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뛰는 사람들> 서울 강서갑 이종철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

“본선? 경선부터 사생결단”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로 이어질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을 판가름 지을 날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 <일요시사>는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그 다섯 번째로 서울 강서갑에 나선 새누리당 이종철 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정치라는 나무가 성장하는 데는 분명 유능한 젊은 정치인라는 자양분이 있어서일 테다. 하나의 유기체와도 같은 정당이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의 호응이 필수적이다. 이를 잘 아는 여야는 그동안 앞 다퉈 젊어지려는 시도를 해왔다.

새누리당의 이종철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상징이 될 만하다. 과거 주사파 운동권자에서 합리적 보수가 되기까지, <진보에서 진보하라>는 그의 책 제목처럼 지난 그의 발자취는 패러독스의 연속이었다. “북한의 실상을 알고 나서 각성하게 됐다”는 이종철의 정치인생 시즌2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주목하고 있는 지역 현안은?
▲광역철도망 개통, 고도제한 완화 등 개발과 관련된 일이다. 분명하게 매듭지어 개발에 탄력을 받게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이곳에서 여의도까지 경인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는 안이 진행되고 있는데, 지역 환경이 잘 정리되도록 주변을 공원화하는 일을 추진할 계획이다. 덧붙여 마곡지구 개발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관심을 가지는 일이다. 좀 더 적극적·진취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18대 총선에서 이슈가 됐던 뉴타운 개발이 무산됐다.
▲봉제산을 중심으로 당초 뉴타운 개발이 예정됐으나 무산됐다. 이에 주민들의 좌절감이 큰 상황이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검토해봤지만, 다시 추진하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대안으로 그 지역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설계가 필요하다.


이곳 강서구는 여의도·강남 등으로 이어지는 교통이 나쁘지 않은 곳이다. 그럼에도 집값이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 젊은 신혼부부가 많이 들어와 산다. 그런 젊은 부부들이 계속 머물러 살 수 있도록 교육·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기존에 오래 산 분들을 위한 복지관 건설, 지역 주민들에게는 향수를, 외부인들에게는 서울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문화거리 조성, 봉제산을 생태체험 학습장으로 조성하는 일 등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강서구를 아름답고 정이 넘치면서 문화적으로 수준 있는 동네로 만듦으로써 과거 개발 중심의 뉴타운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강서갑 현역인 신기남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이용한 갑질 문제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 준 상황에서 정치 개혁에 대한 요구는 자연스럽게 국민적 요구로 이어졌다. 이에 지난해 9월 초부터 ‘클린정치운동본부’를 결성하고 청년 시민단체들과 규합해 활동을 해왔다.

현재 정치권에는 신 의원을 제외하고 갑질·비리 문제가 20건이 넘는다. 19대 국회는 성과 측면에서 낙제점인데 자질에 있어서도 그 어느 국회보다 심각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측면에서 신 의원을 규탄하고 스스로 사퇴하라고 촉구하는 것이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나?
▲그렇다. 덧붙여 신 의원 말고도 많은 건들이 적체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구)이 노영민·신기남 의원에 대해 징계를 한 것은 매우 혁신적인 결정이었다고 본다. 그에 반해 새누리당에서는 비서관 월급 상납 의혹이 있는 박대동 의원의 건이 어느새 뒤로 밀려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그런 새누리당에게 아쉬움을 토로한다. 개별적 의원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 있는 사람과 정치인, 정치권 전체의 반성과 혁신에 대한 선언을 국민들은 원한다.

주사파 운동권 출신…특이한 이력
금태섭에 지역 국민참여경선 제안

-같은 지역에 출마를 선언한 더민주 금태섭 후보에게 국민참여경선을 제안했는데?
▲국민경선 제도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 본다. 신 의원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금 후보가 강서갑에 나가겠다고 선언했으니 앞서 말한 취지에 동감한다면 여기서라도 함께 경선을 해보자는 뜻이다.


여야의 정치신인이 정치혁신 기수로서 나선다면 강서구도 정치1번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금 후보는 더민주에서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인재를 영입해야 될 사람이 편한 지역에 깃발 꽂으러 왔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뜻을 묻는 것이 오히려 금 후보를 위한 길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 말이 많은 상향식 공천에 찬성하는 입장인가?
▲한계는 있지만 한 번쯤은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제도적으로 정치 신인들에게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아쉬움인가?
▲정치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직업과 다르다. 사회적으로 자기 분야에 일가를 이룬 전문가도 정치에서는 신인이 된다. 대한민국 정치구조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몇몇을 제외하면 신인이 들어와 뭔가를 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어려움을 깨고자 새누리당에서는 보수혁신안으로 내놓은 게 있다. 그 첫 번째가 신인은 일찍 지역을 다질 수 있도록 1년 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게 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당협위원장직이 현역 프리미엄이 될 수 있으니 선거 6개월 전에 사퇴하게 하고 온전히 선거관리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을 그 자리에 선임하자는 안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둘 다 실현이 안 됐다. 상향식 공천을 통해 신인이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하자고 했으면서 그것에 대한 제도 보완은 따라주지 않는 상황이다.
 

더민주의 경우 고리타분하고 낡은 집단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인재 영입을 확 밀어붙였다. 대표적인 인재들이 대서특필되고 조명을 받았지 않나. 국민들이 눈에는 더민주는 혁신하는데 새누리당은 ‘친박-비박’이 서로 갈등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인재영입이 전략공천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재영입은 안하더라도 기존에 뛰고 있는 신인들을 부각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 말대로 우리 당에는 굉장히 훌륭한 인재가 이미 경선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어떻게 하면 인재들의 활동이 밖에서 잘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더욱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계속적으로 아젠다를 만들어 새누리당이 혁신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후보들은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경선에 임하고 있다.


<chm@ilyosisa.co.kr>

 

[이종철은 누구?]

▲경북 성주 출생
▲전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
▲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자문위원
▲현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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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