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골퍼들 지갑 열어보니…

필드의 신사들 주머니에 얼마 있나

“선수들의 지갑에는 돈이 얼마나 들어 있을까?”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의 지난해 수입은 5300만달러(635억원)에 달했다. 투어에서 2300만달러, 여기에 스폰서수입 3000만달러를 더해 2015년 골프선수 소득랭킹 1위다. 사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할 정도면 대부분 ‘백만장자’들이다. 월드스타들의 지갑이 궁금한 이유다.

필미켈슨 8100달러 확인
100달러 주고 99달러 팁

팁·군것질 용도로 현금 지니고 다녀
신용카드보다 현금…보통 40달러 소유

팁을 넉넉하게 많이 주기로 유명한 필 미켈슨(47·미국)이 지갑에 지닌 현금도 8100달러로 골프선수 중 가장 많이 가지고 다니는 선수로 조사됐다.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최근 인터넷판을 통해 프로 골퍼들의 돈지갑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지난해 투어 현장을 다니면서 관계자들에게 물어본 결과다. 대체적으로 순순히 답변한 선수들의 결과가 재미있다.

후한 팁 문화

이 잡지에 따르면 지난 2013년의 조사에서 일반적인 미국사람 42%는 40달러 미만을 가지고 다녔다. 41~99달러를 소지한다는 사람이 30%, 지갑에 100달러 미만을 가지고 다닌다는 사람은 전체 미국인의 72%를 차지했다. 이밖에 100~199달러가 17%, 200달러 이상은 11%였다. 물론 이 수치는 신용카드와 스마트폰 등 대체 결제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팁이나 비상금 등의 용도일 수 있다.
대회장에서 수많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게 되는 골프선수들은 이보다는 더 많은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것으로 보인다.
필 미켈슨은 지난해 메모리얼토너먼트 대회에 출전해 뮤어필드빌리지의 그늘집 직원에게 팁을 100달러나 줬다. 미켈슨은 빵도 없이 음료수도 없이 핫도그만 먹었을 뿐이다. 후한 팁을 주는 이유를 미켈슨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람들을 배려하는 게 좋다. 서비스를 공짜로 기대하면 안 된다. 누군가 내게 뭔가를 해주면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나중에 기자에게 지갑 내역을 문자로 보내왔다. 100달러 지폐 6500달러, 20달러 80장 1600달러, 총 8100달러였다.
미켈슨은 지난해 길거리 좌판에서 1달러짜리 레모네이드를 파는 소년에게서 100달러를 주고 레모네이드를 산 뒤에 거스름돈을 받지 않고 99달러를 팁으로 주고서 차를 타고 사라졌다는 등 언론에 미담 기사가 오르기도 했다.
이밖에 골프계 선수와 관계자들의 지갑에 들어 있는 돈은 다음과 같았다.
스티브 버코스키(골프채널 캐스터) “2000달러. 보통 500달러인데 근처에 카지노가 있다고 해서 들를 생각이다.”
데이먼 그린(잭 존슨의 캐디) “800달러는 일반적이다. 내기를 했다가 잘 안 풀리면 그 자리에서 처리하는 게 좋다.”
어니 엘스(PGA 투어 선수) “700파운드. 골프 내기 판돈은 현장에서 바로 주고받는 게 좋다.”
마크 오메이라(PGA 챔피언스투어 선수) “750달러 정도다. 현금을 선호해서 300달러를 가지고 다니면 불안하다. 다른 사람들은 신용카드를 더 많이 사용하지만 신용카드로는 팁을 줄 수 없다. 그리고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애덤 스콧(PGA 투어 선수) “팁을 주기 위해 지갑에 300~400달러를 늘 소지하고 다닌다. 미국에서의 팁문화에 익숙해졌다. 그건 미국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다. 아주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상황에서 누군가 나를 보살펴줄 거라는 생각을 하면, 그렇게 누군가를 돌봐준다는 느낌이 참 좋다.”
잭 니클라우스(은퇴한 PGA 투어 전설) “300~700달러. 150달러가 넘는 물건을 구입할 때는 카드로, 그 이하는 현금으로 지급한다.”
데이비스 러브 3세(PGA 투어 프로) “500달러 미만. 라커룸에서도 팁을 주기 위해 다른 선수에게서 100달러를 빌리곤 한다. 대회가 끝날 때면 돈이 바닥난다.”
마이크 완(LPGA 투어 커미셔너) “300달러. 프로암에서는 골퍼들과 적극적으로 내기를 한다. 홀 주변 9피트 안으로 볼을 넣는 데 얼마를 건다는 식이다. 그 돈을 치르려면 현금이 필요하다.”
잭 존슨(미국 PGA 투어 선수) “100~300달러. (캐디인) 그린이 나보다 더 많이 가지고 다닌다.”
스튜어트 애플비(PGA 투어 프로) “볼 마크용으로 50센트를 가지고 지갑엔 200달러 정도. 그것도 내겐 큰돈이다.”
폴라 크리머(LPGA 투어 프로) “200달러. 잔돈으로 가지고 다니는데, 운전하다 배고플 때가 많아서 수시로 간식을 사먹는다. 운전 중에 군것질을 즐긴다.”
션 폴리(전 타이거 우즈 교습가) “주머니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 주머니가 불룩하면 작은 키가 더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대신 가방에 200달러 가지고 다닌다. 웨이터로 일하던 시절에 생긴 습관이다.”


쓰임새 다양

모건 프레셀(LPGA 투어 프로) “150달러. 보통은 그냥 신용카드를 꺼내든다.”
타이 보타우(PGA 투어 시니어 마케팅디렉터) “100달러. 보통은 아주 조금만 가지고 다닌다. 전부 신용카드로 지불한다. 물론 모든 걸 마스터카드(PGA투어 후원사)로 결제한다.”
제시카 코다(LPGA 선수) “40달러쯤이다. 우리는 PGA 투어 선수들과 다르다. 그들은 예금 잔고의 절반을 지니고 다니지 않나.”
오스틴 언스트(LPGA 투어 프로) “14달러 정도. 지난주에 내기를 해서 돈을 잃었다. 블랙잭을 했는데 완전 쪽박 찼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