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전국구 칠성파’ 잔당들 막후

싹 잡았다더니…이강환 부하들 활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지난 주말 잠실롯데호텔 일대가 떠들썩했다. 부산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 행동대장 권모씨의 결혼식에 수백명의 조폭 관계자가 몰렸으며, 경찰까지 배치돼서다. 검찰과 경찰은 칠성파를 일망타진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날 결혼식에서 칠성파의 위세는 경찰도 ‘바짝’ 긴장할 만큼 여전했다.

지난 2일 오후 5시께 저녁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호텔에서 열린 칠성파 행동대장 권모(56)씨의 결혼식에 수백명의 하객이 몰렸다. 결혼식에는 칠성파 조직원 90여명을 비롯해 다른 폭력조직 간부 등 총 250여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경찰은 만약의 충돌 사태에 대비해 호텔 내 70여명을 배치했고 호텔 밖 대기인원까지 포함하면 총 230여명을 투입했다. 또 특이사항이 있거나 주변에 공포심을 조장하는 행위가 있으면 즉각 대처토록 했다.

어깨들 총집합

지난 2013년 검찰과 경찰은 칠성파 행동대원 15명을 검거하면서 칠성파를 일망타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칠성파 결혼식이 세상의 이목을 끌면서 오히려 그들이 건재하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혼식이 칠성파의 재건을 다지는 자리가 아니었냐는 말까지 나온다. 전직 경찰관계자는 “조직이라는 건 절대 와해되지 않는다”며 “그 뿌리에 계속 연연하기 때문에 와해됐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칠성파의 세력이 옛날같지는 않지만 전국적으로 범칠성파가 꽤 있다.

칠성파의 우두머리였던 이강환이 고령으로 물러나고 후계를 이어받은 한모씨는 2010년 초부터, 부산지역 내 군소 폭력조직을 차례로 흡수하고 ‘온천장 칠성’ ‘서동 칠성’ ‘기장 칠성’ 등으로 이름을 붙여 폭력조직을 프랜차이즈 하는 등 조직을 확대했다.

이후 2011년에는 호남지역 출신 폭력조직인 ‘국제PJ파’ ‘벌교파’등도 연합해 세력을 전국적으로 확장하는 등 빠르게 조직을 장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1년 10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PJ파 조직원 행사에 한씨는 칠성파 조직원 50여 명과 함께 세를 과시하며 참석해 양 조직이 연합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현재 칠성파의 조직은 본부와 지부로 나누어진 형태를 띠고 있다. 이른바 ‘기업형 구조’로 재편된 것이다. 군대로 말하면 총사령부 산하에 각 사단이 일정 지분을 가지고 포진해 있는 형국이다. 이를테면 칠성파가 총사령본부라면 연산칠성파, 온천장칠성파, 광안리칠성파, 완월동칠성파 등의 조직이 전 지역에 사단으로 포진하고 있다. 칠성파의 정예 조직원은 100∼150명 정도이며, 전체 조직원이 500명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연산칠성파는 칠성파를 추종하는 세력으로 부산지역 최대 유흥가로 부상했던 연산동 일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연산칠성파는 2007년 경찰의 조직폭력 단속 강화로 이권을 장악하고 있던 연산식구파의 활동이 위축된 틈을 이용해 칠성파의 도움을 받아 문모씨가 폭력배 23명을 모아 결성했다. 일종의 칠성파의 지부다.

부두목 결혼식에 ‘형님’ 수백명 하객
일망타진 발표 무색…범계파 건재과시


이 때문에 당시 반 칠성파였던 연산식구파와 이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다가 결국 물리적 충돌까지 일으켰다. 당시 양대 폭력조직원 30명이 회칼과 야구방망이를 들고 2차례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지난 6월17일에는 연산칠성파 조직원 2명이 새벽 6시경 부전동 소재의 한 노상에서 재건30세기파 조직원 박모씨가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씨와 상호 폭행을 하다 각각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온천칠성파는 칠성파 계열로 부산지역 최대 폭력조직 중 하나다. 부산 동래구 온천장 일대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006년 전국을 들썩이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신20세기파와 반칠성파 연합조직원 60여 명이 회칼, 손도끼 등 각종 흉기를 소지하고 부산 영락공원 장례식장에 난입한 것이다.

이는 ‘영락공원 집단 칼부림 사건’으로 불리며 신20세기파를 와해직전 상황까지 몰고 갔던 반칠성파와의 대 난투극이었다. 이 사건이 일어난 계기는 온천칠성파에서 비롯됐다. 온천칠성파 소속이었던 양모씨가 이 조직을 탈퇴한 후 반칠성파 계열의 유태파로 옮기면서 잔인하게 난자돼 피살당했다. 이로 인해 친칠성파와 반칠성파 간의 질긴 세력 다툼이 본격적으로 표면화 돼 양세력 간 대충돌이 일어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광안칠성파는 고등학생을 끌어들여 ‘예비조폭’을 양성하는 조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고등학생들에게 조직원이 되면 한 달에 100만원씩 월급을 주며, 고급 양복도 맞춰준다며 10대들을 유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3년에는 조직을 탈퇴한 후배를 집단 폭행하고 스스로 새끼손가락을 자르도록 강요한 혐의로 광안칠성파 조직원 이모(29)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이번에 결혼한 권씨도 엄밀히 말하면 서울에서 활동하는 범칠성파에 속한다. 권씨는 한때 이강환에게 후계자로 거론됐을 정도의 인물이지만 부산이 아닌 서울에서 주로 활동했다. 그는 같은 조직원을 실제 모델로 삼은 영화 <친구>가 흥행하자 2001년 곽경택 감독을 협박해 사례금으로 3억 원을 뜯었다가 2005년 징역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경찰 바짝 긴장

경찰 관계자는 “최근 조폭은 돈을 중심으로 모여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을 무대로 활동하는 모습을 과시하려 한다”며 “권씨도 전국 조폭을 초청해 전국구임을 알리고 유명 탤런트에게 사회와 축가를 맡겨 연예계 인맥도 과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강환은 몸이 불편해 나타나지 않았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칠성파 행동대장 57살 늦깎이 결혼, 왜?

이번에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 칠성파 행동대장 권모씨의 나이는 57살이다. 상당히 늦은 나이에 결혼식을 올렸다. 통상적으로 조폭들은 결혼식을 잘 올리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전직 조폭 관계자 A씨는 “보통 조폭들은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이유로 주변사람의 시선을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씨처럼 늦은 나이에 결혼식을 올리는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A씨는 “조폭세계에서 권씨 정도 위치에 있으면, 경조사가 있을 때 올 수밖에 없다”며 “결혼식 같은 경우 상당한 축의금이 들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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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