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짝 다시 모여”…민주당 권력지형 대변화


민주당에 ‘미미한’ 권력지형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계파별 세분화 얘기가 회자되고 있는 중이다. 그간 당을 장악했던 정세균 대표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쇠약해진 것이 단적인 예다. 반면 대권 도전에 실패한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18대 총선에서 낙마했던 거물급 인사들의 ‘복귀설’이 대두되면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물론 민주당 정체성 문제를 빌미 삼아 ‘탈여의도 정치’에서 ‘여의도 정치’ 플랜을 재가동할 조짐이다. 이는 이미 예견됐던 것이다. 문제는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김설’과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의 ‘연말 복귀설’이 현실화되면, 민주당 권력지형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은 마치 마라톤 경주를 하는 것 같다.” 민주당 한 관계자가 던진 일침이다. 1위 그룹인 정세균 대표에게 힘을 실어줄 시기에 2~3위 그룹인 민주연대,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의 ‘연말 복귀설’ 등에 온통 관심이 쏠려, 이들이 언제 ‘스퍼트’를 할지에만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주당 내 현실은 2~3위 그룹에 무게가 실리는 쪽으로 급변하고 있다.

노무현, 당내 갈등 조장…권력지형 변화 예고
이런 분위기는 최근 들어 급격히 감지되고 있다. 정 대표의 최근 행보가 민주당 내 정체성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권력지형 변화에 미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권력지형 변화에 민감한 인사들은 이때부터 자신들의 ‘주군’의 행보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들의 행보에 따라 권력지형 변화의 폭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6일 전당대회를 통해 정 대표 체제가 출범한 이후 386 인사를 중심으로 정동영계, 구민주계 등은 단일대오를 형성,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몸을 낮춰왔다. 심지어 민주당 내 각 계파들이 와해됐다는 말까지 회자됐을 정도다.

또한 정 대표는 당권 장악 이후 당내 위상이 높아졌다. 민주당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 대표는 ‘측근심기’에 주력하며 당 장악을 도모했다. 게다가 한 동안 그를 중요 포스트로 보는 386계를 비롯해 손학규계, 정동영계를 등에 업고 거칠 것 없이 전진했던 것.

그러나 최근 민주당 내에서는 각 계파간의 단일대오에 대해 ‘한시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각 계파간의 계획대로 당이 움직이지 않으면 다른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내 계파를 깊이 들여다보면 그 내막을 알 수 있다.

우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호남 선량들과 호남표로 의원이 되겠다는 수도권 정치인들이 민주당을 망치고 있다”는 발언이 적잖은 파동을 예고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번 발언을 계기로 ‘곪을 대로 곪은 당내 불만이 드디어 폭발했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당내 권력지형에 미미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리기도 한다. 당을 장악하고 있는 정 대표를 비롯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견제구(?)를 던진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권력지형 대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비주류계로 손꼽히는 구민주계, 김근태계, 정동영계, 친노계 등의 활동 반경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민주연대 등이 발족되면서 당 내 ‘미미한 변화’가 권력의 역학구도를 건드리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주류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민주당 내부의 반응은 두 가지로 엇갈린다.
일단 민주당의 고질병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개혁색채를 드러내 ‘정체성 논란’ 등을 잠재우고 강한 야당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게다가 10%대에 머물고 있는 민주당 지지층을 복원시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반응이다.

“썩지 않게 하는 소금 역할과 함께 열매를 맺게 하는 가을 햇볕 역할도 해 달라”는 정 대표의 발언이 이를 반증한다.

반면, 비주류 인사들이 대거 활동반경을 넓힌 이상 ‘일을 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 대표 체제가 안정을 찾아가는지 여부에 따라서 민주당 평가가 달라진다는 것. 이는 정 대표의 향후 행보에 따라 이들이 큰일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주류 활동 개시 정세균 위기론 대두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내 정체성 논란이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이들이 당 분열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최후 카드로 신당 창당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한마디로 민주당이 망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얘기다.

때문에 정치권 일부에서는 정 대표의 향후 행보가 민주당 내부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시선은 민주당 내 계파 ‘세분화’로 더욱 짙어진다. 이런 까닭에 정 대표는 표면변화보다는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즉 당내 권력지형 변화로 인해 당 입지에 ‘적신호’가 켜진 것을 ‘감’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민주연대 등 각 계파가 세분화되면 정 대표의 입지는 큰 손상을 입을 뿐 아니라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미 중립 인사로 분류됐던 김종률 의원에 대한 ‘탈당설’이 한때 나돈 것도 반정세균 체제가 미미하게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귀띔했다. 이는 “민주당 앞날이 캄캄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민주당 주변에서 ‘정동영·손학규 복귀설’, ‘김근태 여의도 정치 복귀’이 회자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손 전 대표는 수원 장안, 정 전 장관은 전주 덕진 출마설, 김 전 장관은 민주연대를 발판으로 세 불리기에 나섰다는 말이 민주당 주변에서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손 전 대표와 정 전 장관은 연말을 기점으로 여의도에 복귀, 본격적인 세 불리기를 통해 내년 4월 실시예정인 재보선 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정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형성했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꼼수가 있다. 정 대표를 지지했던 손학규계, 정동영계 인사들은 ‘주군’이 돌아오면 얼마든지 새로운 계파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정세균 체제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인사들은 손 전 대표가 복귀할 경우 정세균계가 아닌 손학규계로 ‘재탄생’할 소지가 높다. 게다가 반 정세균 체제 성향을 띌 것으로 보이는 민주연대에 천정배 의원의 민생정치모임 및 정동영계 인사들이 동참했지만, 정 전 장관이 복귀할 경우 이들 역시 ‘주군’의 명령을 받들 공산이 크다.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강창일·박영선·우윤근 의원,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최재성 대변인, 강기정 의원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더욱이 친노계도 독자세력을 모색하고 있고, 와해되다시피 한 구민주계도 정 대표로부터 소외된 그룹인 만큼 ‘재결집’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민주당 내부에서 반 정세균 체제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도 측근들과의 교감을 통해 민주당 내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할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때문일까. 민주당 내부에서는 ‘헌신짝들이 모여 또 다른 헌신짝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새로운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재선의원은 “DJ·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에서 물러나야 된다”며 “민주당 소속이지만 민주당의 앞날에 ‘먹구름’만 잔뜩 끼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민주당 한 관계자 역시 “각 계파들이 다시 이합집산으로 ‘재탄생’될 때에는 정세균 체제가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자칫 계파가 재탄생되면 당이 쪼개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거물급 귀환 여부 관심사…분당 등 전운 감돈다
이처럼 이런저런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정 대표 체제는 출범 3개월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비주류의 활동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대두되면서부터다. 특히 반 정세균 체제 성향을 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권력지형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손 전 지사와 정 전 장관의 조기 복기설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정 대표 체제에 이상기류가 흐를 뿐 아니라 권력지형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조짐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권력지형 대변화를 놓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적잖은 파열음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당 내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