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소라넷 아류사이트 대해부

‘경찰 알까’ 제2·3의 소라넷 널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남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소라넷. 혈기왕성한 한국남자라면 호기심에라도 한번쯤은 소라넷 사이트의 문을 두드려봤을 것이다. 최근 소라넷 폐지에 관련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선 소라넷만을 폐지시켜도 풍선효과처럼 아류싸이트가 넘쳐날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라넷의 뒤를 이을 퇴폐사이트들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소라넷은 몰래카메라 등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음란물을 올려 지적을 받아왔으며 올해 초 워터파크 샤워실 몰카가 인터넷에서 퍼지며 사생활 침해에 대한 여론이 증폭됐다. 

‘때는 이때다’
음란광 대이동
 

지난달 2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의 소라넷의 불법 음란 게시물의 정도가 심각해 이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강신명 경찰청장은 “수사에 착수했다”며 “사이트 폐쇄가 긍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라넷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생긴 이후 지금까지 16년 동안 100만명 이상의 회원을 유지하고 있는 국내 최대 온라인 음란물 사이트다. 그동안 소라넷은 폐쇄와 재운영을 반복하며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 

게시물을 보면 단순 음란물 수준에 그치지 않고 강력범죄 수준의 사진까지 게시돼 있어 보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특히 주취 상태로 의식이 없는 여성의 나체와 얼굴을 공개한 게시물이나 여성의 주요 부위에 라이터, 식칼 등을 삽입한 게시물까지 상상을 초월한다. 

소라넷을 매개로 벌어지는 범죄 중 하나는 미성년 스와핑, 미성년 성매매 등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벌어지는 각종 성범죄다. 15살도 채 되지 않는 여중생에게 소라넷에서 알게된 남성과 상대방을 바꿔 성관계를 맺는 속칭 ‘스와핑’을 하게 하기도 하고, 사이트를 이용해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한다. 

소라넷을 통해 가장 흔하게 벌어지는 범죄는 바로 ‘몰카’다. 실제 소라넷에는 일반인의 다리 등 특정부위를 촬영한 사진, 여자친구나 부인 등의 나체를 촬영한 사진, 심지어는 일반인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까지도 게시되고 있다. 

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 9월에 진행한 통신심의소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회는 소라넷이 생긴 1990년부터 지금까지 200여 회 이상 사이트를 차단한 바 있다. 

몰카·강간모의 논란…사실상 퇴출 수순
해외 서버 둔탓에 실직적인 단속 어려워

회의당시 통신심의위원회는 “소라넷 사이트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소라넷에 대해 지속적으로 접속을 차단했으나 위원회가 접속차단을 할 때마다 URL을 바꿔가면서 새로운 URL에서 활동한다”며 소위원회에 소라넷 IP 자체의 차단을 요청했다. 

요청 결과 소라넷의 IP는 차단됐지만 소라넷은 새로운 IP에서 활동을 재개했다. 규제당국이 이처럼 사이트 차단을 요청하면 운영자는 또 다른 주소로 같은 사이트를 운영하고 트위터 등 SNS에서 해당 주소를 공유했다. 소라넷의 경우 주소를 공유하는 트위터 계정이 따로 운영될 정도였다. 

강 청장의 소라넷 폐쇄 가능성 언급에 대해 소라넷 회원들은 격분했다. 소라넷의 한 회원은 소라넷 폐쇄 청원 운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진 ‘메갈리아’ 회원에 대해 “남자들이 자기보다 어리고 이쁜년들 데리고 노는 걸 막고, 자기들은 그렇게 못하는 것에 대한 열패감과 질투심을 씻어볼까 하는 그런 (목적에서 폐쇄를 요청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근엄한 척 하다가 뒤로는 호박씨까는 문화에 대한 일갈을 멈춰달라”며 “소라넷이 없어지면 우리 대한민국 성인들 성문화는 어디가서 즐기나, 정말 고민이다”라고 토로했다. 
 

최근 도 넘은 소라넷에서의 행태에 사이트 폐지를 요청하는 서명이 수만명에 이르고, 서버를 관리하고 있는 미국 측과도 사이트 폐쇄에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지자 숱한 비난에도 꿋꿋하게 버티던 소라넷이 백기를 들었다. 

유흥업소들과
콜라보레이션

지난달 30일 소라넷 운영자는 “최근 소라넷과 관련해 많은 이슈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며 “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간의 각종 불법적 몰래카메라, 강간 모의 등의 논란에 대해 “이미 등록된 게시물이 모니터링을 거친 후 수정 기능을 통해 불법적 내용으로 변조됐다”고 변론하며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회원의 자발적인 신고에만 운영될 수밖에 없는 서비스는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소라넷이 미국 법을 준수해 운영하고 있다 해도 사이트가 실질적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국내 법을 저촉했기 때문에 처벌의 가능성은 크다. 다만 해외에 서버를 둔 ‘해외 사이트’인 만큼 폐쇄는 또 다른 문제다. 

일부 소라넷 이용자들은 “내 몸 사진을 올리는 것까지 문제삼는 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 “성인의 볼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들은 자신의 신체를 촬영해 올리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해당 사진·동영상이 음란물에 해당하면 법에 저촉된다는 설명했다.

음란물은 아동·청소년 관련 포르노가 아닌 이상, 법적으로 소지는 가능하지만 배포·게재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써 16년간 시대를 풍미한 국내 최대 음란 사이트 소라넷은 사실상 운명을 달리한 것으로 보인다.

소라넷의 폐지가 모든 퇴폐사이트의 근절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우리는 갈 곳 잃은 남자들의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퇴폐사이트를 찾아 나서는 남자들. ‘퇴폐사이트 전국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소라넷 폐지 추진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퇴폐사이트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여탑, 밍키넷처럼 소라넷의 자매사이트 격인 사이트들은 물론이고, 지금 당장 포털사이트 구글에 ‘야동’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어마어마한 퇴폐사이트들이 나온다. 

폐지서명 수만명
결국 백기 드나

딱봐도 소라넷을 표방 한듯한 춘자넷, 미소넷, 오야넷, 꿀잼넷, 야다넷, 무야넷 등이 눈에 먼저 들어오고, 카마수트라, 19곰닷컴, 소녀경, 떡방닷컴 등이 페이지를 가득 메웠다. 

사이트에 들어가보자. 한국야동, 일본야동, 서양야동으로 획일화된 인터페이스, 게시판 등에 시선이 간다. 한국야동 게시판을 눌러보면 소라넷과 크게 다르지 않다. 수십개의 몰카와 스와핑 등의 영상을 손쉽게 찾아볼수 있다. 심지어 성인인증도 필요가 없었다. 

초창기 ‘여탑’은 소라넷과 함께 성인 정보 커뮤니티 양대산맥을 이뤘지만 거침없는 표현과 자극적인 주제선정으로 정부의 집중 단속 대상에 포함됐다. 

때문에 사이트가 차단되는 일이 잦았고, 주소를 바꿔가며 운영되는 여탑을 찾아 헤매는 ‘섹티즌’이 상당수 존재했다. 여탑에서는 성매매 업소 정보를 지역·종류별로 접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회원가입을 하지 않으면 게시물을 확인 할 수 없다. 그러나 성인인증 절차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고, 있다고 해도 부모님의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통과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아이디와 비밀번호, 닉네임 등을 적고 가입하면 바로 성매매 업소에 대한 정보는 물론이고, 그곳을 다녀온 사람들의 생생한 후기 또한 볼 수 있다. 업소 정보 게시판에는 오피, 풀싸롱, 립카페, 안마 등 업소 정보가 종류별·지역별로 정리돼 있었다. 

여탑·밍키넷 등 강자들 건재
불붙은 퇴폐사이트 왕좌 대결

‘대박할인이벤트, 거품no, 내상no, 균일가’ 등의 홍보문구로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게시물에는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사진과 이름, 나이, 몸무게, 가슴크기 등의 정보가 적혀 있다. 업소 위치는 나와 있지 않지만 ‘실장’들의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전화주세요’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었다.

그리고 ‘후기 작성 시 2만원 할인’이라는 문구도 모든 게시물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밍키넷’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음란동영상을 유포하는데 그 음란동영상에 불법 폰팅 광고를 넣는 것으로 유명하다. ‘060’폰팅 전화번호와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자극적인 문구를 넣는 방식으로 남성들을 유인했다. 1800여편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동영상에 폰팅 광고를 넣었다. 

한 50대 남성은 음란동영상 속 광고를 보고 2년 동안 355회에 걸쳐 전화를 걸어 1000만원의 폰팅 이용료를 결제했다. 한 20대 남성도 한달 만에 23차례나 전화를 걸었다가 100만원을 지불하기도 했다. 

우리 생활에 밀접한 SNS도 불법 음란물 유통창구로 변질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블로그 ‘텀블러’의 경우, 성기가 적절히 드러난 사진은 물론 성행위 장면이 담긴 영상까지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음란물이 담긴 해외 웹사이트 링크 묶음을 만든 뒤 이것을 SNS에 퍼뜨리면서 청소년들도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음란물은 넘쳐나지만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은 아직 없는 것이다. 도마뱀 꼬리자르기식의 개별 웹페이지 차단만 하고 있기 때문에 유사 사이트에 또 업로드가 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퇴폐사이트들이 끈질기게 살아남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돈’이다 이러한 유형의 퇴폐사이트들은 대부분 유흥업소의 홍보로 관리비를 조달한다. 

도박사이트 끼고
유사갤 우후죽순
 

음지로 흘러든 유흥업소는 인터넷을 제외하고는 홍보의 방법이 없기 때문에 퇴폐사이트가 유흥업소의 홍보 창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라넷을 폐쇄한다고 해도 또다른 퇴폐사이트 중 하나가 유흥업소의 홍보 창구로서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소라넷 퇴출' 불 당긴 두 사건

소라넷은 최근 각 언론 사회면에 등장한 사고사건 때문에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하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아는, 한번쯤은 들어가 본 사이트. 다음은 소라넷 퇴출에 불을 댕긴 대표적인 두 사건이다. 

벗은 여친몸 공개 자랑 

▲의사와 짜고 병원서 애인 능욕 = 경찰에 의해 강제폐쇄가 거론되고 있는 국내 최대 음란물 공유사이트 소라넷의 과거 게시물 중 사이트 회원 두 명이 한 여성을 성적으로 능욕한 뒤 찍은 인증샷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충격적인 소라넷 병원’이라는 제목의 소라넷 폐해 사례가 퍼지고 있다. 트위터 글은 2200건 리트윗되며 현재까지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게시물에는 한 소라넷 회원이 의료계에 종사하는 소라넷 다른 회원과 함께 여자친구를 능욕했다는 글과 그 인증 사진이 있었다. 사진에 의하면 하의를 벗은 듯한 여성이 병원 침대에 누워있고 그 앞에 의료 가운을 입은 남성이 서 있다. 

게시물을 올린 회원은 “소라에서 만난 선생님과 오랫동안 상의하고 시나리오도 짰다”며 “병원에서 아무도 없는 시간에 여러 가지 검사를 빙자하며 여자친구를 능욕하도록 허락했고 자신은 그 광경을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이 회원은 “마사지숍이나 산부인과 등 병원을 운영하시는 분 있으시면 쪽지 달라”며 추가 범행을 모의해 보자는 글도 올렸다. 

회원들 중 일부는 이 게시물을 보고 ‘대단하다’ ‘흥분되는 사진이다’ ‘좀 더 많은 사진을 보여달라’고 반응했다.

 

길거리 여성 찍어 문제도

▲왕십리 강간모의 사건 = 술에 취한 여성을 강간하려 모의하는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줬다. 지난달 13일 ‘소라넷 고발 프로젝트’라는 트위터 계정은 소라넷 이용자 A씨가 남긴 글을 캡처한 이미지를 올렸다. 

사진 속에는 ‘서울 왕십리 골뱅이(나이트나 클럽등의 유흥업소에서 술에 취해 정신 잃은 여성을 칭하는 은어) 여친’이라는 제목으로 소라넷 유저가 쓴 글이 포함돼 있었다. 

A씨는 ‘술이 약해 맥주 2캔만 먹어도 무슨 짓을 해도 절대 일어나지 않는 사랑스런 여친님. (여친 강간할 분) 소라넷에서 초대합니다. 쪽지 말고 댓글로 바로 답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에 다수의 소라넷 이용자들은 ‘지금 바로 갑니다’, ‘초대남 지원합니다’, ‘불러주시면 바로 튀어갈게요’라며 A씨의 여자친구와 성관계를 맺는 데에 자원했다. 

이를 본 누리꾼이 경찰에 신고를 했으나 경찰은 강간 모의 상황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고, 여성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모텔로 여성을 데리고 들어가는 상황이 확인될 때 신고가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후로도 소라넷에는 ‘골뱅이 동창’, ‘실시간 골뱅이’라는 제목으로 술에 취한 여성의 나체 사진과 함께 강간 지원자를 모집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며 논란이 됐다.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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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