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뛰는 사람들> 서울 강서갑 이종철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

“본선? 경선부터 사생결단”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로 이어질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을 판가름 지을 날이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 <일요시사>는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그 다섯 번째로 서울 강서갑에 나선 새누리당 이종철 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정치라는 나무가 성장하는 데는 분명 유능한 젊은 정치인라는 자양분이 있어서일 테다. 하나의 유기체와도 같은 정당이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 세대의 호응이 필수적이다. 이를 잘 아는 여야는 그동안 앞 다퉈 젊어지려는 시도를 해왔다.

새누리당의 이종철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는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상징이 될 만하다. 과거 주사파 운동권자에서 합리적 보수가 되기까지, <진보에서 진보하라>는 그의 책 제목처럼 지난 그의 발자취는 패러독스의 연속이었다. “북한의 실상을 알고 나서 각성하게 됐다”는 이종철의 정치인생 시즌2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주목하고 있는 지역 현안은?
▲광역철도망 개통, 고도제한 완화 등 개발과 관련된 일이다. 분명하게 매듭지어 개발에 탄력을 받게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이곳에서 여의도까지 경인 고속도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는 안이 진행되고 있는데, 지역 환경이 잘 정리되도록 주변을 공원화하는 일을 추진할 계획이다. 덧붙여 마곡지구 개발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관심을 가지는 일이다. 좀 더 적극적·진취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다.

-18대 총선에서 이슈가 됐던 뉴타운 개발이 무산됐다.
▲봉제산을 중심으로 당초 뉴타운 개발이 예정됐으나 무산됐다. 이에 주민들의 좌절감이 큰 상황이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검토해봤지만, 다시 추진하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대안으로 그 지역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 설계가 필요하다.


이곳 강서구는 여의도·강남 등으로 이어지는 교통이 나쁘지 않은 곳이다. 그럼에도 집값이 비교적 괜찮은 편이라 젊은 신혼부부가 많이 들어와 산다. 그런 젊은 부부들이 계속 머물러 살 수 있도록 교육·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기존에 오래 산 분들을 위한 복지관 건설, 지역 주민들에게는 향수를, 외부인들에게는 서울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문화거리 조성, 봉제산을 생태체험 학습장으로 조성하는 일 등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강서구를 아름답고 정이 넘치면서 문화적으로 수준 있는 동네로 만듦으로써 과거 개발 중심의 뉴타운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강서갑 현역인 신기남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국회의원의 특권을 이용한 갑질 문제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 준 상황에서 정치 개혁에 대한 요구는 자연스럽게 국민적 요구로 이어졌다. 이에 지난해 9월 초부터 ‘클린정치운동본부’를 결성하고 청년 시민단체들과 규합해 활동을 해왔다.

현재 정치권에는 신 의원을 제외하고 갑질·비리 문제가 20건이 넘는다. 19대 국회는 성과 측면에서 낙제점인데 자질에 있어서도 그 어느 국회보다 심각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측면에서 신 의원을 규탄하고 스스로 사퇴하라고 촉구하는 것이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나?
▲그렇다. 덧붙여 신 의원 말고도 많은 건들이 적체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구)이 노영민·신기남 의원에 대해 징계를 한 것은 매우 혁신적인 결정이었다고 본다. 그에 반해 새누리당에서는 비서관 월급 상납 의혹이 있는 박대동 의원의 건이 어느새 뒤로 밀려 진행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그런 새누리당에게 아쉬움을 토로한다. 개별적 의원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 있는 사람과 정치인, 정치권 전체의 반성과 혁신에 대한 선언을 국민들은 원한다.

주사파 운동권 출신…특이한 이력
금태섭에 지역 국민참여경선 제안

-같은 지역에 출마를 선언한 더민주 금태섭 후보에게 국민참여경선을 제안했는데?
▲국민경선 제도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 본다. 신 의원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금 후보가 강서갑에 나가겠다고 선언했으니 앞서 말한 취지에 동감한다면 여기서라도 함께 경선을 해보자는 뜻이다.


여야의 정치신인이 정치혁신 기수로서 나선다면 강서구도 정치1번지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금 후보는 더민주에서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인재를 영입해야 될 사람이 편한 지역에 깃발 꽂으러 왔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뜻을 묻는 것이 오히려 금 후보를 위한 길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 말이 많은 상향식 공천에 찬성하는 입장인가?
▲한계는 있지만 한 번쯤은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제도적으로 정치 신인들에게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아쉬움인가?
▲정치라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직업과 다르다. 사회적으로 자기 분야에 일가를 이룬 전문가도 정치에서는 신인이 된다. 대한민국 정치구조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몇몇을 제외하면 신인이 들어와 뭔가를 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어려움을 깨고자 새누리당에서는 보수혁신안으로 내놓은 게 있다. 그 첫 번째가 신인은 일찍 지역을 다질 수 있도록 1년 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게 하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당협위원장직이 현역 프리미엄이 될 수 있으니 선거 6개월 전에 사퇴하게 하고 온전히 선거관리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을 그 자리에 선임하자는 안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둘 다 실현이 안 됐다. 상향식 공천을 통해 신인이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하자고 했으면서 그것에 대한 제도 보완은 따라주지 않는 상황이다.
 

더민주의 경우 고리타분하고 낡은 집단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인재 영입을 확 밀어붙였다. 대표적인 인재들이 대서특필되고 조명을 받았지 않나. 국민들이 눈에는 더민주는 혁신하는데 새누리당은 ‘친박-비박’이 서로 갈등만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인재영입이 전략공천의 통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인재영입은 안하더라도 기존에 뛰고 있는 신인들을 부각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 말대로 우리 당에는 굉장히 훌륭한 인재가 이미 경선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어떻게 하면 인재들의 활동이 밖에서 잘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더욱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계속적으로 아젠다를 만들어 새누리당이 혁신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후보들은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경선에 임하고 있다.


<chm@ilyosisa.co.kr>

 

[이종철은 누구?]

▲경북 성주 출생
▲전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
▲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자문위원
▲현 강서발전시민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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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