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범CCTV 점검> 범죄 사각지대 조명

깜깜한 '중구' 가장 위험하다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서울시 25개 자치구는 범죄취약지에 방범용 CCTV를 설치하고 범죄 예방을 통한 시민들의 안전을 꾀한다. 범행 당시 상황을 그대로 촬영·녹화하는 방범용 CCTV로 범죄 용의자 검거에도 일조하고 있다. <일요시사>에서는 서울시 방범용 CCTV 설치 현황을 살펴보고, 범죄취약지를 알아봤다.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방범용 CCTV 설치 현황을 조사한 결과 범죄취약지 1만2619개소에 2만2555대의 방범용 CCTV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5월31일 기준)

광역별로는 서남권(관악·동작·금천·강서·양천·영등포·구로구)에 3724개소 6969대, 동남권(강남·서초·강동·송파구)에 2446개소 4116대, 동북1권(동대문·중랑·성동·광진구)에 2023개소 3276대, 도심권(종로·용산·중구)에 1292개소 2767대, 서북권(은평·마포·서대문구)에 1313개소 2747대, 동북2권(도봉·강북·성북·노원구)에 1821개소 2680대가 설치됐다. 서남권이 동북2권에 비해 2.6배가 많은 셈이다.

양천구 1956대
도봉구 382대

서울시 25개 자치구 방범용 CCTV 평균 설치대수는 902.2대다. 평균 초과 설치 자치구의 설치대수는 1205.3대로, 나머지 16개 자치구(647.2대)에 비해 558.1대가 많게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방범용 CCTV가 가장 많이 설치된 자치구는 양천구(1956대)로 가장 적은 도봉구(382대)에 비해 5.1배가 많았다.

양천구(1956대), 서초구(1528대), 강남구(1470대), 용산구(1447대), 은평구(1352대), 성북구(1202대), 동대문구(1186대), 구로구(1135대), 관악구(924대)가 평균 초과 설치 9개 자치구에 해당한다. 도봉구(382대), 마포구(501대), 중구(531대), 송파구(532대), 노원구(533대)는 가장 적게 설치된 5개 자치구로 꼽혔다.


25개 행정구역의 방범용 CCTV 설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나 구민들의 불만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거주민 대비 자치구별 방범용 CCTV 설치대수는 송파구 1204.4명, 노원구 1097.4명, 도봉구 909명, 강서구 879.5명, 강동구 789.2명, 마포구 725.2명, 광진구 632명, 중랑구 607명, 강북구 573명, 관악구 553.2명, 영등포구 552.4명, 동작구 444.4명, 성북구 376.6명, 강남구 355.2명, 성동구 336명, 서대문구 334명, 은평구 331.4명, 동대문구 286.3명, 양천구 238.5명, 구로구 353.5명, 금천구 259.4명, 서초구 254.1명, 중구 220.8명, 종로구 191.5명, 용산구 150.1명당 한 대 꼴로 조사됐다(통계청 인구총조사, 2010년 기준).

송파구 잠실에 거주하는 이봄희(32·여)씨는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다보면 범죄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이곤 한다”며 “방범용 CCTV라도 많이 설치돼 있다면 여자 혼자라도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송파구의 방범용 CCTV가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4번째로 적다는 데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며 “어린이나 여성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서라도 자치구가 방범용 CCTV를 대폭 추가 설치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범죄취약지 한 곳당 방범용 CCTV 평균 설치대수는 1.8대다. 범죄취약지 한 곳당 방범용 CCTV가 2대 이상 설치된 자치구는 서초구(3.4대-448개소 1528대), 동대문구(3대-390개소 1186대), 양천구(2.8대-708개소 1956대), 서대문구(2.8대-315개소 894대), 용산구(2.7대-541개소 1447대), 은평구(2.7대-497개소 1352대), 금천구(2.6대-304개소 780대), 성북구(2.4대-499개소 1202대), 종로구(2.2대-351개소 789대),동작구(2.2대-398개소 878대), 성동구(2.1대-407개소 864대)다.

성범죄위험도 전국 1위…폐쇄회로도 모자라
서울시 평균 절반 수준 “미온적인 자치구”

각 자치구별 평균 범죄취약지는 504.8개소다. 금천구(304개소), 서대문구(315개소), 종로구(351개소), 노원구(380개소), 도봉구(382개소), 동대문구(390개소), 동작구(398개소), 중구(400개소), 성동구(407개소), 강서구(450개소), 서초구(448개소), 은평구(497개소), 성북구(499개소), 마포구(501개소)의 14개 자치구에는 방범용 CCTV 설치구간이 평균 미만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천구에 비해 강남구(882개소)가 2.9배나 많은 방범용 CCTV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에 이어 양천구(708개소), 중랑구(659개소), 관악구(650개소), 구로구(630개소) 순으로 범죄취약지가 많았다.

도봉구, 중랑구, 광진구, 강동구, 마포구의 5개 자치구는 범죄취약지 한 곳당 방범용 CCTV각 각 1대씩만 설치된 것으로 조사돼 범죄예방 및 범죄 용의자 검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구민들의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송파구는 2개소에만 방범용 CCTV가 1대씩 추가 설치되고, 나머지 528개소에는 방범용 CCTV 1대씩만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 인구대비
설치 편차 커

서초구청 주민행정과의 방범용 CCTV 담당자는 “구민들의 민원과 지구대원들의 요청을 검토한 후 범죄취약지에 방범용 CCTV를 추가 설치하게 된다”며 “과거에 설치된 CCTV는 화질이 좋지 않아 한 곳에 여러 대가 설치되거나 야간조명과 함께 설치된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범용 CCTV 설치대수 및 범죄취약지 선정 비율을 종합한 결과 중구, 도봉구, 송파구, 마포구, 노원구의 5개 자치구가 범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해당 거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적은 방범용 CCTV가 설치된 도봉구는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7억원을 국민안전처로부터 지원받아 범죄취약지에 방범용 CCTV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지난 6일 밝혔다. 인재근 국회위원(도봉 갑)은 “여성과 아동 등 도봉구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밝혔다.

서울시 중구의 성범죄 위험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중구의 방범용 CCTV는 400개소에 531대가 설치돼 있어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범용 CCTV 설치대수는 25개 자치구에서 세 번째로 적었으며, 범죄취약지도 여덟 번째로 적게 선정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성폭력 예방을 위해 지난해 12월 발표한 <범죄유발 지역·공간에 대한 위험성 평가도구 개발·적용 및 정책대안에 관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중구는 강간 125.16점, 성추행 233.93점으로 종합 203.78점을 기록해 전국 최다 성범죄 발생 지역으로 선정된 바 있다.

중구 행정구역별 거주민 대비 방범용 CCTV 설치대수도 문제로 지적된다. 소공동이 4.9명당, 신당동이 757.3명당 1대꼴로 설치돼 행정구역별 편차가 큰 이유다. 이외 황학동 454명, 중림동 269명, 장충동 170.4명, 필동 138.6명, 광희동 93.7명, 회현동 75명, 을지로동 49.4명, 명동 37.5명 순으로 조사됐다.

서남권이 동북2권 대비 2.6배 
도봉·마포·노원 범죄취약지

서울시 중구의 방범용 CCTV 기종을 조사한 결과, 41만 화소가 297대, 130만 화소가 77대로 200만 화소 미만 방범용 CCTV가 총 374대(62.02%)로 조사돼 화질 개선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은 범죄취약지에 방범용 CCTV가 설치된 강남구의 경우 41만 화소 CCTV의 비율이 39.0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청 전산정보과 박민상 담당자(방범용 CCTV)는 “지구대의 방범용 CCTV 추가 설치 요청이 많지 않아 타 구에 비해 적게 설치된 점에 대해서는 구민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올 하반기 동화동을 제외한 전 행정구역에 174대의 방범용 CCTV를 추가하고 30개소의 41만 화소 방범용 CCTV를 200만 화소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방범용 CCTV 화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영상정보처리기기 기술기준권고안을 살펴보면 방범용 CCTV 최저 해상도는 100만 화소로 규정하고 있다. 100만 화소 미만의 방범용 CCTV 녹화 화면으로는 자동차 번호 식별이 불가하며, 야간 촬영 영상의 경우 남녀분간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기존 설치 구간의 방범용 CCTV 성능 향상에는 1대당 200여만원, 신 구간 설치에는 1500여만원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방범용 CCTV 관계자는 설명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방범용 CCTV 모니터링 강화로 범인 검거 건수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부터 4월까지 방범용 CCTV를 통한 범죄 용의자 적발 건수는 175건으로 지난해 동기간(47건) 대비 272.3%가 늘어난 것이다.


관재센터 관계자는 “범죄 용의자 검거에 있어 방범용 CCTV를 통한 관재센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범죄 예방 차원에서라도 국비 지원이 늘어나 범죄취약지에 방범용 CCTV가 대폭 추가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CCTV 설치하니
5대 범죄 감소

한편, 서울시에 최초로 설치된 방범용 CCTV는 2002년 12월30일 강남구 논현돈 영동시장 인근의 주택가에 설치된 방범용 CCTV 5대다. 2003년1월1일부터 2003년 8월31일까지 방범용 CCTV가 설치된 논현동 일대의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발생율이 42.5% 감소한 것으로 조사돼 논현1파출소가 2003년 상반기 범죄감소율 전국 최우수 파출소로 선정되기도 했다. 방범용 CCTV의 녹화 영상은 60일간 해당 지자체에서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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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