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 돌려준' 착한 회장님 열전

없으면 아껴쓰고 있을땐 나눠쓴다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독립운동가이자 유한양행 창업주인 고 유일한 박사는 기업경영의 목표는 이윤추구가 아닌 사회헌신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공익활동에 앞장섰던 그의 행적은 죽은 지 40년이 훌쩍 지나도록 참된 기업인의 표상으로 남아있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그를 대체할만한 존경받을만한 기업인을 찾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딸 맥스의 출산 소식과 함께 재산의 99%를 생전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에게 전 세계는 환호했다. “재산 대신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저커버그의 뜻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달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미약하게나마 국내에서도 ‘자선 자본주의’ 물결이 조금씩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고생한 직원에
주식 무상지급

대규모 신약 수출 계약건으로 제약업계 최대 주식부호로 올라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얼마 전 통 큰 결정을 했다. 지난 4일 한미약품은 임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90만주를 한미약품 그룹 직원 약 2800명에게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장 마감일을 기준으로 결정된 무상지급 주식 90만주는 임 회장이 보유한 개인 주식의 약 4.3%, 한미사이언스 전체 발행 주식의 1.6%에 해당한다. 2015년 12월30일 종가 기준 한미약품 주가가 12만90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총액 규모는 1100억원이다. 한미약품 임직원은 월 급여의 10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식으로 지급받는다. 직원 1인당 평균 약 4000만원을 받는 셈이다.

임 회장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땀 흘려가며 큰 성취를 이룬 주역인 한미약품 그룹의 모든 임직원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마음의 빚을 느껴왔다”며 “이번 결정이 고난의 시기를 함께 이겨낸 그룹 임직원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15년 한 해 동안 글로벌 제약기업인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등에 총 8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발표될 때마다 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2015년에 1만5200원으로 시작한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지난해 말 기준 12만9000원으로 올랐다. 그사이 임 회장은 2조원이 넘는 평가 차익을 거두며 제약업계 최고 주식 부호가 됐다.

보유 주식 떼 임직원에 보너스로
“회사는 직원 것” 상생 오너들 늘어

이명근 성우하이텍 회장은 임 회장보다 먼저 본인 소유의 회사 주식을 내놓았다. 지난해 12월23일 이 회장은 본인 보유의 회사 주식 일부를 전 직원에게 무상으로 지급했다.

발표가 있던 날 성우하이텍 종가는 주당 9000원이었고 직원들이 받은 주식은 1인당 평균 983만원씩 총 164억6505만원에 이른다. 또한 주식 지급일로부터 만 3년 이내 주가가 주당 1만5000원에 미달할 경우 차액에 대한 보상을 원하면 증권거래세 및 매도수수료를 차감한 금액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법인에서 주식의 일부를 직원에게 지급하는 게 아니라 최대주주가 전 직원에게 주식의 일부를 무상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이 회장의 결정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회사 측은 지난 1997년 해외시장에 진출한 후 세계 75위에 부품회사로 선정되기까지 함께 고생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한 순수한 보상의 의미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회장의 결정으로 성우하이텍, 아산성우하이텍 전직원은 회사에 기여한 공로에 따라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총 182만9450주를 지급받게 된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 6000만주의 3.05%에 해당한다. 이 회장의 지분은 42.26%에서 39.21%로 줄었다.

코스닥 상장기업 링네트는 2000년 창사 이래 지금껏 임직원에게 285만주에 이르는 자사주를 무상으로 지급해왔다. 이 회사를 진두지휘하는 이주석 대표의 대범한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까지 총 285만주(전체주식대비 19.5%)를 지급됐으며 그 사이 링네트는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최근 5년간 ROE 평균 15.6%를 유지하고 신용등급을 A+로 높이는 등 비약적인 성장이 눈에 띈다.

링네트 관계자는 “창사 이래 한 번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며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종업원들이 ‘내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인식과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생산성과 수익성이 좋아 지게 된 결과”라고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5년째 통 큰 배당금 기부를 이어가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기부왕으로 불린다. 2010년부터 박 회장이 시작한 배당금 전액 기부는 올해로 무려 5년째 이어지고 있다. 5년 연속 누적된 배당금 금액 기부는 168억원에 이른다. 올해 역시 별다른 사유가 없는 한 배당금 기부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 회장의 기부 행보는 ‘돈은 꽃이다’라는 평소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기부금 전액은 다양한 복지사업과 장학생 육성에 쓰이고 있는데 결국 '배려있는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박 회장의 소신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 설립연도 다음해인 1998년 미래에셋육영재단을 만들었고, 2000년 75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했다. 돈 버는 일도 중요지만 미래의 희망인 젊은이들을 육성하는 일을 진행하는 박현주 재단도 벌써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기부가 생활
쓰임새 다양

임 회장과 이 회장이 함께 고생한 회사 구성원들에게 몫을 돌렸다면 포괄적인 쓰임새를 고려해 자산을 쾌척한 기업인들도 눈에 띈다.

지난해 8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은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에 사재 2000억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이 명예회장이 출연하기로 한 비상장회사 주식에는 대림산업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대림코퍼레이션 주식이 포함됐다. 지주회사의 주식을 사회에 기부하는 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이 명예회장이 순수한 개인 재산을 2000억원이나 기부했다는 사실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왔다. 기업 명의의 기부는 활성화돼 있지만, 기업인이 개인재산을 털어 돈을 내는 일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명예회장처럼 대기업 오너 경영인이 자발적으로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것은 처음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명예회장이 외부 재단에 기부한 것도 대기업 오너 사이에서는 이례적이다. 회사 소유의 재단이 아닌 점에서 사회적 의미는 더 클 수밖에 없다. 더 적극적인 사회 공헌활동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오뚜기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의 통큰 기부 역시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일이었다. 지난해 11월 함 명예회장은 자신이 소유한 회사 주식 3만주를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했다. 함 명예회장의 보유주식은 기부 직전 60만543주에서 57만543주로 줄었는데 사용처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3만주가 기부로 쓰였다는 사실은 나중에 가서야 알려졌다.

복지사업에 남몰래 기부
순수 개인재산 통큰 쾌척
연봉 삭감 등 분담 노력도


오뚜기 관계자는 “함 명예회장이 밀알재단의 장애인 자활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주식 기부도 해당 재단 쪽으로 결정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간 오뚜기가 지원해오고 있던 밀알복지재단에 개인적으로 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아들인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함 명예회장은 대표적인 사회공헌 기업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철학에 따라 오뚜기는 1992년부터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을 통해 지난해까지 약 4000명에 이르는 심장병 환자들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이번에 함 명예회장이 주식을 기부한 밀알복지재단과는 2012년부터 인연이 닿았다. 주로 장애인들의 자활을 돕는 이 재단에 오뚜기 측은 선물세트 조립 임가공을 위탁해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고향인 전남 순천시에 통 큰 기부를 약속했다. 순천시는 최근 이 회장이 고향인 순천시에 전남공무원교육원이 유치된다면 교육원 시설(교육동 1만㎡, 생활관 2500㎡) 건축비용 250여억원을 투자해 직접 건립한 후 순천시에 기증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그간 전국의 110여개 학교에 기숙사·도서관·체육관 등을 건립·기증하는 등 교육재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신념을 누누이 밝힌 바 있다. 해외에도 600여개의 학교를 지어주는 등 교육기부에 각별한 열정을 보여 왔다. 부영그룹은 지난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이었다.

자발적 연봉삭감
구조조정 최소화


경기 불황의 여파로 기업의 구조조정이 한창인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연봉을 삭감하거나 인력 감축 최소화를 결단한 경영진도 상당수에 이른다.

지난해 9월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각각 연봉의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연간 총보수가 5억원 이상인 등기임원 연봉을 공개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규정에 따라 발표된 지난해 김정태 회장 연봉은 17억3700만원, 한동우 회장은 12억3300만원이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총보수가 5억원 미만이어서 공개 대상이 아니었다.

이번 보수 반납 결의는 3대 금융지주 회장 조찬 회동에서 논의돼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3대 금융지주 회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뜻을 함께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 지속 등 갈수록 어려워지는 금융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자구노력의 필요성을 공감했다고 봐도 무방한 사안이다.

3대 금융지주 회장의 연봉 30% 반납 선언 이후 ‘연봉 반납’ 움직임은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금융권 협회장, 지주 계열사 은행장, 카드 보험 사장들도 자발적으로 연봉반납에 동참할 뜻을 밝히며 일자리 창출에 발벗고 나섰다. 3대 금융그룹은 연봉 반납으로 마련된 재원을 계열사 인턴, 신입사원, 경력직 사원 등 연간 신규 채용 확대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도 몇 차례 수장들의 자진 연봉 삭감은 있었지만 이렇게 급물살을 타고 금융권 전역으로 퍼져 나가긴 처음”이라며 “경기불황에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금융권 수장들이 앞장서 연봉을 삭감한다고 나서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쌍용자동차 해고자 사태가 새해를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에게도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 쌍용차 노사는 2009년 법정관리에 따른 대규모 해고 사태 이후 해고자 복직을 위해 종적으로 결의했다. 쌍용차 노사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희망퇴직자 가운데 입사 지원자에 한해 기술직 신규인력 채용 수요가 있으면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뜻을 모았다.

쌍용차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모기업인 쌍용그룹이 무너지면서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이 여파로 쌍용차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한 희망퇴직이나 정리해고로 많은 근로자가 직장을 잃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에 들어간 바 있고, 일부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비극이 초래된 바 있다.

이러한 노·사간의 극한대립은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의 새 주인으로 등장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1월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과 쌍용차, 쌍용차 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쌍용차지부의 만남에서 소통이 본격 시작됐다. 당시 마힌드라 회장은 "쌍용차의 경영상황이 개선되면 2009년 퇴직했던 생산직 인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겠다"고 밝혔다. 이후 쌍용차는 주력 제품인티볼리를 내세워 부활하고 있고 마힌드라 회장도 통큰 결단으로 화답했다.

함께 일군 수익
구성원과 함께

일각에서는 사회 지도층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사회공헌활동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다른 조건 없이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나눠주는 통 큰 회장님들의 담대한 결정은 분명 박수 받아 마땅하다. 세상에 내 돈 아깝지 않은 사람은 없다. 형식과 내용은 다르지만 이들의 행동은 일종의 청량제 역할을 한다. 보다 나은 사회를 꿈꾸는 데 위아래가 없다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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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