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스피스-우즈 비교

성격 달라도 실력은 비슷하네〜

‘스피스와 우즈는 무엇으로 우승하는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6년 첫 대회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조던 스피스(23·미국)는 여러모로 우즈와 비교된다.

클러치 능력 막상막하 평가
불가능한 샷으로 상대 압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퍼팅 실력
강인한 정신력으로 게임에 몰두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메이저대회를 휩쓸고 투어 1인자 로 올라선 점은 우즈의 판박이다. 지금 스피스의 키와 몸무게도 20대 초반 우즈와 똑같다고 한다. PGA 투어가 각종 기록을 제대로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만 22세에 PGA투어 통산 7승을 달성한 선수는 우즈와 스피스 둘뿐이다.

닮은 듯 다른

호사가들은 스피스와 우즈를 비교하느라 바쁘지만 스피스 본인은 “아직 타이거 우 즈에 비할 바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친다.
스피스의 겸양만큼 우즈가 살짝이나마 스피스를 앞선다. 우즈는 불과 38개 대회를 치르고도 7승을 올렸지만 스피스는 77개 대회에 출전해 7승을 따냈다. 우즈는 투어 입문 2년 만에 7승 고지를 밟은 반면 스피스는 투어 4년차에 7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7승 고지에 오른 나이도 우즈가 한달가량 더 빠르다.
경기 스타일도 상당히 다르다. 우즈는 코스와 상대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었다. 버디를 잡으면 허공에 어퍼컷을 날리며 포효했다. 동반 선수들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냉혹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승부사였다. 스윙도 빠르고 강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타자였다.
스피스에게는 그런 위압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따뜻한 표정에 미소가 더 많다. 동반 선수의 멋진 플레이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잘했다’고 격려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스윙도 우즈만큼 멋지지 않다. 심지어 ‘변칙 스윙’으로 이름난 짐 퓨릭(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도 듣는다. 게다가 빠르고 강한 스윙이 아니라서 장타자도 아니다.투어에서 거둔 성과와 위상은 흡사해도 다른 점이 더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둘의 결정적인 공통점은 ‘클러치’ 능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클러치는 스포츠 경기에서 막판이나 승부처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득점을 올리는 것을 뜻한다. 가장 긴박한 순간에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이클 조던은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 가장 뛰어난 클러치 능력을 발휘한 선수로 꼽힌다.
골프에서 클러치 능력은 우즈가 최고였다. 우즈 이전에는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명성이 높았다. 우즈의 전 코치인 부치 하먼(73)은 미국 골프 전문매체인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스피스는 우즈가 그 나이에 했던 것을 거의 그대로 따라 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우즈의 스윙 코치를 지낸 하먼은 스피스가 지난달 11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대회인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30언더파로 우승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즈와 자신을 비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손사래를 친 것에 대해 말하며 “비교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스피스는 23세가 되기 전에 우즈와 같이 통산 7승을 거뒀다.
하먼은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확실히 우즈가 더 나았다”고 평가하며 “퍼트를 비롯한 다른 샷이나 멘탈, 노력하는 자세 등은 둘이 서로 비슷하다”고 말했다. 우즈는 투어 3년차에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 3위였는데 스피스는 지난 시즌 78위였다.
이어 하먼은 “스피스와 그의 코치인 캐머런 매코믹을 존경하는 이유는 거리를 늘리려고 애쓰지 않기 때문”이라며 “선수 개인에게 맞는 스윙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스피스와 매코믹이 그런 자연스러움을 잘 살려 가고 있다는 점을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심장 판박이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위크>는 “우즈는 23세가 된 시즌에만 8승을 거뒀고, 그다음 해에 9승을 추가했다. 또 이 기간에 우즈는 메이저에서만 4승을 쓸어 담았다”며 스피스의 올해와 내년의 성적을 지켜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우즈는 전성기 때 승부처에서 ‘한방’을 터트리는 능력에서는 발군이었다. 사례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스피스도 우즈 못지 않다. 다만 우즈에 비해 투어 경력이 짧아 사례가 우즈만큼 많지는 않다. 2013년 존디어클래식에서 스피스는 72번째홀 벙커샷을 홀에 집어넣어 연장전에 진출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마스터스 3라운드 18번홀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해보이는 위치에서 먼거리 퍼팅을 성공시켜 4타차 리드를 지켰고 US오픈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는 3번 우드로 과감하게 그린을 공략한 뒤 기어코 버디를 잡아내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작년 PGA 투어 상금왕과 다승왕을 결정지은 투어챔피언십 우승도 최종 라운드 11번홀 13미터짜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은 게 결정적이었다.
둘은 코스에서 언제 모험을 걸어야 할지, 언제 불가능해 보이는 위기 탈출 능력을 보여야 할지, 언제 결정적인 2미터 퍼트를 성공시켜야 할지를 기가 막히게 잘 알아차린다고 골프채널 윌 그레이는 분석했다. 한마디로 승부처를 읽어내는 ‘동물적 감각’을 타고났다는 설명이다.
압박감이 강할수록 더 나은 샷을 보이는 것도 둘은 닮았다. 스피스에 이어 세계랭킹 2위와 3위를 달리는 제이슨 데이(호주)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더러 그런 승부처에서 클러치 샷을 선보이지만 스피스만큼 자주, 그리고 완벽하게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실 스피스와 우즈의 공통점은 빼어난 퍼팅 실력이다. 스피스는 지난해 PGA 투어 퍼트 부문 1위였다. 우즈도 전성기 때 퍼팅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특히 퍼팅 실력도 실력이지만 우즈와 스피스는 둘 다 중거리 퍼트에 능하다.
5m 안팎의 중거리 퍼트는 PGA 투어 선수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 2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중거리 퍼트를 성공하면 성공한 선수의 기세는 올라가고 경쟁 선수는 맥이 풀린다.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도 스피스는 ‘설마 저게 들어가랴’하는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자주 성공했다. 추격하던 패트릭 리드(미국)는 “죽어라 쫓아가도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피스는 2번홀에서만 2라운드 때 10m, 3라운드 때 14m, 그리고 최종 라운드 때 11m 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다. 운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즈와 비교하기엔 아직 멀었다고 하지만 ‘골든보이’ 스피스에게는 ‘골프황제’ 우즈의 향내가 강하게 난다. 우즈는 제대로 된 후계자를 만난 것처럼 보인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