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봉 비웃는 공기관장 리스트

회사는 쓰러져 가는데 월급 4000만원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매번 국정감사에서 집중 포화를 맞지만 그때뿐이다. 속 시원한 개선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천문학적인 부채는 도무지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인다. 반대로 공공기관장에 투입되는 인건비는 해마다 치솟고 있다. 심지어 몇몇 공공기관장 자리는 대통령보다 벌이가 쏠쏠하다.

지난 5일 인사혁신처가 내놓은 ‘공무원 보수·수당 규정’ 개정안에는 고위급 공무원들의 한해 보수가 상세히 기록돼 있다. 국무총리는 540만원 인상된 1억6436만6000원, 부총리·감사원장은 1억2435만2000원, 장관 및 장관급 공무원은 1억2086만800원의 연봉을 받는다. 모두 지난해보다 3.4% 올랐다. 수당 등을 더할 경우 총 보수 인상률은 3.0%로 조정된다.

연봉만 4억
대통령 2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대통령이 받는 연봉이다. 박 대통령의 올해 연봉은 697만원 오른 2억1201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대통령이라는 직책의 무게를 감안하면 과도하다고 보기 힘든 금액이다. 여기 저기 빠져나가는 고정 지출도 상당하다.

지난해 청년희망펀드를 제안했던 박 대통령은 매달 월급의 20%를 펀드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연간 청년희망펀드 기부액은 4240만원에 이른다. 매번 월급에서 353만원씩 꼬박꼬박 나간다. 월 300만원 이상 나가는 새누리당 당비까지 합치면 매년 내야할 고정금액이 8000만원에 육박한다.

연봉만 놓고 본다면 딱히 매력적인 부분을 찾기 힘든 셈이다. 수 십억원에 달하는 대기업 임원의 연봉과 비교하면 초라하기까지 하다. 멀리 사기업까지 갈 필요도 없다. 일부 공공기관장의 수령액 역시 대통령을 훨씬 웃돈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노원 갑)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공공기관 현황 편람’의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조사대상은 정부의 투자·출자나 재정지원 등으로 운영되는 316개 공공기관이다.
 

시장형 공기업(14개), 준시장형 공기업(16개),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17개),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69개)과 기타공공기관(200개) 등이 포함됐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를 토대로 작성된 이 문건에 따르면 기업·수출입·산업 등 3대 국책은행의 기관장들이 상단을 빼곡히 채웠다.

‘방만’ 공공기관 인건비 해마다 증가
중심에 기관장…하나같이 고액 연봉

가장 높은 연봉이 책정된 공공기관장 자리는 평균 4억7051만원을 수령한 중소기업은행장이었다. 중소기업은행장의 연봉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5억원이 넘었고 2014년에는 3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한국수출입은행장(4억5964만원), 한국산업은행장(4억4661만원), 한국투자공사 사장(4억2864만원) 역시 대통령보다 2배 이상 연봉을 받는다.

이외에도 다수의 공공기관장 자리가 넉넉한 연봉을 보장한다. 한국과학기술원, 국립암센터, 한국주택금융공사, 기초과학연구원,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즘기금까지 연봉 상위 10대 공공기관의 수장들은 모두 대통령보다 연봉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4년으로 국한하자면 안홍철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이 선두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공공기관 기관장에게 지급된 연봉 총액은 약 465억원. 안 전 사장은 4억750만원의 연봉을 챙기며 1위에 올랐다. 전체 기관장의 평균 연봉인 1억5000만원의 약 2.5배에 해당한다.

한국투자공사는 모든 직급에 걸쳐 연봉이 수위권이었다. 상임 이사와 감사의 연봉은 각각 2억9321만원, 2억9516만원으로 모든 공공기관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반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의 연봉은 2640만원으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기관장 연봉이 1억원 미만인 공공기관은 24개로 전체의 7.7%에 불과했다.


해당 공공기관에 몸담은 직원들 역시 만만치 않은 연봉을 자랑한다. 3년 평균 공공기관 직원 1인당 연봉 순위는 한국투자공사가 1억384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예탁결제원(1억83만원), 한국기계연구원(9866만원), 한국원자력연구원(9702만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9513만원) 등도 직원들의 연봉이 공공기관 가운데 최상위권이었다.
 

3년 평균 신입사원 초임 연봉 순위는 항공안전기술원이 4420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4315만원, 한국연구재단 4296만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4270만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4226만원 순으로 조사됐다.

경영평가가 우수한 공공기관이라면 대규모 성과급마저 기대해 봄직하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경영평가를 진행한다. 다만 금융권 공공기관은 금융위가 경영평가를 실시하며, 외부위원이 평가 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평가 등급은 S부터 E까지 총 6등급이다. 지난해 경영평가 결과는 올해 6월께 나온다. D등급 이하는 성과급이 없지만 S, A, B, C등급은 차등 지급받는다.

3대 국책은행
수위권 독차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임원들의 성과급도 달라지는데, 지난해보다 등급이 내려간다면 성과급이 줄고 결과적으로 연봉이 깎이게 된다. 한국산업은행의 경우 2013년 기재부의 공공기관 임원 보수지침에 성과급이 최대 200%에서 120%로 변경되면서 연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한국산업은행 회장은 2013∼2014년 결산 기준 각각 1억8114만원을 기본급(연봉)으로 받았다. 같은 기간 성과급은 3억1689만원에서 1억5397만원으로 낮아져 총 연봉은 4억9804만원에서 3억3512만원으로 떨어졌다. 2014년 받았던 A등급을 유지하지 못하면 올해 한국산업은행 회장의 연봉은 2억원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해당 공공기관들이 과연 연봉에 합당한 업무를 수행하느냐이다. 연봉으로 지출되는 금액이 많더라도 이들의 활동을 외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무엇보다 기관장이 고액 연봉을 수령하는 공공기관 대다수가 엄청난 부채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공공기관장 연봉 순위에서 최상단을 차지한 곳일수록 상황이 심각하다.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의 도합 부채규모는 무려 452조원에 육박한다. 직원 1인당 평균 연봉 1위에 오른 한국투자공사 역시 큰 액수의 부채를 안고 있긴 마찬가지다. 특히 중소기업은행(204조원), 한국산업은행(247조원)의 부채는 단 시간 내 처치가 곤란한 수준이다.

한술 더 떠 몇몇 공공기관은 부채와 상관없이 임직원들의 평균 연봉을 매년 인상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획득했더라도 연봉 인상을 주저하지 않았다.

부채는 뒷전
유명무실 평가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우 2013년 청렴도 평가 5등급(매우 미흡), 2014년 4등급(미흡)으로 평가받았고 부채도 매년 증가했지만 기관장 연봉과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3년 내내 상승세였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광해관리공단,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청렴도 평가는 4·5 등급으로 미흡했고 경영실적도 C등급으로 평범했지만 기관장 연봉이나 상임이사 연봉이 3년 내내 인상됐다.
 

물론 부채가 많다고 경영실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줘야 한다는 건 아니다. 공공기관별 업무 특성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부채는 감안해야 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공적 자금 투입 과정에 연관되는 공공기관에게 대규모 부채는 일종의 세금처럼 인식되곤 한다.


실제로 예금보험공사는 2010년 이후 5년 만에 지방은행 분할매각 및 우리금융지주 분할매각에 성공해 공적자금 2조2000억원을 회수, 재정절감에 기여했다며 우수 사례로 꼽혔다. 이해관계자 갈등 해소, 매각대금 과세문제 해결 등에 노력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예금보험공사의 부채는 22조원에 이른다.

다만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가 객관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데 일정부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공공기관의 전년도 경영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임원 인사 및 성과급 등에 반영한다는 취지가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 까닭이다. 매년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 경영평가 제도의 허점이 지적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노근 의원은 “상당수 공공기관이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기관장은 대통령 연봉을 능가하는 고액 보수를 챙기고 있다”며 “부채가 늘고 기관평가가 낮아도 임직원 연봉을 계속 인상하는 기관들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액 연봉을 받았다면 그 이상의 책임감을 보여야 하는 게 순리건만 상당수 기관장들은 임기를 제대로 채울지조차 미지수다. 벌써 관뒀거나 당장 자리보전 자체가 불명확한 기관장들도 눈에 띈다.

막대한 부채에도 계속 인상
기업은행장 평균 연봉 단연 ‘1등’

2013년 12월 취임 당시부터 야당의 사퇴 압력을 받아온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은 지난해 11월 임기를 1년여 남기고 사퇴했다. 재임 중 잘못된 투자와 호화출장 등으로 구설에 오른 것만 해도 수차례다.


권선주 중소기업은행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능력의 유무를 떠나 주변 환경이 논란을 부채질한 경우다. 2013년 12월 기업은행의 수장으로 취임한 권 행장은 ‘최초 여성 1급 승진’ ‘최초 여성 부행장’ ‘최초의 여성 은행장’이란 수많은 수식어를 달고 있다.
 

부임 초기만 해도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이 “권 행장을 본받아라”라고 공개적으로 말했을 정도다. 다만 임기가 끝나기 전에 다른 정부 부처로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권 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역시 거듭 교체론이 나돌고 있다. 2014년 3월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한 이 행장은 이전부터 금융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사 가운데 하나였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거친 박 대통령과는 서강대 동문이자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파악된다.

이 행장은 과거 수은이 지원했던 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는 과정에서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따랐던 전력이 있다. 최근에는 오는 4월 임기가 만료되는 홍기택 한국산업은행 회장의 후임으로 물망에 오르내린다. 이 행장의 임기는 2017년 3월에 완료된다.

문제는 이런 저런 이유로 공공기관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시 최악의 경우 정피아 논란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공공기관은 14곳. 때마침 4월 총선이 가까워지는 만큼 정피아 낙하산 인사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임기 남기고
떠나면 끝?

이 경우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은 계속해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연봉만 챙기다 기회가 되면 자리를 박차고 떠나는 모양새가 재현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공공기관 개혁이라는 취지에서 동떨어지게 된다. 달리 말하자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상당수 공공기관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자리에 정치권 인사들이 내려와 잡음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이 해마다 제기되는 만큼 기관장 내정에서부터 납득할만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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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