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신년 국운 대예측

“숨어 있는 진짜 인재가 나타난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15년 을미년(乙未年)이 저물고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아 온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시끄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치는 갈렸고, 경제는 침체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 여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게 각계각층의 중론. 올해 대한민국 국운은 어떨까. 그 답을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에게 구해봤다.

“다사불란(多事不亂), 요고순목(堯鼓舜木)” 2016년 국운에 대한 백운비 백운비역리 원장의 한마디다.

나라는 여전히 어지럽고 위기지만, 중국 요순시대의 요 임금과 순 임금처럼 백성들의 고충에 귀 기울이고 인재를 잘 쓰면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병신(丙申)이 오행(五行)상 병은 화(火)를 신은 진(辰)을 의미하는데, 서로 상극이므로 사회가 전반적으로 어지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병신년에도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중심에는 대통령이 있다고 덧붙였다. 백 원장은 “대통령은 곧 국가다. 그런데 대통령이 지금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불통정치 계속
파벌싸움 정점

대체로 여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갤럽은 2015년 12월 둘째 주(8∼10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43%는 긍정, 47%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는 ‘소신’과 ‘독단’으로 갈렸다. 이는 현재 박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국정교과서와 노동5법 개정안을 두고 최근 국민 여론이 첨예하게 갈린 탓이다.

박 대통령은 ‘불통 국정운영’의 대명사로 불린다. 백 원장도 박 대통령의 이러한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백 원장이 본 박 대통령의 천성은 ‘불변원칙’이다. 한번 마음먹거나 결정한 것은 바꾸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 백 원장은 “박 대통령의 천성은 바꿀 수 없다. 자기 뜻은 옳고 좋은 게 많지만, 이렇게 답답한 행보만 보인다면, 내년 국운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백 원장은 덧붙였다. 바로 좋은 사람을 쓰는 것. 백 원장은 “내년 후반은 낭중지추(囊中之錐) 같은 인재를 대통령이 쓰면 국운을 살릴 수 있다”고 점쳤다. 이어 “아직은 숨어 있지만, 세상 사람이 다 알아주는 인재를 쓰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백 원장이 앞서 언급한 요고순목과 일맥상통하다.

그렇다면 병신년 대한민국 정치의 핵인 국회는 어떻게 흘러갈까. 백 원장 분멸분산(分列分散)이라고 정의했다. 사상분쟁·흑백논리·이념대립이 만연하리라 전망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도 쪼개질 위기
경제 어렵고 성범죄로 사회 혼란

백 원장은 올해는 정치권에서 지역감정이 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영남·호남·충청·경기 등 각 정당이 기반을 둔 지역에서 표심을 잡기를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유세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TK패권주의’ ‘충청대망론’ ‘호남 신당’ 같은 구호가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는 것.

백 원장은 병신년이 “을미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정계 역시 혼돈 그 자체였다. ▲대통령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 ▲성완종 리스트 파문 ▲통합진보당 해산 ▲국정원 해킹팀 의혹 ▲교과서 국정화 등 올해 국정을 흔들었던 사건들이다. 병신년에도 이런 정치적 사건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내다 봤다.


여야를 막론하고 파벌싸움도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그 전초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었던 비주류 의원들이 연이어 탈당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친박과 비박이 공천을 둘러싸고 파벌 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는 양상이다.

남북관계
살얼음판

새정치연합은 지난 2월8일 전당대회 이후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친노와 비노 사이 당권을 둘러싸고 갈등이 올해 극에 달했다.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결별을 선언하며 탈당했다. 뒤이어 비주류 의원들이 연이어 탈당을 시작했다. 안 의원의 탈당을 두고 ‘잘한 일’이라고 백 원장은 설명했다. 백 원장은 “안 의원은 진작 나왔어야 했다. 문 대표와 함께 있어 봤자 썩은 무 취급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야당의 경우 ‘총선 필패’라며 최악의 불행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백 원장은 “야당은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자멸하고 있다”며 “결국 쌓아 놓은 알처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문대표 경우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원장이 제시한 해결책은 치우치지 말 것이다. 그는 “강조할 점은 무엇보다 상하관계를 분명히 하고 개인 이해를 초월해 뚜렷한 국가관으로 한데 뭉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어느 한곳에 치우치면 함께 무너지는 비극이 일어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남북 관계 및 국가 악보 역시 답보상태다. 백 원장은 병신년에도 남북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올해에는 동쪽에서 크고 작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발 지역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그동안 천안함 폭격, 연평도 도발 등 모두 서쪽에서 일어났지만, 병신년에는 동쪽에서 많이 일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국가 안보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올해 국제 사회는 IS(이슬람국가)의 테러 위협에 몸서리쳤다. 특히 IS는 올해만 프랑스에 2차례에 걸쳐 테러를 감행하며, 수백명의 무고한 시민을 무참히 살해했다. 한국 역시도 IS의 테러 대상국에 이름을 올리며, 국가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백 원장은 이런 안보 문제는 “국운이 좋으면 스스로 방어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병신년 국운이 그렇게 좋지 못하기 때문에 남북관계는 물론 안보에도 을미년과 다를 게 없이 위태롭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 역시 전망이 좋지 않다. 소덕대실의 해가 될 것으로 백 원장은 전망했다. 백 원장은 “을미년과 비슷할 것이다. 크게 떨어지지는 않지만, 들어오는 건 적고 나가는 것은 많은 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보 ‘불안’
경제 ‘불안’

한국경제연구원(KERI)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지난 22일 발표한 ‘2015년 4분기 경제전망과 정책과제’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2.4%에서 0.1%포인트 상승한 2.5%로 조정했다.

한경연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중국경제 불안’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 ‘엔저 후폭풍’ 등으로 대외여건 개선이 불확실한 데다 대내적 정책 여력도 제한적이어서 2016년 성장률은 2.6%에 그치며 지지부진한 경기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민들의 역시도 월급은 오르지 않은 반면 빚만 늘었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표본가구 2만 가구를 조사해 지난 21일 발표한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올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부채는 618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30만원(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담뱃세, 건강보험료, 교통비 등이 인상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답답한 행보로 혼란
곁에 좋은 사람들 두면 반전

병신년의 경기가 나아질 게 없다는 전망과 함께 불안한 사회가 될 것으로 백 원장은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각종 살인 사건 같은 범죄가 만연하고 있다. 올해는 오원춘, 조두순 같은 희대의 연쇄 살인마도 나왔다.

백 원장은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정신분열자, 우울증 환자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이 늘어나고 자살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비교적으로 큰 자연재해 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백 원장은 병신년에는 재해가 잦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 원장은 “주역(周易)에 천뇌무방(天雷无妄) 괘와 같아 기후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 폭풍, 낙석 등 자연재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병신년에는 여성이 남자보다 더 우세한 운을 띠고 있다. 백 원장은 “곤상(坤象)으로 여자 말 들어서 손해 볼 게 없고, 여자랑 담판 짓다가 혼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여성 지도자가 나올 것이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승승장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대졸 취업자 32만7186명 가운데 여성 취업자가 16만5706명(50.6%)으로 남성 취업자(16만1480명)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 많아
예체능 호조

최근 ‘알파걸’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알파걸은 공부, 운동, 대인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남자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보이는 엘리트 계층의 여성을 지칭한다. 알파걸들이 사회 곳곳에서 우세한 운을 띠면서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그 운에 밀린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30~40대의 ‘매 맞는 남편’ 증가와 관계가 있어 보인다. 아내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된 가정폭력은 지난해 1000여건으로 지난 2013년 820여건에 비해 약 32%가 늘었다. 남성 가정폭력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 남성의 전화’에 상담을 요청하는 건수도 지난 5년 사이 800여건에서 2200여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암울한 전망 가운데 그나마 예체능 쪽은 호조다. 백 원장은 “사람 기분 좋게 만들고, 웃음 잃게 된 이들을 웃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망라하고 스포츠·영화·예능이 대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잇따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있다. 강정호, 류현진, 추신수 등이 메이저리그에서 대체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어 야구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또 축구로는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석현준 등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국내 팬들이 새벽잠을 설쳐가며 지켜보고 있다.

백 원장은 병신년 초반에는 국운이 쇠하지만, 후반에 갈수록 차츰 회복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백 원장은 “목국(木局)은 양목(陽木)이요. 유실수(有實樹)이니 농사는 풍년이다”고 말했다. 특히 생산업 종사자는 위기를 벗어나 출고가가 늘어나는 현상을 볼 것이라고 점쳤다. 후반에 갈수록 운이 야무지게 진행되어 자생(自生)운이 확대되어 자영업자들이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1330@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할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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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브레이크 없는 민주당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공격이 거침없다. “정치 보복은 없다”고 단언한 이재명 대통령이기에 국민의힘에서는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정치 보복’이 아닌 ‘내란 종식’이라고 받아쳤다. 사분오열로 흩어진 국민의힘이지만, 대통령 취임 후 한 달도 되지 않은 이재명정부를 공격하는 때에는 손발이 척척 맞는 모양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인 이른바 ‘3대 특검’이 가결됐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함으로써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이어진 가결-거부권 무한 굴레가 이 대통령 취임 후 속전속결로 해결됐다. 허니문 없이 본게임 돌입 3대 특검은 모두 윤석열정부를 겨냥하고 있다. 해당 법안들은 본회의서 재석 198명 중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내란 특검법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내란 외환 행위, 군사 반란, 내란 목적 선동을 수사한다. 김건희 특검법은 윤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명품 가방 및 금품수수 의혹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건진법사 등 국정 농단 의혹 등의 수사를 골자로 한다. 마지막으로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7월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사망한 해병대원 채모 상병 사건 수사를 방해 및 은폐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내용이다. 당시 수사 외압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임 전 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태 공범 이모씨와 골프 모임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사건의 마지막 퍼즐이 김건희씨로 지목됐다. 특히 채상병 특검은 전 정권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여러 차례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켰지만 윤 전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번번이 무너졌다. 1년9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에서 단번에 통과되자 본회의를 지켜보던 해병대 예비역 회원들이 일제히 자리서 일어나 거수경례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3대 특검은 이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은 이를 심의·의결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이라며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원식 국회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3개 특검법안에 대한 특별검사 임명 요청 서류에 결재했다”며 이 대통령에게 요청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요청서를 받은 이 대통령이 특검 후보 추천을 공식 의뢰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서 특검 후보자를 각 1명씩 추천하게 된다. 속전속결 속 민주당 3특검법 모두 통과 반성 없는 국힘 ‘이 대통령 때리기’ 올인 내란 특검에 60명, 김건희 특검에 40명, 채상병 특검에 20명의 파견 검사가 투입되는 등 대규모 특검이 예고된 가운데, 민주당과 혁신당은 법조계 인사들 중 후보자를 물색해 빠른 시일 내 추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정쟁에 함몰되는 대통령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기본원칙적 교훈과 경고를 드린다”며 곧바로 날을 세웠다. 앞서 민주당 단독으로 대법관 수를 30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의결되고, ‘대통령 재판 중지법’까지 잇따라 추진되자 국민의힘은 “대선 다음 날 민생도, 외교·안보도 아닌 첫 입법 행위가 ‘사법부 장악법’이라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경악스럽다”며 “괴물 독재 국가의 출발점”이라고 비판했다.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여야가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협치는 사라지고 또다시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허니문 기간도 없이 곧바로 싸움이 번진 것은 여당이 의석 다수를 차지한 여대야소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한국 역사를 돌이켜 보면 대선과 총선이 ‘심판론’처럼 작용하면서 여소야대와 여대야소 현상이 번갈아 나타났다. 대표적인 여대야소 예로 민주화 이후 치러진 13대 총선이 있다. 1990년 노태우정부 시기 당시 민주정의당과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이 뭉치는 이른바 ‘3당 합당’으로 200석이 넘는 초거대 여당인 민주자유당이 탄생했다. 하지만 지역주의 고착화와 계파 갈등의 이유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혔다. 초반부터 어깃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지난 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과반이 넘는 152석을 얻었다.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121석에 그치면서 여대야소 정국이 펼쳐졌지만,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0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대선이 치러진 직후에 열린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기세를 몰아 153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을 이어갔다. 이후 한나라당은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친박(친 박근혜)계가 당권을 장악해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같은 해 12월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대야소의 틀을 갖췄지만 여권 내 계파 갈등, 쟁점 법안 등으로 실질적으로는 여소야대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박정부가 레임덕에 접어들면서 새누리당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123석,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었다.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뒤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180석을 얻어 여대야소 정국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와 부동산, 집값 상승 등으로 5년 만에 정권을 고스란히 넘겨줬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심판론 성격으로 치러진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180석을 얻으면서 그야말로 압승을 거뒀고 결국 3년 만에 여대야소 정국으로 돌아왔다. 이처럼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여당이 더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는 건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 이번 정권에서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의회 독주’를 넘어 ‘의회 독재’ 프레임을 씌우며 견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5월 유세 현장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은 자유민주주의 선진 대국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전체주의 1인 독재국가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에 있다”며 ‘이재명 포비아’ 여론을 띄웠다. 이낙연 전 총리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새미래민주당은 “이재명 독재 정권 탄생 저지가 필요하다”며 국민의힘과 국민통합공동정부 운영 및 제7공화국 개헌추진 협약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대선 하루 전날이던 지난 2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독재를 이재명과 민주당이 시작하면서 베네수엘라 지옥문을 반쯤 열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의 비극이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때 남미의 모범 국가였던 베네수엘라가 반미 포퓰리즘과 경제 파탄, 사법 장악과 독재의 길을 걸으며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자유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잊지 말자” 윤 심판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역시 “예전에 박정희 전 대통령도 독재한다고 말을 들었지만, 유신정우회를 만들어서 입법부를 장악하려고 했던 정도였다”며 “사법부를 장악하려 드는 것은 이재명 후보가 아마 가장 심할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과 대장동 재판이 사실상 중지된 것을 두고는 “정치 권력에 사법부가 무릎 꿇고 정치적 면죄부를 주면서 법 앞에 권력이 있다는 걸 선언한 것”이라며 “사법부는 이재명 괴물 독재 국가의 공범이 된다는 걸 기억하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유권무죄가 상식이 되어버린 세상, 권력이 있으면 면죄부를 받는 세상. 가히 ‘이재명 독재’ 세상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독재 프레임을 주장해 온 국민의힘에 국민 40%가 힘을 실어준 데에는 지난 3년간 민주당이 보여준 ‘협치 없는 정치’ 때문이라는 반박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까지 봐온 이재명이란 사람은 당 대표 때의 정치 스타일도 그렇고 업무 방식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강하게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민주당에서 누가 감히 이 대표를 견제하겠나. 국회의장도 민주당 출신이다. 제어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당연히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반성은커녕 당권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집안싸움이 한창인 와중에도 민주당의 법안 처리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니, 국민의 피로감도 덩달아 높아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의 의회 독재가 우려되나’라는 질문에 여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국민의 선택을 독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행태를 알리기 위해서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탄핵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당에 힘을 ‘몰빵’해준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이며, 야당이 된 국민의힘은 원색적인 비난을 멈추고 여당 견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회 독재? 윤 심판은 국민의 뜻” 여대야소 처음 아닌데…야 맹공 민주당 양부남 의원 역시 대선 전 토론 프로그램 <국민맞수>를 통해 “의회 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서 의회 민주주의로 당을 지도했을 뿐이고 앞으로 하려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나 바른미래당 손학규 전 대표 등 몇몇 사람이 의회 독재라는 주장을 하고 김문수 후보도 ‘방탄 괴물 독재 국가’를 운운한다”며 “이재명 (당시) 후보를 괴물 독재로 지칭하는 자체가 국민 의식 수준을 우습게 보는 것이고 정치 엘리트 기득권의 기만이자 오만이며 교만”이라고 직격했다. 이날 토론에 함께 출연한 국민의힘 홍석준 전 의원이 민주당의 예산 폭주, 행정부 장악 등을 예로 들자 “독재와 개혁을 혼동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이 하려는 사법제도 개혁이라든지 기재부 개혁 등은 나름 합리성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개혁을 독재로 호도하는 것은 정말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국민 생각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도 이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우리나라 국민 성숙도를 봤을 때 의회를 장악했다고 독재 정치를 하다가는 그 정권도 혼이 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KBS <전격시사>에 출연해 ‘내란 극복’을 축소할 것을 주장하며 “내란 극복이라는 것을 너무 광범위하게 적용해서 하다가는 결국 보복이라는 말도 나올 수 있다. 국민과 대화, 특히 자기와 반대되는 측 사람과 대화를 활발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과거 여대야소 정국에서는 여당이 고삐를 꽉 쥐고 있었음에도 하루하루 순탄치 않았다. 지금처럼 의회 독재든, 계파 갈등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야당이 호시탐탐 무너뜨릴 기회를 노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대통령을 배출한 거대 여당이지만 계속해서 발목 잡힌다면 문재인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효능감 문제에 부딪힐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번엔 다르다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과거의 여대야소와 지금의 여대야소는 다르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노태우정부 당시 3당 합당을 예로 들며 “과거에는 여대야소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국민투표를 통해 민주당 계열에 표가 몰렸다. 그리고 민주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며 “윤석열이란 선장이 자격이 없으니 다른 사람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견제론이 나왔고, 그 결과 총선과 대선 모두 윤석열 심판론으로 치러졌다. 방향타를 국민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 대통령 재판, 올스톱 일단 푼 사법 족쇄? 법원이 오는 18일로 예정됐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사건에 대해 기일을 추후에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이같이 밝히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헌법 제84조에 따라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진행 중인 재판에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리스크였던 대장동 배임 사건 역시 재판부가 재판을 연기했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다른 재판 역시 추후 지정될 가능성이 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임기 중 재판이 정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원은 대장동 배임 사건 재판부는 이 대통령과 함께 기소됐던 더불어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는 계속 재판을 진행할 방침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