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여자의 지갑 - 명함 관리법

"이름이 뭐예요?" 명함은 나와 같다

공인중개사, 부동산경매전문가, 부동산자산관리사 등으로 활동하며 무려 14년 동안 부동산에 올인 한 부동산 전문가인 이여정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WC&C) 대표가 여성들을 위한 재테크 지침서를 펴내 화제다. 사람들을 만나면 스스로 ‘돈 밝히는 여자’라고 말한다는 이여정 대표는 우리에게 “돈에 대해 좀 더 솔직해지라”고 충고한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여자의 지갑>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명함은 처음 중국에서 유래되었다. 대나무를 깎아 이름을 적어서 사용했다고 한다. 누군가를 만나러 갔다가 못 만났을 때 대나무에 이름을 적어 두면 집에 돌아온 주인이 그것을 보고서 다시 찾아가는 것이 예의였다고 한다. 처음부터 자신에 대한 표식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소통의 목적으로 사용되었던 것이다.

명함의 중요성

명함은 소중하다. 그래서 받기 싫어도 혹은 받기 부담스러워도 결국 받기 마련이다. 명함을 주고받는 과정에도 예의가 있다. 아랫사람이 먼저 명함을 건네면, 받는 사람은 그것을 잘 본 뒤에 자신의 명함을 건넨다. 우리가 이렇게 명함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 것은 명함이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고부터 달라진 모습 중 하나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늘 명함부터 내민다는 것이다. 학창시절과는 다르다. 서로 이름을 물어보며 어디 살고 뭘 좋아하는지 어떤 과목을 싫어하는지 하나하나씩 시간을 두고 알아가는 만남이 아니다.

바쁜 현대사회이기에 만나는 순간 바로 자신의 사회적 신분과 역할을 소개해야한다. 또 개인의 느낌과 취향으로 상대에게 다가가서 상대방을 알게 되고 나를 이해시키는 학창시절과는 달리, 명함을 주고받는 건 상호간에 어떠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좋든 싫든 명함을 주고받는 순간 관계는 시작된다.

명함은 사회활동을 할 때 나의 가치를 대변해 주는 도구이자 또 하나의 신분증이다. 누구나 자신의 첫 번째 명함이 생기던 날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 감동과 설렘을 말이다. 나라는 존재가 사회에서 다시 태어나는 순간, 나의 존재 가치를 처음으로 인정받는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명함이 처음 우리에게 주었던 감동과 흥분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명함은 작은 종이조각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무겁다. 바로 책임감 때문이다. 또 명함은 피할 곳 없는 사각의 링처럼 우리에게 늘 경쟁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이름은 없어지고, 그 대신 명함에 적힌 직함이 나를 부르는 호칭이 된다.

명함은 이름, 직업, 직함, 연락처 등을 적은 조그마한 종이다. 처음 만나는 상대에게 건네는 내 작은 소개 글이다. 명함은 상대방과 나의 소통이다. 명함을 주고받는 순간이 바로 자신의 가치를 상대방에게 알리고 상대방의 가치를 알게 되는 순간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 명함을 통해 교류를 시작한다. 명함의 주된 역할은 내가 어떤 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를 알리는 것이다. ‘나 이런 사람이니 알아서 대우해 달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장 먼저 자신의 소속이 밝혀진다.

나 이런 사람이야! 내가 만드는 명함
내가 제일 잘나가! 전문가의 명함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또는 어떤 사업을 하는지가 밝혀진다. 그리고 명함에는 반드시 이름 앞에 직급이 붙는다. 소속과 직함만으로 사람은 어느 정도 판단이 되고 나름의 평가를 받는다. 명함에는 나의 위치와 능력이 담겨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조금 더 높은 직급과 타이틀이 적힌 명함을 꿈꿀 것이다. 그것이 자기 능력의 크기를 보여주는 징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때론 이름보다 이름 앞의 타이틀에 더 많은 집착을 한다. 자신의 본래 모습을 망각한 채 자신의 포장을 보며 울고 웃는다.

명함이 지금 나의 능력을 말해준다면, 앞으로 내가 주고 싶은 명함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단순하게 지금 나의 위치보다 좀 더 높은 타이틀의 명함을 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속과 직함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나의 본질적 가치란 게 있다. 명함에는 이러한 가치와 함께 자신의 가능성까지도 담아야 한다.

자신의 명함을 스스로 디자인해 보는 건 어떨까? 물론 예쁘고 독특한 명함을 만드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겠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조금 다르다. 자신의 ‘가치 알림장’으로 활용해 보자는 말이다. 명함에 자신의 취미를 적어 보자. 엉뚱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상대방에게 재미와 함께 강한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냥 ‘대한은행 김 대리’가 아닌 ‘등산을 좋아하는 대한은행 김 대리’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목표를 넣어보는 것도 좋다. 사람들에게 그냥 ‘우리출판사 박 과장’이 아닌 ‘요리사 자격증을 준비 중인 우리출판사 박 과장’으로 남게 된다. 이처럼 소속과 직함만을 알리는 평범한 명함에서 벗어나 나만의 창의적인 명함을 통해 남들에게 보다 강력한 인상을 남기자.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엔 명함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명함을 준다는 건 사실 무척 중요한 일이다. 단순히 나의 기본 정보를 알리는 것을 넘어 상대방에게 ‘나는 이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실을 어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명함을 주기 전 자신이 그 명함에 맞는 전문가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내 고객들은 윤택한 삶을 위한 투자를 위해 나에게 찾아온다. 그들은 늘 완벽하고 안정적이며 많은 수익을 원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난 나를 믿고 찾아온 고객들에게 솔직하게 말한다. 부동산전문가로 성장하며 알게 된 한 가지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많은 고객들이 원하는 100% 성공 확률의 ‘완벽한 투자’란 없다는 아주 간단한 진리다. 가능성이 큰 부동산 투자물건이 있는 것이지, 완벽한 투자물건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 경매를 시작했던 때를 생각해 보면, 나도 고객들에게 무조건적인 희망을 먼저 팔았던 것 같다. 늘 확신에 찬 강한 어투로 고객들에게 ‘확신 없는 확신’을 팔고 있었다. 고객들이 원하는 건 무조건 돈이 되는 높은 수익률의 물건이라는 착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건 전문가로서 해야 할 행동이 아니었다. 그저 패기와 열정뿐인 무모한 승부였다.

지금까지 수많은 고객들과 함께 일을 해 오면서 나에게는 하나의 신념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고객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말자’는 것이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단순히 돈 뿐만은 아니었다. 고객이 진정 원했던 것은 실패하지 않는 것이었다.

투자를 하려는 많은 사람들은 ‘많이 벌 수 있을까?’보다 먼저 ‘투자가 실패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부터 하기 마련이다. 모든 투자가 마찬가지겠지만 투자는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투자에는 반드시 ‘도전’과 ‘모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정한 전문가는 결코 투자자에게 막연하거나 무모한 희망을 팔지 않는다. ‘혹시나…’ 하는 투자에 좋은 결과는 없다.

명함부터 챙기자

정확한 확률과 가능성만을 계산해야 한다. 전문가의 명함에는 이름보다 먼저 그 앞에 그 사람의 능력과 역할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란 100%의 정답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전문가는 확률이 높은 답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치료확률이 높은 의사, 승률이 높은 선수, 수익률이 높은 경매전문가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잘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해서 전문가를 선택하지 않는다. 또 무조건 싸다는 이유로 전문가를 선택하지도 않는다. 때론 비싸더라도 그들이 원하는 건 높은 확률과 수익률을 실현시켜주는 전문가다. 내가 지금까지 고객들에게 높은 확률과 수익률을 주기 위해 노력했듯이 말이다.
 

[이여정 작가는?]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인하대학교 행정대학원 부동산학과
▲전주대대학원 부동산학과 박사과정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WC&C) 대표
▲2015 경기 미스코리아대회 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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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