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현대차' 쿨한 소통 프로그램

“오해는 풀고 반성할 건 반성”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현대차가 달라졌다. 경영자들이 직접 나서 고객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안티팬까지 끌어안은 모습. 오해는 풀고 반성할 건 반성한다는 모드다. 쿨하게 변한 현대차의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담아봤다.

현대차는 지난 10월부터 자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마음드림’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대표이사 김충호 사장을 시작으로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 국내영업본부장 곽진 부사장 등이 차례로 주관했다.

“현대차 좋아하지 않아도 다가간다”

▲‘마음드림’행사 = 마음드림은 현대차의 진솔한 마음을 고객에게 드린다는 표면적인 의미와 영어단어 ‘드림(Dream)’을 활용해 고객과 현대차의 꿈과 미래를 이야기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신청 고객들을 대상으로 남양연구소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충돌시험장, 주행시험장, 수밀 테스트 및 품질확보동 견학, 담당 연구원들과 질의응답, 내년 출시될 친환경 자동차 ‘아이오닉’최초 공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투어 종료 후 별도의 장소로 이동해 현대차 경영진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선 현대차에 대한 평소의 궁금한 점이나 개선할 점 등에 대한 질문과 현대차 경영진의 진솔한 답변이 이어졌다. 첫 번째 실시한 김 사장과의 간담회에선 현대차의 신기술과 관련된 질문, 향후 계획과 미래 비전,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한 대응, 고객 소통 방식에 대한 생각, 외산차 증가에 대한 대응, 국내소비자를 위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설립 이유와 계획 등 7가지 유형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솔직한 답변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했다.

권 부회장과의 간담회에선 자동차, 전자, 산업공학 관련 이공계 대학생들이 주축으로 참가해 자율주행 관련, 친환경차 기술관련, 고성능 차량 관련 분야의 질문이, 곽 부사장과의 간담회에선 기술적 설명과 구체적인 개선책을 요구하는 고객들의 날선 질문들과 이에 대한 답변이 오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마음드림 행사를 통해 경영진이 직접 고객들과 소통하고, 간담회를 통해 나온 고객들의 의견을 전 부문에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영층이 직접…고객 커뮤니케이션 변화
일반 소비자 물론 안티팬과도 솔직 대화

▲‘차 vs 차’ 충돌시연 = 현대차는 지난 22일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 스트리트 서킷에서 ‘차 대 차’충돌테스트를 시행했다. 이번 테스트는 “수출용 차량이 더 안전하다” “현대차가 국내고객을 역차별 한다”는 오래된 차별 논란 때문에 열렸다.

고객들은 현대차가 쏘나타 출시 30주년을 맞아 쏘나타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자차 극장 관람 형태로 무료 영화시사회를 열어주는 것으로 알고 왔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영화 상영에 앞서 예상치 못한 깜짝 이벤트가 열린 것이다.
 

평가 결과 국내 생산 쏘나타와 미국 생산 쏘나타 간에 충돌 결과 차이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양쪽 차량의 파손 부위나 파손의 정도, 승객석 보존 성능은 상호 차이가 거의 없음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항상 국산차 역차별 논란의 중심에 있던 에어백도 양쪽 모두 전개됐다. 더미의 부위별 상해 정도에 따라 승객보호 정도를 색상으로 구분해 표시하는 평가결과에서도 양쪽 모두 그린 색상(우수)을 기록했다.

한 초청 고객은 “영화를 보러 왔는데 뜻밖의 초대형 이벤트가 펼쳐져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평소에 궁금하기도 했고 내가 구입한 차가 정말로 차별 없는 안전한 차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열린 블로그 = 현대차는 2010년 10월 처음으로 공식 블로그(http://blog.hyundai.com)를 개설했다. 월평균 방문자수는 2011년 1만3000명 수준에서 블로그 자체가 점차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2012년 2만2000명으로 상승했다.


내수-수출 차량
역차별 오해 해소

이 추세는 2013년까지 이어졌다. 2014년엔 블로그 화면 디자인 개선, 서버 용량 증대, 특히 모바일 시대에 맞춰 모바일 최적화를 시도하면서 방문자수가 전년 대비 48% 증가한 3만4000명으로 늘었다. 사용자 중심으로 접근성과 편의성을 향상시킨 것. 이 수치는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1∼7월까지 월평균 11만명 이상 수준으로, 작년 월평균 대비 200% 이상(2014년 월평균 5만4000명) 증가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현대차 블로그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현대차는 지난 3월 ‘Talk H’코너를 신설했다. 이 코너는 오픈 인사이드, 실시간 이슈, 오해와 진실 등 3개 세부 코너로 구성돼 있다. 현대차는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사실을 바로 잡는 노력이 부족했는데 Talk H 코너를 통해 하나하나 천천히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 목소리 청취 = 현대차는 올해 초 고객센터나 영업현장에서 접수되는 고객들의 의견을 본사 임직원들이 시청할 수 있는 ‘소통의 창’이라는 시스템을 개발해 직원들이 많이 다니는 동선에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4개의 화면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화면을 통해 품질, 판매, 서비스,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의견이 보인다.

콜센터를 통해 접수되는 불만이나 칭찬사례 등을 일 단위로 마감한 후 이를 텍스트화해 다음날 직원들 출근시간에 맞춰 오전부터 디스플레이하는 방식이다. 직원들은 복도를 다니면서 이를 수시로 시청하고 개선점을 찾거나 아이디어를 얻는 등 업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즉각적인 대응 = 지난 7월 현대차는 온라인상에서 확산됐던 싼타페와 투싼의 ‘강아지 소리’발생과 관련된 오해 해소와 개선 대책 설명회를 실시했다. 즉각적인 해명이 없을 경우 이러한 문제점은 차량의 품질 결함으로 고착돼 지속적인 차량 품질 문제로 고객들에게 인식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오해의 여지를 없애는 게 중요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연구소 담당자가 참석하고 동호회 회원들을 초청해 공개 설명회를 열고 “강아지 소리 발생은 차량 성능과 관련 없는 정상적 기계 작동음이나 고객의 귀에 거슬리는 소음으로 개선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배드림 회원 시승회 = 현대차는 모터쇼를 통해 일반 대중들과 열린 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 뿐 아니라 안티 성향의 네티즌들과도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대표적 안티 성향의 커뮤니티로 유명한 ‘보배드림’회원들과 7단 DCT시승회를 개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고차와 튜닝카 판매, 자동차 정보 공유 등이 이뤄지는 보배드림은 자타 공인 현대차 안티의 집결지다.

현대차는 보배드림 측에 시승회를 먼저 제안했고, 보배드림 회원 40명은 지난 3일 경기 파주시 헤이리에 모여 강화도까지 벨로스터, i30, i40, 올 뉴 투싼 등 총 20대를 나눠 타고 왕복 약 110km를 시승했다. 현대차의 변속기 담당 연구원이 직접 7단 DCT에 대해 설명하고 질문도 받았다.
 

현대차는 그간 블로거나 동호회원들을 중심으로 설명회나 시승회를 진행했다. 자동차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표적 안티 사이트인건 알고 있었지만 그럴수록 같이 타보고 느껴보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일정부분 오해도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니 현대차에 대해 좀 더 알게 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실시간 모니터링
이슈에 바로 대응

▲신뢰회복 간담회 = 현대차는 지난 6월 ‘싼타페 더 프라임’신차 발표회가 끝난 행사장에서 동호회 및 블로거를 초청해 신차 상품 설명회와 고객신뢰회복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존의 대규모 고객 초청 상품 설명회 형태를 벗어나 50명 단위의 소규모로 상품 설명회 및 간담회를 진행해 보다 진솔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었다.


특히 두 번째 순서인 신뢰회복 간담회엔 담당 임원과 팀장이 참석해 고객들과 직접 대화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마케팅과 소통에 대한 노력들을 설명하고,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이뤄졌다. 간담회는 기존의 일방적 정보전달의 차원을 넘어 대화를 통한 양방향 소통으로 진행해 참석한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테크 마케팅 = 현대차는 지난 3월 20여명의 고객들과 킨텍스에서 통일공원까지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Genesis LKAS Experience’행사를 진행했다. 최신 기술수준을 체험하고 알리는 이른바 ‘테크 마케팅’. 국내 시장에서 독일계 경쟁차와 비교해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고객인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수준을 느껴보라는 의도에서 시행된 행사다.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은 차량 룸미러 쪽에 장착된 카메라를 이용해 전방 차선을 인식하고 핸들을 제어, 운전자가 차선을 유지하도록 보조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 대비 진화된 최신 지능형 주행 편의 기능이다. 지난해 화제가 된 신형 제네시스 무인 주행 광고에서 적용된 기술로 향후 무인 자동차 기술의 선행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즉각·지속적인 쌍방향 이벤트
매일 불만 청취하고 업무 반영

현대차는 “앞으로도 기술력에 대한 지속적인 고객 체험 마케팅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현대차의 기술력을 지속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비왕 선발대회 = 현대차는 2020년까지 전 차종 평균 연비를 25% 향상하기로 한 ‘2020 연비향상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연비 향상을 위한 하이브리드 차량인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대상으로 지난 2월 ‘Trust Hybrid 연비왕 선발 이벤트’를 개최했다.


연비왕 선발 이벤트는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전국 판매거점을 통해 총 5133명이 지역 예선을 진행했다. 그 중 23명의 지역대표 고객이 참가해 경춘로 97.5km 구간을 주행하며 연비를 측정했다. 최고 연비 25.0km/l, 평균 연비 20km/l에 달해 공인연비 17.7km/l(17인치 휠 기준)를 훨씬 상회하는 연비를 보여줬다.

이날 참가한 고객들은 “직접 체험을 통해 궁금한 것은 물어보고 답을 들어보니 이해도가 높아졌다”며 “이러한 행사를 통해 현대차의 연비에 대한 논란이 사라질 것 같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송도 도심 레이싱 = 현대차는 지난 5월 인천 송도 일대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2회째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을 열어 큰 화제를 모았다.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과 연계해 현대차의 역대 차량들을 모아 전시하고, 다양한 가족 행사를 준비하는 등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관객들은 도심 속 아파트를 배경으로 굉음을 내며 달리는 자동차 경주의 매력을 새롭게 느꼈다. 이틀간 진행된 행사를 통해 총 10만명이 다녀갔다.

“잘못했으면 인정하고 개선”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 5위의 자동차그룹이 있는 국가로서 모터스포츠의 대중화에 더욱 앞장서겠다는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모터스포츠와 관련된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계획해 고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KB국민카드 소비자중심경영 인증

 

KB국민카드가 펼친 고객 섬김 활동들이 ‘소비자중심경영(CCM : Consumer Centered Management) 인증’획득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8일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2015년 하반기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서 수여식’에서 소비자중심경영 우수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은 기업의 모든 경영 활동이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지를 평가받는 제도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증하고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7월 소비자중심경영 선포식을 갖고 ▲소비자 관점에서 가치창출 주요 활동 전개 ▲소비자 불만 사전 예방 및 소비자 만족의 지속적 향상 ▲공정하고 투명한 윤리 경영을 통한 건전한 금융산업 발전 도모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번 소비자중심경영 인증을 위한 실태 평가에서 KB국민카드는 ▲소비자중심경영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높은 실천 의지 ▲소비자불만 사전 예방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체계적인 고객의소리(VOC) 관리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를 중심으로 고객 감동을 위해 펼친 다양한 노력 등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KB국민카드는 소비자중심경영의 이념을 회사 미션과 핵심가치에 반영하는 등 소비자 중심의경영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지난 2011년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넘버 원 카드 서비스를 고객만족(CS) 비전으로 하는 ‘고객만족헌장’에 이어 2013년에는 금융소비자보호 최고 카드사가 되겠다는 내용의 ‘금융소비자보호헌장’을 각각 제정한 바 있다. 또 3대 핵심전략과제와 36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 소비자중심경영전략을 수립해 적극 이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고객 민원 접수 시 관련 부서장과 본부장에게 해당 사실을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통보하고, 필요시 담당 본부장이 직접 고객에게 조치 사항과 제도 개선 등에 대해 설명하는 ‘KB-마그마’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KB국민카드는 올해 금융감독원 기준 민원이 지난해 보다 약 40% 가량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중심경영의 정착과 강화를 위해 상품 및 서비스의 기획에서부터 개발, 판매, 판매 이후 단계까지의 주요 활동들이 소비자 관점에서 이뤄지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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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