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이 노리는 신동혁 미스터리 추적

“유엔·국정원 탈북자에 놀아났다”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북한은 2014년 10월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을 시작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유명 탈북자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공개해왔다. 북 정권이 공개한 영상 중 가장 뜨거운 관심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 북한인권운동가 신동혁씨다. 지난 9년간 증언활동을 통해 인권운동계의 스타로 떠오른 신씨에 대해 북한은 “정치범수용소 출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영상 공개 직후 신씨는 의혹과 논란 속에서 활동을 중단했으나 최근 활동을 재개했다. 신씨를 둘러싼 진실을 추적했다. 
 

신씨는 개천수용소(이하 14호) 완전통제구역에서 나고 자라 탈북한 유일의 생존자라고 주장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증언활동을 펼쳤다. 그는 유엔(UN)과 미 백악관 및 국무부에도 들어가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북한을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수용소 출신 아닌가
아버지 경험 진술? 

그러나 북한이 공개한 ‘거짓과 진실 신동혁은 누구인가’ 속에 등장한 그의 아버지는 “우리는 정치범수용소에 없었다”고 주장하며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직후 신씨는 영상 속 남성이 자신의 아버지가 맞다고 시인했다. 얼마 후 그는 14호 관리소(완전통제구역으로 이뤄진 정치범수용소)에서 태어났지만 6세 때 18호 관리소(형사범수용소)로 이감됐다고 증언을 번복했다.

논란과 의혹 속에서 신씨는 지난해 5월 이탈리아 의회에서 증언했다. 9월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던 유엔 주재 북한인권토론회에 방문하려 했으나 가지 않았다. 신씨가 가지 않은 것은 유엔 측의 만류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설립과 북한인권결의안 유엔총회 채택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신씨에게 보인 태도로선 확연히 달라진 것이었다.

10월엔 해리티지재단이 운영하는 뉴스사이트 데일리 시그널(The Daily Signal)에 북한의 인권상황과 탈북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해리티지재단은 미국의 정책에 큰 영향을 끼치는 보수주의 싱크탱크로 유명하다. 지난 13일엔 캐나다 헬리팩스시에서 열린 테드엑스(TEDx) 강연회에 초청받아 연설했다.


이렇듯 신씨가 수많은 논란과 증언 번복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그가 “14호는 물론이고 18호 수용소 출신도 아니다”라는 국정원 측의 진술이 나온 것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지난 2008년께 국정원 소속 직원이 모 북한인권운동가에게 “신씨는 수용소 출신이 아니다. 북한에 가면 동창이 많이 있다. 본명은 신인근”이라고 귀띔했다.

신씨가 직접 밝힌 본명과 국정원 직원이 알려준 이름이 같았기에 신빙성이 있다고 여긴 이 활동가는 “지금이라도 신동혁 파일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국정원 직원은 응하지 않았다. 해당 활동가는 신씨를 만나 그러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으나 “사실이 아니다”라고 차분히 대답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신씨를 믿었다. 이 활동가는 신씨의 증언 번복 이후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3일간 병원에 입원했다.

취재 결과, 국정원 직원이 언급한 ‘동창’은 한모(36)씨로 신씨와 봉창인민학교를 함께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씨는 현재 경상도의 한 조선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고 있다.
 

통일부 발간 문서에 의하면, 신씨가 졸업한 봉창인민학교는 북창관리소(1995년 폐쇄, 이하 18호)가 존재하던 시절엔 봉창리의 관리성원구역(수용소 관리자 거주 구역)에 있는 4년제 초급학교였다. 기본적으론 보위원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지만, 사면자들도 다닐 수 있다.

또 다른 동문 최모씨(35)의 존재도 확인됐다. 최씨는 신씨의 중학교 1년 후배로, 졸업 후 대동강 발전소 건설현장에서 함께 일했다. 최씨는 2012년 합신센터 조사 때 신씨의 책 <세상 밖으로 나오다>(2007)속 저자 사진을 보고 “수용소 출신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최씨는 북창군 출신 탈북자 모임에서도 “책 내용은 다 거짓”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한 외신기자가 최씨에게 연락했으나 최씨는 “이용 당하는 것이 싫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탈북 후 해외서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
완전통제 개천수용소 유일 생존자 주장


신씨가 나고 자란 북창군 지역은 과거에 18호 관리소가 있었던 지역이다. 18호는 인민보안부(남한의 경찰에 해당하는 치안조직)가 관리했던 수용소로, 보위부가 관리하는 여타의 정치범수용소와 성격이 다르다. 18호는 형사범이 ‘추방령’에 의해 사회와 격리돼 거주하는 곳이었다. 공민권도 유지할 수 있고 형식상으론 노동당 입당도 규제하지 않는다.

통일부 발간 문서와 탈북자 복수 증언에 의하면, 18호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일부 형사범과 월남자 가족을 ‘당의 배려’라고 선전하면서 사면시키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미 낙인이 찍힌 이들로 출신지로 돌아가기가 어려워 18호 내의 사면자 구역에 거주하기 시작했다. 1982년부터 사면이 시작돼 단계적으로 85년, 88년, 90년에 대규모 사면이 일어났다. 1995년 폐쇄 때까지 전체 5만명 중 4만명을 사면했다. 18호 폐쇄 후 정식명칭은 ‘득장탄광연합기업소’가 됐다.

신씨를 잘 안다는 북한이탈주민 A씨는 “18호는 1982년부터 점점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밖에도 자유롭게 다니고, 초소도 없어지기 시작했고, 군대도 철수하고, 새벽 5시 인원점검도 없어졌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는 “95년까지가 끝이다. 그 후엔 관리소가 아니다”라며 “내가 나올 땐 여기서 있었던 일을 나가서 말하지 말라고 손도장, 발도장까지 찍었다.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고 사람들이 떼죽음하면서 관리소가 붕괴됐다”고 덧붙였다. A씨와 신씨는 2006년 신씨가 남한에 입국해 다음해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까지 알고 지냈다.

북에 동문들 존재
남한에도 동창 있어

A씨는 또 “동혁이 때는 수용소가 아니다”라며 “동혁이는 14호가 아니라 평북 운산군 광산에서 살다온 애다. 북한이 주장했듯이 11년 무료교육을 다 받았다. 봉창학교와 득장학교 (사면자구역인 득장로동자구에 있는 6년제 중학교) 나왔다는 것이 다 맞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북한이탈주민 B씨는 “동혁이 엄마와 잘 알고 지냈다. 당시엔 아들이 둘 있다는 것만 알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주장한 것처럼 수안갱과 부흥광산에서 일한 것이 맞냐는 질문에 “맞다. 학교를 졸업하면 집 주변 탄광에 배치를 한다. 동혁이가 수안에 사니까 수안갱에 배치한 것”이라고 답했다.

B씨는 1970년대 부모와 함께 18호에 수감된 후 어린 시절부터 탄광에서 일했다. 사면 받은 후 지난 2000년대 초 북한을 탈출했다.

그렇다면 신씨는 어떻게 수용소 실상에 대해 알고 9년 동안이나 국제무대에서 증언을 했던 것일까. 그는 탈북민은 물론 정치범수용소 생존자들에게도 거의 의심 받지 않았다.

북한이 공개한 <신동혁 자료>에 의하면, 신씨는 1980년 평남도 북창군 석산리에서 출생했다. 탈북자 박옥순씨의 수기 <악으로 버틴 10년 북창수용소>에 의하면 18호의 별칭이 ‘석산리’라고 한다. 이로 볼 때 신씨가 수용소 내에서 수감자의 아들로 태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신씨의 아버지가 1970년대 말에 가족과 함께 18호에 수감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의 통일부 발간문서에 의하면, 1985년에 ‘마당해제’라고 불리는 대규모 사면이 있었다. 북한정권이 공개한 신씨의 6세 사진으로 볼 때, 신씨 일가도 이때 사면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 후 아버지와 삼촌 및 동네 어른들로부터 북창군이 수용소였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힘든 노동을 견뎌야 했던 탄광 노동자 출신이기도 하다.

실제로 김희태 북한인권선교회장은 “탈북자들이 6살 때 찍은 사진 속 옷이 김일성 생일 때 주는 것이라고 한다. 옷 선물은 사면 됐으니까 받은 것”이라며 “1985년 이전에 사면자로 산 것”이라고 봤다.

과거 행적 의문투성이…거짓 증언 의혹
“국정원은 알고 있었다” 침묵으로 일관


신씨가 여타의 북한 정치범수용소 생존자들을 제치고 국제적인 명사가 된 것은 ‘완전통제구역 유일의 생존자’라는 희소성 때문이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는 혁명화구역과 완전통제구역으로 나뉜다. 전자는 정신개조가 됐다고 판단되면 출소가 가능하지만 후자는 닫힌 구역으로 불리며 한번 들어가면 죽어서도 나올 수 없는 수용소다.
 

신씨를 제외한 수용소 생존자들은 모두 혁명화 구역이나 추방지구 출신이다. 신씨의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씨에게 연설 요청이 쇄도했고 각종 인권상을 수상했다. 그의 반생이 영화화됐고, 캐나다의 한 대학에선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강연을 들은 독지가들이 북한인권운동에 써달라며 큰 돈을 기부했다.

부시 전 대통령, 케리 국무장관,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처럼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들과도 교류했다. <워싱턴포스트> 기자 출신 저술가 블레인 하든과 함께 쓴 수기 <14호 수용소 탈출>(2012)은 27개국에서 출판됐고 인세도 반씩 나눠가졌다. 신씨는 자연스럽게 유엔 북한인권조사위(COI)의 핵심 증언자가 됐다.

신씨의 거짓 증언은 신씨 한 사람만의 책임은 아니다. 국정원은 신씨의 신상에 대해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오랫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허술한 탈북자 관리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인권위 측은 사태가 불거지자 “신씨는 수많은 증언자 중 하나일 뿐”이라며 사안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신씨와 수기를 함께 쓴 블레인 하든은 북한이 영상을 공개한 직후 서울로 와서 지난해 3월까지 여러 달 동안 북창군 및 수용소 출신들을 만나 인터뷰 했음에도 언론에 책을 수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출판사 측과의 마찰 및 소송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유엔 북한인권위와 하든은 그를 엄격히 검증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사실 북한인권과 관련한 ‘거짓 증언’ 논란은 이전에도 다수 있었다. 한 여성은 14호에서 쇳물을 부어 기독교도를 죽인다고 미 의회에서 증언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강제송환을 4번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조선족으로 밝혀졌다.


허벅지에 깊은 흉터가 있는 한 여성은 그것이 불고문의 흔적이라고 주장했으나 골수염 수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극적인 증언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주목을 받으면 그것이 유명세와 후원으로 이어진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북한인권운동이 ‘비즈니스’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무엇보다 거짓 증언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실제 수용소 생존자의 진실된 증언이 피해를 볼 여지가 크다.

인권결의안 통과
중요 역할했는데…

신씨는 “수용소에서 당한 고문의 상처가 내 몸에 있다”며 “북한인권운동을 아무 사심없이 진심으로 해왔다. 내가 숨기고 싶고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은 내 자유라고 착각했었다. 날 안다는 사람들을 난 모르겠다. 유언비어를 만들어서 퍼뜨리는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shi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신동혁 탈북 스토리

지난 2007년, 신씨는 자신이 14호 관리소에서 표창결혼을 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엄마와 먹을 것을 두고 경쟁하는 사이였다고 증언했다.

가끔 만나는 아버지가 먹을 것을 숨겨놨다가 줬고 13세 때 모친과 형의 탈출 모의를 신고했다가 두 사람은 공개처형 당하고 자신은 14호 지하감옥에서 6개월간 불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 후 평양서 온 정치범 박영철을 만나 그에게 바깥 세상에 대한 얘기를 듣고 음식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14호를 탈출했다고 주장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월엔 8년 만에 증언을 번복했다. 자신이 6살 때 어머니, 형과 함께 14호에서 강 맞은편 18호로 옮겨졌다고 수정했다. 어머니와 형의 탈출계획을 밀고했고 둘의 사형집행을 목격한 것도 18호에서였다고 번복했다.

1999년과 2001년에 탈출을 시도했었다고 새롭게 증언하기도 했다. 2001년엔 중국까지 갔지만 넉 달 만에 붙잡혀 북송됐고 처음엔 18호로 갔지만 곧 더 가혹한 곳인 14호로 갔다고 주장했다. 고문을 당한 것도 13세 때가 아니라 두 번째 탈북 실패 후 14호에서였다고 번복했다. 그가 증언을 번복한 것도 그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지인들이 “신씨가 수기내용과 다른 얘기를 한다”고 블레인 하든에게 전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떠들썩한 논란 뒤에도 신씨는 지난해 2월 중순 페이스북을 통해 “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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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