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스러진 달 ⑥윤대중 구출작전

주한미군 철수까지? 전방위 압박

소설가 황천우는 지금까지 역사소설 집필에 주력해왔다. 역사의 중요성,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알고 또 미래를 올바르게 설계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팩션’이란 장르를 만들어냈다. 팩트와 픽션, 즉 사실과 소설을 혼합하여 교육과 흥미의 일거양득을 노리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사건을 들추어냈다. 필자는 그 사건을 현대사 최고의 미스터리라 칭함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바로 1974년 광복절 행사 중 발생했던 영부인 육영수 여사 저격사건이다.

“많이 기다리셨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하느라 빙빙 돌아오다 보니 이렇게 늦었습니다. 용서 바랍니다.” 

“용서라니요, 당치않습니다. 어서 자리하시지요.”

모두 자리를 정돈하자 음식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잠시 일상사로 대화를 나누었다.

“한 잔 받으시지요.”

자리가 정돈되고 종업원들이 물러서자 김효가 술병을 들었다. 이어 술잔이 채워지자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

“김운정 총리께 전화상으로 사건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을 들었습니다만.”

이하라가 담담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자 김 대사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방금 내려놓은 빈 잔을 만지작거렸다.

“총리께서 의원께 상세한 전말을 전하고 협조를 당부 드리라고 각별히 지시하셨습니다.”

잠시 사이를 둔 김 대사가 다시 모두의 잔을 채웠다.

“지금 각하의 분노도 이만저만 아닙니다. 기껏 공들여 북한과 평화관계를 유지하려는 찰나에 이런 일이 발생해서.”

김효가 의도적으로 뜸을 들이는지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심려마시고 시원스레 말씀하세요. 김운정 총리를 보아서라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테니.”

“총리께서 말씀하셨겠지만 윤대중 납치사건은 대한민국 중앙정보부가 독단으로 저지른 사건입니다.”

“그는 잘 알지요. 그런데 대한민국 중앙정보부가 그리 대단하오? 귀신도 그리 일처리 하기는 힘들 터인데.”

“내막을 살피니 이병선 부장이 오래전부터 단단히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치밀하게 진행하였습니다.”

“하기야 그 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윤대중이 그야말로 눈엣가시였겠지요.”

“물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살피면‥‥‥ 그야말로 자신의 생명까지 걸고 북한을 오가며 달성한 일인데‥‥‥ 차마 윤대중으로 인해 평생 숙원이 물거품 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나 총리께 보고하지 않고 일처리를 그리 하다니.”

“본래 그 사람 스타일이 그렇습니다. 매번 일을 일으키고 남들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어 끌어들이는 행태 말입니다.”

김효의 말이 끝나자 이하라가 가볍게 혀를 찼다.

“그 사람, 오래 가지 못하겠구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도리 없습니다. 지금 문책한다면 윤대중 사건에 우리가 개입되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될 테니까요.”

“그런데 정작 문제는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일본의 입장입니다. 혹여 일이 잘못 진행되기라도 한다면‥‥‥.”

이하라가 중도에 말을 끊자 김 대사와 조 참사관이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

“상세히 말씀주시겠습니까.”

“지금 일본에서는 가급적이면 북 조선과 사이를 두려 하는데 이 건이 대한민국 정부에서 일으킨 사건임이 판명된다면 정부는 물론 의회 쪽에서도 강성 발언들이 탄력받으리라 생각합니다.”

“강성발언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합니까?”

“당연히 외교문제가 될 것입니다. 기존 대한민국과의 일방적인 관계가 북한 쪽으로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총리께서 신신당부 하신 거 아니겠습니까. 여하튼 의회 쪽 사정은 어떻습니까?”

“대사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우스노미야 도꾸마 의원이 윤대중의 후견인처럼 무섭게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덴 히데오 의원 역시 북조선을 강하게 옹호하고 나서며 공격하고 있습니다.”

“덴 히데오는 참의원 아닙니까.”

“물론이지요. 하여 두 사람이 앞장서서 의회를 움직이고 언론을 통해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표정이 급격히 어둡게 변해갔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바는 무엇입니까?”

“세 가지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세 가지라면.”

“첫째, 일본이 대한민국과 국교를 중지하고 북조선과 수교하는 방법입니다.”

“네!”

두 사람이 동시에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두 번째는 지금 시행되고 있는 대한민국에 대한 경제 원조를 중지하고 또 대한민국의 유엔 가입 문제를
방관하겠다 합니다.”

남한과 일본 수교 철회?
원조 중단으로 남한 고립?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가능 여부는 물론 여론이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선거를 의식해야 하는 의원들로서 여론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세 번째는?”

“미국 측에 압력을 가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까지 말입니까?”

“그런 연유로 이번 사건 처리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김효의 입에서 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러니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그 일에서 의원님의 도움이 절실하고요.”

“그래서 이야기인데.”

이하라가 잠시 말을 멈추고는 잔을 비워냈다. 순간 조 참사관이 술병을 들어 조심스럽게 빈 잔을 채웠다.

“이 자리에 오면서 문득 일어난 생각인데‥‥‥.”

“말씀 주시지요.”

김효의 목으로 마른 침이 넘어가고 있었다.

“일종의 연막작전을 펴는 겁니다.”

“연막이요!”

“지금 모두가 대한민국의 중앙정보부와 주일 대사관 직원이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 믿고 있지 않습니까?”

“외람되게도 저희 대사관 직원이 중앙정보부의 일을 도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그런데 지금 대사관 직원 중에는 이 사건과 연루된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이미 김운정 총리로부터 사건에 대한 상세한 내막까지 들어 모두 알고 있는 모양으로 말에 힘이 들어 있었다.

“당연합니다. 사건에 참여한 인원은 일본 현지 직원이 아닌 대한민국에서 파견된 정보부 요원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출입국 관리소에서도 밝혀낼 수 없지요. 아울러 대사관 직원 중에는 관련자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를 역으로 이용해보자는 이야기요.”

“알기 쉽게 말씀주시겠습니까.”

“현재 대사관에 근무하는 고위급 인사를 윤대중 납치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일을 꾸미자 이 말이오.”

의미를 알지 못하겠다는 듯 두 사람이 서로의 표정을 살폈다.

“그래서 연막이라는 거요.”

“하면.”

“대사관에서 가장 의심 살 만한 사람을 내게 지목해주세요. 그러면 내가 경시청에 비밀 루트를 통해 그 사람을 범인 중 한 사람이라 지적할 테니.”

“그렇게 되면 의원님은 어떻게 됩니까?”      

“물론 은밀하게 처리하겠지만 후일 밝혀질 수 있겠지요. 그런 경우라도 문제없습니다.”

조 참사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의원이 좋은 게 뭐겠습니까. 그러니 단지 의혹 제기만 하고 빠지는 게지요.”

“사건 해결에 혼선을 일으키겠다는‥‥‥.”

“바로 그렇소.”

“그러면서 한국 대사관을 포함하여 한국 정부와는 전혀 관계없음을 입증하시겠다는 말씀이십니다.”

이하라가 대답하지 않고 가볍게 미소 지으며 잔을 비워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두 사람 역시 잔을 비워냈다.

<다음호에 계속>

 

[저자는?]

▲ 서울시립대 영문학과 졸업
▲ 정당사무처 공채(13년 근무)
▲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중퇴
▲ 소설가


▲ 주요작품
단편소설 <해빙> <파괴의 역설>
장편소설 <삼국비사> <여제 정희왕후> <수락잔조> 등 다수
희곡 <정희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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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