50%에 가깝다. 여타 경쟁업체 비중이 20% 초반대인 점을 미뤄봤을 때, 압도적인 수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상신브레이크는 2003년 중국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인도, 미국, 멕시코 등에 깃발을 꽂기 시작했다.

상신브레이크는 주로 완성차 제조사, 자동차 부품업체 등에 제품을 납품한다. 실적이 고객사들의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는 까닭이. 그러다 보니 올해부터는 만만치 않은 상황에 놓였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상신브레이크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2020년 자동차 경기 전망’을 낮게 점쳤다. 회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자동차 산업의 공급과 수요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예상대로 상신브레이크는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공장 셧다운이 그 방증이다.

상신브레이크는 올해 5월에만 모두 6일 동안 모든 공장의 마찰재 생산을 중단했다. 사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판매시장 변화에 따른 조업일정 조정’이었다.

공장 가동이 멈춘 영역은 ‘브레이크 패드’였다. 브레이크 패드는 상신브레이크의 주요 매출 상품이다. 최근 3년간 브레이크패드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만 전체의 67.3%, 70.3%, 73.9%였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77.9%였다.

다만 상신브레이크는 보유 재고가 있기 때문에 영업활동에 생길 차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 공장 셧다운
창립 이후 첫 적자 가능성도

생산중단은 계속됐다. 브레이크 패드 생산 가동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매달 멈춰 섰다. 사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완성차 판매 감소에 따른 고객사 발주 감소’로 변경됐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신브레이크는 해당 기간 동안 매달 9일, 9일, 6일, 7일 동안 생산을 중단하면서 총 37일(5~9월 사이) 동안 셧다운을 겪었다.


상신브레이크는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상신브레이크의 최초 실적은 지난 1999년이다. 이때부터 상신브레이크는 단 한 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

최근 3년간 실적도 계속 플러스였다. 상신브레이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3845억원, 3786억원, 3919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359억원, 207억원, 156억원으로 나타났고 순이익은 241억원, 99억원, 54억원이었다.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마이너스로 전환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흑자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상신브레이크 제품 ⓒ상신브레이크

상신브레이크의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250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13.9% 하락한 수치다. 속사정은 더 좋지 않았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81.4% 하락한 19억원,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간 24억원에서 -75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계열사 부진도 간과하기 어렵다. 상신브레이크 계열사는 모두 11곳이다. 국내 5곳과 해외 6곳이다. 대부분 브레이크 마찰재 관련 회사다. 특수관계 국내 법인 1곳을 제외하면 종속회사는 10곳으로 정리된다.

이들 중 3분기 기준, 흑자가 발생한 법인은 3곳에 그친다. 모든 종속회사의 순이익을 합산하면 -87억원이다. 최근 3년간 10개 종속회사에 대한 순이익 변화는 47억원, -56억원, -87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가 더 남은 점을 미뤄봤을 때, 적자 폭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갑작스러운 실적 변화에 배당에도 관심이 모인다. 최근 3년간 상신브레이크는 32억원, 19억원, 19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성향(순이익에서 주주 몫으로 돌아가는 배당금의 비율)은 13.6%, 23.6%, 47.7% 였다.

첫 적자?

상신브레이크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공고한 편이다. 최대주주는 정 사장으로 12.48%의 지분을 쥐고 있다. 이어 오너 일가 회사인 듀오정보에서 11.83%를 갖고 있다. 정 사장 다음으로 지분을 많이 쥐고 있는 개인은 김명균, 김혜정씨다. 이들은 정 사장의 친인척으로 분류되며 각각 4.57%, 4.28%의 몫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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