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집권 후반기 3대 사정기관 액션플랜

만만한 게 대기업…또 잡는다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부패척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4년차 국정운영 방향으로 꺼내든 화두이다. 단순히 지나가는 말이 아니었다. 곧바로 황교안 국무총리가 ‘부패척결 프로젝트’ 가동을 선언한 이후 범정부 차원의 동시다발적 움직임이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벌써부터 온갖 뒷말이 오간다.

검찰·공정거래위원회·국세청이 일제히 재계 압박에 나서고 있다. 접근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지향점은 분명하다. 바로 부패행위 처단이다. 이상하리만치 비상한 움직임은 놀랍기까지 하다. 찍히면 어떤 처방이 내려질지 알수 없는 일이다. 최악의 경우 엄청난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

특수단 출범
1차 타깃은?

첫 테이프를 끊은 건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을 출범시킨 검찰이다. 전국 단위의 대형 비리 수사 전담을 위해 지난달 27일 정식 출범한 특수단은 30여명 규모의 조직으로 신설됐다. 대형 수사가 시작되면 옛 중앙수사부처럼 전국에서 검사와 수사관 등을 추가 투입할 수 있다. 벌써부터 ‘미니 중수부’라는 호칭이 붙었다.

특수단은 지난해 방위사업비리 수사를 이끌었던 김기동 단장을 필두로 1, 2팀장인 주영환·한동훈 부장검사, 각 팀의 부팀장인 이주형·정희도 부부장검사에 평검사 6명 등 총 11명의 검사로 출발한다. 여기에 수사관과 실무관 20여명이 파견되는 등 일선 검찰청 특수부서 2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외형을 갖췄다.

특수단은 이미 축적된 비리 첩보 분석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국책사업이나 나랏돈이 투입된 민간사업에 대한 감사자료 등이 분석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첫 목표물이 어디일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부실 공기업’ 또는 ‘민영화된 공기업’이 특수단의 1차 레이더망에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기업은 민간 기업과 달리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각종 유착이나 비리 등 구습이 여전하다.
 

실제로 검찰은 여전히 자행되고 있는 낙하산 관행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권의 공기업 사장들 대부분은 ‘낙하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정권에서 내려 보낸 공기업 사장들을 사정의 타깃으로 보는 이유는 뭘까. 일각에서는 낙하산 사장들에 대한 관리 차원이라고 말한다.

명분상 ‘부패척결과 방만 경영’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낙하산 사장들이 레이더망을 빠져나가긴 그리 쉽지 않다. 이를 두고 공기업 사장들에게 ‘다른데 줄 댈 생각하지마라’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검찰·공정위·국세청 삼위일체 ‘칼날’
‘부패척결’ 걸고 동시다발 재계 정조준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된 부실기업이나 금융기관 역시 특별수사단의 과녁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부실기업들은 불법 비자금 조성을 통해 정·관계 로비로 생존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고 이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국에 사업장을 둔 대기업과 비리 의혹이 제기된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수사가 이뤄지더라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만약 수사가 이뤄지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4월 총선 전에는 어떻게든 ‘과실’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특수단은 8개월이나 걸린 포스코 수사에서 보듯 수사가 길어질수록 기업들의 대응이 강해진다는 점을 의식해야 한다.

부패척결이라는 기치를 내건 특수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공정위 역시 요주의 대상이다. 수장이 맨 앞에서 진두지휘하는 만큼 파장이 더 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달 31일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대기업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의혹과 관련해 그간 조사해 온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1분기 중에 제재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최근 CJ까지 포함해 5곳을 조사했는데 4곳에 대해서는 법리적 검토를 하고 있고 심사보고서는 1분기 중에 올라온다”며 “1분기 안에 상정해서 제재절차를 시작할 것”이라 말했다.
 

공정위가 주목하는 부분은 단연 대기업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위반여부로 귀결된다.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총수일가가 사익을 편취할 경우 제재를 원칙으로 한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 계열사(비상장 계열사 20%)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공정위 규제 심사 대상이 된다.

공정거래 위반
제재 움직임

총수 일가가 대주주인 계열사에 부당한 이익을 줬다고 판단할 경우 시정명령을 내리거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고 검찰 고발도 가능하다. 총수의 경우 징역형(3년 이하)이나 벌금형(2억원 이하)이 가능하고 3년 평균 매출액의 5%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이런 상황에서 공정위는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빚었던 롯데그룹을 사실상 첫 번째 타깃으로 지명하고 나섰다. 지난 1일 ‘기업집단 롯데 해외계열사 소유 등 현황’을 발표하고 롯데그룹의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사건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이다. 위반 혐의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지정 자료 미·허위 제출, 롯데 소속 11개사의 주식 소유 현황 허위 신고 및 허위 공시 등이다.

일단 롯데 측이 기존에 제출, 신고 또는 공시한 자료와의 차이가 확인된 부분을 중심으로 조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계열사는 국내 롯데의 사실상 지주사인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푸드, 롯데케미칼, 롯데리아, 롯데물산 등이다.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롯데그룹 계열사의 내부 지분율은 62.9%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에 롯데 해외계열사의 소유 구조가 추가돼 내부 지분율이 85.6%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는 롯데그룹이 국내계열사에 출자한 해외계열사를 동일인(오너) 관련자가 아니라 기타 주주로 신고했기 때문에 내부 지분율이 실제보다 낮게 산정됐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했다.

탈세혐의
최후통첩

공정위가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사이 대기업들의 몸사리기는 한층 빨라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정성이 이노션 고문은 지난해 광고계열사인 이노션의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보유중인 주식 140만주와 160만1000주를 매각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의 지분은 기존 10%에서 2%로, 정성이 고문의 지분은 40%에서 27.99%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이노션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30%보다 낮은 29.99%가 됐다.
 

검찰과 공정위도 모자라 국세청마저 거들고 나섰다. 지난달 27일 국세청은 조세 회피처를 이용한 기업자금 해외유출 등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법인과 개인 30명을 상대로 일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역외탈세 혐의가 짙은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전국 차원의 동시다발적 세무조사를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술 더 떠 오는 3월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 기한 마감을 앞두고 역외탈세 혐의자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와 처벌을 예고한 상황이다. 페이퍼컴퍼니를 앞세워 외국인 기관 투자자로 위장해 국내에 투자한 뒤 투자소득을 해외로 유출하는 유형이 중점 조사 대상이다.


탈루 유형을 보면 사주 일가가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이를 통한 편법거래로 자금을 빼돌린 뒤 멋대로 쓴 경우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가공비용을 송금하거나, 페이퍼컴퍼니를 거쳐 수출하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빼돌린 사례도 중점 파악 대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조사대상에 국내 30대 그룹 관계자들이 일부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아직까지 국세청은 세부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조사 과정에서 사건이 한층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역외탈세 세무조사는 국세청의 상시업무에 속하지만, 이번 발표는 일종의 자진신고 압박용 ‘최후통첩’의 성격이 강하다.

한승희 국세청 조사국장은 “신고하지 않은 소득·재산이 있다면 올해 3월 말까지 자진신고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앞으로 소득이나 재산의 해외은닉과 같은 역외탈세는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타깃 어디? 누구?
“찍히면 끝” 노심초사

국세청은 조사 결과 고의적인 세금포탈 사실이 확인되면 세금 추징은 물론 관련법에 따라 형사 고발하고, 세무대리인 등이 역외탈세를 도운 정황이 드러나면 엄격히 처벌할 예정이다. 자진신고할 경우 가산세와 과태료를 면제받고 조세포탈 등 범죄 혐의에 대해서도 최대한 형사 관용조치를 받을 수 있다.

검찰·공정위·국세청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부패척결이라는 공통분모를 향해 움직이자 재계는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행여 대상자로 이름이 오르내릴 경우 장기수사, 압수수색 등 난처한 일에 엮이지 말란 보장이 없다. 일단 시기 자체가 대기업들의 편이 아니다.
 


지난달 5일 신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박 대통령은 부패척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집권 4년차를 맞은 박 대통령이 부패척결을 언급한 것은 국정 전반에 누수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차단에 나섰다고 볼 수 있는 사안이다.

실제로 김수남 검찰총장은 “부정부패를 단호히 척결하기 위해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특별수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히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한 입장을 취한 상태였다.

곧바로 검찰이 움직였고 결과적으로 특수단이 발족됐다.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대적인 사정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이어졌다. 특히 금융과 관련된 수사가 집중될 것이며 역대 정권의 출처 불분명한 자금 등이 주된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왔다. 이 시점에서 과거 중수부처럼 대형게이트 수사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사건을 맨 먼저 지목할 지 이목이 집중된 건 당연했다.

특수단 하나만으로도 불편할법 하건만 공정위, 국세청까지 거들고 나섰다는 사실은 촘촘한 수사망이 가동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자면 최근 분위기에서 누구든 수사망에 이름을 올릴 시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뜻이다. 대기업들이 긴장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졌던 포스코의 경우 수사 성과면에서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받았지만 해당 기업은 수십년 만에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녹록지 않았던 대내외 환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탓이 크지만 수사를 거치며 각종 악재를 해처 나가지 못했다는 사실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쳤다.

바짝 엎드려
눈치보기 급급

이런 상황에서 특수단을 위시한 범 정부 기관들의 무리한 조사가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비록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에 어떤 의심을 받지 않도록 감독 하겠다”고 밝혔지만 대기업들이 의심을 거두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공정위·국세청이 어쩐 일인지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사안을 두고 움직였다는 인상이 짙다”며 “겉으로만 요란한 거라면 차라리 다행인데 엄청난 후폭풍이 불게 되면 재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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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