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진땀 흘린 이세돌

알파고와 멋진 승부 “대단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알파고’가 한판 승부를 벌였다. 이 9단은 AI와 바둑을 둔 프로 기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이 9단은 바둑계를 제패한 포스트 이창호 시대의 최고의 바둑기사로 ‘바둑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세돌 9단은 조훈현, 이창호에 이은 세계 바둑 최강의 계보를 이어가는 바둑기사다. 세계대회 우승 횟수가 이창호 다음으로 많고, 12세에 입단해 한국 프로 기사 중 최연소 입단 3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1위는 조훈현 9세, 2위는 이창호 11세다.

역사에 기록될 5국
바둑천재 파격행보

이 9단은 전남 신안군 비금도 출신이다. 꽤 특이한 이름의 소유자인데 그의 이름에 쓰이는 한자인 돌(乭)자는 한국에서만 쓰이는 한자다. 돌(石)석자에 을(乙)자를 합쳐 만든 글자다. 석(石)자는 돌이라는 뜻을 나타내고, 을(乙)자는 한자와는 상관없이 돌의 받침 ‘ㄹ’을 나타낸다.

이 9단은 2012년 발간된 자서전 첫 머리에 “내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아버지에게 배웠다”고 단언한다. 그의 부친은 대학 졸업 후 몇 년 간 교편을 잡았으나 어떤 연유에서인지 고향 섬 비금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5남매를 길렀고 자식 모두에게 직접 바둑을 가르쳤다.

이 9단은 만 5세 무렵 또래의 섬 아이들과 함께 아버지에게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다. 1989년 조훈현의 응씨배 우승이 프로기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계기였다고 한다. 프로기사가 되기 위해 9세에 서울로 바둑유학을 왔다.


12세에 프로기사로 입단했다. 형인 이상훈을 프로를 따라 입단했으나 자신보다 기재가 뛰어난 동생을 본 형은 “나는 이세돌을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은퇴하겠다”고 선언하고 동생 이 9단 지원에 전념한다.

1995년에 입단하고 그 뒤 2단이 되는 데 3년이 걸렸다. 1999년에 3단이 된 뒤로 크게 활약하기 시작했다. 2000년부터는 두각을 나타낸다. 32연승이라는 역대 연승 3위 기록을 세우며 ‘불패소년’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다. 당시 최우수기사상을 수상했다. 이후 3년간 바둑계를 휩쓸지만 당시 3단에 불과했다.

이는 이세돌이 더 높은 단을 달기 위해 치러야 하는 승단대회를 제대로 치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형식에 젖어 과도한 대국수로 스타급 기사를 혹사시키는 승단대회의 문제점은 이전에도 지적되고 있었지만 최초로 그 제도에 정면으로 대항한 사람이 이 9단이었다.

3단에 불과한 이 9단은 메이저 세계대회인 후지쯔배를 우승하고 LG배 결승에 진출하면서 승단대회 무용론을 몸소 보여줬다. 이때 여론의 지지도 받게 된다. 결국 한국기원은 2003년부터 승단 규칙에 “세계대회 우승시 3단 승단, 준우승시 1단 승단”을 추가했다. 이세돌은 이 대회들에서 우승하며 단 5개월 만에 9단이 된다.

이후에도 2009년 5월까지 국내랭킹 1위, 10번째 세계대회 우승을 하는 등 정상급 기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바둑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지적하면서 괘씸죄로 징계를 받게 된다. 그러자 이 9단은 이에 반항해 2009년 6월30일부터 2010년 12월31일까지의 18개월 휴직계를 제출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이 9단은 기보에 대한 저작권 문제와 대국료 관련 문제로 한국기원과 마찰을 빚었다. 하지만 이 9단은 휴직 6개월여 만인 2010년 1월 11일 한국기원이 복직조건으로 내건 ▲소속기사 내규의 준수 ▲중국리그 수입 일부를 기사회 기금으로 내는 문제의 수락 ▲공동저작물인 기보저작권의 사용 권한을 기사회에 위임하는 것 등에 대해 합의 하면서 휴직을 끝냈다.

비금도 출생…5세부터 아버지에게 배워
프로기사 목표로 9세 때 서울 바둑유학


한국기원과의 앙금을 청산하고 복직하자마자 파죽지세로 24연승과 함께 덤으로 제2회 BC카드배 결승에서 창하오 9단을 3:0으로 압살하면서 세계 타이틀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된다. 세 판 모두 불계승.

이 대회 16강전에는 당시 중국 랭킹 1위이던 콩지에를 상대로 초반에 대마가 잡혀 85집 정도를 잃은 상태에서도 역전승을 했었다. 그날 인터뷰에서는 이 9단은 “초반에 밀려서 그냥 두는 데 의의를 뒀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2011년 4월 제3회 BC카드배 결승에서 라이벌로 여겨지는 구리 9단을 상대로 3:2 신승을 거두고 BC카드배 2회 연속 제패에 성공한다. 2012년 12월13일,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에서 구리 9단을 2:1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삼성화재배는 통산 4번째 우승한 것. 구리 9단과의 상대전적도 10승 1무 14패로 약간 회복했다.

2014년 구리 9단과의 인생승부 10번기를 시작했다. 10번기는 제한시간이 4시간에 1분 초읽기 5회. 월드컵 기간인 6월을 제외하고 1월부터 11월까지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에 개최되며 먼저 6승자가 나오면 종료된다. 승자는 우승상금 500만 위안(약 8억 4000만 원)을 패자에게는 20만 위안(약 3500만 원)의 여비가 지급된다. 단, 최종 성적이 5승 5패일 경우 상금을 절반씩 나눈다. 이 대회에서 이 9단은 6승 2패로 승리한다.

세계 바둑계 평정
구글 인정한 실력

2011년 4월, 제3회 BC카드배 결승에서 라이벌로 여겨지는 구리 9단을 상대로 3:2 신승을 거두고 BC카드배 2회 연속 제패에 성공한다. 2012년 12월 13일, 삼성화재배 결승 3번기에서 구리 9단을 2:1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삼성화재배는 통산 4번째 우승한 것. 구리 9단과의 상대전적도 10승 1무 14패로 약간 회복했다.

이 9단은 30대에 접어든 이후부턴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준우승만 내리하며 서서히 기량이 하락하고 있다. 2016년 2월 한국 랭킹은 2위(1위는 박정환 9단)로 떨어진다. 다만 박정환 9단이 세계무대에선 국내무대만큼 기량을 잘 못발휘하는 편이라 국내용이라는 오명이 있다 아직도 한국바둑에서 이 9단의 위상은 죽지 않았다.

2016년은 연초부터 굵직굵직한 대국이 이어지고 있는데, 몽백합배 결승전에서 커제와 접전 끝에 준우승했다. 이후 이 9단은 제34기 KBS바둑왕전, 제43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에서 결승대결을 펼치면서 일명 8번기를 펼쳤다. 바둑왕전에서는 박정환 9단에게 첫 판을 딴 후 내리 두 판을 내주며 준우승했다. 명인전에서는 3승 1패로 박정환 9단을 꺾으며 통산 4번째 명인전 우승을 차지한다.

이 9단은 중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바둑기사다. 평소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한다.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인데 내가 우승해서 미안합니다”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요” “이름도 잘 모르는데 그들의 바둑 실력을 어이 아나?” 등이 대표적인 이 9단 어록이다.

구글이 선택한 이유?…저돌적인 스타일
묘수·잔수 강해 “아마추어에 인기 굿”

이창호의 바둑이 느긋하면서도 안정적인 계산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스타일이라면, 이 9단은 압도적인 수읽기를 통한 흔들기로 상대를 난전으로 끌어들인다. 상대를 혼란시키고 압살해버리며 묘수와 잔수가 아주 강해서 전투가 많이 일어난다. 때문에 아마추어와 일반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구글이 이 9단에게 도전장을 내민 이유이기도 하다. 이 9단의 이 같은 전투 스타일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센돌’이란 별명에서 보듯이 이 9단의 힘은 가공할만 하다. 저돌적이며, 모험심이 가득하며,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다. “지구상 최정상 프로바둑기사 중 이 9단은 가장 창조적이며 직관과 상상력에 기반둔 착점으로 일관하는 기사”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 같은 평가를 구글이 중요시 한 것이다. ‘돌부처’ 이창호라면 워낙 신중하기에 알파고 도전에 장고할 수 있겠지만, 이 9단의 경우는 호기심이 많아 도전에 응할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9단은 구글의 제안을 단 5분도 되지 않아 승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고의 도전장을 큰 고민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에 구글의 노련한 노림수가 숨어 있다. 박정환 9단이 국내 랭킹 1위이긴 하지만, 이 9단은 중국 프로기사에 공포의 대상이다. 중국에선 한국에서 가장 강한 상대를 이 9단으로 꼽는 것이다. 예전 이창호의 자리를 그가 꿰찬지 오래다.

특히 이 9단에 대해서 중국 바둑팬은 부러움과 질시, 두가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 ‘바둑원조’인 중국에선 구리 9단과의 ‘10번기 이벤트’에서 이 9단이 구리 9단을 누른 것에 여전히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거침없는 입담
중국인이 질투

구글이 중국의 자존심이었던 구리 9단을 인상적으로 누른 이세돌과의 알파고 대결을 추진한 것은 그래서다. 이 9단에 지면 지는대로 의미있고, 이긴다면 중국 바둑에게도 우세하다는 평가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IT업계도 인공지능 개발과 진화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9단과의 세기의 빅이벤트는 구글로서는 인공지능 측면에서 ‘중국보다 한참 퍼스트 무버(First Mover)’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할 기회로 여겼다는 것이다.   
 

<min1330@ilyosisa.co.kr>

  


[구글 알파고는?] 

구글의 인공지능개발 자회사인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두 가지 신경망을 통해 결정을 내리며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알파고는 2016년 3월9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되는 이세돌 9단과의 세기의 바둑대결로 화제가 되고 있다. 알파고는 다른 바둑 프로그램들과 총 500회 대국을 벌여 499회 승리하기도 했다. 2015년 10월에는 유럽바둑대회 3회 우승자인 판 후이(Fan Hui) 2단을 상대로 대국, 5전 전승했다. 이 승리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전문바둑기사를 상대로 거둔 사상최초의 승리였다.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세계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와 대결에서 승리하며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을 끌기는 했지만 바둑은 컴퓨터 인공지능이 도전하기에는 버거운 분야로 여겨졌다. 체스가 한 위치마다 가능한 수가 평균 20개 정도라면 바둑은 200개 정도일 정도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바둑판에서의 경우의 수는 10의 170승으로 전 세계 원자 수보다 더 많다고 한다.)

수많은 경우의 수 중 선택하기 위해 알파고는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네트워크 프로세스를 이용한다. 수의 위치를 계산하는 ‘정책망’으로 탐색의 범위를 좁힌 뒤, 가치망으로 승률이 가장 높은 수를 판별해낸다. 이 두 네트워크가 서로 얽혀가며 바둑판에서 상대 수를 읽고 확률을 측정해 다음 수를 두게 된다.

또한 알파고는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한다. 알파고는 2015년 10월 판후이 2단과 대국을 치른 이후 대폭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전해졌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3월 8일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자기학습으로 지난 5개월 동안 스스로 학습하면서 더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는 분산 시스템 버전의 알파고가 참여했다. 48개 CPU(중앙처리장치)를 사용하던 단일 시스템 버전과 달리 1200여개 CPU를 사용해 더 강력해졌다. 판후이와의 대국 때에도 분산 버전이 사용됐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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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