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20대 전성시대

그린 지배한 어린 선수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20대 선수 전성시대를 맞았다. 20대 선수들이 투어의 주축 선수로 자리를 잡을 조짐이다.

눈부신 실력 향상
여자골프 연령층↓

지난해 10월 2015-2016시즌을 시작한 PGA 투어는 이미 다수의 챔피언을 배출했다. 새 시즌 우승자 가운데 상당수가 20대 신예 선수들이다.
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 우승자 에밀리아노 그리요(23),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챔피언 스마일리 코프먼(24), CIMB 클래식 정상에 오른 저스틴 토머스(22), 그리고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피터 몰내티(28) 등 초반 4개 대회에서 20대 신예 우승자가 줄을 이었다.
불과 22세의 조던 스피스와 18세 리디아 고가 2015시즌부터 남녀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며 지구촌 프로골프계의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다. 두 선수는 더욱이 어릴 때부터 습득한 과학적인 기술과 강한 체력, 강철 멘탈이 강점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5/2016시즌 7개 대회 가운데 4개를 20대가 제패했다. 바야흐로 ‘신세대 천하’가 열리고 있다.
2014년에 타이거 우즈(미국)의 부상과 함께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가 가볍게 대권을 이어받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는 그러나 ‘진격의 아이콘’ 스피스가 4월 마스터스와 6월 US오픈에서 ‘메이저 2연승’을 일궈내는 등 초반부터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고, 하반기에는 제이슨 데이(28·호주)가 가세해 막판 7개 대회에서 4승을 쓸어 담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과거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몇몇 특별한 선수가 20대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낸 적은 물론 있다. 하지만 PGA 투어에서 이렇게 많은 20대 선수들이 상위권에 포진한 것은 새로운 추세라는 분석이다.
브라이언 왜커 PGA 투어닷컴 기자는 모든 스포츠에 선수 연소화 추세가 뚜렷하다면서 PGA 투어도 예외일 수 없다고 썼다. 스포츠 과학의 눈부신 발전이 주는 혜택을 듬뿍 받으면서 경험을 통해서만 축적이 가능했던 기량을 재빨리 습득한 젊은 선수들의 약진은 역사적 당위라는 설명이다.

빅3 모두 20대

올해 33세인 션 오헤어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 인터뷰에서 “10년 전보다 주니어 골프 선수들이 훨씬 많아지고 실력 향상도 눈부시다”면서 “지금 20대 선수들은 타이거 우즈가 전성기 때 TV를 통해 골프 경기를 보고 골프의 매력에 빠져든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미국주니어골프협회를 인용해 미국 주니어 골프 선수가 2008년 5166명에서 2015년에는 6445명으로 늘어났으며 주니어 대회 역시 71개에서 117개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어느 종목보다 경험이 중요한 골프 종목 특성상 20대 선수들이 투어를 지배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스피스가 PGA 투어 플레이오프(PO) 최종 4차전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1000만달러의 잭팟’을 터뜨려 일단 우위를 지켰고, 지난 7월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다쳤던 매킬로이가 지난 11월 유러피언(EPGA) 투어 PO 최종 4차전 DP월드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EPGA투어 PO 2연패’의 위력을 과시했다.
여기에 리키 파울러(26)와 패트릭 리드(25), 브룩스 켑카(25·이상 미국) 등이 챔프군단에 이름을 올리며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은 안병훈(24)이 대표주자로 지난 5월 유럽의 메이저 BMW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한 뒤 PO 4개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쳐 현재 세계랭킹을 28위까지 끌어 올렸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즈의 몰락으로 이미 세대교체가 완성됐다고 진단한다.
‘리디아 고 천하’로 요약되는 여자골프 역시 10대로 연령층이 더 낮아지는 추이다. 리디아 고의 5승을 비롯해 ‘캐나다 골프천재’ 브룩 헨더슨과 이민지(호주)가 7승을 합작했고, 22세 이하로 확대하면 31개 대회에서 15승을 올렸다. 우승확률이 무려 48%다. 김세영(22·미래에셋·3승)과 전인지(21·하이트진로), 김효주(20), 렉시 톰슨(미국·2승), 제시카 코다(미국) 등이 주축이다.

강철체력 우위


전인지가 내년 LPGA 투어에 본격으로 입성하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된다. 전인지는 비회원으로 7월 US여자오픈을 차지해 당당하게 메이저 챔프 자격이다. 25세 이상 베테랑들은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유일한 대항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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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