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다단계 허벌라이프 가격의 비밀

6000원짜리 5만2000원에 '바가지 상술'

[일요시사 취재2팀] 임태균 기자 = 한국시장에서 활동하는 다단계업체들이 이구동성으로 내세우는 말이 있다. “진짜 품질 좋은 물건을 직접 판매로 싸게 판다. 광고비와 중간단계의 유통마진을 줄인 만큼을 소비자에게 돌려 준다”는 말이다. 실제로 많은 다단계 사업자들은 이러한 명분을 사실이라 믿고 활동을 하고 있다. 자신이 취급한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주변사람에게 권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믿음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허벌라이프 사업자에겐 말이다.

한국허벌라이프의 매출구조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원가는 터무니없이 낮은데 가격은 너무 높고, 품질도 사회통념상 좋은 물건이라고 부르기에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견 식음료 제조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hief Financial Officer)를 맡고 있는 공인회계사 이모(48)씨의 지적은 명쾌하다. 원가가 낮은 제품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것.

33만 소비자
알고 있을까?

“허벌라이프 제품 중 회원가가 5만2700원인 제품이 있다고 하면, 원가는 얼마일가요? 6300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잡비 같은 비용을 원가로 쳐줘도 판매가의 15% 수준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법으로 정해진 다단계 사업자 수당 35%를 합하면 판매가의 50%에 도달합니다. 그러면 나머지 50%는 뭘까요?”

이씨는 “판매가의 나머지 대부분이 미국 허벌라이프 본사로 가는 돈”이라고 단언했다. 미국허벌라이프가 한국허벌라이프를 앞세워 한국 소비자를 ‘고객’이 아닌 ‘호갱’ 취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허벌라이프 매출 총이익이 2400억원입니다. 그런데 당기순이익은 760억 수준이예요. 왜 그럴까요? 회사운영비에 속하는 판매비와 관리비 항목에서 920억원 가량의 판매수수료가 미국 허벌라이프 본사로 빠져나가기 때문입니다. 라이센스 비용이라는 명목으로요. 정말 허벌난(?) 라이센스 비용 아닙니까? ‘허벌라이프’라는 이름 쓰는 명목으로 내는 돈치곤 말입니다.”


배당금 부분에 대한 지적은 충격적이다.

“그럼 매출액에서 라이센스 비용 빼고 남은 당기순이익을 봅시다. 760억이죠. 그런데 배당금으로 얼마 나가고 있나요? 770억원입니다. 이 배당금은 누가 가져간다? 한국허벌라이프 지분을 100% 출자한 미국 허벌라이프입니다. 결국 한국허벌라이프 사업자는 ‘봉’, ‘호갱’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 소비자를 아주 우습게 취급하고 있는 거예요.”

허벌라이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상품가격의 구성을 분석해 보면.

제품 판매가격이 5만2700원일 경우. 다단계 사업자를 위한 후원수당은 33.7%로 1만7700원이다. 그리고 라이센스와 배당금 명목으로 미국 허벌라이프 본사로 가는 비용이 1만6800원. 부가세를 비롯해 한국허벌라이프의 인건비 등 기타 운영비 등을 제외하면 제품원가 평균은 대략 6300원 정도다. 판매가의 15% 선이다.

이씨가 “6300원 짜리 물건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다단계 사업자에게 판매하고 있다”고 하는 지적은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 한다”는 다단계 사업자의 주장이 허구임을 보여주고 있다.

본사 한국 소비자 ‘호갱’ 취급
원가 판매가의 15% 수준에 불과

그렇다면 다른 다단계 업체들도 마찬가지일까?


업계관계자 김모(42)씨는 “총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이 15% 정도라면 동종 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체중조절용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업계 평균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허벌라이프의 원가비중은 식사대용식품이나 알로에겔을 생산하는 일반 건강기능식품 업체는 물론이고 동종 다단계 업체와 비교해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허벌라이프 제품은 고가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만 알았지 평균 원가가 이렇게 낮을지는 몰랐다. 조금 충격적이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 서모(38)씨는 허벌라이프 제품과 여타 제품과의 가격비교를 권했다. 제주도에서 재배한 알로에를 250배 농축한 알로에겔이나 다이어트 쉐이크 등이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유명 대기업 제품은 물론이고 뉴질랜드의 대형 건강기능식품 기업의 제품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네이버 검색창에 ‘다이어트 쉐이크’나 ‘알로에겔’을 쳐보세요. 허벌라이프의 1/3가격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수두룩합니다. 그런 제품들 원가가 오히려 허벌라이프 제품보다 높을 겁니다. 비슷한 원료 가지고 만든 건강식품인데 허벌라이프가 좀 심한 편이죠!”

업계의 관점은 “원가가 15% 미만의 제품은 제품의 질이 지나치게 떨어지거나,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인터넷에선…
1/3 가격 판매

한편, 15% 가량의 제품원가 평균도 순수 원가는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체중조절용 조제식품 제조 공장 생산팀장으로 제직 중인 신모(42)씨는 “허벌라이프 제품이 미국으로부터 완제품으로 수입되는 만큼 그 제품원가에는 허벌라이프 제조공장 마진도 붙어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허벌라이프가 제조과정에서 마진 붙이고, 한국으로 완제품을 보내면서 마진 붙이고, 또 거기에 다단계사업자의 후원수당이 붙고, 마지막으로 제품가의 50% 상당의 라이센스 비용과 한국허벌라이프의 마진이 붙은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허벌라이프와 같은 업체가 매우 낮은 원가로 물건을 들여와 지나치게 높은 판매가격으로 판매행위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로 ‘다단계 사업자들의 맹목적인 충성심’을 들었다. 원래 다단계 업계의 기본 논리가 자신이 써보고 좋아서 남에 추천하는 것이고, 그런 사람들을 넓히는 것이 사업이 되는 것이지만 실제는 직접 사용해 봐도 효과는 알 수 없으나 조직을 잘 키워야 돈이 되는 것으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단계 사업자들이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 것’ 보다 ‘비싸도 돈이 되는 것’에 집중하기 때문에 제품원가와 판매가격 사이의 격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부가세 포함 총 매출액

매출 원가


매출액 대비 매출 원가

2013년도 기준

568,298,074

63,488,629

약 12%

2012년도 기준


527,484,776

79,244,697

약 14%

▲허벌라이프 총 매출액과 매출 원가 (단위: 천원)

“6300원 짜리 물건이 물 건너 왔다고 5만2700원이라면 너무 하지 않나요? 좋은 제품보다 돈이 목적인 조직이라 넘어가는 것이지 정상적인 시장 같으면 먹힐 리가 없습니다. 회원만 구입가능하다는 것이 맹점입니다. 아무리 제품을 좋아해도 해외직구로 구매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판매가격을 마음대로 높여도 사업이 되는 겁니다.”

허벌라이프의 제품이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 역시 가격과 맥이 닿아있다. 취재 중 만난 업계관계자들은 하나같이 “허벌라이프가 NON-GMO 원료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믿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단가 때문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콩은 거의 GMO가 포함된 콩이다. 그래서 GMO가 없는 콩이 훨씬 비싸다. 생산단가에서부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허벌라이프가 자체농장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생산단가가 차이나는 것은 아니다. 15% 정도의 원가비율을 맞추려면 GMO 콩을 사용하지 않고는 어려울 것이다.”

뻥튀기 과장광고
책임은 판매원이

한 건강식품 컨설던트는 “허벌라이프의 제품이 정말 의학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면 약으로 팔지 건강기능식품으로 팔겠습니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허벌라이프를 먹고 아토피나 병이 나았다는 사업자들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결국, 허벌라이프 제품은 원가 비중이 지나치게 낮고 가격은 지나치게 높으면서도 효과 역시 의문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인 셈이다.

이런 사실을 한국 허벌라이프 사업자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일부 허벌라이프 사업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비타민이나 의약품의 제품원가도 몇 백원 수준이다. 허벌라이프의 제품원가가 낮은 것도 이와 같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허벌라이프 뉴트리션 클럽을 운영 중인 그는 “허벌라이프 역시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기 때문에 기술 개발에 투자되는 비용이 반영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십대 초반에 허벌라이프에 뛰어들어 최상위 직급인 밀리어네어 팀을 오랫동안 유지했던 한 사업자 강모(29)씨의 입장은 달랐다. “허벌라이프 제품이 여타 제품보다 비싸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과장광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 놓았다. 다이어트 전후 사진을 올리거나, 아토피 등이 좋아진다고 하는 것 모두가 불법이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

매출 대부분 미국으로 송금
이익 전부 배당금으로 지급

“당장 제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효과가 없어도 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속이는 수밖에 없었다”는 게 강씨의 자백(?)이다. 그러면서 강씨는 한국 허벌라이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물론 한국 허벌라이프에서는 과장광고를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사업자가 몸으로 느낀 것을 소비자와 나누라’고 한다. 문제는 그렇게 하면 사업이 안 된다는 것이다. 정작 사업자는 아무 것도 몸으로 느낀 것이 없는데 뭐라면서 영업을 하겠나? 그저 좋은 제품이라고 우길 수밖에.”

한국 허벌라이프가 다단계 사업자를 ‘독립회원’이라고 부르는 것은 회사와 사업자가 무관하다는 일종의 선긋기에 불과하다 게 몇 년간 공들인 조직을 정리한 그의 시각이다.

강씨는 “한국에서 다단계 판매 혹은 직접판매(Direct selling)가 부정적 인식이 강한 이유는 다단계 업체들 스스로의 탓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각종 부작용에 대한 사건·사고가 잇따르는데도 제품에 대한 맹목적인 인식을 유도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켜 왔다는 것. 그리고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다단계 업체들의 공통점은 원가가 낮은 제품을 비싸게 팔았다는 것과 효과나 효능을 부각시키는 과장광고를 일삼았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 허벌라이프의 제품원가 평균이 15% 수준인 것 역시 일반인들이 다단계 사업자를 부정적으로 보게 하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좋은 제품?”
“동의 못해!”

한편, 한국 허벌라이프의 답변을 듣고자 연락을 취했지만 취재기자의 전화는 책임 있는 답변자와 연결되지 않았다. 국내 33만명 이상의 다단계 판매 사업자와 관계 맺고 있는 허벌라이프. 또 그들로 인해 꾸준히 판매되고 소비되고 있는 무수한 제품들. 허벌라이프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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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