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본 테일러 감동 스토리

40세 베테랑이 신데렐라로

6타 차 뒤집은 감격 우승

세계랭킹 447위에 불과한 40세 프로골퍼가 11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세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PGA 투어 홈페이지는 “40세 베테랑 골퍼가 신데렐라가 됐다”고 보도했고 본인도 “예상치 못한 우승”이라며 기뻐했다. 오랜 시련 끝에 우승하는 감격을 맛본 주인공은 2006년 라이더컵에 미국 대표로 출전하면서 최정상급 선수로 평가받은 본 테일러(미국)다.

테일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2· 6816야드)에서 끝난 AT&T 페블비치 프로암(총상금 700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최종합계 17언더파를 기록한 테일러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1.6m짜리 버디 퍼트를 놓친 필 미켈슨(미국)을 한 타 차로 따돌렸다.

1999년 프로에 데뷔한 테일러는 2005년 8월 리노 타호 오픈을 2연패한 뒤 무려 10년5개월24일 만에 투어 통산 3승째를 거뒀다.

대회 직전, 심지어 3라운드가 끝날 때까지도 그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번 대회에는 조던 스피스(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등 세계적인 톱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했다. 게다가 테일러는 3라운드까지도 선두에 6타나 뒤졌다. 테일러는 최종일 데일리 베스트인 7타를 줄였다. 테일러는 우승한 뒤 “나도 너무 놀랐다”며 “다시 우승하리라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대회에 출전한 것도 운이 좋았다. 그는 2012년부터 PGA투어카드를 잃은 채 남미에서 주로 열리는 2부투어 웹닷컴투어에 주로 나섰다. 이번 대회 직전에도 그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웹닷컴투어에 출전했지만 감기로 도중 포기했다. 직후 PGA 투어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 카를 페테르손(스웨덴)이 결장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대신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과거 PGA 투어 우승자인 테일러에게 가장 먼저 주어졌다.


<AP통신>은 “테일러는 일주일 전 콜롬비아에서 캘리포니아로 넘어왔고 처음 이틀 반 동안은 음식도 제대로 못 먹었다”며 “항공 요금도 아끼려고 휴대용 가방과 클럽만 들고 왔다”고 전했다. 두 살짜리 아들을 안고 현장에서 대회를 지켜본 아내 레오트 테일러는 “그의 경력에 굴곡이 너무 심했다”며 “남편은 어느 누구도 사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걸 보여줬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테일러는 이번 우승으로 2년짜리 PGA투어카드,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 출전권을 확보했다. 특히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는 테일러의 고향이다. 오거스타 대학 출신인 테일러는 “마스터스는 내게 슈퍼볼과 같은 대회”라며 기뻐했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 126만달러(약 15억2000만원)는 테일러가 최근 3년간 PGA 투어와 웹닷컴투어에서 획득한 총상금 117만달러를 넘는 액수다. 세계랭킹도 447위에서 100위로 무려 347계단이나 뛰어올랐다. <LA타임스>는 “쉽게 들어갈 것 같은 미켈슨의 마지막 버디퍼트가 벗어나면서 테일러의 삶이 극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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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