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를 사고파는 즐거운 전통시장 ②강릉시 주문진읍

항구의 정취와 희망이 오가는 주문진수산시장으로 오세요~

영동 지방 제일로 꼽히는 주문진수산시장에서는 어민의 활기찬 삶과 동해의 싱싱한 수산물을 만날 수 있다. 떠오르는 붉은 해를 보며 항구로 돌아오는 어선에는 복어, 임연수어, 오징어, 도치, 가자미, 대구 등 제철 생선이 가득하다. 생선은 경매를 거쳐 순식간에 사라지고, 횟집과 난전으로 뿔뿔이 흩어져 손님을 기다린다. 난전에서 가벼운 승강이를 벌이며 흥정하는 맛도 쏠쏠하다. 말만 잘하면 오징어와 멍게를 덤으로 받을 수 있다. 주문진항 언덕에 자리한 주문진성황당과 주문진등대도 빼놓지 말자. 이곳에서 주문진항과 너른 바다를 조망하는 맛이 일품이다.

주문진항은 1917년 부산에서 원산을 잇는 동해 뱃길의 기착지로 개발됐지만, 다목적 어항으로 발전해 오늘에 이른다. 방파제 길이가 920m에 이르며, 어선 500여 척이 정박할 수 있다. 주문진(注文津)이란 이름은 ‘물품을 주문받아 운반하는 나루터’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주문진 부근 연해에서 한류와 난류가 만나고, 수심이 깊어 어족 자원이 풍부하다. 이에 따라 일찍부터 수산시장이 발달했다.

주문진수산시장을 제대로 보려면 이른 아침에 찾는 것이 좋다. 해 뜰 무렵 주차타워에 올라가면, 붉게 물든 바다를 가르며 귀항하는 어선의 모습이 감동적이다. 어선이 속속 들어오면 항구는 분주해진다. 경매장 바닥에는 복어, 임연수어, 도치, 대구 등이 눈을 껌뻑껌뻑 뜨며 새 주인을 기다린다. 경매 입찰표에 값을 적는 중매인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오징어는 배 앞에서 경매를 진행해, 낙찰자가 펄떡펄떡 뛰는 오징어를 직접 가져간다. 입찰표를 머리에 단 문어 한 마리가 탈출해 바닥을 기어보지만 곧 잡히고 만다. 작은 어선이 정박한 곳에서는 아주머니들이 연방 손을 놀려 그물에 붙은 임연수어를 떼어낸다. 생선은 트럭과 손수레, 자전거에 실려 수산시장과 어민수산시장, 횟집, 건어물 가게 등으로 흩어져 손님을 기다린다.

경매장 옆에 어민수산시장이 있다. 어부가 잡은 자연산 수산물을 노천에서 판매하는 곳이다. 길 양쪽으로 늘어선 가게에서 저마다 싱싱한 수산물을 자랑하며 호객하고, 흥정하느라 가벼운 승강이도 벌어진다. 이곳에서 회를 떠 근처 식당에서 먹을 수 있다. 차분하게 회를 맛보려면 수산시장 내 횟집이나 항구 끝에 자리한 ‘방파제회센타’로 간다. 2월까지 최고의 제철 생선은 복어다. 항구에는 싱싱한 복어가 넘쳐나고 값도 저렴하다.

주문진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주문진성황당과 주문진등대다. 항구에서 마을 언덕 쪽으로 보이는 푸른 기와집이 성황당이다. 굽이굽이 골목을 지나면 달동네를 거쳐 성황당에 닿는다. 성황당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바라보는 바다가 시원하다.


2월에 최고
제철 복어

주문진성황당에는 애달픈 사연을 담은 ‘진이(眞伊) 설화’가 내려온다. 조선 시대 이곳 바닷가에 진이라는 여인이 살았다. 미색을 좋아하는 연곡현감이 우연히 진이를 보고 수청을 들게 했지만, 진이는 절개를 지키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동해안 일대는 흉어와 질병이 반복되었다. 1613년 강릉부사로 부임한 정경세가 이 사연을 듣고 진이를 성황당에 모셔 봄가을로 제를 지내니, 마을에 안녕과 풍어가 찾아왔다고 한다. 지금도 봄가을에 서낭제, 가을에 풍어제가 열린다. 제사에 펼쳐지는 동해안별신굿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성황당에서 달동네 골목을 휘휘 둘러 가면 주문진등대에 닿는다. 등대 건물은 지름 3m에 높이 10m로 아담하지만, 1918년 강원도에서 처음 생긴 등대다. 옛 봉수대가 있던 곳에 자리해 사방이 한눈에 보인다. 바다는 물론 멀리 내륙 쪽으로 눈을 머리에 인 백두대간 능선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등대에서 나와 강릉의 명소를 찾아보자. 주문진에서 13km쯤 내려오면 경포호를 만난다. 경포호 동쪽 초당동 울창한 금강송 군락에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이 자리한다. 허균은 <홍길동전>으로 유명한 인물이지만, 그의 누이 허난설헌은 비운의 천재로 뒤늦게 알려졌다. 난설헌은 시대를 잘못 만나 재능을 피우지 못하고 스물일곱 꽃다운 나이에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의 시는 명나라 시인 주지번이 중국에서 간행한 <난설헌집>으로 격찬을 받았고, 일본에서도 널리 애송되었다.

천천히 살피는
강릉의 명소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에서 나와 경포호를 반 바퀴 돌면 경포대다. 그 옆에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이 있다. 이곳은 소리에 푹 빠진 손성목 관장이 세계 60여 개국을 돌며 수집한 축음기, 뮤직 박스, 에디슨의 발명품 등 5000여 점을 전시한 사설 박물관이다. 200년 전 소리인 뮤직 박스, 100년 전 소리인 축음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직원의 해설을 들으며 내부를 둘러보는데, 맛깔스러운 설명 덕분에 관람이 더욱 흥미진진하다.

강릉 여행에서 하슬라아트월드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정동진에 자리한 이곳은 자연과 사람, 예술이 공존하는 복합 예술 공간이다. 박신정·최옥영 부부가 만들었으며, ‘예술에 눕다’라는 부제처럼 10만9000㎡(3만3000평)에 펼쳐진 자연 공간에서 예술의 세례를 듬뿍 받을 수 있다. 하슬라아트월드는 수려한 바다와 작품이 어우러진 조각공원, 피노키오와 마리오네트 작품이 전시된 ‘피노키오&마리오네트미술관’, 최옥영 선생의 작품으로 꾸며진 하슬라뮤지엄호텔 등으로 구성된다.

하슬라아트월드에서 1km 거리에 신라 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한 천 년 고찰 등명낙가사가 있다. 자장은 부처의 사리를 석탑 3기에 모시고 이 절을 세웠다고 한다. 그중 석탑 1기가 남았다. 약사전 앞에 서면 석탑 너머로 푸른 바다가 일렁거린다. 등명낙가사에서 바다와 눈 맞추며 주문진수산시장부터 이어진 강릉 여행을 차분하게 마무리한다.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주문진수산시장→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1박 2일 코스
첫째 날: 주문진수산시장→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하슬라뮤지엄호텔(숙박)
둘째 날: 하슬라아트월드→등명낙가사→정동진

관련 웹사이트
· 강릉시청 문화관광 www.gntour.go.kr
· 주문진수산시장 www.ffish.co.kr
·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www.edison.kr
· 하슬라아트월드 www.haslla.kr

문의 전화
· 강릉시청 관광과 033-640-5420
· 주문진수산시장 033-661-7302
· 허균·허난설헌기념공원 033-640-4798
· 등명낙가사 033-644-5337
·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033-655-1130~2
· 하슬라아트월드 033-644-9411~5

대중교통(버스)
서울-강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52회(06:22~23:05) 운행, 약 2시간 5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40회(06:00~20:30)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서울-주문진: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23회 운행(06:31~20:50), 약 2시간 50분 소요.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자가운전: 북강릉 IC→연곡·주문진 방면→동해대로→주문진항 주차장(주문진수산시장)

숙박
· 경포비치호텔: 강릉시 해안로406번길, 033-643-6699
· 이지호텔: 주문진읍 해안로, 033-661-8085
· 하슬라뮤지엄호텔: 강릉시 강동면 율곡로 1441, 033-644-9414 

식당
· 일출횟집: 복어회·물회·매운탕, 주문진읍 시장2길(주문진수산시장 내), 033-662-6708
· 어민수산시장: 자연산 해산물, 주문진항 노천
· 고분옥할머니순두부: 순두부백반·두부찌개, 강릉시 초당순두부길77번길,
  033-652-1897,http://hj010802.modoo.at

주변 볼거리: 주문진해변, 향호, 강릉선교장, 정동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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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