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빈소 정치’ 엿보기

상도동 막내가 YS 후계자?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거산(巨山)이 떠났다. 대한민국 정치사의 큰 산과 같던 ‘그’다. 빈소는 그의 차남과 정치적 아들이 지켰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상주를 자처, 직접 조문객을 맞았다. ‘무대(무성대장)’에게 여러모로 중요한 한주였다.

대한민국 민주화의 거목,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26일 영결식을 마치고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서거한 지 꼭 4일만이다. 갑작스런 소식에 전국으로 추모 열기가 확산됐다. 마지막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던 여의도 또한 잠시 정쟁에서 벗어나 추모 분위기에 동참했다. 그 중 한 사람, ‘상도동계’ 막내이자 부산·경남(PK)이 출발점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YS의 정치적 아들’임을 선언하고 조문 기간 내내 빈소를 지켰다.

정치적 쇼맨십?

‘무대’는 YS의 유산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인가. ‘정치적 아들’ 발언은 후폭풍을 낳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불효’를 지적했고, 상도동계 원로들은 ‘치매’라고 쏘아붙였다. 사회 각계에서 ‘YS 재평가’ 바람이 부는 가운데 이에 편승하려는 것 아니냐는 질타였다.

김 대표를 향한 화살은 박근혜 대통령과 연결돼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박 대통령을 ‘칠푼이’ ‘유신 2인자’ ‘독재자의 딸’이라고 평가한데 반해, 김 대표는 그런 박 대통령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YS와 박 대통령 사이에서 ‘좌고우면’했다며 “(김 대표는) 정치적 아들이 될 수 없다”고 평가한다.

전문가 생각은 어떨까. 진시원 부산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때 아닌 아들 논란에 “(김 대표는) 정치적 아들이 절대 될 수 없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어떤 갈래든 YS라는 뿌리를 자양분으로 가지를 뻗었기 때문이다.


YS의 정치적 성향은 보수적 자유주의라고 진단한 진 교수는 “보수적 자유주의의 대표적 성향은 반공”이라며 “YS의 반북·반공 라인을 타고 성장한 것이 김 대표”라고 진단했다. 즉 지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포함해 국론이 분열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어김없이 색깔론을 들고 나오는 김 대표의 모습은 그런 뿌리를 통해 해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정가에 도전했으나 두 차례 고배를 마셨던 YS의 차남 김현철씨는 어떨까. 진 교수는 “(김씨는) 아버지의 민주적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그렇게(김 대표처럼) 접근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단적인 예로 김씨는 지난달 8일 자신의 개인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북한을 미화하는 검정교과서의 수정이 아닌 친일과 독재를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국정화 시도 뿐 아니라 우리 국민의 절반을 졸지에 공산주의자로 만드는 수구세력들이 판치는 현 정권이야말로 얼마나 반민주적이고 수구 독재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고 국정화 사태를 비판한 바 있다.
 

YS에서 뻗은 두 가지, 정치적 아들과 진짜 아들은 함께 빈소를 지켰다. 그런 모습이 YS 재평가 바람을 타고 두 사람의 정치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치적 아들 상주 자처…빈소 지켜
차남 김현철 행보 주목 ‘출마할까?’

김 대표의 PK 영향력이 확대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YS가 가지고 있던 PK 맹주 타이틀을 가져옴으로써 대권 도전도 한결 쉬워졌다는 분석이다. 당장 눈앞의 문제에 대해서도 김 대표가 득을 봤다는 의견이 많다. 자신도 누누이 밝혀왔듯 내년 4월에 있을 제20대 총선에서 부산 영도구 출마가 확실시된다. 영향력의 확대는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는 뜻이다.

빈소 정치가 ‘국민공천제’에 연료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최근 친박계와의 공천 룰 전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비박계로서는 수장의 각성을 기대하고 있다. YS의 ‘통합·화합’ 메시지를 바탕으로 국민공천제에 대한 여론전을 펼친다면, 비박계가 기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상도동계-비박계’ 결집도 가능하다. 최근 부침을 겪던 비박계가 YS 서거를 계기로 흩어졌던 상도동계 인사들을 모아 친박계와 힘 싸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설이다. 지난 26일 YS의 영결식이 있던 날, 상도동계는 물론 동교동계 인사들까지 모여 오찬을 가진 바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당분간 평화 분위기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 결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남 김씨의 정치적 신변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지난 26일 발인 예배 자리에서 김씨는 “지금 현재 민주화가 다시 불타는 조짐을 보이는 이 시점에 아버님을 통해서 주님께서는 이 땅에 진정한 통합과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주셨다”고 말해 정가 복귀가 점쳐진다.

3당 합당 이전의 민주개혁 세력 복원이라는 구체적인 지향점도 나온다. 지금 정치판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끌어 모을 가능성이 있다. 아버지에 의해 3당 합당이 이루어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민주화 세력의 분열을 가져왔다는 측면에서 아들의 ‘회귀론’은 합당한 명분이 될 수 있다.

만약 복귀를 꿈꾼다면 행선지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에서 이미 두 차례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야권 일각에서 ‘PK 영입론’이 대두됐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인다.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정가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앞으로 달라지나

YS와 DJ. 정치사의 거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이제 새로운 사람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들이 말하듯 ‘양김 시대’는 한국 정치의 황금기였다. 분열하다가도 결정적일 땐 화합을 도모했다. 김 대표 또한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6일 영결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회가 중단 없는 국정 운영이 되도록 항상 협상과 타협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과연 김 대표의 말처럼 화합의 국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인지, 유산을 받은 김 대표의 다음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베일속 YS 장남 '누구?'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있던 날, 대중에게 잘 알려진 차남 김현철씨 뿐만 아니라 베일에 쌓여있던 장남 김은철씨의 모습까지 공개돼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 은철씨는 중절모를 쓰고 까만 선글라스를 쓴 채 동생의 옆에 앉아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물을 짓는 현철씨와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지 가족의 부축을 받고 이동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YS정권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이상휘 위덕대 부총장은 지난 23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은철씨가)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