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포테인먼트’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SK 와이번스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시켜 탄생시킨 마케팅 개념이다. 그런데 진짜 스포테인먼트의 파워를 제대로 깨달은 건 연예 기획사 쪽이다. ‘야구장에 간 연예인’이 갖는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매체수가 많아졌다고는 하나 연예인들이 기존 공중파 방송이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인기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야구장에선 한순간에 ‘대박’이 날 수 있다.
관중이 많이 모이는 야구장은 일종의 쇼케이스 현장이 될 수도 있다. 전광판에 얼굴 한 번 뜨는 걸로, 운 좋으면 단 한 장의 사진으로 건강한 이미지를 알리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연예인 매니저들의 증언이다.
본래 팬이거나 야구 선수와의 친분 때문에 경기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 김장훈의 경우 “OB 베어스 시절부터 뼈 묻은 열혈 팬이다”고 말한다.
연예인들과 두루 친한 야구 선수들도 있다. LG 조인성이나 현대 이숭용은 마당발을 자랑한다. 경기 도중 친한 연예인이 관중석에 앉아있는 걸 발견하면 슬쩍 손을 들어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연예인과 야구 선수 간 네트워크가 점차 확장되면서 한두 명씩 야구장을 찾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물론 과거 이승엽처럼 지나치게 의도를 갖고 접근해오는 연예 기획사들을 거부한 경우도 있다.
연예인들이 야구장을 찾는 것은 야구단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연예인이 나타나면 일단 관중이 즐거워하기 때문에 구단으로서도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예 구단 쪽에서 전략적으로 미는 경우도 있다. 배우 박은혜는 2004년 두산 베어스 홍보대사로 임명된 뒤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가수 겸 방송인 이현지는 SK의 얼굴마담 격인 ‘와이번스 걸’로 임명된 뒤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주요 무대가 케이블 채널에서 공중파 프로그램으로 옮겨진 대표적 사례다.
반대로 늘씬한 몸매로 인기를 끈 모 여가수와 기획사는 서울 쪽 구단에 “같이 홍보 좀 하자. 응원가를 만들어 부를 테니 야구장에서 활용해달라”는 제의를 먼저 했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많은 연예인들이 야구장을 찾으면서 연예인과 야구단이 윈-윈 효과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