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선택받은 김수남 검찰총장 내정자

‘그럼 그렇지∼’ 역시 박근혜다운 선택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김수남 대검찰청 차장이 신임 검찰총장으로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당직자들을 기소한 내란음모(RO) 사건을 지휘하며 수사 성과를 인정받아 검찰 내에서 ‘넘버2’로 꼽혔다. 또 올해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수사를 매끄럽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신임 검찰총장에 김수남(56·사법연수원 16기) 내정자로 인선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김 내정자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수원지검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법무·검찰 주요 보직을 역임하면서 검찰 업무에 높은 식견과 경륜을 쌓아왔다”며 “대형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한 경험이 풍부하며, 법질서와 법치주의 확립에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엄정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검찰을 잘 지휘하여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적폐들을 시정해나갈 적임자”라고 말했다.
 
나라종금 로비
삼성비자금 등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김 내정자를 비롯해, 김경수(55·경남·17기) 대구고검장, 김희관(52·전북·17기) 광주고검장, 박성재 (52·경북·17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김현웅 법무부장관에게 추천했다. 김 장관은 이중 김 내정자를 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법무부는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검찰의 지휘부를 새롭게 구성함으로써 조직의 기강과 분위기를 일신하는 동시에, 공정하고 투명한 검찰권 행사를 통해 ‘법질서 확립’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의 구현’ ‘비정상의 정상화’ 등 검찰 본연의 임무와 주요 국정과제 수행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자 했다”고 인사 취지를 밝혔다.
 

이미 몇 달 전부터 신임 검찰총장 인사를 두고 김 내정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 파다했다. 김 내정자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차장 등 검찰 내 고위 직책 중에서도 핵심적인 자리를 거쳤기 때문에 일찌감치 유력한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됐다. 
 
또 정권이 TK출신을 선호한다는 점도 이번 인사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그동안 굵직한 사건을 맡으며, 청와대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도 있다. 김 내정자의 아버지인 김기택씨는 전 영남대학교 총장이었다. 영남대학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었던 곳이다. 김 내정자의 검찰총장 내정은 예견된 인사라는 것이다. 
 
이 외에도 법무·검찰 조직 간의 지역적 안배도 고려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장관이 호남 출신이고, 김진태 현 검찰총장은 경남 출신이어서 차기 검찰총장은 TK 쪽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일찍이 제기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남은 2년간 검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필요성이 감안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 인사에는 핵심 사정라인을 확실히 장악하려는 청와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법무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총장은 정권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이미 김 내정자가 신임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것이라는 말은 파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내정자는 그 동안 이석기 내란음모 수사와 정윤회 문건 파문 등 수사를 무난하게 지휘한 ‘공이 있다”고 말했다.
 
실세 3명 제치고 최종 총장후보 추천
‘2인자’ 일찌감치 유력한 차기로 거론
 
김 내정자는 대구 청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판사로 임관해 3년 근무한 뒤 검사로 전관했다. 그는 대검 컴퓨터수사과장, 대검 중수3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법무부 정책홍보관리관, 서울중앙지검 3차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 남부지검장을 거쳤다.
 

김 내정자는 온화하고 원만한 성품의 소유자로 알려진다. 그는 수사 능력과 기획력이 뛰어나며 추진력도 강한 ‘특수통’으로 불린다. 대언론 관계도 매끄럽다. 또한 공소장 변경 제도에 대한 연구로 법학 석사 학위를 받는 등 학구적인 성향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검 중수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에서 반장을 맡아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 재수사를 한 경력이 있다.
 
2007년에는 삼성그룹 비자금 특검에 앞서 검찰 특별수사 감찰본부 차장을 맡아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했으며,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설에는 재벌 2∼3세 주가조작 사건을 처리했다. 또한 미네르바 사건, 교원공제회 사건 등을 처리했다. 최근에는 수원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사건을 맡으면서 일찌감치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내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사 능력에 있어서는 수준급이라는 평가지만 정치적으로는 민감한 사건을 많이 맡아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굵직한 사건들 
맡은 ‘특수통’
 
김 내정자는 지난해 9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내란선동 및 음모,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하거나 이에 동조한 혐의로 수원지법에 기소했다. 내란음모 및 선동,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이적동조) 등 세 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나선 지 14일 만이었다. 당시 김 내정자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김 내정자는 발표에서 ▲사건개요 ▲공소사실 요지 ▲지하혁명조직 RO 실체 및 주요활동 ▲내란음모 등 경과를 나눠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2010년 제보자 신고로 통합진보당(당시 민주노동당) 내부에 지하혁명조직인 이른바 RO가 활동 중이라는 단서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2013년 5월 RO 조직원들이 북한의 전쟁 도발에 호응해 국가 기간시설 파괴 등 폭동을 음모한 사실을 확인해 핵심 관련자 10여명의 주거지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총 604점의 압수물을 분석해 다량의 증거물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토대로 총책인 이석기 의원 등 핵심 관계자 4명을 구속해 수사한 결과 ▲RO의 실체와 비밀회동에 관한 조직원의 진술 ▲각종 녹취록 ▲압수된 문건과 디지털 증거 등에 비춰 혐의가 인정돼 구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RO의 실체에 대해서는 “김일성 주체사상이 조직과 사업 전반의 지도 이념임을 명백히 밝히고, 주체사상으로 철저히 의식화된 사람들만 조직원으로 받아들이는 폐쇄적 조직운영을 해왔다”며 실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내란음모에 대해서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을 수행 목표로 삼고 있는 조직원들이 사회혼란을 획책하는 행위는 체제변혁을 위한 것으로 명백히 국헌문란 목적이 있다”며 “뚜렷한 내란선동 음모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이석기 의원 등 4명을 구속 기소함에 따라 30여년 만에 내란음모 사건 재판이 열리게 됐다.
2007년에는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에 앞서 검찰 특별수사 감찰본부 차장을 맡아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했다. 당시 김 내정자는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삼성 구조조정본부 비상연락망 같은 주소록을 받았다”며 “수사에 필요한 부분은 모두 참고자료로 썼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는 관련자 소환조사에서 굉장히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특검이 이와 관련된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특수본이 3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수사에 나설 수밖에 없으므로 최장 105일까지 수사가 가능한 ‘삼성 비자금 의혹 특검팀’이 관련자 소환 등을 통해 수사에 나서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했다.
 
삼성 비자금 사건은 2007년 10월, 삼성그룹의 전직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삼성그룹의 비자금을 폭로하면서 큰 논란이 됐었다. 50여억원의 비자금을 자신이 관리해왔다고 밝히면서, 검찰 및 시민단체에 대한 로비를 이건희 회장이 지시했다는 문건을 공개하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김용철은 변호사는 <한겨레> <시사IN> 등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전방위적 로비의 실체, 삼성그룹 고위 임원들의 과도한 충성 모습들을 공개했다.
 
이후 삼성 특검법이 발의, 통과돼 관련자들을 조사했으나, 결국 특검은 삼성 에버랜드 사건과 삼성SDS 사건, 삼성화재 횡령 및 증거인멸 사건만을 기소한 채 나머지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수사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 지방 검사에게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그대로 수사를 종결 후 주요 관련자들을 불구속 입건하는 데 그쳐 ‘면죄부 특검’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2008년에는 미네르바 사건을 맡았다. ‘미네르바 사건’은 2008년 하반기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서 당시 리먼 브라더스의 부실과 환율폭등 및 금융위기의 심각성 그리고 당시 한국 경제추이를 예견하는 글로 주목을 받던 인터넷 논객 박대성씨가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체포 및 구속됐다가 무죄로 석방된 사건이다.

매끄러운 일처리
전형적 정치검사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허위사실 유포 전담반’을 신설하고 박씨를 전기통신기본법 제47조 1항 위반으로 긴급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공익을 해칠 목적으로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범죄 사실에 대한 해명이 있고, 외환 시장 및 국가신임도에 영향을 미친 사안으로 사건의 성격 및 중대성에 비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미네르바 사건은 한국사회에 ‘표현의 자유’에 대한 물음표를 던졌다. 이후 박씨는 허위사실유포죄에 해당하는 전기통신위반법 47조 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고 위헌 판결을 받았다.
 
2009년에는 특정 보수 언론의 광고주를 상대로 불매 운동을 벌인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관계자들을 기소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에 대한 ‘광고중단 압박 운동’을 벌인 네티즌들에게 모두 유죄가 선고됐다. 당시 광고중단 운동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인터넷 카페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개설자 이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운영자 양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당시 검찰은 “불매운동 자체가 협박은 아니지만 언소주 측이 벌인 불매운동 행태는 법에서 인정하는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문사 광고주에 대한 불매운동은 타인의 기본권, 기업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통진당 내란음모사건 수사 지휘
공 세웠으니? 청와대 의중 실렸나
 
또한 2012년에는 MBC 파업에 참여한 MBC노조 집행부 구속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노조 집행부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당시 MBC노조는 김 내정자를 맹비난했다. MBC노조 관계자는 “MBC노조 집행부에 2주 동안 두 번이나 구속영장을 신청한 검사”라며 “미네르바 구속해서 인터넷 언론에 재갈을 물린 책임자, 미네르바 무죄여도 이 분은 영전했다”라고 김 내정자를 겨냥하며 “이젠 MBC노조”라며 비난했다.
 
한편 김 내정자는 이번 인선에 대해 “검찰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많은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아직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차분하고 겸허한 자세로 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에 임명된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검찰 총장 인선에 대해 “대한민국에 검사가 TK밖에 없나”라며 맹비난했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애초에 TK의 내부 다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지만 역시나 TK이라니 정말 실망스럽다”며 논평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의 주요보직을 TK로 채우려는 것인지, TK 외에는 검사가 없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대구경북 출신이 민정수석, 국세청장,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검찰까지 주요 사정기관 중 4곳을 장악했다는 점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공적
‘보상’인가
 
아울러 김 대변인은 “청와대는 김 내정자에 대해 ‘적폐들을 시정할 적임자’라고 설명했지만, 김 내정자는 미네르바 사건, 통합진보당 내란 음모 사건,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인물”이라며 “대형 정치 사건을 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 정부 들어 현저히 훼손되고 있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직무수행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새정치연합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김 내정자가 과연 법과 정의를 실현할 검찰총장에 적임자인지 검증하겠지만 국민의 검찰을 만들 적임자는 아니라는 회의가 강하게 든다는 점을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min1330@ilyosisa.co.kr>
 
 
[김수남 내정자는?]
 
▲대구 출생 ▲대구 청구고 졸업 ▲서울대 법학과 학사, 석사 수료▲제26회 사법시험 합격▲제16기 사법연수원▲대구지방법원 판사▲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광주지검 공안부장▲대검찰청 컴퓨터수사과장▲대검찰청 중수3과장▲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법무부 홍보관리관▲인천지검 2차장▲서울중앙지검 3차장▲법무부 기획조정실장▲서울남부지검 검사장▲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대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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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