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탐구-완결편>좌절? 그게 뭔데! 우근민 제주도지사

“4년 후는 없다! 마지막 도전에 임하는 자세로 간다”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는 피를 말리는 ‘대역전극’이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개표 중반을 넘도록 좀처럼 표차를 줄이지 못하다 읍면지역 투표함이 막판에 열리면서 0.8%포인트 차이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동안 관선, 민선 등 모두 4차례나 제주도지사를 지낸 우 지사는 이로써 다섯 번째 제주도정을 이끌게 됐다.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하차 등 좌절 딛고 일어나
첫 역점 과제는 ‘제주해군기지 해법 제시’ 될 전망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에서 해녀의 아들로 태어난 우근민 제주도지사. 평생을 제주도에서 살아온 토박이로, 그만큼 제주 지역정서에 밝다.

제주 토박이로
제주 정서에 밝아

우 지사는 군장교로 복무하던 1974년 합참의장 출신인 심흥선 총무처 장관의 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총무처 인사국장, 기획관리실장,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91년 처음 관선 제주지사를 지냈다. 처음 출마한 1995년 민선 초대 제주지사 선거에서는 맞수인 신구범 후보에게 밀리면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1998년, 2002년에는 잇따라 신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간 우 지사는 관선·민선을 합쳐 4번 지사를 지냈다. 여기에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다시 제주도민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한 번도 하기 힘든 도백을 다섯 차례나 맡게 됐다. 두 차례는 임명직이었던 점을 차치하더라도 이는 지방정치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그렇지만 정치인으로서 굴곡이 없을 수는 없었다. 오히려 숱한 시련과 역경이 그를 기다렸다.
가장 큰 고비는 2002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회에서 “신 전 지사가 축협중앙회장으로 재직할 때 대우 채권 같은 것을 사서 5100억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혐의(선거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데 이어 2004년 4월 대법원에서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으면서 중도 하차한 것이다.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사 재임시절의 불미스런 전력은 최근까지도 그의 발목을 붙들었다. 6.2선거를 앞두고 그게 화근이 돼 결국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나중에 공천장을 준다 해도 찢어버리겠다”며 울분을 삼킨 우 지사는 무소속으로 선거에 출마, 피 말리는 접전 끝에 현명관 삼성물산 전 회장을 누르고 신승했다.

좌절을 모르는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본인 말마따나 ‘6년 백수’는 결과적으로 절치부심, 와신상담을 위한 공백기였던 셈이다.
우 지사의 이런 강인함의 원천은 어린 시절 모진 가난을 견뎌낸 경험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많다. 가난한 어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네 살 되던 해 아버지를 여읜 그가 오로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부에 매달리면서 승부 근성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총무처 등 서울 생활을 하면서 쌓은 친화력과 폭넓은 인맥, 특유의 조직관리 능력도 그가 여기까지 오는데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지사는 선거기간은 물론 당선 직후에도 “4년 후는 없다”고 했다. 마지막 도전이라는 자세로 도정에 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불우한 가정환경에
승부근성 생겨나

우 지사의 첫 역점 과제는 ‘제주해군기지’ 해법 제시가 될 전망이다.
우 지사가 이미 후보 당시 공약을 통해 일방적인 해군기지 공사착공 중단을 누차 강조했고, 합리적 해결방안 마련을 공언해온 마당에 해군측이 공사강행 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는 우 지사가 도민갈등 해소와 소통 도정의 핵심사업으로 거듭 천명해온 해군기지 합리적 해법 도출에 대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에 따른 우 지사의 대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그는 “상대방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마음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해군이 공사 강행만을 강조한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해결 방안을 바라는 도민 여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 지사는 “해군기지 갈등을 풀지 않으면 제주 사회는 단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 한다”며 “제주도민, 국방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윈윈’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 지사가 경제공약으로 내놓은 ‘일자리 2만 개 창출’도 역점 사업 중 하나다. 구체적으로 식품산업과 한방·바이오융합산업 등 5대 향토자원 성장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1500억원을 투자하게 될 ‘고품질 감귤 생산 및 감귤 클러스터 구축’ 방안은 감귤 생산이 많은 지역 특성을 살린 일자리 공약으로 평가된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청년희망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었다. 우 지사는 “우수 중소기업에 1년에 500명씩 임금의 절반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2년 동안 일한 청년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향토자원 5대 성장산업 육성 5280개 ▲첨단기술 4대 제조업 600개 ▲국제자유도시 프로젝트 7220개 ▲성장유망·타켓 기업 및 콜센터 유치 1500개 ▲중소기업 육성 연계형 일자리 1700개 ▲미래를 위한 인재육성 분야 3700개 등이 제시됐다.

일자리 2만 개 창출…희망청년 프로젝트에 눈길
“‘수출 1조원 시대 개막’ 임기 내 반드시 이룰 것”


연도별 일자리 창출 계획은 올해 1069명을 시작으로, 2011년 3095명, 2012년 3199명, 2013년 5606명, 2014년 7031명 등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예산 확보 계획은 물론 안정적 일자리 창출방안, 산업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미스매치’ 해결 방안 등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실천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민·관·산·학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 등 공론화 전략과 함께 국비 확보를 위한 중앙절충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우 지사가 약속한 ‘수출 1조원 시대 개막’은 임기 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바다. 이에 대해 우 지사는 “제주 수출은 그동안 큰 관심을 받지 못해 수출입국의 변방이었고 사각지대였다”며 “수출정책은 도전과 개척의 경영마인드로 경쟁력을 갖춰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울산, 거제, 창원 등과는 다른 제주의 청정환경, 향토자원, 그리고 농수축산물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수출 상품을 만들고, 수출경제의 활성화를 중장기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제조업의 한계에도 도전, 레저용 선박 부품 제조업, 레저스포츠용품 제조업, 스마트그리드 및 재생에너지 부품 제조업, IT융합산업 등 첨단기술 신성장 4대 제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제주의 1차산업을 유통서비스 경영과 결합, 2~3차산업으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제주의 청정농수축산물과 향토자원을 활용한 ‘제주의 식품산업’을 대한민국의 대표적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또 수출정책을 주도할 ‘통상마케팅본부’를 설치해 ‘통상마케팅본부 준비기획단’을 구성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전략 산업으로 물, 농수축산물과 같은 향토자원을 활용한 5대 신성장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우 지사는 또 영리병원은 일체의 논의를 중단해 줄 것을 도민사회에 요청했다. 우 지사는 “공공의료 체계가 미흡한 상태에서 경제적 측면만을 고려해 영리병원을 도입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일체의 논의 중단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한 내국인 카지노와 관련, 우 지사는 “경제적·재정적 이익과 더불어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도 면밀하게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며 “한쪽 측면만 중시하다가는 제주 사회에 상당히 부담될 수 있는 현안이기에 도민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논의를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도민 역량을 결집하고 도민 사회를 통합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환경 정책과 관련해 우 지사는 ‘선보전 후개발’ 방식을 기초로 환경과 경제의 통합, 주민 참여의 활성화, 갈등 예방 등 3대 방향을 적용할 뜻을 분명히 했다.
또 그는 탐라천년 문화권 정립사업을 국책종합사업으로 추진하고, 문화예술정책은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을 확고하게 지킬 것과 저출산 탈피를 위한 출산율 2.0 제주플랜과 무상보육 및 무상급식을 통한 맞춤형 보육시스템 구축에도 나설 것을 약속했다.

특히 우 지사는 특별자치와 국제자유도시라는 두 가지 제도를 충분히 활용, 동아시아 시대의 중심지로 웅비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살리기 위해 가칭 ‘특별자치와 국제자유도시 글로벌 네트워크’를 창설해 제주가 동아시아 지역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온 몸 바쳐 제주
발전에 헌신할 것”

이에 대해 우 지사는 “이는 도정의 힘만으로는 어렵다”며 “종교인, 시민운동가, 언론인 등 도덕성을 요구받는 분들은 더 무거운 책임을 짊어주셔야 한다”고 각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우 지사는 “제가 지사직에서 물러난 후 도민 여러분이 ‘우근민 도지사와 함께 한 시간이 즐거웠고 행복했다’는 말씀을 하실 수 있도록 온 몸을 바쳐 제주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맹세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 프로필
 
학 력
1958 ~ 1961 : 성산수산고등학교
1967 ~ 1971 : 명지대학교 법정대학 행정학과(학사)
1971 ~ 1973 : 경희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

경 력
1982. 08 ~ 1991. 03 : 총무처 인사국장 및 기획관리실장
1991. 03 ~ 1991. 07 : 제12대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
1991. 08 ~ 1993. 12 : 제27, 28대 제주도지사
1996. 09 ~ 1997. 03 : 남해화학 주식회사 사장
1997. 03 ~ 1998. 03 : 제17대 총무처 차관
1998. 07 ~ 2002. 06 : 제32대 제주도지사
2002. 07 ~ 2004. 04 : 제33대 제주도지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