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여자의 지갑 - 현금 소비 단속법

질러야 제 맛? 아껴야 제 맛!

공인중개사, 부동산경매전문가, 부동산자산관리사 등으로 활동하며 무려 14년 동안 부동산에 올인 한 부동산 전문가인 이여정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WC&C) 대표가 여성들을 위한 재테크 지침서를 펴내 화제다. 사람들을 만나면 스스로 ‘돈 밝히는 여자’라고 말한다는 이여정 대표는 우리에게 “돈에 대해 좀 더 솔직해지라”고 충고한다. 일요시사가 화제의 책 <여자의 지갑>을 연재한다.

과거, 아버지 월급날이면 아이들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골목어귀부터 약주에 취하신 아버지의 콧노래 소리가 들리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아버지를 맞이했고, 아버지의 손에는 어김없이 통닭이나 과자봉투가 들려 있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현금이 가득 담긴 월급봉투를 어머니께 내미셨다. 학교에 다닐 때도 용돈을 받는 날이면 두둑해진 주머니 사정에 마냥 행복했다.

현금이 주는 행복

그때나 지금이나 돈은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 이르러 다양하고 편리해진 결제방식의 발달로 이제 현금을 쓰는 일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요즘 친한 동생들을 만나 보면 현금 없이 카드만 가지고 다니는 이들을 가끔 보게 된다. 쉽게 써버리게 되는 현금지출을 줄이고자 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고 함께 계산할 때, 혹은 유료주차장에서 소액의 주차비를 지불할 때 대부분 그 친구들은 현금이 없고, 카드밖에 없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결제를 미루려고 하거나 또는 일단 빌려달라고 한다. 적은 돈이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적은 돈이기에 더 많은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까짓 푼돈’이라는 생각에 자신은 기억조차 못하는 일인데 상대방은 맘에 담아두는 일이 흔하게 벌어지는 상황이다. 상대방은 속이 좁아 보일까봐 이야기를 안 하겠지만. 필요한 만큼의 현금은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한다. 특히 친한 사이일수록 작은 예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작은 불쾌감은 금세 좋지 않은 감정으로 발전하고, 결국 그 사람을 멀어지게 만드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아무리 카드가 많은 곳에서 통용되고 우리에게 편리함을 준다 하더라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얼마간의 현금은 가지고 다니는 것이 기본예의다. 지금도 그렇지만 부동산 매매를 위해 현장점검이나 시세조사를 할 때면, 난 물건 주변의 구멍가게나 작은 슈퍼마켓을 종종 이용한다.

그곳에서 얻은 정보들은 내게 많은 도움을 준다. 재래시장이나 동네에 있는 작은 슈퍼에서 얼마 되지 않는 물건들을 구입할 때는 현금을 쓰는 게 좋다. 비록 카드에 포인트는 생기지 않지만 가게주인의 기억 속에 기분 좋은 ‘이미지 포인트’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마음을 가지고 현찰을 쓰게 되면 상대방의 마음에 그만큼 내게 플러스되는 포인트가 쌓이게 됨을 잊지 말자. 매너 있게 잘 쓰는 현금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들고, 자신의 이미지에도 도움이 된다.

현금 잘 쓰면 ‘이미지 포인트’ 적립
그까짓 푼돈? ‘현금예의’ 꼭 지켜야

돈을 소홀하게 관리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주변에 많은 것 같다. 특히 소액권의 경우 더욱 그렇다. 돈을 아무렇게나 접어 주머니에 넣고 다니거나 찢고 낙서를 하는 것은 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돈을 지갑에 곱게 펴서 소중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구겨진 1만 원 권도 돈의 가치는 분명히 지니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생각한다.

손상되거나 구겨진 돈을 쓰는 사람은 상관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돈을 건네받는 사람은 또 그렇지 않다. 같은 가치의 돈인데도 말이다. 어쩌다 거스름돈을 받을 때 찢어지거나 손상된 지폐를 받게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어차피 쓸 돈, 바꿔달라고 하면 이상하게 볼까? 순간 망설이게 된다. 한마디로 쓸 때는 괜찮지만 받을 때는 싫다.

어느 날 저녁, 고민을 상담해주는 TV프로그램을 보다가 가게를 운영하는 한 여성이 손님들을 위해 매일 아침 은행에 가서 신권으로 바꿔오는 사연을 본 적이 있다. 아내의 극성스러운 신권에 대한 집착 때문에 숨이 막힌다는 남편의 고민을 가지고 재미있게 풀어가는 내용이었다.

그 에피소드를 보는 동안 나는 내 이야기를 듣는 듯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현금은 깨끗하게, 되도록 신권으로, 그림을 맞춰서 지갑에 넣고 다니는 걸 좋아했다. 지금도 나는 현금을 천 원부터 오천원, 만원, 오만원짜리까지, 작은 금액부터 큰 금액의 순서로 금액을 맞춰서 가지고 다닌다. 돈을 지불할 때 두서없이 들어있는 현금 때문에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서 좋고 또 내가 지금 어느 정도의 현금을 가지고 있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어서 좋다.

TV에 출연한 그 여성은 거스름돈으로 신권을 주는 것이 손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며, 그런 습관으로 매출이 3.5배 늘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그녀의 신권에 대한 애착이 단순한 집착이 아니라 손님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라는 점이다. 돈을 지불할 때 갖고 있어야 할 상대에 대한 예의도 본받아야 하고, 돈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도 본받아야 한다. 언젠가 이 돈은 나에게 돌아올 거라는 좋은 마음을 갖고 쓴다면 그 돈은 분명 몇 곱절로 내게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

복돈과 세뱃돈은 받는 기쁨도 있지만 대부분 빳빳한 신권이라는 점이 우리를 두 번 기분 좋게 만든다. 같은 돈이라도 누구나 빳빳하고 깨끗한 신권을 좋아한다. 지저분한 돈은 빨리 써 버리고 싶지만 깨끗하고 빳빳한 돈은 쓰기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 예쁜 명품지갑만 생각하지 말고 그 안의 현금도 깔끔하게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자. 멋들어진 외모만큼 그 안에 숨겨진 내 마음도 중요하다.

필요에 의해서 현금 인출을 하는 경우 이외에, 얘기치 않게 큰 액수의 현금이 생길 때가 있다. 프리랜서나 시간제로 대가를 받는 일을 할 경우 통장으로 받을 때도 있지만, 현금으로 받게 되는 경우가 가끔 생기게 된다. 이럴 때 받은 현금을 은행에 가기 귀찮다는 이유로 지갑에 고스란히 가지고 다니게 되면, 그 돈은 ‘언제 받았나?’ 싶을 정도로 쉽게 빠져 나간다. 보면 먹고 싶고, 있으면 쓰게 된다는 말은 분명 맞는 것 같다.

또 현금을 쓸 때 느끼는 쾌감을 쉽게 포기하기란 누구에게나 어렵다. 지갑이 두둑하고 빵빵하다는 건 많은 유혹과 싸워야 한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길을 지나다가도 눈에 밟히는 유혹들이 얼마나 많은가. 입맛 잡는 길거리 음식부터, 현금일 경우엔 할인된다는 판매원의 솔깃한 제안까지.


그러한 유혹들로부터 자신의 씀씀이를 흔들림 없이 지켜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대부분 ‘일단 있으니까 쓰고, 없으면 또 안 쓰겠지’ 하는 생각으로 불필요한 것들에 돈을 쓰기 마련이다. 정말 모으는 건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나가는 건 정말 순식간이다.

현금 관리법

은행가는 것을 귀찮아 하다가 힘들게 번 돈을 날려버리는 실수는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지갑에 필요 이상의 큰 현금은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게 현명하다. 텅 비어있는 빈약한 지갑은 소위 말해 ‘없어 보이’고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지만, 그 반대로 두둑하고 빵빵한 지갑은 사람을 건방지고 자만하게 만든다.

<다음호에 계속>
 

[이여정 작가는?]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인하대학교 행정대학원 부동산학과
▲전주대대학원 부동산학과 박사과정
▲부동산자산관리연구소(WC&C) 대표
▲2015 경기 미스코리아대회 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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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