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정보 장사’ 홈플러스 무죄 논란

이건 누가 봐도…또 봐주기?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전자상거래, 고객관리, 금융거래 등 각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이 일상화되면서 개인정보의 중요성은 한층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기관 혹은 기업에서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자신들의 또 다른 돈줄로 바라보는 인상이 짙다. 분명 개인정보보호법의 큰 테두리에 반하지만 마땅한 처벌을 기대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홈플러스에서 촉발된 고객 개인정보 유출 논란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는 사안이다.

 

경품행사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넘겨 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홈플러스 경영진과 법인에 내려진 1심 법원의 무죄 판단이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사고 판 업체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물론, 사실상 업체들의 개인정보 장사를 용인한 판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개인정보 장사
사실상 용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부상준 부장판사는 지난 8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도성환 홈플러스 전 사장과 홈플러스 법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건에 연루된 홈플러스 직원 3명과 보험사 직원 2명에게도 무죄 판결을 내렸다.

홈플러스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논란은 약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1년 12월부터 2014년 6월까지 11회에 걸쳐 진행된 경품행사에서 홈플러스는 고객의 개인정보 약 700만건을 불법 수집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7개 보험사에 한 건당 1980원씩 총 148억원에 개인정보를 판매한 행위가 포착됐다.

홈플러스 전·현직 보험서비스팀장 3명은 사전 동의 없이 보험사 2곳에 1694만건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제공해 83억5000여만원의 판매수익을 얻었다. 정보를 구입해 마케팅에 활용한 생명보험사 마케팅 직원 2명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개인정보 보험사에 팔아 230억 수익
도성환 전 사장 등 1심 거센 후폭풍

그러나 법원의 입장은 달랐다. 홈플러스가 법상 고지 의무가 있는 사항을 경품 응모권에 모두 기재했기 때문에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현행법은 개인정보 제공 주체의 동의를 받을 때 알려야할 사항에 개인정보 취득 이후 어떠한 처리를 하는지, 유상으로 판매하는지 등을 포함하지 않는다. 이를 토대로 홈플러스의 고객 개인정보 판매가 부정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부 부장판사는 “응모자 중 30%는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아 경품 추첨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고객 입장에서 경품 당첨이 되려면 개인정보를 제공해야하고 또 그 개인정보가 보험사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플러스가 회원 정보를 보험사에 넘겨 정보를 거르게 한 뒤 되돌려 받은 것에 대해서도 보험사는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처리 업무를 위탁받았을 뿐이라고 해석했다. 위탁의 경우 특별히 정보제공 주체로부터 동의를 받도록 요구받지 않는다는 해석에 근거한 판단이다. 고지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한 것은 과태료나 행정제재 사유가 될 순 있어도 범죄가 될 순 없다고 반박해온 홈플러스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팔아넘긴 정보
또 다른 돈줄

고객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팔아넘긴 홈플러스에 무죄가 선고된 직후 법원은 즉각적인 후폭풍에 직면했다. 검찰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판결에 대한 비난의 강도가 거세지기 시작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이정수)는 지난 11일, 해당 사건에 대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일단 검찰은 홈플러스가 개인정보를 유출해 막대한 이득을 취했다는 주장을 굽힐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앞서 검찰은 홈플러스가 개인정보 판매 사업을 고객을 위한 사은행사인 것처럼 위장했다고 보고 전 사장에게 징역 2년, 홈플러스에 벌금 7500만원과 추징금 231억70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같은 사업 자체를 계속 허용하는 것은 정보 주체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정보 주체의 권리 보장 측면에서 다시 판단해달라는 취지로 항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경품 행사에서 보험모집 대상자 선별에 필요한 생년월일과 자녀수, 부모동거 여부 등을 함께 쓰게 했고, 누락할 경우 경품 추첨에서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견상 고객 사은행사였을 뿐 경품행사가 사실상 응모고객의 개인정보를 빼내려는 목적이었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민단체 “말도 안 된다” 반발
민사재판 앞두고 여파에 주목

경품에 당첨되면 문자메시지로 알려준다며 연락처를 적게 했지만 홈플러스는 1·2등 당첨자에게 연락도 하지 않았다. 당첨자가 어렵사리 당첨사실을 알고 먼저 연락하면 홈플러스 상품권으로 갈음하기도 했다. 

소비자 동의없이 보험회사와 개인정보를 주고 받은 부분을 정상적인 기업행위로 판단한 것도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재판부가 경품행사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고 이를 보험사 등에 넘겨서 대가를 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한데다, 경품 행사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접수한 고객 정보를 보험사에 넘기기 위해서였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등 13개 소비자단체 역시 공동성명을 내고 법원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법원이 개인정보보호법 입법취지를 무시하고 대기업의 손을 들어줬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소비자단체들은 “법원이 업체 간 무분별한 개인정보의 공유와 활용으로 악용될 소지를 마련해 준 것”이라며 “법원이 앞장서서 소비자들의 개인정보를 침해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단체들의 항의 수위는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참여연대 등 13개 시민단체는 홈플러스의 고객정보 불법판매 행위에 무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에 1㎜ 크기로 작성한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재판부의 무죄 판결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개인정보 관련 고지사항 글자 크기를 1㎜로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러 작게 해서 내용을 읽을 수 없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 다른 응모권이나 복권 등의 글자 크기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본 셈이다.

시민단체는 재판부에 “첨부한 1㎜ 크기 서한 내용이 보이냐”고 묻고는 “이는 누가 보더라도 도저히 인지할 수 없을 정도다. 경품에 응모했던 소비자들 역시 대부분 동일한 대답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 깨알글씨
사실상 면죄부

홈플러스 고객정보 장사 무죄 판결은 소비자들이 홈플러스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승패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2년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KT 가입자들이 낸 소송에서는 법원이 ‘개인정보 유출 방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을 KT에 물었던 전례가 있다. 다만 이번 경우는 고의적 고객 정보 유출이라는 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속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중앙지법에 제기된 홈플러스 개인정보 불법판매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다수의 시민단체들이 개별적으로 소송을 대리하는 형식이다. 여기에 참여한 소비자는 2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예율이 지난해 2월 소비자 154명을 대리해 홈플러스를 상대로 4620만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낸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와 진보네트워크센터가 1074명의 회원과 함께 홈플러스와 보험사 2곳을 상대로 3억2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부산 YMCA 시민권익센터 김지현 변호사도 소비자 684명을 대리해 2억55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 외에도 여러 법무법인들이 인터넷상에 카페를 개설하고 소송인단을 모집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대규모 집단소송이 이어질 경우 손해배상액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고의적인 불법행위로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면 홈플러스는 재산상의 손해가 입증되지 않아도 위자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다만 시민단체는 형사재판이 민사소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겪는 피해를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사실이 형사재판을 통해 또 한 번 입증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악용 가능성
동일사례 우려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수많은 개인정보들이 유사한 형태로 넘어갈 수 있는 문을 열었다고 볼 수도 있다. 비슷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마트 개인 정보 유출건에 대해서도 어떤 판결이 내려질 지 주목된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오락가락’ 배임 판결 5500억 날려도 ‘무죄’

캐나다 정유업체 ‘하베스트’(Harvest Trust Energy)를 부실 인수한 혐의로 기소된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무죄를 선고 받고 석방됐다. 강 전 사장은 검찰이 해외 자원외교 비리를 수사하며 에너지공기업 고위 관계자를 기소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동아)는 지난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하베스트 인수는 한국석유공사법 상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취지에 부합한다”며 “당시 독점협상권과 관련해 기한 내 실사를 처리해야 할 사정이 있었고 인수 포기를 결정하는 것이 옳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베스트 인수 과정에서 석유공사가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입증 자료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인수 여부는 기본적으로 정책 판단에 대한 것으로 형사상 배임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강 전 사장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여긴 셈이다.

강영원 전 사장 혐의 벗어
검 “이해할 수 없는 처사”

강 전 사장은 2009년 10월 캐나다 자원개발 회사 하베스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실 계열사인 노스아틀랜틱리파이닝(NARL)을 시장 평가액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 석유공사에 손실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NARL을 시장 가격보다 5500억원 높은 1조370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투자의 적정성과 자산 가치 평가 등에 대한 내부 검토나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투자자문사가 만든 자료를 그대로 믿고 인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번 판결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 11일 예고 없이 서울고검 기자실을 찾아 항소 계획을 공식 브리핑했다. 검찰청의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검사장이 하급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건을 두고 공식석상에서 직접 항소 방침을 밝힌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지검장은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정유공장 인수 당시 나랏돈 5500억원의 손실을 안겼고 결국 1조3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손실이 났다”며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심 판결처럼 경영판단을 지나치게 폭넓게 해석하기 시작하면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게 되며 그나마 유일하게 존재하는 검찰 수사를 통한 사후 통제를 질식시키는 결과가 된다”며 재판부의 판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강 전 사장의 배임으로 인한 피해 금액이 매우 크고 국민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는 점에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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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