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악역 맡은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위원장

대대적 물갈이 안되면 피바람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새누리당이 4·13 총선 공천 관리와 심사를 책임질 공직자후보추천 관리위원장으로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 위원장은 대구 4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라고 불리는 친박계 의원 중 한 사람이다.

이한구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은 1945년 경상북도 경주군 감포읍에서 태어났다. 이 위원장은 전형적인 TK출신 앨리트 인사다. 경북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2년 때
회계사 합격

서울대 2학년 때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했고, 1969년에는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재무부에서 부동산 투기 대책, 상속세법 개정, 보험회사 사고처리 등의 업무를 맡으며 대통령 비서실 서기관, 재무부 외환자금과장 등 요직을 섭렵하며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1980년 전두환의 신군부가 집권 당시 ‘출세가 빠르다’는 이유로 축출 대상으로 지목돼 해직됐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의 손윗동서인 김용환 전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종필 쪽 사람’이라서 해직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보스턴대학교, 캔자스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인연을 맺어서 1989년부터 1999년까지 대우경제연구소에 몸담았다. 1998년부터 1999년까지 대우경제연구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2000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당 경제브레인을 맡아 달라”는 권유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 위원장은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전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 선거구에서 당선됐으며,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해 3선 의원반열에 올랐다. 같은 해 대한민국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역임했다. 

새누리당 총선 공천 관리·심사 책임
“현역 반은 죽었다” 고강도 칼질 예고

2004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로 구원투수로 나섰을 때 정책위의장에 지명돼 당의 간판 정책통이 됐다. 그해 8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독립 유공자들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좌파 항일운동 발굴 및 포상 추진’을 언급한 것에 대해 “(대통령) 탄핵사례가 누적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07년 다시 한 번 정책위의장을 맡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과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계획,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 입법에 맞서는 정책을 총괄했다. 또 정부의 부채와 부동산 대책 등 공격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여 민주통합당 김부겸 후보를 비교적 근소한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같은 해부터 2013년까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19대 총선 직전인 2012년 5월 친박계의 지지를 받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그러나 2개월 만인 7월15일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부결된 데 책임을 지고 사퇴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사의 표명 하루 만에 원내대표직에 복귀해 이듬해 5월까지 1년여간 원내대표직을 수행했다.


‘경제통’인 이 위원장은 KDI(한국개발연구원) 출신의 유승민 의원, 청와대 경제비서관 출신의 최경환 의원 등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시절 경제 부문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박근혜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기도 한다.

박근혜 대통령
경제 가정교사

친박 진영의 경제통 중 서열을 정하자면 이 위원장이 맏형격인 셈이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 1기와 2기 내각 구성 과정에서 이 위원장은 최 부총리보다 경제부총리 하마평에 우선순위로 이름을 올리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위원장은 경제문제에 있어 소신 있는 발언으로 대통령, 당과 각을 세우기도 해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2010년,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던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살리기 사업’, ‘혁신도시’ 등에 대해 “재정사정이 나빠진 현 시점에서는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토목사업으로 하는 경기부양은 일시적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지방경제가 좋아진다고 선전하지만 이 사업을 수행하는 업체는 모두 서울 업체여서 지방에서 돈 벌어 죄다 서울로 간다” 등의 논리로 정부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해 진보진영에서도 주목받았다.

최 의원이 경제부총리로 있을 당시 ‘초이노믹스’에 대해 이 위원장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인위적인 (경기) 부양 정책으로는 오래 가지 못한다”며 일본식 장기 불황을 우려했다. 이어 “막대한 빚을 내면서 정부와 가계, 기업의 가용재원을 총동원해 자산시장 활성화와 인위적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최 의원의 경제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구조개혁에 대해 작심하고 ‘융단폭격’을 가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으로써 기획재정부 대상 국정감사를 앞두고 4대부문 구조개혁에 대해 60매 분량 장문의 보도자료를 내고 “각 부문별 핵심과제가 누락돼 알맹이 없는 개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쓴소리 잘해
선거 불출마 

새누리당은 지난 4일 이 위원장을 총선 공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위원장을 포함한 공천위 1차 인선 명단을 발표했다. 부위원장 겸 간사는 비박계로 분류되는 황진하 사무총장이 맡는다.

비박계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과 친박계 박종회 제2사무부총장,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회선 의원 등은 위원으로 참여한다. 현재까지 추천된 외부 공천위원으로 박수용 서강대 교수와 남유선 국민대 교수, 박상희 전 중소기업중앙회장, 김혜성 전 의원, 법조계 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향식 공천제라고 해서 국민들 뜻이 제대로 반영된다는 보장도 없다. 당헌·당규에 규정된 단수추천, 우선추천 조항을 적극 활용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겠다”며 재량권을 최대한 발휘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비박계인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아직 공관위 구성도 완료되지 않았는데 이 위원장이 현역 의원들을 컷오프시킬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발해 갈등을 예고했다.

전형적인 TK 파워 엘리트
대구 4선…대표적 친박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 위원장은 ‘상향식 공천’ 문제로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과 달리 이 위원장이 ‘현역 물갈이’와 사실상의 전략 공천을 강조하며 맞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박인 김 대표를, 친박인 이 위원장을 옹호하고 나서며 당내 계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공천 과정에 대해 “당 대표와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며 “세세한 것까지 모두 당 대표와 상의하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의 상향식 공천은 취지는 좋은데 실천할 수 있는 여건이 돼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며 그런 여건이 안 돼 있으면 엉터리 선출이 일어난다“고 했다. 

경선에 앞서 현역 의원을 일정 비율 탈락시키는 컷오프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드러낸 것이다. 이 위원장은 “20대 국회는 19대보다 훨씬 나아져야 하고, 자질이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결국 19대 국회에서 능력 부족이 확인된 사람은 걸러내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악역 정도가 아니라 ‘반은 죽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위원장은 “훌륭한 분을 최대한 모셔 와서 우선 추천 지역, 비례대표 배정 등 방법을 동원해 안심시켜 드리겠다”고도 했다. 전략 공천이란 표현만 쓰지 않았을 뿐. 실상은 전략 공천이나 다름없다. 이 역시 “전략 공천은 없다”는 김 대표 원칙과 반대되는 입장이다. 

부적격자 배제
당대표와 갈등

그러자 김 대표는 즉각 “일방적 개인 의사”라고 반박했다. 이날 오전 김 대표가 소집한 공천관리위원 면담에서 두 사람은 언쟁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총선 예비 후보자 워크숍에서도 “새누리당은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공천 룰은 누구도 손댈 수 없다”며 “공천관리위원회는 국민 앞에 공표된 룰대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만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min1330@ilyosisa.co.kr>
 

[이한구는?]
 
▲1945년 경북 경주 ▲경북고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미국 캔자스주립대 경영학 박사 ▲행정고시 7회 ▲대우경제연구소 사장 ▲16·17·18·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18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 ▲한나라당 17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국가미래연구원 재정·복지 분야 발기인 ▲새누리당 원내대표 ▲새누리당 경제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

<기사 속 기사> 야권 공천위원장은?

 
4·13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본격적인 공천 경쟁에 나섰다.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공천을 총괄할 수장을 확정했다.

더 민주는 홍창선(72) 전 카이스트 총장을 임명했다. 같은 날 국민의당은 전윤철(76) 전 감사원장을 윤리위원회 위원장 겸 공직후보자격심사위원회 위원장에 선임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70대 원로 인사이며, ‘원칙’을 중시하는 성품으로 평가받는다. 전윤철 공심위원장은 ‘경제통’으로 손꼽히며, 홍창선 공관위원장은 과학기술 분야에 정통한 인사다.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현안 브리핑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임명 배경과 관련해 홍창선 공관위원장이 개혁적이며 올곧고 학계에서 두루 덕망을 쌓은 분이고, 17대 국회의원을 지내 정치 현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홍 위원장은 연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에서 응용역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에는 한국항공우주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17대 국회 당시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다. 의정활동 당시 과학기술분야에 주목했으며 “우리나라가 산업경제에서 지식기반경제로 이행한 오늘날은 ‘융합’현상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전윤철 국민의당 공관위원장은 행시 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김대중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 기획예산처 장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두루 거치는 등 40년이 넘는 공직 생활 대부분을 경제부처에서 근무한 정통 경제관료다. 공직 생활 동안 성격이 곧고 매사에 원칙을 중시해 ‘전핏대’라는 별명으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 총선 후보자의 자격에 대해 “기본적으로 의원주의에 충실하고 계파정치에 함몰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인기에 영합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치를 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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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