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나 상가도 ‘보이는 게 돈’

분양시장에서 하천·바다·강·공원 등의 조망권을 확보한 단지의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조망이 바로 돈이 되는 일종에 조망권 프리미엄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자연 조망에 따라 프리미엄이 붙는다. 시세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택 이어 수익형도 조망권 특화
높은 경쟁률…수천만원 웃돈 붙어

전국 어디에서나 단지 창밖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지면 몸값은 껑충 뛴다. 그야말로 조망권이 곧 재산인 셈이다. 주택은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조망권과 쾌적성이 주거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특히 신규 분양단지의 경우 손바뀜이 일어날 때마다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는 현상도 나타난다.

실제 경기 부천시는 상동호수공원과 접근성에 따라 집값의 차이가 나고 있다. 국민은행 부동산알리지가 최근 조사한 시세에 따르면 호수공원과 접하고 있는 상동 ‘행복한마을 금호베스트빌’은 전용면적 84㎡ 매매 일반평균가가 4억2500만원이다.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는 ‘라일락마을 대우이안’은 전용면적 84㎡ 매매 일반평균가가 3억9500만원이다.

단지 창밖으로
멋진 풍경이∼

고양시도 마찬가지다. 일산호수공원도 접근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타난다. 문촌마을 17단지 신안은 전용면적 101㎡ 매매 일반평균가는 4억9500만원이다. 일산호수공원과 거리가 떨어진 문촌마을 5단지 쌍용은 전용면적 101㎡ 일반평균가가 3억6500만원이다. 이처럼 아파트 조망권은 집값의 20%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례가 있을 정도로 조망권은 시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올해 분양시장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는 테라스하우스도 주택 선택시 조망권, 쾌적한 환경 등 주거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단지마다 최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뿐더러 수천만원대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될 만큼 몸값이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광교산 조망권을 확보한 GS건설의 ‘광교파크자이 더테라스’는 227가구 모집에 1만2220명이 몰려 1순위 평균 경쟁률이 53.8대1에 달했다. 전용 84㎡ D타입은 기타 경기에서 1550명이 청약통장을 접수시켜 최고 경쟁률 1569대1을 기록했다. 공원 조망권을 확보한 인천 남동구 논현동 ‘인천 논현 한양수자인 아르디에 테라스’도 조기 분양이 마감됐다.

프리미엄 형성
인기몰이 지속

주택 시장에 이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조망권을 내세운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저금리로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자 공급이 늘면서 차별화 방법으로 조망권을 내세우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수익형 부동산도 탁 트인 조망을 제공하는 곳이 시세 상승 가능성도 크고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석촌호수 조망을 내세운 서울 송파구 석촌동 24번지에 짓는 ‘나인파크 잠실 석촌호수’오피스텔은 한달 만에 분양이 마감됐다. 경기 광교신도시 원천호수공원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은 광교호수공원 조망권을 강조했는데, 평균 422대 1, 최고 80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계약 이틀 만에 완판 됐다.

상가나 오피스텔, 소형 오피스 등이 최근 많이 공급되면서 대거 미달되는 곳이 늘어나고 있지만 조망권이 확보된 곳은 상대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시세도 다른 곳에 비해 높게 형성돼 있다. 경기 일산신도시 호수공원과 인접한 B오피스텔의 경우 전용 35㎡의 동일한 규모라도 조망권이 확보된 가구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임대료 70만원인 반면 나머지 가구는 월세가 60만원이다.

아파트 조망권
집값 20% 해당


한강 조망권이 확보된 서울 용산구 한강로 C오피스텔 전용 48㎡은 조망 여부에 따라 매매가가 2억2000만원과 2억원으로 10%가량의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청라국제도시의 명소로 자라 잡은 수변공원인 커넬웨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중심을 유유히 흐르는 청라의 핵심상권으로 인근 점포들은 최소 3000만∼4000만원에 달하는 권리금이 형성될 정도로 투자성을 인정을 받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상가나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된 지역은 수익률도 떨어지고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지만 반대로 물량이 적게 공급된 지역은 조망권을 앞세워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수익형 부동산 인기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마곡지구, 금천 가산디지털단지,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인천 영종도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데 조망권이 확보된 광교 호수공원 일대 오피스텔 등은 이미 2000만∼3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등 수요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망권을 내세워 분양(예정) 중인 수도권 주요 단지다.

하천·바다·강·공원 끼면 가치↑
‘쾌적성’주거 선택 기준으로 작용

▲가산 대명 벨리온(오피스텔)=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시티 내 ‘가산 대명 벨리온’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총 585실로 연면적 2만4990.61㎡, 지하 3층∼지상 16층 규모다. 전용면적 16∼ 31㎡, 9개 타입으로 공급예정. 건폐율이 약 30%라 쾌적한 주거환경이 조성된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 3단지는 그동안 일반 분양형 오피스텔 공급이 전무한 지역으로 1·7호선 더블역세권 도보 3분 거리 입지로 공급되는 최초 오피스텔이라는 평가다. 주요 개발호재로 2020년(예정)까지 인근에 서부간선도로가 지하화로 계획, 일반도로와 공원으로 조성될 경우 직접 수혜단지다. 일부세대는 안양천 조망이 가능하다.

▲마곡 동익 드 미라벨(상가)= 동익건설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I7-1·2블록에 들어서는 상업시설인 ‘동익 드 미라벨’1층 회사보유분을 선착순 분양한다. 마곡지구의 주거∼행정∼업무타운으로 이어지는 골든트라이앵글 내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 1층∼지상 8층으로, 연면적 4만4297㎡ 규모다. 지상 1∼2층과 8층에는 168개의 점포가, 3∼7층에는 620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조성된다. 전용률은 80% 선이며 준공은 오는 2017년 1월 계획이다. 아시아에서 최대, 여의도공원 면적 2배(49만여㎡)에 달하는 보타닉공원이 입구에 위치해 유동인구 또한 넉넉하다.

▲송내 이데아시티(오피스텔)= 경기 부천시 영화의거리 일대 ‘송내 이데아시티’오피스텔이 선임대·후분양으로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1층, 총 105실이 분양될 예정이다. 분양면적은 44.60∼45.54㎡로 투자자와 임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평형대다. 하루 유동인구 20만명의 1호선 송내역 도보 5분거리로 북부역세권 영화의거리(먹자거리) 동쪽 출입구에 위치하고 있다. 

투나쇼핑몰, 법원, 경찰청(1분거리), 근로·고용·국민연금·의료보험공단(2분 거리) 등이 모두 200m 이내에 있다. 송내역 10년 만에 분양하는 신축 오피스텔로 부천 최대의 교통요지(급행정차), 다양한 상권인접(송내 최대 먹자상권), 풍부한 인프라로 투자와 동시에 수익이 발생한다. 분양가는 9000만∼1억원 선으로 실제 투자금은 3400만원부터며 둘리광장, 솔안공원 등 인접해 광장, 공원조망이 가능하다.

▲우성 미사타워(상가)= 우성건영(주)이 분양하는 ‘우성 미사타워’상가는 미사강변지구 중심상업지 1-2블럭에 위치한다. 지하 4층∼지상 14층, 2만5770.55m²규모로 24m, 20m 도로를 접하고 있다. 전용률은 51.12%며 호수 근린공원을 바로 앞에 두고 있어 탁트인 조망이 가능하다.

반경 500m에 아파트 1만1897세대(약 4만여명) 배후수요를 확보한 호수공원 메인도로 삼거리 코너입지다. 미사 중심상업지 내 가장 높은 14층의 우성 미사타워 상가는 뛰어난 외부 노출성과 하남 미사 중상지구 내에서 가장 빠른 입주로 각종 프랜차이즈, 병의원, 학원 등 업종 선점과 높은 프리미엄이 기대된다. 

▲배곧 헤리움 어반크로스(오피스텔)= 교육도시로 조성되는 시흥 배곧신도시 내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예정부지 바로 앞에 위치한 ‘배곧 헤리움 어반크로스’는 1906실 대단지로 조성된다. 이번에 공급분은 2차분으로 1차분 880실 원룸, 투룸형(=아파텔)은 마감하고, 2차분 1026실(원룸형+투룸형)이 분양에 나선다.

시흥 배곧신도시 상업용지 4-1-1·2블록에 위치한 오피스텔로 지하 6층, 지상 19∼20층 4개동, 전용 22∼40㎡ 총 1906실로 이뤄진 배곧신도시 내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2차분은 총 1026실. A타입(전용 22㎡), C타입(전용 26㎡), D타입(전용 40㎡)으로 구성된다. 3.3㎡당 600만원대 최저가로 공급된다.


원룸형은 총 분양가가 1억원대 초반으로 중도금 60% 무이자에 3000만원대면 투자가 가능하다. 대출활용 시 최대 10% 이상 수익이 가능하다. 생활인프라도 우수하다. 배곧신도시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신세계 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2017년 예정)이 조성 중이다. 내년에는 롯데마트도 완공될 예정이다. 배곧신도시 최대 규모의 녹지생태공원인 배곧생명공원(예정)이 단지 인근에 들어서고, 총 6km에 이르는 해안로를 갖춘 서해안 골드코스트도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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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꼬이는 수사, 왜?

‘김건희 특검’ 꼬이는 수사,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검팀의 수사 속도가 빨라졌다.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피의자에 대한 잇단 소환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팀이 수사해야 하는 의혹만 16개라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되기도 했다. 어떤 사건을 먼저 수사할지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수사하는 김건희씨의 의혹은 총 16개다. 사전 자료 제출 요구나 실무진 조사 없이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집사 게이트’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처리해야 하는 사건이 늘고 있는 셈이다. 특검팀의 시간은 6개월도 남지 않았다. 발걸음이 조급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남은 5개월 부족한 시간 특검팀은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 그룹 회장,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에게 지난 17일 오전 10시까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조 부회장은 베트남 출장을 이유로 7월21일 오전 10시로 출석 일정을 조율했다. 특검팀은 이들 1차 참고인 조사 이후 IMS에 투자한 나머지 기업 관계자들을 포함해 2차 소환을 예고했다. IMS 투자에 참여한 기업·기관은 모두 12곳으로, 신한은행·제이비우리캐피탈·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경남스틸 등도 포함돼있다. ‘집사 게이트’는 김씨의 측근으로 지목된 김예성씨가 2023년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부실기업이었음에도 김씨와의 친분을 토대로 여러 기업 등으로부터 180억여원을 석연치 않게 투자받은 사건이다. 순자산(556억원)보다 부채(1414억원)가 많은 상태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배경에 김씨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핵심이다. 특검팀은 당시 참여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각종 경영상 리스크를 안고 있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IMS 투자가 단순 재무적 투자라기보다는 정권 실세와의 친분을 활용한 보험성, 또는 대가성 성격이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김씨는 지난 4월 베트남으로 출국 후 잠적했다. 특검팀은 김씨가 출석 요구에 거듭 불응하자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특검팀은 김씨의 최종 목적지가 태국이 아닌 싱가포르일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출입국 기록을 확인한 결과 김씨와 자녀들이 올해 여러 차례 싱가포르에 다녀온 기록이 나왔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난 1월, 김씨와 아내, 자녀 2명 모두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특검법이 통과된 직후에도 김씨의 자녀들은 다시 싱가포르에 다녀왔다. 이후 아내 정모씨는 한국에 머문 채 김씨와 자녀들은 차례로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특검팀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등과 공조해 김씨 소재를 파악하고 신병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여러 경영상 현안을 안고 있어 일종의 보험성이나 대가성 자금을 제공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집사 게이트 핵심 인물 제3국으로 도피 위치 파악 안 돼…검거 가능성은 미지수 통상 수사기관은 사건에 연루된 기업 총수를 부르기 전 압수수색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나온 증거를 토대로 실무자들을 조사하면서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게 기본적인 수사의 순서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에 대해 “수사 기법은 다양하다”며 “톱 다운 방식도 있고 바텀업 방식도 있는데, 수사팀에서 편리한 방식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의 최대 걸림돌은 시간이다.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총 110일에, 30일씩 두 번 연장할 수 있다. 지난 2일 현판식을 갖고 수사를 개시했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12월까지는 모든 게 정리돼야 한다. 사실상 6개월도 되지 않는 시간이 부여된 셈인데, 특검팀이 수사해야 할 의혹만 인지 사건 포함 16개에 달한다. 최근 관련 의혹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것도 특검팀을 다소 조급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 상황만 보면 ‘집사 게이트’부터 정리하려는 것 같다. 금품을 준 기업과 관련자들에게서 최대한 협조적인 진술을 얻어내고 김건희씨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검팀은 집사 게이트를 수사하기 이전에 명태균씨, 건진법사 전성배씨 등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했으나 유의미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었다. 명씨 사건 같은 경우 검찰에서 수개월간 수사해 법리 적용만 검토하면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전씨 사건의 경우 그렇지 않다. 먼저 특검팀은 지난 16일 오전 10시 명씨 사건을 폭로한 강혜경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강씨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을 위해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6월 재보궐선거 공천을 받았으며, 해당 공천 과정에 김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끌려가는 기업 수사 명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그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이용해 다수의 불법 여론조사를 주도한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같은 날 오전 10시30분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관련해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국토교통부 서기관 A씨 소환 조사도 병행했다. A씨는 당초 이상화 동해종합기술공사 부사장 등 5명과 전날 소환 통보를 받았으나 불출석했다. 지난 14일 국토부와 A씨 주거지, 양평고속도로 타당성 조사를 맡았던 용역사 경동엔지니어링과 동해종합기술공사, 용역사 임원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양평고속도로 의혹은 윤석열정부 출범 이듬해인 2023년 5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씨 일가가 보유한 땅 28필지(2만 2663㎡)가 있는 강상면으로 돌연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전씨 법당과 서초구 양재동 주거지, 전씨가 속한 종파의 거점으로 알려진 충북 충주 일광사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청탁 대상으로 알려진 박창욱 경북도의원과 박현국 봉화군수, 박 군수 공천을 청탁한 사업가 B씨, 윤석열 대선 후보 당시 선거대책본부 네트워크위원장을 맡았던 오을섭씨, 전씨 변호인 김모씨의 서초구 사무실 등도 포함됐다. 특검팀은 박 군수의 휴대전화, 변호인 사무실에 보관 중이던 전씨 명의 휴대전화 2대, ‘찰리’로 알려진 전씨 처남의 휴대전화 2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이달부터 관련자 소환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검팀은 지난 15일부터 연이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전씨의 법당을 압수수색해 법당 내 CCTV 등을 확보했는데 CCTV가 최신 기종이 아니라 복제(이미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한다. 법당 내 CCTV는 앞서 서울남부지검에서 한 차례 진행한 압수수색 대상물에는 포함돼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CTV 저장 보관 기간이 길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관련 증거가 얼마나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검팀은 남부지검에서 압수수색했던 곳 중 법당 내 지하창고도 다시 살펴 관련 증거를 압수했다고 한다. 사라진 피의자들 수사를 마친 뒤 관련자를 재판에 넘겨 공소 유지까지 맡는 특검은 핵심 물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제출하는 측면과 더불어 수사 단계에서도 관련자들에 대한 진술을 끌어내는 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지난 14일 법원에 낸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 조성옥 전 회장, 이응근 전 대표, 이기훈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이들이 챙긴 부당이득이 369억원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팀이 산출한 조 전 회장 측 부당이득은 200억원, 이 회장 측은 170억원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 등은 2023년 5∼6월쯤에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처럼 속여 주가를 띄운 뒤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들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협약을 맺는 등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된 삼부토건은 그해 1000원대였던 주가가 2개월 뒤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다. 이 시기 회장이 교체됐는데, 특검팀은 조 전 회장이 주가가 급등한 주식을 팔아 거액의 수익을 내자 이 회장도 우크라 재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있던 시기에 주식 매매로 차익을 봤다는 혐의도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가 우크라이나 관련 사업을 총괄한 인사로 꼽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의 지분 승계 실무를 맡고, 포럼 참석 과정을 주도한 ‘그림자 실세’로 지목된다. 이들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7일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이는 지난 3일 수사를 개시한 특검팀의 첫 구속영장 청구 사례다. 건진법사 그라프 목걸이도 행방불명 삼부토건 ‘그림자 실세’ 잇단 도주 그러나 그림자 실세인 이 부회장의 신병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서 특검팀 수사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7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가 영장실질심사 절차에 출석하지 않았다고 알리며 “현재 도주한 걸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법원에 출석한 이씨의 변호인 또한 이씨의 소재를 모른다고 말했다”며 이 같은 사정을 종합해 도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검팀은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기 이전에 삼부토건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여러 정황들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특검팀이 확보한 삼부토건의 ‘해외사업 수주 내역’을 보면, 2017년 파키스탄 도로공사 사업 수주를 마지막으로 해외사업을 수주하지 못했다. 이는 삼부토건의 낮은 신용도와 자금 여력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부토건은 신용도가 낮아 해외공사 입찰 시 국내 은행으로부터 입찰 보증서를 발급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사 수주 금액의 10% 수준인 이행 보증금을 현금으로 납부할 능력이나, 해외사업을 위해 사용할 자금을 확보할 여력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해외사업에 사실상 실패한 삼부토건은 2022년 초부터 정기보고서에 해외사업 부문을 철수하겠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또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는 삼부토건 내부자의 진술도 확보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추진 당시 삼부토건 재건 관련 해외 사업 담당자는 고작 1명에 불과했는데, “삼부토건은 현실적으로 해외사업 진출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해당 직원이 진술한 것이다. 핵심 물증 중요 과제 이 직원은 또 조사에서 “해외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여러 곳과 MOU 체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수주할 수 있는 거래 상대방과 MOU를 체결하고 더 많은 연락과 출장을 다녀오는 것이 맞다”며 “그러나 정말로 (삼부토건이) 우크라 사업을 하려는 의사가 있는지 당시에 의문스러웠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