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전쟁…국민들 ‘뿔’났다 (1) 통제실 없는 식품안전정책

중국발 멜라민 파동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초강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들의 우려와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오히려 신뢰도 추락과 영업 위축을 하소연하고 있다. 잦은 식품 사고와 거기에 따른 정부 대책은 늘 사후약방문 격이었다. 결국 국민들은 자구책으로 유제품을 먹지 않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유제품에만 국한된 게 아니란 대두 등 멜라민이 첨가된 식품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정부의 입장에 ‘그럼 대체 무엇을 먹어야 한단 말인가’라는 국민들의 한탄이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무수한 사고와 방지대책에도 나아지지 않는 수입식품 안전관리의 허점을 다시한번 드러낸 셈이다. 식품안전정책 부실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처방을 진단해 보았다.

국민식탁 위협해도 뒷짐진 당국 “나만 안 먹으면 그만?”

온 국민이 멜라민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초강도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우려와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납 꽃게’,‘기생충알 김치’, ‘말라카이트 장어’, ‘생쥐머리 새우깡’ 등 그동안 무수한 식품안전사고와 방지대책에도 나아지지 않는 수입식품 안전관리의 허점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양상을 보면 다음 번에도 비슷한 형태의 대형 식품 사고가 터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소비자 안전은 뒷전
거짓 해명에 급급한 업체
지금과 같은 사태는 정부와 식품업계가 자초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소비자들에게 제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식품업체들은 소비자 안전은 뒷전이고, 책임 회피와 돈벌이에만 급급했다’는 인식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사고가 발생한 직후 정부는 해당 제품이 수입되지 않았다고만 밝히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전 세계로 파문이 확산되고 중국산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한 과자 등도 위험하다는 여론이 들끓자 그제서야 조사 대상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식약청은 지난달 28일 이미 발표한 3백5개 제품 이외에도 해태제과 4개 제품에서 추가로 멜라민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드러난 제품은 ‘미사랑 카스타드’ 3건과 ‘미사랑 코코넛’ 1건으로 현재까지 검출된 양 가운데 가장 많은 2백71.4ppm의 멜라민 성분이 검출됐다.
미사랑 카스타드(유통기한 08.09.24(46.1ppm)/08.11.30(155.3ppm)/09.0506(5.9ppm))와 미사랑 코코넛(유통기한 08.12.01/271.4ppm)에서 검출된 멜라민 양은 지난달 24일 첫 발견사례 1백37ppm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되는 양이다.  
식약청은 1백37ppm의 멜라민이 함유된 과자를 60kg 성인이 낱개포장 40개 이상, 20kg 어린이의 경우 낱개포장 13개씩 매일 지속적으로 먹어야 신장염이나 신장결석 등 인체에 유해한 정도가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멜라민 검사’ 전방위 확대 … 책임 떠넘기기에 국민만 피해
식품 사고 방지와 안전성 제고 위한 총체적 대책 마련 시급

커피크림의 경우도, 멜라민 1.5ppm이 검출된 커피크림제품을 60kg 성인이 20kg 이상씩(커피 약 3천7백잔~4천잔 이상씩) 매일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신장염, 신장결석 등의 유해영향 발생이 우려되는 것으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물론 이번에 검출된 양도 소량으로 인체에 심각한 정도로 유해한 것은 아니라는 게 식약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멜라민 검출 양이 많고 적음이 아니라 소비자가 도대체 어떤 제품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식약청은 처음에는 조사 대상목록도 해당 식품업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게다가 일부는 직접 시중에서 수거하지 않고 업체로부터 견본을 받아 조사한 것으로 드러나기까지 했다. 이후 멜라민이 검출되자 나머지 조사 대상을 밝혔고, 수백개에 달하는 조사 대상제품을 확인하기 어렵고 일부는 내용에 오류가 확인되는 등 도리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태 등 제과업체들은 사건 초기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유제품을 사용하지도 않고 중국에서 들여오지도 않는다”며 발뺌을 했다. 그러나 식약청의 명단 발표 결과 거짓말로 밝혀졌다. 멜라민이 검출된 뒤에는 “어떻게 된 경위인지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며 “다른 제품은 문제가 없다. 검출 제품도 해로운 정도는 아니다”라고 무책임한 주장만 하고 있다. 더욱이 “식약청의 조치가 과도해 사업이 위축된다”며 불평스러운 입장만 내놓았다.
사고 때마다 땜질식으로 이것저것 대책을 쏟아놓고는 잠잠해지면 ‘규제 완화’라며 업계의 요구대로 도로 후퇴하는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도 소비자의 신뢰를 갉아먹고, 정부 정책에 대한 권위를 떨어뜨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식품 안전 정책 및
검사체계도 큰 문제
인체에 유해한 식품을 생산하는 나라와 기업도 큰 문제지만, 이번 멜라민 파동과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태 등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 정부의 허술한 식품 안전 정책 및 검사체계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정부는 9월22일 ‘식품안전기본법 시행령’과 ‘식품위생법 전면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선진국 수준의 식품안전관리 기반이 마련돼 소비자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 멜라민 검출 사태가 벌어지면서 이를 완전히 무색하게 했다.
특히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우려를 넘어 공포감을 느낄 정도다. 전문가들은 만약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검사범위를 확대, 중국 이외 국가에서 수입한 유제품 함유식품이나 중국산 분리대두단백(햄 소시지 어묵 만두 이유식 등에 널리 쓰임)에서도 멜라민이 확인된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집단 소송제만  4번째 발표
‘부처간 이기주의’가 원인
이에 대해 정부는 멜라민 검출 우려가 있는 모든 조사 대상제품을 공개하고, 수입식품 앞면(前面) 표시제와 집단소송제 도입 등 대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원료의 원산지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여건에서 과자나 유제품은 물론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소비 기피 현상마저 우려된다.
몇 해마다 한번씩, 주기적으로 발표되는 정부의 식품안전종합대책을 보면 전에 발표했던 내용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도 정부는 ‘당정합동 식품안전+7’을 발표하고 향후 식품안전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식품집단소송제 도입, 신호등 표시제, 식품안정행정 일원화, 식품위생사범 처벌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번 대책은 겉으로 보기엔 정부가 매우 강력한 의지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대책은 과거 식품안전관련 사고가 있을 때마다 하던 이야기 그대로다. 제대로 시행조차 되지 못했던 대응책들의 종합판에 불과하다.
2000년 중국산 꽃게에서 납이 검출된 후 약속했던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은 농림부와 해수부가 업무를 떠넘기는 데 급급해 여전히 제대로 시행·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불량만두 이후 약속했던 식품안전정책위원회는 이제까지 회의 한번 열리지 않았다. 당시에도 정부는 식품피해 집단소송제 도입을 말했다. 하지만 기업의 반발로 시도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5년 기생충 김치 파동이후에도 수출국 현지 위생관리 강화와 위해식품 신속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중국산 수입 가공식품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생쥐 새우깡 사고가 났을 때도 집단소송제 이야기는 나왔다. 불과 두 달 전 발표한 ‘식품안전종합대책’에서 언급한 ‘식품안전사고 긴급대응단’은 아직 꾸려지지도 않았다. 계속 제기되었던 식품이력추적제 역시 오리무중이다.  
다시 말해 여론 잠재우기 용으로 전락한 다양한 대응책들은 늘 그렇듯 사고가 날 때만 반짝쇼로 들끓었을 뿐 시기가 지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다. 우려먹기 식의 이번 정부 대응책은 역시 전혀 신선하지 않다.
식품사고가 있을 때마다 집단소송제는 이번까지 총 4번 정도 언급했다. 한때 한나라당은 기업피해를 이유로 집단소송제를 반대했다. 먹어서 탈난 국민보다는 역시 기업이 우선이다. 2003년 학교급식 비리가 터졌을 때는 안전평가가 끝나지 않은 8개 식품첨가물을 사용금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것도 역시 업계 피해가 우려된다며 사용이 허가되었다.

사태 주범은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의 ‘부처 이기주의’
‘당정합동 식품안전+7’… 알고 보면 재탕·삼탕 똑같은 대책

식품안전행정체계 일원화도 마찬가지다. 지난 정부 시절 이해찬 총리가 ‘식품안전처’를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3·1절날 골프 파동으로 식품안전처의 논의는 물 건너갔다. 식품안전행정체계 일원화가 안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부처간 이기주의’라 불리는 농림수산식품부와 보건복지부의 싸움 때문이다.
결국 멜라민 사태도 식약청과 농림부가 서로 떠넘기다가 터져버린 사건이다. 초기에 식약청은 ‘사료와 분유의 문제’라고 농림부 소관이라고 했다. 농림부는 2007년부터 분유나 우유가 수입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결국 ‘손발 안 맞아 일 못하는’ 사태가 이번 파동의 주범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다. 안심하고 먹거리를 먹고 싶다는 것이다. 어떤 유해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는지 알지도 못한 상태로, 사고가 터지면 반복되는 대응책을 이제는 신뢰하기는 어렵다. 결국 달라진 것은 없고 반복되는 식품안전 사고만이 뉴스를 뒤덮을 뿐인 상황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국민들은 늘 불안하다.

진정성 통한 대응책 필요
소비자들 높은 관심도 중요
실제로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내세운 정책들이 제대로만 작동했다면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진정성이다. 식품업계의 어려운 사정을 지나치게 깊이 헤아리려는 식약청의 태도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방법이 됐든 업계와 정치권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식품안전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진정성을 가지고 사전예방의 원칙에 입각한 생산단계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 대한 위험 평가와 제거, 그리고 정보 공개를 비롯한 논의만 무성했던 각종 제도의 도입, 부처간의 행정 일원화. 이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응책이 아니라 대응책을 ‘실현’하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이다.
또한 먹거리 안전을 보장하려면 국민의 생명에 위해가 가든 말든 자기 뱃속만 채우려는 파렴치한 업자들에게 철퇴를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수입식품은 OEM이든, 반가공이든 검역을 대폭 강화해야 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계기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원산지 표시제는 모든 식품으로 확대 적용하되 특히 소량 성분도 원산지 표시 룰 의무화하는 게 마땅하다. 위해 식품 수거체계를 개선해 현재 10%에도 못 미치는 회수율을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먹거리 안전 정책 수립과 집행의 일관성을 확립하는 게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지금처럼 식품 안전 관리업무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식약청 등으로 분산돼 있어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체제로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성과를 거두기 힘들기 마련이다. 정부와 여야는 식품 사고로 인해 국민이 허탈감에 빠지는 사태가 또다시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번에야말로 작심하고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먹거리 안전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오상석 이화여대 교수는 “영국도 광우병 파동 이후 모든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식품안전관리체계를 개편했다”며 “식품의 생산 판매 등 이해관계를 가진 측과 안전관리를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우려를 반영해 인원과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검역 검사능력을 키우는 한편, 식품업체에 대해서는 고의로 거짓정보를 퍼뜨리거나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경우 부당이득 환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망할 정도의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해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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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