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새누리 러브콜 받은 강봉균

뼛속까지 DJ맨? 미련없이 짐쌌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공천 내홍을 빚고 있는 새누리당이 4·13총선 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장관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강 전 장관은 이를 수락했다. 야당에서만 3선 의원을 지낸 뼛속 야당 인사 중 한 사람이다. 새누리당의 ‘강봉균 카드’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야권 거물급 인사인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장관에게 20대 총선을 이끌 중앙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했다. 김대중정부 재경부장관을 지내고 현 야당 소속으로 16∼18대 3선 의원을 지낸 강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대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5년 만에…
한자리 하나

강 전 장관과 김 대표 모두 ‘경제통’으로 꼽히며 교차 영입이다. 김 대표는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멘토였으나 더 민주행을 선택했고, 여권의 러브콜을 받은 강 전 장관은 야권 출신이지만 새누리당으로 둥지를 옮겼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지금 경제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이고 위기인 만큼 경제전문가를 영입해 선대위원장으로 모시자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며 “강 전 장관과 어제 조찬을 함께 하며 중앙선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정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전에 조율이 됐다. (강 전 장관) 본인이 수락하면 확정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강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대위원장직 수용을 간곡히 부탁했고, 이틀 뒤인 16일 원 원내대표가 강 전 장관을 만나 최고위의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에서는 강 전 장관이 야당 인사로 분류되지만 평소 새누리당 경제정책과 인식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데 전원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장관은 새누리당의 제안에 대해 “내가 정치적 사심이 있어서 그런 직책을 맡는 것처럼 오해받기 싫다는 것이 고민의 첫 번째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됐든 새누리당이 됐든 어려운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포퓰리즘에 빠진 정책으로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새누리 선대위 맡으면…김종인 맞불
야권 인사지만 경제관 보수적 평가

강 전 장관은 1943년 8월13일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났다. 1961년에는 군산사범학교를 졸업하고 3년간 초등학교 교사를 한 후, 1964년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에 입학했다. 1969년 대학을 졸업하면서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년 넘게 경제기획원을 거쳐 1993년 노동부차관이 됐다. 경제기획원 활동 도중에도 학업을 계속해 1972년에서는 미국 윌리엄스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1989년에는 한양대학교에서 〈한국의 경제개발 전략이 소득분배구조에 미친 영향〉이라는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1994년 후반부터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1995년 말에 이수성 전 국무총리를 보좌했다. 1996년 8월8일부터 정보통신부장관이 되어 김영삼 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1998년 초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정책기획수석으로 발탁됐다. 얼마 후에는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1999년 5월에 재경부장관이 되어 2000년 1월까지 활동했다. 장관에서 물러난 이후 2000년 4월에는 16대 총선 경기도 성남시 분당갑에 새정치국민회의의 후보로 출마했으나 한나라당의 고흥길 후보에게 패배했다.


2001년 3월부터 2002년 6월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있다가 2002년 7월1일 전북 군산의 강현욱 의원이 전북도지사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함에 따라 보궐선거를 통해 제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2004년까지 활동했다.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등 민주당계 당적을 이어온 강 전 장관은 18대총선까지 3선 의원을 지냈으며,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과 중도통합민주당의 원내대표를 지냈다.

19대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시민통합당과의 합당 이후 민주통합당으로 재창당됐다. 강 전 장관은 민주통합당으로 당적을 바꾸게 된다. 그러나 19대총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현역 물갈이론을 내세워 강 전 장관을 공천하지 않았다.

19대 총선 때
물갈이 휩쓸려

특히 호남지역의 다선 의원은 ‘민주당 텃밭’임을 감안해 현역의원에 대한 교체에 대한 목소리가 거셌다. 이 와중에 강 전 장관은 본인과 아들의 병역문제와 보좌관 비리가 확산되면서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과 함께 불출마 선언을 했다.

하지만 2013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경제자문을 맡으면서 정치를 다시 시작했다. 2014년 정계은퇴 선언을 번복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전북도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송하진 전 전주시장에게 경선에서 패했다.
 

강 전 장관에게는 몇 가지 흑역사도 있다. 재경부장관으로 있을 당시 ‘400만 신용불량자들 양산’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 추진한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수백만 신용불량자를 양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 전 장관이 재임하던 시절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 사용한도 폐지 ▲길거리 카드회원 모집 ▲신용카드 매출전표 복권제도 등을 도입하며 신용카드 규제를 완화했다.

이때 카드사는 노숙자도 카드를 만들 수 있도록 유도했다. 카드사가 높은 이자율로 고리대금업에 가까운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그 결과 1998년 193만명이던 신용불량자의 숫자가 2004년 382만명으로 폭등했다.

특히 규제완화로 한해 카드사용자가 100만명씩 증가했고 이들의 80%가 신용불량자가 됐다. 정부가 앞장서 국민들에게 과소비와 사치를 조장해 신용불량자를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북 출신 DJ정부 재경부장관 지내
우리·민주당 등 더민주 전신서 3선

이로 인해 2004년 신용카드 특검이 이루어졌는데, 강 전 장관은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강 전 장관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당시 참여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경제정책을 주도했던 강 전 장관은 국민 앞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책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병역비리로 강 전 장관과 아들의 병역문제를 다루며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MC몽 병역비리 브로커였던 김모씨가 병무청 직원들에게 돈을 주고 강 전 장관의 아들을 보충역으로 처분해줬다고 진술했다.


2002년 7월6일 <오마이뉴스> 기사에도 강 전 장관의 부인이 병무청 직원에게 돈을 주고 아들의 병역 감면 청탁을 했다는 병무청 직원의 검찰 진술 보도가 소개됐다. 서울지검은 당시 병역문제를 수사하며 강 전 장관의 아들과 관련된 '병역비리 혐의' 내용을 확인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더 이상 수사를 진척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 전 장관 아들의 병역문제 혐의를 진술했던 서울병무청의 한 관계자는 김 전 청장 뇌물수수와 관련해 뇌물공여자 중의 한 사람으로 검찰에 소환된 바 있다.

이 때 병무청 직원은 “강 전 장관의 아들이 지난 93년 서울병무청에서 실시한 신검과정에서 천식이라는 병명으로 보충역 또는 면제를 받으려고 시도하다가 실패했다”며 “얼마 뒤 강 전 장관의 부인이 서울병무청에 근무하는 나에게 1000만원을 주며 천식으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했다.

강 전 장관의 아들은 94년에 유학을 떠나 지금까지 20여년간 해외에 거주하며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여성과 결혼해 영주권을 취득했다.

신용불량 양산
병역비리 의혹

지난 2005년 강 전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이제 만31세가 됐다. 우리 나이로 서른두살이다. 학부를 마치고 대학원을 진학하기 위해 현재 비즈니스 커리어를 쌓고 있다. 공부를 마친 후에 병역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답변했지만, 아들은 귀국하지 않았고 더불어 병역소집기간을 넘기고 이혼함으로써 위장결혼 의혹까지 제기됐다.


강 전 장관 본인도 병역기피 의혹이 있다. 1964년 병역기피 이후 입영했다가 결핵 판정으로 귀가조치됐다. 1967년 입영연기된 이후 1968년 갑종 판정을 받았는데, 1969년 행정고시를 합격하며 갑자기 보충역으로 편입된다. 미국유학을 다녀온 후인 1974년에는 고령으로 병역이 면제됐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강 전 장관에 대해 전형적인 병역기피 패턴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총선 필승카드' 여야 경제공약 비교

4·13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경제 관련 ‘필승정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자리 창출’이 1순위 정책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경제민주화’ 공약이다.

지난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각당 총선 10대 정책·공약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더민주, 국민의당은 공통적으로 ▲일자리 문제 해결 ▲가계부채 대책 마련 ▲사교육비 부담 경감 ▲서민경제 살리기 등을 목표로 한 공약을 내놨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새누리당의 다른 이름은 일자리 창출 정당”이라고 규정한 만큼 10대 공약 중 첫 3가지가 내수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창출, 미래성장동력 육성을 통한 일자리창출, 국민맞춤형 일자리창출 다짐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졸자부터 만 34세까지 청년을 대상으로 취업보장을 위한 청년희망아카데미 전국 확대,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기회 확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어르신 일자리 매년 10만개씩 확대 공급 등이다.

더불어민주당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정당이 국민 선택을 받을 것”이라며 ‘김종인식 경제민주화’를 띄우고 있다. 경제민주화로 경제질서 정상화를 추진하고 대·중소기업의 균형적 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일부 재벌대기업의 문어발식 골목상권 진출, 부당한 중소기업 착취 관행 등을 고치기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하도급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등 관련법 개정 및 제정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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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