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여자의 지갑 - 명함 관리법

"이름이 뭐예요?" 명함은 나와 같다

공인중개사, 부동산경매전문가, 부동산자산관리사 등으로 활동하며 무려 14년 동안 부동산에 올인 한 부동산 전문가인 이여정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WC&C) 대표가 여성들을 위한 재테크 지침서를 펴내 화제다. 사람들을 만나면 스스로 ‘돈 밝히는 여자’라고 말한다는 이여정 대표는 우리에게 “돈에 대해 좀 더 솔직해지라”고 충고한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여자의 지갑>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명함은 처음 중국에서 유래되었다. 대나무를 깎아 이름을 적어서 사용했다고 한다. 누군가를 만나러 갔다가 못 만났을 때 대나무에 이름을 적어 두면 집에 돌아온 주인이 그것을 보고서 다시 찾아가는 것이 예의였다고 한다. 처음부터 자신에 대한 표식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소통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명함의 중요성

명함은 소중하다. 그래서 받기 싫어도 혹은 받기 부담스러워도 결국 받기 마련이다. 명함을 주고받는 과정에도 예의가 있다. 아랫사람이 먼저 명함을 건네면, 받는 사람은 그것을 잘 본 뒤에 자신의 명함을 건넨다. 우리가 이렇게 명함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 것은 명함이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고부터 달라진 모습 중 하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늘 명함부터 내민다는 것이다. 학창시절과는 다르다. 서로 이름을 물어보며 어디 살고 뭘 좋아하는지 어떤 과목을 싫어하는지 하나하나씩 시간을 두고 알아가는 만남이 아니다.

바쁜 현대사회이기에 만나는 순간 바로 자신의 사회적 신분과 역할을 소개해야한다. 또 개인의 느낌과 취향으로 상대에게 다가가서 상대방을 알게 되고 나를 이해시키는 학창시절과는 달리, 명함을 주고받는 건 상호간에 어떠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좋든 싫든 명함을 주고받는 순간 관계는 시작된다.

명함은 사회활동을 할 때 나의 가치를 대변해 주는 도구이자 또 하나의 신분증이다. 누구나 자신의 첫 번째 명함이 생기던 날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감동과 설렘을 말이다. 나라는 존재가 사회에서 다시 태어나는 순간, 나의 존재 가치를 처음으로 인정받는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명함이 처음 우리에게 주었던 감동과 흥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명함은 작은 종이조각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무겁다. 바로 책임감 때문이다. 또 명함은 피할 곳 없는 사각의 링처럼 우리에게 늘 경쟁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이름은 없어지고, 그 대신 명함에 적힌 직함이 나를 부르는 호칭이 된다.

명함은 이름, 직업, 직함, 연락처 등을 적은 조그마한 종이다. 처음 만나는 상대에게 건네는 내 작은 소개 글이다. 명함은 상대방과 나의 소통이다. 명함을 주고받는 순간이 바로 자신의 가치를 상대방에게 알리고 상대방의 가치를 알게 되는 순간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 명함을 통해 교류를 시작한다. 명함의 주된 역할은 내가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다. ‘나 이런 사람이니 알아서 대우해 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자신의 소속이 밝혀진다.

나 이런 사람이야! 내가 만드는 명함
내가 제일 잘나가! 전문가의 명함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또는 어떤 사업을 하는지가 밝혀진다. 그리고 명함에는 반드시 이름 앞에 직급이 붙는다. 소속과 직함만으로 사람은 어느 정도 판단이 되고 나름의 평가를 받는다. 명함에는 나의 위치와 능력이 담겨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조금 더 높은 직급과 타이틀이 적힌 명함을 꿈꿀 것이다. 그것이 자기 능력의 크기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때론 이름보다 이름 앞의 타이틀에 더 많은 집착을 한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망각한 채 자신의 포장을 보며 울고 웃는다.

명함이 지금 나의 능력을 말해준다면, 앞으로 내가 주고 싶은 명함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단순하게 지금 나의 위치보다 좀 더 높은 타이틀의 명함을 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속과 직함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나의 본질적 가치란 게 있다. 명함에는 이러한 가치와 함께 자신의 가능성까지도 담아야 한다.

자신의 명함을 스스로 디자인해 보는 건 어떨까? 물론 예쁘고 독특한 명함을 만드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겠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조금 다르다. 자신의 ‘가치 알림장’으로 활용해 보자는 말이다. 명함에 자신의 취미를 적어 보자. 엉뚱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상대방에게 재미와 함께 강한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냥 ‘대한은행 김 대리’가 아닌 ‘등산을 좋아하는 대한은행 김 대리’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목표를 넣어보는 것도 좋다. 사람들에게 그냥 ‘우리출판사 박 과장’이 아닌 ‘요리사 자격증을 준비 중인 우리출판사 박 과장’으로 남게 된다. 이처럼 소속과 직함만을 알리는 평범한 명함에서 벗어나 나만의 창의적인 명함을 통해 남들에게 보다 강력한 인상을 남기자.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엔 명함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명함을 준다는 건 사실 무척 중요한 일이다. 단순히 나의 기본 정보를 알리는 것을 넘어 상대방에게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실을 어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명함을 주기 전 자신이 그 명함에 맞는 전문가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내 고객들은 윤택한 삶을 위한 투자를 위해 나에게 찾아온다. 그들은 늘 완벽하고 안정적이며 많은 수익을 원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난 나를 믿고 찾아온 고객들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부동산전문가로 성장하며 알게 된 한 가지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많은 고객들이 원하는 100% 성공 확률의 ‘완벽한 투자’란 없다는 아주 간단한 진리다. 가능성이 큰 부동산 투자물건이 있는 것이지, 완벽한 투자물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 경매를 시작했던 때를 생각해 보면, 나도 고객들에게 무조건적인 희망을 먼저 팔았던 것 같다. 늘 확신에 찬 강한 어투로 고객들에게 ‘확신 없는 확신’을 팔고 있었다. 고객들이 원하는 건 무조건 돈이 되는 높은 수익률의 물건이라는 착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전문가로서 해야 할 행동이 아니었다. 그저 패기와 열정뿐인 무모한 승부였다.

지금까지 수많은 고객들과 함께 일을 해 오면서 나에게는 하나의 신념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고객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단순히 돈 뿐만은 아니었다. 고객이 진정 원했던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었다.

투자를 하려는 많은 사람들은 ‘많이 벌 수 있을까?’보다 먼저 ‘투자가 실패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부터 하기 마련이다. 모든 투자가 마찬가지겠지만 투자는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투자에는 반드시 ‘도전’과 ‘모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정한 전문가는 결코 투자자에게 막연하거나 무모한 희망을 팔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투자에 좋은 결과는 없다.

명함부터 챙기자

정확한 확률과 가능성만을 계산해야 한다. 전문가의 명함에는 이름보다 먼저 그 앞에 그 사람의 능력과 역할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란 100%의 정답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전문가는 확률이 높은 답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치료확률이 높은 의사, 승률이 높은 선수, 수익률이 높은 경매전문가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해서 전문가를 선택하지 않는다. 또 무조건 싸다는 이유로 전문가를 선택하지도 않는다. 때론 비싸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건 높은 확률과 수익률을 실현시켜주는 전문가다. 내가 지금까지 고객들에게 높은 확률과 수익률을 주기 위해 노력했듯이 말이다.
 

[이여정 작가는?]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인하대학교 행정대학원 부동산학과
▲전주대대학원 부동산학과 박사과정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WC&C) 대표
▲2015 경기 미스코리아대회 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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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