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스타들 공식 핸디캡

빌 게이츠·도널드 트럼프 골프 실력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의 골프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게이츠의 핸디캡은 평범한 주말골퍼의 수준에도 약간 못 미친다. 시애틀의 프라이빗 골프장인 브로드무어GC에서 측정된 게이츠의 미국골프협회(USGA) 공인 핸디캡은 24.1이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게이츠의 자산은 795억달러에 이르지만 핸디캡은 20대 중반이다. 누구든 모든 것을 다 갖지는 못하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조던, 숨기지 못한 골프 사랑
소문난 골프광들 아예 골프로 전업도

골프전문지인 <골프다이제스트> 인터넷판은 최근 미국골프협회(USGA)의 핸디캡 네트워크(GHIN)를 인용해 미국의 유명인사 및 스포츠, 연예계 스타 30명의 핸디캡을 공개했다.

유명 인사들
실력 각양각색

세계 제일의 부자로 알려진 빌 게이츠는 지난 2003년 5월 브로드무어골프장에서 109타를 친 것이 공식 집계된 마지막 스코어였다. 게이츠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는 꼬박꼬박 핸디캡 인덱스에 스코어를 올렸다. 2000년 6월에 기록한 90타가 가장 좋은 스코어였다. 지금도 골프를 즐기지만 스코어를 남기지는 않는다. 14년간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지내고 2014년 2월 은퇴해 지금은 농구팀 LA클리퍼스의 구단주로 있는 스티브 발머는 시애틀 골프장에서 13.2의 핸디캡을 적어냈다.
메이저 18승을 거둔 뒤에 골프설계가로 여전히 활약하는 잭 니클라우스는 자신의 홈 코스인 플로리다 베어스클럽에서 현재 3.4의 공식 핸디캡을 유지하고 있다. 더 이상 현역 프로선수가 아닌 만큼 그의 핸디캡이 더이상 ‘0’이 아니라는 사실 자체가 새롭다.
2004년 조지 부시 정부에서 콜린 파월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콘돌리자 라이스는 최초의 오거스타내셔널 여성 회원이면서 동시에 세계 최고의 골프장으로 알려진 페블비치 인근 태평양을 마주한 코스 사이프러스포인트의 멤버로 11.3의 공식 핸디캡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공화당의 미국 대통령 후보이자 수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부동산과 골프계의 거물 도널드 트럼프는 자신이 소유한 주피터트럼프내셔널에서 3.0의 핸디캡을 기록해, 적어도 골프 실력만큼은 허풍이 아님을 증명했다.
지난해 9월 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직 사임의사를 밝힌 존 뵈너는 웨더링턴골프클럽에서 9.3의 핸디캡을 작성했다. 최근에 스코어를 적어낸 것이 5개월만인 10월이었다. 그간 정치 행보를 고민하느라 골프 스코어를 적지 않은 것이 우연처럼 묘하게 겹친다.
그렇다면 미국 4대 프로 스포츠로 풋볼,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골프 실력은 어떠할까? 프로 스포츠 정상급 선수들은 평소에는 자신의 종목에 열중하지만 취미로는 골프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에 버금가는 뛰어난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미국 프로 스포츠 선수 가운데 현재 최강의 골프 실력자는 미국프로풋볼(NFL)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쿼터백 토니 로모이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로모의 공식 핸디캡은 +3.3이다. PGA 투어 선수급 실력이다. 로모는 US오픈 예선에 출전한 적도 있다. 비록 2차 관문에서 낙방했지만 프로 선수들과 겨뤄도 되는 실력임을 과시했다. 로모는 현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핸디캡’ 보유자이기도 하다.
왕년의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도 투어 선수 버금가는 골프 실력을 뽐낸다. 맥과이어의 공식 핸디캡은 +2.2이다. 거구에서 뿜어나오는 엄청난 장타뿐만 아니라 코스 매니지먼트도 뛰어나다.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전설적 3루수’ 마이크 슈미트는 메이저리그에서 은퇴한 뒤 PGA 시니어투어의 문을 두드릴 만큼 골프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핸디캡 +1.1의 슈미트는 골프 선수로 전향을 선언하고 시니어투어대회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미국 프로풋볼 사상 가장 뛰어난 와이드리시버 가운데 한명으로 꼽히는 제리 라이스도 골프 실력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실력자다. 라이스 역시 ‘플러스 핸디캡’을 자랑한다. 핸디캡 +0.7의 라이스는 그러나 PGA 2부투어에 도전했다가 쓴맛을 보고 투어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78승을 올리고 은퇴한 쿠바 출신 투수 리반 에르난데스는 핸디캡 0의 수준급 골퍼다.
북미아이스하키(NHL) 명예의 전당 회원인 브레트 헐도 핸디캡 0의 스크래치 골퍼다. 빙판을 누비던 헐은 아주 빠른 그린에서도 퍼팅을 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타이거 우즈가 PGA 투어를 석권할 때 ‘테니스 황제’로 군림한 피트 샘프러스도 골프 고수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고급 회원제 벨에어 컨트리클럽에 신고한 그의 골프 핸디캡은 0.5이다. 이런저런 골프대회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는 다른 선수와 달리 ‘은둔형’ 골프를 즐기지만 함께 쳐본 프로 선수들은 ‘대단한 실력자’라고 입을 모은다. 테니스 스타 이반 렌들도 핸디캡 2를 신고한 수준급 실력이다. 그는 딸 셋을 모두 골프 선수로 키웠다.

스포츠 선수
실력자 상당수


톰 글래빈, 존 스몰츠, 그레그 매덕스 등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선발투수 3인방도 골프 실력은 투어 선수 버금간다. 핸드캡 1.6인 스몰츠는 라이스에 이어 PGA 2부투어에 도전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지난 4월 PGA 투어 선수 키건 브래들리는 “스몰츠가 PGA 투어 선수들과 내기 골프를 자주 치는데 칠 때마다 돈을 잃는다”고 ESPN에 폭로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00승 투수 존 스몰츠(48)는 스포츠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골프광 중 한 명이다. 그가 가족 6명과 사는 미국 조지아주 밀턴의 저택 뒷마당에는 9홀짜리 골프코스가 있다. 3개의 연습그린에는 밤에도 연습할 수 있게 조명시설이 설치돼 있다. 스몰츠는 이 특별한 뒷마당을 만드는 데만 200만달러를 썼다.
스몰츠의 핸디캡은 +1.7. 1~2언더파를 친다는 얘기다. 과거 타이거 우즈와 친선 라운드를 할 때 5언더파 67타를 적을 정도로 강심장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내가 본 아마추어 골퍼 중에 스몰츠가 최고”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프로 대회의 벽은 높았다. 2011년 미국프로골프(PGA) 2부투어에 초청선수로 데뷔했으나 첫날 84타를 치는 등 2라운드 합계 27오버파로 예선 탈락했다. 앞서 US 오픈 예선에도 나갔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스몰츠는 여전히 투어 프로라는 목표를 버리지 않고 있다.
‘농구황제’이자 야구에 도전했다가 골프 선수까지 꿈꿨던 마이클 조던은 홈코스인 플로리다 베어즈클럽에서 작성한 1.9가 공식 핸디캡이다. NFL의 불후의 스타이자 더스틴 존슨의 예비 장인인 웨인 그레츠키는 고저랜치리조트에서 8.5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미식축구 뉴잉글랜드패트리어츠팀의 쿼터백이자 모델 지젤 번천의 남편인 톰 브래디는 매디슨클럽에서 9.2의 핸디캡을 작성했다.

골프가 좋아
선수로 전향

골프를 열광적으로 즐기면서도 실력은 형편없는 ‘골프 지진아’ 스타 플레이어로는 미국프로농구(NBA)의 간판 파워포워드 출신 찰스 바클리와 ‘미스터 양키스’ 데릭 지터가 꼽힌다.
골프는 유독 다른 종목에서 전향한 선수가 많은 편이다.미국 남녀 프로 골프에서 다른 종목에서 넘어와 투어 대회 우승까지 일궈낸 선수는 드물지 않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추앙받는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육상 선수 출신이다. 1932년 로스앤젤레스 하계 올림픽에서 80미터 허들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고 투창에서도 올림픽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높이뛰기에서는 연장 끝에 은메달을 땄다. 2년 뒤 골프 선수로 전향한 자하리아스는 그야말로 천하무적이었다.
아마추어 무대를 석권하고 36세라는 늦은 나이에 프로 무대에 뛰어든 자하리아스는 메이저대회 10승을 포함해 41승을 올렸고 상금왕 두 번을 차지했다. AP가 선정하는 올해의 여성 운동선수에 6번 뽑혔는데 한 번은 육상 선수였고 세 번은 아마추어 골프 선수, 그리고 두 번은 프로 골프 선수 자격이었다.
전설적인 복싱 스타 ‘갈색 폭격기’ 조 루이스(미국)도 복싱을 그만 둔 뒤 프로 골프 선수로 활약한 적이 있다. 복싱 헤비급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25차례나 방어한 그는 독일의 막스 스멜링과 타이틀전에서 이겨 미국의 국민적 영웅이 됐다. 1935년부터 골프를 즐긴 루이스는 1951년 은퇴하고 골프 선수로 변신했다.
1952년 PGA 투어 샌디에이고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루이스는 컷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PGA 투어 대회에서 사상 처음 출전한 흑인 선수라는 뜻깊은 족적을 남겼다. 당시 PGA투어는 ‘백인만 선수로 출전할 수 있다’는 인종차별적 규정을 두고 있었다. 대회 주최 측은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탄원 서를 제출한 끝에 출전할 수 있었고 골프에 흑인 선수가 뛸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쾌거로 평가받는다. 그는 프로 선수로는 뛴 적이 없지만 1951년 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만만치 않은 골프 실력을 과시했다.
엘스워스 바인스(미국)는 테니스와 골프 두 종목 US오픈에 출전한 이색 경력을 자랑한다. 1931년과 1932년 US오픈, 1932년 윔블던을 제패하는 등 최고의 테니스 선수였던 바인스는 1942년부터 골프 선수로 전향했다. 15년 동안 PGA 투어에서 뛴 바인스는 1947년 상금랭킹 12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골프에서 이룬 업적은 테니스에서 남긴 성과에 한참 못 미쳤다.
미국프로풋볼(NH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설적인 쿼터백 존 브로디(미국)는 17년 동안의 풋볼 선수 생활을 마치고 곧바로 골프 선수로 전향, 시니어 골프 선수로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스탠퍼드대학 재학 때는 풋볼뿐 아니라 야구와 골프 등 3개 종목 학교 대표로 뛰었던 브로디는 풋볼 선수로 전성기를 누리던 1956년 US오픈에 자력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1942년부터 1947년까지 PGA 투어에서 6승을 쓸어담은 새미 버드(미국)는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 선수였다. 발이 빠른 버드는 홈런 타자 베이브 루스가 안타를 치고 출루하면 대주자로 주로 기용돼 ‘베이브의 다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을 뛰고선 과감하게 골프로 종목을 바꿔 1936년 PGA 투어에서 뛰어든 그는 야구 선수보다는 골프 선수로 더 유명해졌다. 버드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와 PGA 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 모두 출전한 유일한 인물이다.
릭 보든(미국)도 메이저리거 출신으로 골프에서 적지 않은 발자취를 남겼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뉴욕 양키스 등에서 151승을 따낸 정상급 선발 투수였던 그는 1989년 은퇴하자 뛰어난 골프 실력으로 PGA시니어 투어에 뛰어들었다. 우승은 못했지만 더러 톱10에 입상해 식지 않은 골프 재능을 뽐냈다.
PGA 투어에서 8년을 뛴 에스테반 톨레도(멕시코)는 원래 복싱 선수였다. 라이트급 복서로 12승1패의 전적을 남긴 톨레도는 1982년부터 골프를 시작해 23세이던 1986년 프로 골프 선수가 됐다. PGA 투어에서 우승은 없었지만 8년 동안 투어 카드를 지키며 꾸준한 성적을 낸 톨레도는 2013년부터 시니어 투어로 넘어가서 3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08년 그래미어워드 상을 받은 올해 58세의 빈스 길은 테네시골프클럽에서 플러스 +0.1의 핸디캡을 가진 음악가 중의 최고수다.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대회도 주최한 팝가수이자 영화배우인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레이크사이드에서 0.2의 공식 핸디캡을 기록하고 있다. 5년 전 핸디캡 6이었으나 이후 골프장을 사들이기도 한 골프광이다.
최경주의 지인으로 한국을 찾기도 한 케니G의 핸디캡은 셔우드컨트리클럽에서 기록한 3.5였다. 59세의 섹소포니스트의 본명이 케네스 고어리크(Kenneth Gorelick)란 사실은 증명서에 적인 이름을 통해 알려졌다.

연예계 스타
골프광 천지

영화배우 사무엘 잭슨은 마운틴게이트에서 6.9의 공식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어떤 때는 73타를 치고 종종 95타로 치는 불규칙한 스코어를 낸다. 골프 영화 <틴컵>의 주인공이자 프로암 대회의 단골 출연자인 케빈 코스트너는 버남우드에서 11.4의 핸디캡을 가졌다.
영화 <트랜스포머> <19곰 테드>등의 주연 배우 마크 월버그는 맨해튼우즈골프장에서 핸디캡 13.0을 기록했다. 그의 백에는 로리 매킬로이로부터 선물받은 드라이버가 꽂혀 있다. 올해 85세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으로 정정한 활동을 하고 있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요즘에도 꾸준히 필드에 나가서 골프를 즐기며 22.5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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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